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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가는 길] 16
1. 거실. 수아집. 낮.
-집으로 들어오는 수아. 휑하다.
-효은방문을 열어본다. 효은이가 없는 방.
2. 효은방. 수아집.
(씬1 옷차림 그대로. 겉옷 벗지도 않은 채) 효은이 침대 위. 웅크리고 모로 누워 있는 수아.
해가 진다. 어둠. 부스스 일어나는 수아. 정신 차리자. 정신 차리자..
3. 수아아파트 단지 내. 저녁.
걷는 수아.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듯. 전화가 온다. ‘공항’이다.
수아 : (받는다)
도우 : (E) 뭐해요?
수아 : 걸어요. 제주도서 맨날 이랬더니 버릇이 됐네.
도우 : (E) 걸어서 곧장 우리 집으루 와요. 길 끝.
수아 : (풉..) 여긴 골목도 없고, 바다도 없고. 아무리 걸어두 도우씨네 집이 안 나오네요.
하는데, 건너편에서 라이트가 깜박깜박. 도우차다.
‘설마’하듯이 다가가는 수아. 도우다.
미소 짓는 도우와 놀란 수아. 마주보며. <공 항 가 는 길>
4. 차 안. 길. 저녁.
운전석의 도우. 보조석의 수아(다른 옷. 간단하게 짐 싸서 나온 듯한 가방)
수아 : 언제 왔어요?
도우 : 막 서울 도착.
수아 : (본다)
도우 : 효은이 보내고 나면 주저앉아 있을 거 빤한데...
수아 : ?
도우 : 효은엄마랑 애니아빠랑 처음 통화했을 때요.
#1회> 난간에서 내려다보는 도우. 길 위의 수아.
수아 : (길 위에 주저앉는다. 웅크리고)
도우 : (멀리 다 보인다) 많이 힘드시죠?
수아 : 나 힘든 건 상관없는데 (저도 모르게 속마음 터놓는) 미안해서요. 얜 지금 무섭구 두려울 텐데. 난 웃고 떠들고...
#수아의 모습을 내려다보는 도우의 시선(그 위로)
도우 : 첨 보는 사람인데 다 기억이 나. 뭘 입었는지, 어떻게 움직였는지... 내가 원래 그렇게 사람을 잘 기억하는 타입도 아닌데.
수아 : 나 봤어요?
도우 : ...
수아 : 어디서 어떻게요? 거기 그냥 길 아닌가? 볼 수가 없는데.
도우 : (그냥 보고 미소)
5. 방. 고택. 밤.
방문을 열어주는 도우. 수아, 안으로 들어간다.
-자리 잡고 앉아 있는 둘.
수아 : 여긴 신비로운 기운이 있다니까... 들어오자마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어요.
도우 : ...
수아 : 가족.
도우 : (본다)
수아 : 내가 생각하는 집. 가족... 딱 이 방 같은 느낌이에요. 밖에서 어떻든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아늑하고, 편안한...
도우 : 그럼 여기 집 하면 되겠네.
수아 : (본다)
도우 : (끄덕)
수아 : 혼자 통과하고 오겠다고 큰소리 뻥뻥 쳤는데...
도우 : 내가 먼저 해봤잖아요. 이혼..쉬운 일 아녜요. 내 한때를 다 부정하는 거잖아요. 그게 어떻게 쉬워요.
수아 : ...
도우 : 지금은 상황이 힘든 거구. 헤어지고 나면 또 생각지 못한 감정이 들 거예요. 그래서 또 힘들 테구.
수아 : 만나고, 헤어지고. 흔한 일인데 만나고, 살고, 헤어지고. 중간에 ‘산다’는 말이 들어가면 힘들어지네요.
도우 : (괜히) 하루라도 살아봐야겠네.
6. 그리고.
-고택방. 문이 열리고 이불을 쓱 밀어 넣고 다시 나가는 도우.
