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득키득키득….”
아직도 이른 새벽이라 침대위에서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고 하고 있는데, 옆에 누워 있던 벗씨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나는 잠을 깨고 말았다.
요즘 들어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벗씨는 나하고 같은 시간에 잠을 자고도 새벽에 먼저 일어나서는 나까지 잠을 못 자게 거실로 나갔다가 들어왔다가 하곤 한다.
나는 눈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로 툭 하고 발길질을 하고는 오늘은 왜 또 그러냐고 물어본다.
물론 아무 말 없이 발길질만 했지만 벗씨는 내가 하는 질문을 알고 있다.
“당신 어제 너무 웃겼어. 알고 있나?”
나는 단지 잠을 깨기 싫었기에 누워서 입술조차 꼼작이지 않고 또 발길질을 한다.
뭐가 그렇게 웃겼는지 되묻는 발길질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어제 있었던 일 중에는 그렇게 재미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어제 저녁에 탭댄스 할 때, 선생님이 당신보고 ‘원앤다, 투앤, 쓰리앤, 포앤’ 해 보라고 시키니까, 박자도 안 맞고, 강약도 틀리게 그냥 ‘원앤다, 투앤다, 쓰리앤다, 포앤다’ 막 했으니 얼마나 우스웠다고!”
나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잠을 깨기 싫은데 벗씨가 나한테 슬슬 공격을 해 오니 정신이 점점 맑아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나는 아직 눈을 감은 채 입만 벙긋거리고 대꾸한다.
“내가 어제 얼마나 잘 했는데 그래? 나는 말이야, 기타를 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정도의 박자 정도는 잘 맞출 수 있다고!”
“호호호, 박자는 무슨 박자? 만날 틀리더구먼…. 오죽 답답했으면 선생님이 당신을 꼭 찍어서 지적했겠어?”
하기야 벗씨 말이 맞는 것 같다.
탭댄스를 배우는 회원 중에서 따라가는 정도가 내가 제일 못 하니까.
작년 5월부터 배운 탭댄스가 아직도 초보단계에 있다는 뜻이다.
작년 연말에 초급 단계를 완성하고 공연 발표회를 한 번 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답답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스윙이라는 박자라면서 ‘원앤다, 투앤다’ 하면서 입으로 맞추기도 어려울 뿐더러, 구둣발 스텝으로 맞추기는 더욱 어렵다.
게다가 어제는 백스텝으로 가면서 앞발바닥으로 소리를 내야 하니 또 서서히 스트레스가 쌓여간다.
작년에도 타임스텝이니, 셔플이니 하면서 배울 때 어려웠는데, 이제는 이름조차 외우기 힘든 스텝을 엇박자로 넣어 가면서 장단을 맞추려니 더 힘들다.
같은 초급반인 젊은 아가씨와 총각은 한 번 배우면 신명이 나서 바로 습득해 버리는데, 나는 한 주 전에 배우고, 한 달 전에 배운 스텝조차도 제대로 안 되니 갈등이 심하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그래도 아직도 나는 겉으로는 내가 꼴찌가 아니라고 큰소리 뻥뻥 치며 배우고 있다.
그런데 어제는 내가 하는 스텝이 너무나 답답했던지, 선생님이 나보고 입으로 장단부터 맞추어 보라고 했으니, 나는 꽤나 당황했던 것이다.
“아니, 어제는 내가 얼마나 장단을 잘 맞추었는데 못 했다고 자꾸 그래?”
“잘 하기는 뭐가 잘 해? 내가 봐도 답답하고 우습더구먼. 지금 해 봐! 지금 해 봐! 해 봐! 호호호.”
나는 약이 올라서 잠도 덜 깬 상태에서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지 않을 수가 없다.
앞 음절에 악센트를 주어 가면서 말이다.
“원앤다, 투앤, 쓰리앤, 포앤, 파이브앤, 식스앤, 세븐앤, 나인앤!”
“호호호, 거 봐! 세븐 다음이 에이트지 뭐가 또 나인이고?”
“아, 참. 어제도 이 부분이 잘 안 되었지…. 허허, 참.”
하여튼 엇박자와 악센트에 신경 쓰니 ‘원투쓰리포’ 순서도 잘 안 맞는다.
“그런데, 왜 아침부터 남 잠도 못 자게 깨워가지고는 놀리고 그래? 당신도 어제 보니까 스텝이 안 맞고 버벅거리더구만.”
“나야, 원래 잘 못 따라하지. 솔직하게 인정하고 있잖아.”
“그래, 알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당신 안 부끄럽게 할게. 됐지? 당신 때문에 괜히 잠만 일찍 깨고 말았잖아.”
나는 벗씨한테 불만 투로 중얼거리고는 억지로 일어나서 눈을 비비며 화장실로 가고 있다.
입으로도 잘 되지 않는 스텝을 밟으면서.
“원앤다, 투앤, 쓰리앤, 포앤….”
2009년 1월 29일
멋진욱 김지욱 서.
첫댓글 잘하던데 그러시네, 계속 정진하셔서 단소에서 특강 한번 합시다.
정말로 김씨네만 못하고있으니까 열등감 생겨가꼬 점점 가기 싫어져요.^*^
↗원↘엔↗다 ↘엔 ↗ 투 ↘엔↗쓰리 ↘ 엔↗포 .... 에구구.. 나도 뭘하는지 모르겠네 어려워.
틀렸어. 그게 아니야. 히히.
맞는디...박순원 단우님, 맞지요?
제가 틀렸는것 같아요.헤헤
열심이셔!! 부럽다....
이제 수요일만 다가오면 걱정이 실실 됩니다. 우짜노 연습안했는데 카면서...ㅎㅎ
ㅎㅎㅎㅎㅎㅎ 음...불현듯 생각이 난건데요. 글을 적고 하시는데 몇시간 걸리시나요~^^* 나름 너무 뜸끔이 없죠..홍홍.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글 쓰는데 20~30분, 맞춤법 및 문장 교정에 10~20분. 히히.
상당히 빨리 쓰네요. 저는 답글 다는데도 30분 걸리는뎅.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