공짜로 나눠준 가짜 반지가 인터넷 경매에서 최고 60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그럼 9,000달러나 한다는 김병현의 진짜 우승 반지는 얼마쯤 될까.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지난 3일(한국시간) 링 세리머니를 하면서 뱅크원 볼파크를 찾은 관중 전원에게 모조 반지 5만개를 무료로 나눠줬다. 진짜 반지에 비하면 조잡하기 그지없는 장난감 구리 반지였다. 애리조나 팬들에겐 더없이 훌륭한 기념품이었겠지만.
그런데 이 장난감 반지가 이틀만에 인터넷 경매를 통해 25∼40달러씩에 팔려 나갔다. 최고 60달러까지 호가했다. 경매는 앞으로 수일 동안 더 지속되기 때문에 가격이 더 치솟을 전망.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사는 마이클 앤더슨이란 팬은 반지를 받고 게임이 끝난 후 곧바로 인터넷 경매에 이를 내놓았다. 9.99달러에서 시작된 경매는 반나절만에 57달러까지 올랐다. 앤더슨은 “재미삼아 내놓긴 했지만 도대체 어떤 사람이 공짜 기념품 구입에 이렇게 많은 돈을 쓰는지 모르겠다”며 스스로도 놀라워했다. 하지만 기념품을 모으는 사람들은 “우승 반지가 그 정도라면 아무 것도 아니다. 지난해엔 선수 버블 헤드 인형이 100달러에도 팔렸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공짜가 됐든 60달러가 됐든 팔고 사려는 사람이 있으면 장난감 우승반지도 언제든지 거래될 수 있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아무튼 프로야구에서 이보다 더 훌륭한 팬서비스도 없을 듯 싶다. 야구도 보고 기념품도 받고,필요하면 다시 내다팔 수도 있으니 말이다.
뱅크원 볼파크는 가짜 반지 때문인지 2일 개막전에 이어 3일에도 이틀 연속 만원 관중을 이뤘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 따로 없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