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으로 주택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아파트 리모델링을 통한 내진설계의 효과에 대한 논쟁도 한창이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최근 중앙일보 칼럼을 통해 “리모델링으로 구조보강 공사를 해 내진성능을 확보하는 방법은 내진성능을 확보하는 데는 비효율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구조보강을 하는 데 드는 돈이 새로 짓는 비용보다 훨씬 많이 들고 구조보강만으로 내진성능 확보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도 많아 리모델링을 활용한 내진 대책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랜 동안 건축기술사로 일하면서 리모델링은 기초보강공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 새로 접합하는 부분과 응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게됐다”며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 재개발을 보다 활성화하는 방법을 통해 근본적인 내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모델링으로 내진기준 이상 성능 확보 가능
리모델링업계에서는 즉각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응수했다. 리모델링을 통한 내진설계만으로 정부가 제시한 신축 아파트 내진 기준 이상의 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데 내진설계 대책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쌍용건설 양영규 리모델링사업부장은 “리모델링을 하든 신축을 하던 따라야 하는 내진 성능 기준은 똑같다”며 “법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에서 나아가 그 이상인 진도 6.5~7 수준을 적용해 시공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리모델링이 내진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내진기술은 ‘내진’, ‘제진’, ‘면진’ 기술로 나뉜다. 내진은 지진으로부터 구조물이 견디는 것을 의미한다. 바닥의 진동에도 건물이 무너지지 않고 버티도록 하는 것으로 지진으로부터 구조물을 보호하는 가장 폭넓은 개념이다.
면진은 지진을 피하는 것을 말한다. 건물 바닥에 롤러를 까는 등의 기술로 바닥과 건물을 분리해 지진을 피하는 것이다. 제진은 지진을 제어하는 것이다. 기계 등을 활용해 지진의 충격을 흡수하는 것이다.
리모델링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을 활용한 내진설계로 면진 기술을 활용하긴 사실상 어렵다. 기초공사를 다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리모델링이 내진 방법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리모델링 내진 설계, 뉴타운 적용에는 한계”
한국리모델링협회 관계자는 “제진기술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지진에 대비할 수 있다”며 “리모델링을 통한 내진설계가 제한적이라는 주장은 10m 깊이까지 들어갈 일이 없는 사람이 200m 방수가 안돼 방수 기능에 제한이 있다고 하는 것과 똑같다”고 주장했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현재 리모델링업계가 이야기하는 것은 10층 이상 아파트의 리모델링 내진 대책일 뿐”이라며 “사실 더 심각한 것은 지진 대책이 전무한 5층 이하의 건물이 몰려 있는 뉴타운 지역의 내진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리모델링이 내진문제를 해결하는 데 제한적이라는 것은 노후건물 밀집지역인 뉴타운을 리모델링을 통해 지진에 대비하도록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