남은 수아. 요와 이불이 두 채씩. 이걸 어쩌나. 한 채를 한쪽에 펴고 다른 한 채를 놓고 고민중.
사이. 문 열리고 베개를 넣어주는 도우. 이부자리가 한 채만 펴 있고, 다른 한 채는 개어진 그대로다.
수아, 서서 고민중.
도우 : 생각이 너무 많아. (하고는 나간다)
수아 : (어쩌나..)
편 이부자리 다시 개는 수아.
-주방. 도우집> 왔다갔다 하는 도우. 뭐가 더 필요하지. 아 생각났다. 냉장고문을 연다.
7. 방. 고택. 밤.
맥주 들고 들어가는 도우. 수아가 통화중이다.
수아 : (환하게 웃으며 효은이와 통화중) 좋아? 다행이다.
도우, 조용히 들어간다. 구석에 이불 두 채가 개어져 있다.
도우 : (자리 잡고 앉아 수아 본다)
수아 : (계속 웃기만) 와...봄이구나. 거긴. 꽃이 그렇게 많아? (눈 동그랗게 뜨고 놀라서) 진짜?!
도우 : (가져온 맥주 마시며 그런 수아를 보기만)
-사이.
편하게 앉아서 얘기 중인 둘. 맥주 마시며.
수아 : 효은이랑 같이 제주도 가는 것만 생각하구 여기 왔어요. 그 다음은, 사실 생각 안 했어요. 감히 바라지도 못했구.
막상 효은이 가니까 ‘이게 뭐지’ 혼란스럽긴 한데..
도우 : ..
수아 : ...제주도요. 거기 다시 가는 거.. (망설이다) 건 잘 모르겠어요. 거긴..효은이가...너무..많아요.
#제주도의 효은이. 같이 집 점검도 하고. 학교 가면서 인사하고. 봉선화 안고 오고.
항상 수아 옆에서 웃고 있던 환한 효은이 얼굴들이 컷컷컷.
수아 : ...당분간은...못 갈 거 같아요.
도우 : (씁쓸하게 미소) 이런.. 거기서 수아씨랑 꼭꼭 숨어 살려고 했더니.
수아 : (아무 말도 못한다. 다시 맥주 마신다)
도우 : ..
수아 : ..
-시간경과. 아침.
창문 양옆으로 거리 두고 누워 있는 도우와 수아. 수아와 도우 사이로 햇살이 길게 들어온다.
이불 속의 수아, 눈을 뜬다. 건너편. 이미 깨서 팔로 관자놀이를 괴고, 수아 보고 있는 도우.
마주보는.
수아 : (미소)
도우 : ...오늘 뭐할까요?
수아 : ...
도우 : ...쉬고 또 쉬고. 틀어박혀서.
수아 : (끄덕)
도우 : (미소. 빤히 본다)
8. 마당. 도우집. 아침.
가옥 쪽으로 걸어가는 수아와 도우. 가다가 마당 쓸던 석이와 마주친다.
석 : (놀라서) 너 언제 왔어? (하다가 수아 보더니 당혹)
수아 :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
도우 : (아무렇지 않게 수아에게) 인사해요. 가족 같은 형. 석이 형.
수아 : (어떡하지. 그래도) 안녕하세요.
석 : (그냥 본다) ...누구?
도우 : (수아 쓱 보더니)
수아 : (제발 아무 말도..제발)
도우 : 가족 같은 사람. 최수아씨.
석 : ?
수아 : ...
도우 : (그저 미소)
9. 거실. 도우집. 아침.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수아.
도우 : 들어와요.
수아 : (들어가지 못하자)
도우 : (주방으로 자연스럽게 간다) 원래 우리집엔 아침에 사람이 제일 많았어요. 많을 때는 한 스무 분 됐나?
여기 거실까지 다 꽉 찼으니까.
수아 : (머뭇)
도우 : (냉장고 열어서 뭐 있나 보고. 석이가 해놓은 냄비에 든 죽 확인하면서) 지방서 오신 선생님들, 건너건너 알고 오신 분들
우리집 뒷마당서 작업하고, 하룻밤 주무시면 아침에 어머니가 식사 대접하시고. 항상 북적북적했어요. 괜찮아요.
수아 : (천천히 들어간다. 식탁 앞으로)
도우 : (수아 들어오는 것 보더니 안도)
앉는 수아, 도우를 본다.
도우, (석이가) 끓여놓은 죽 그릇에 담고. 찬장 열고, 접시 꺼내다가 슬쩍 수아쪽 본다.
수아 : 좀 이상하죠. 제가 여깄으니까.
도우 : 아뇨. 하나두.
수아 : 오래된 가구가 많네요.
도우 : 나 태어나기 전부터 있던 것들도 있고... 나 이 집서 태어났어요.
수아 : 아..
도우 : (죽 두 그릇에 보리차, 과일 간단하게 내놓고 착석) 수아씨랑 나, 한번 정도 부딪히지 않았을까요?
어디서 살았고, 주로 어딜 갔는지 맞춰보면 대충 겹쳐지는 데가 있지 않을까요?
수아 : 걸 어떻게 다 기억해.
도우 : 분명 오다가다 봤을 텐데.. 어떻게 몰라봤을까..?
수아 : (피식)
도우 : (씁쓸하게 미소) 늦게라도 알아본 게 어디예요.
수아 : (대답 대신 차 한잔 마신다)
도우 : (수아가 차 마실 때 본다. 걱정스럽다는 듯)
수아 : (도우 보면)
도우 : (다시 미소)
마주치면 편하게 미소 짓다가도 혼자 보게 되면, 걱정되듯이 상대방을 보는 둘의 시선.
10. 그리고.
-주변의 풍경 좋은 길을 걸으며.
도우 : 2000년에는요?
수아 : 스무 살 때니까. 친구들이랑 강릉 한번 가봤나? 영화 보러 다니고. 주로 종로에서 봤어요. 서울극장. 기억나요?
도우 : 단성사. 대한극장.
수아 : 맞다 맞다!
-저녁 식탁. 맥주 하나씩 마시며 마주보며 얘기하는.
도우 : 2003년? 두바이 사막이 그때예요? 여행 정말 많이 다녔었는데.. 거기만 안 갔네.
수아 : 그러게. 왜 안 왔어요. (괜히) 기다렸는데.
도우 : (피식)
얘기하면서 지나가는 평온하고, 한가로운 하루.
11. 방. 고택. 밤.
벽에 등 기대고 편안하게 앉아서 얘기하는 둘.
도우 : 제주도서 수아씨 기다릴 때, 애니 생각나더라구요. 문 밖에서 또 기다리고만 있는 거 같구.
걔 혼자 벌판 헤맬 때 난 차 타고 왔다갔다 했거든요.
수아 : ..애니요. 도우씨 덕에 기다릴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거기 갈 때마다 데려다달라고 했다면서요.
혼자 갈 수 있는데 굳이 데려다달라구. 일부러 그런 거 같은데.
도우씨가 밖에 있으니까 불안하지두 않구. 비록 문 너머라두 든든했을 걸요.
도우 : ...
수아 : 지금 나도 그렇구.
도우 : (본다) 내일 남편 온다고 했죠? (지나가는 말처럼)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수아 : ?
도우 : 수아씨가 남편과 갈 때까지 안 가도 되는 방법. 다 생략하고, 도망가면 되는데.
수아 : (괜히 웃으며) 바라지 말기. 3무사이 중에 그거 하나 남았는데... 그거라도 좀 지켜봐요.
도우 : (진지) 것두 마저 깨야죠.
수아 : (핸드폰이 울린다) 효은이.. 오늘은 영상통화하기로 했거든요.
도우 : (일어난다) 통화 끝나면 전화 줘요.
수아 : (끄덕. 하더니 받는다. 세상 가장 밝은 톤) 박효은!
도우 : (나가면서 본다)
12. 주방/ 고택방/ 도우서재. 도우집. 밤-새벽.
-시계를 보는 도우. 새벽 2시 30분. 식탁에 앉아서 혼자 맥주 마시는 도우.
-고택방. 전화 끊고 혼자 남은 수아.
-도우서재. 컴퓨터 보다가 시계를 본다. 새벽 5시 30분. 아직도 통화하나?
13. 툇마루. 고택. 새벽.
앉아 있는 수아. 집에서 가지고 왔던 가방이 놓여 있고. 돌아본다.
#6회> 문이 스르르 열리고 보이던 은희.
열린 문 너머 방을 보는 수아.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수아 : (문자소리) 도우씨. 인사 없이 가서 미안해요. 오 분만 더 있음, 아무래도 도우씨 말대로 같이 도망갈 거 같아서요.
14. 방. 고택. 아침.
-앉아 있는 도우. 문자를 확인한다.
수아 : (문자소리) 나를 위한다는 게 뭔지 여전히 어렵지만, 지금 당장은 내 자신이 떳떳해지는 게 날 위한 거라 생각해요.
-창을 여는 도우. 밖을 본다. 찬 기운이.
수아 : (문자소리) 도우씨의 모든 것이 용기를 줘요. 눈 질끈 감고, 통과할 거예요.
15. 버스 안. 길. 아침.
눈을 감는 수아.
#2회. 인천공항 대합실 벤치. 나란히 앉아 있던 둘의 뒷모습.
#8회. 2층 작업실에서 여명을 보며 나란히 앉아 있던 둘의 뒷모습(그 위로)
수아 : (문자소리) 눈 감았다 떴을 때, 여기에 도우씨랑 나란히 앉아 있으면 좋겠어요. 세상 가장 편한 마음으로.
16. 거실. 수아집. 저녁.
감았던 눈을 뜨는 수아. 어두컴컴한 주변.
소파 위에 앉아 있는 수아. 이제 진짜 현실이다. F.O
17. 복도. 인천공항. 아침.
걸어가는 진석. (비행 마치고 나가는 중) 일부러 그 옆으로 바짝 다가가서 걷는 미진.
진석 : (미진 있는 거 안다. 시선 딴 데 두고) 난 아직 도착 안 한 걸루 해. 최수아 마주치고 싶지 않으니까.
미진 : (핸드폰 꺼내서 문자 보내고 따라간다) 수아한테 문자 보냈어. 도착했다구.
진석 : (어쭈)
미진 : (바짝 다가가서) 수아 얘기 들어줘.
진석 : ..
미진 : 도망가지 말구.
진석 : (기분 나쁘다) 도망?
미진 : (승무원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진심을 담아) 극복하십쇼. 박기장님. (앞서 걸어간다)
진석 : 극복?! (가소롭다)
18. 사무실. 인천공항.
수고하셨습니다. 인사 건네는 여직원. 미진에게.
여 : 교육 쪽에 최수아선배님 지원하셨던 거요. 아직도 유효한 건가요? 웨이팅에서 빼도 될까요?
미진 : (생각났다) 그냥 둬봐.
19. 주차장. 수아아파트. 낮.
차에서 내리는 진석. 걸어가다가 멈춰 선다. 치미는.
#13회 엔딩. 도우와 진석이 마주보는.
진석, 차가운 얼굴로 집으로 향한다.
20. 거실. 수아집. 낮.
소파에 앉아 있는 수아. 삐삐삐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차분한 표정의 수아, 크게 심호흡한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진석. 일어나는 수아, 진석 본다.
진석, 눈길 주지 않고 안방으로 직행.
-사이.
평상복의 진석. 수아와 식탁에 마주앉아 있다.
진석 : (봉투를 내민다)
수아 : ? 뭐예요?
진석 : 당신 티켓. 날짜 빠듯해. 맞춰서 공항서 보자구. 우리 둘 다 편도야.
공항서 만나서. 비행기 타고 가서. 온 가족이 살면 돼. 간단하지?
수아 : (담담) 할 얘기 있어요.
진석 : (본다) 했잖아. 이건 극복의 문제고, 뉴질랜드 가서 시간 많으니까 쌓인 얘기 하자고. 나이스하게 정리해줬더만.
수아 : 화를 내든가, 물어보든가.
진석 : (됐고) 집에 오니까 느껴지는 게 있지 않나? 내가 꿈을 꿨구나.
난 비행 갔다 와서 게이트 빠져나올 때마다 생각하는 게 ‘현실 직시’야. 현실을 직시해. 최수아.
수아 : 현실 직시. (다시 가슴팍이 답답. 탁탁 친다)
진석 : 그래서 무슨 말을 하겠다고?
수아 : 해야지. 안 그럼 평생 이렇게 가슴만 치구 살 텐데. (차분. 힘내서) 효은이는 뉴질랜드 학교 좋나봐요. 더 있어본다고 했고.
당신은 오클랜드 발령 난 거니까 가는 게 맞고. 난, 여기 남을 거예요.
진석 : 어디 사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해서 정리를 따박따박..
수아 : 중요해요. 어디서, 누구랑..
진석 : 누구랑 살게? 뭔 말을 빙빙 돌리구.
수아 : (바로 진석 보며) 말 안 돌릴게요. 당신이랑 나 헤어지는 걸루 정리해요. 그리고(하는데)
진석 : 서도우.
수아 : (떨린다)
진석 : 서.도.우.
수아 : (눈감고 숨을 몰아쉰다) 다 말할게요.
진석 : 아니. 딱 고해성사 할 분위긴데, 당신 맘 하나 편하자구 용서를 빌어?
(아니아니) 가족에게 미안하면, 하고 싶은 말 죽을힘을 다해 삼켜.
수아 : 그럼 더는 얘기 안 할게. (지치지만, 그래도 힘내서 일어나며) 난 뉴질랜드 안 가요. (자리 뜨려고 하자)
진석 : 고비야. 극복해.
수아 : (나가다가 멈춰 서서) 고비 아냐. 이미 부서졌어.
21. 동현관. 수아아파트. 오후.
나오는 수아.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래도 걸으면서.
수아 : 괜찮다...괜찮다...괜찮다... (휘청거리는데, 그때 들리는 듯)
도우 : (E) 주저앉아 있겠네...
수아 : (기운 차린다)
수아, 중심 잡고 성큼성큼 걷는다.
22. 지은사무실. 홍갤러리. 오후.
지은 : (들어오는 도우 보며 깜짝 놀라서)
도우 : 보자며.
지은 : 제주도서 온 거야? 내가 보잔다구?!
도우 : (앉으며) 무슨 의뢴데?
지은 : (웬일이래) 울 사촌언니네. 너랑 하던 거 기억하구 설계부터 안에 인테리어까지 한옥으로 싹 다 해달라구.
도우 : 하자. 뭐라두 하자.
지은 : 이렇게 선뜻? 너 왜 그래?
도우 : (자리 뜬다)
23. 주방. 수아집. 오후.
냉장고에서 맥주 꺼내는 진석. 한 모금 마시고는 부들부들 떤다.
고개 돌리는데 눈에 띄는 조각보액자.
#액자를 식탁에 뒀던 서도우.
식탁 위에 그대로 있는 도우가 가져온 선물(13회 엔딩. 14회 초반)
24. 1층 가게. 오후.
의자 내리는 도우. 들어오다가 본 현우.
현우 : 청소도 하지?
도우 : 했어. (아무 말 없이 의자 마저 내리다가. 벽에 걸린 액자에 시선이. 그 앞으로 간다)
예전 도우 작업실 위치에서 찍은 서울사진.
도우 : (액자를 본다) 누가 찍은 거야?
현우 : 위층에서. 서울만 찍는 사진작가래.
도우 : (계속 보고 서 있는다)
현우 : (그런 도우 본다)
-사이.
현우, 가게 나가는 도우를 본다.
문 열고 나간 도우. 잠시 오른쪽 왼쪽을 본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는다.
현우 : ...하루 종일 걸을 기센데...
25. 거실. 수아집. 늦은 오후.
집안에 아무도 없다. 조각보액자도, 도우가 놓고 간 선물도.
26. 엘리베이터 앞. 수아아파트. 늦은 오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진석. 표정이 좋지 않다. 분노보다도 불안에 가까운.
손에는 조각보액자, 선물상자 꽉 쥐고.
27. 1층 가게. 저녁.
들어오는 수아를 보는 현우.
현우 : ! 도우 만나기로 했어요?
수아 : 아뇨. 그냥 걷다.. 차 타다.. 그러다 보니까..
현우 : 그럴 거면 같이 걷든가.
수아 : ?
현우 : (보더니) 저 사진요. 도우가 그거 빤히 보다 나갔어요. 여기 어디 걷구 있을 걸요.
수아 : (가서 본다) 이거..
#4회. 블라인드 올리면 보이는 전경. ‘3~40분 쉬었다 가요’ 했던 도우의 음성.
사진 앞에 서 있는 수아.
28. 계단. 1층 가게/ 길. 소월로. 저녁.
-계단을 올라가는 수아, 올려다보면.
#3회. 내려다보는 도우의 얼굴.
-난간에 서서 야경을 보는 수아. 바람을 맞는다. 얼굴이 편해진다.
그때, 아래에 지나가는 도우가 보인다. 걷는 중.
놀란 수아, 전화 건다. (1회. 위에서 내려다보던 도우와 아랫길에 있던 수아와 반대상황)
-길> 도우, 걷다가 핸드폰이 울리자 본다. ‘한강둔치’다. 얼른 받는다.
-계단> 수아, 내려다보더니.
도우 : (걸으면서. 다짜고짜) 어떻게 됐어요?
수아 : ..할 말 다 했어요. 하긴 했는데 말대로 될지, 건 지켜봐야죠.
도우 : 어디예요? 글루 갈게요.
수아 : 내가 어딨을 거 같아요?
도우 : (걷다가 멈춘다. 하늘 보다가) 시야가 탁 트인 곳..
수아 : (정면. 시야가 트인) 왜요?
도우 : 답답할 것 같아서.
수아 : 정말 내가 보이나봐..
도우 : ...?
수아 : 그리웠던 곳에 왔어요.
도우 : (왔다갔다)
수아 : 탁 트이고, 도우씨 왔다갔다 걸어 다니고..
도우 : (괜히) 거긴 제주돈데.
수아 : (피식) 맞아요. 거기예요. 왔더니 가슴이 탁 트여.
도우 : (다시 걷는다. 우회전. 언덕 오르막길 쪽으로) 거길 왜 혼자 가요, 같이 가야지.
수아 : 거기 비슷한 곳. (도우가 시야에 보이지 않는다) 안 보인다..
도우 : (걷다가) ?
수아 : 어떻게 봤는지, 이제 알겠는데요.
도우 : 뭘요?
수아 : 애니아빠랑 효은엄마가 처음 통화할 때요. 효은엄마 주저앉아 있는 거 어떻게 봤나 했더니, 여기서 딱 보여.
도우 : (가다가 멈춰 선다. 피식. 돌아서. 수제맥주집 방향으로) 수아씨나 나나 가는 데가 참 빤하지 않아요?
결국 가봤자, 제주도 그 동네구. 심란해서 걷고 또 걸어봤자...참..
수아 : (미소) 올 거예요?
도우 : 가는 중이에요. 좀만 기다려요.
29. 1층 가게 앞. 저녁.
차 한 대가 서 있다. 진석이다.
#7회 70씬.
미진 : 쟤두 알고, 위층에도. 아. 서도우. 그때 주현이가 얘기했던 사람.
그때! 도우가 들어가는 것을 보는 진석.
30. 1층 가게. 저녁.
들어오는 도우, 현우에게 가서.
도우 : 2층 들어갈 수 있어?
현우 : 사람 있음 내 얘기하고 들어가 봐. 계단에 와 있어.
도우 : 알아. (하고 문 열고 계단으로 가려는데)
진석 : (소리) 위층에 서도우씨 뵈러 왔는데.
도우 : ! (돌아보지 않고 그냥 서 있는다)
현우 : 누구신데요?
진석이다.
진석 : (도우가 놓고 간 액자며 선물가방 바 위에 올려놓으며) 서도우꺼. 우리집에 흘리고 간 거 돌려주러 왔습니다.
현우 : ?
도우 : (잠깐 생각. 판단이 섰다. 계단을 한번 보고 계단으로 가는 문 꼭 닫고. 돌아본다)
진석 : (도우 본다)
31. 계단. 1층 가게. 저녁.
기다리고 있는 수아. 그냥 내려갈까? 계단 아래 본다.
32. 1층 가게. 저녁.
진석 : 여기 계시네. 서도우씨.
현우 : ?
도우 : (침착하게) 저쪽으로 앉으시겠어요.
진석 : (돌아선다. 테이블로 가면서도 최대한 위엄 있게)
도우 : (현우에게 잽싸게 가서) 맥주 두 잔. 그리고 (현우를 본다)
-진석, 자리에 앉지 않고 그냥 서 있기만. 그때, 주방에서 나가는 현우.
-도우, 진석에게 자리를 안내한다. 손님들 몇 명 앉아 있고. 빈 테이블로 간다.
맥주 내밀고, 도우가 계단이 보이는 쪽으로 가 앉으려고 하는데 진석이 먼저 착석(계단이 보이는 쪽)
33. 계단. 1층 가게. 저녁.
뛰어 올라가는 현우, 수아에게 가더니.
현우 : 예전 도우 작업실요. 지금 다른 사람이 쓰고 있긴 한데 제 얘기하면 들어갈 수 있어요. 추우니까 거기 계세요.
수아 : 도우씬요?
현우 : (본다)
34. 1층 가게. 저녁.
도우와 진석의 테이블.
진석 : 내가 화를 잘 안 내요. 살면서 화낼 일도 별로 없었고. 소리 지르고, 패고, 난리 치고. 거기까지 안 해두 다 정리가 되거든.
도우 : (#난장판이었던 제주도. 하지만) 저도 그런 거 싫어합니다.
진석 : 얘기가 되겠네.
도우 : ..
진석 : 와이플 많이 도와줬다구..
도우 : ...
진석 : 애들끼리 엮여서 몇 번 오가고. 와이프 교육문제로 욱해서 제주도 갔는데 거기서 또 우연히 보고. 그랬다고 들었는데...
석연찮은 점이 왜 없겠어. 근데, 내가 다 덮어주기로 했으니까.
도우 : (차갑게 본다)
진석 : 각자 가정도 있고. 당신 와이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돌아가시라구.
현우 : (바에서 귀를 곤두세우며 듣고 있다)
도우 : 석연찮은 점이라는 게 뭡니까?
현우 : ! (쟤 왜 저래?)
진석 : 남자들 밖에서 자유롭게 지내는 거 왜 몰라. 잘 알지. 근데 적당히 하고 빠져야지. 가정을 지키시라구.
도우 : (생각하더니) 제가 제일 만나고 싶었던 사람이...그쪽이었습니다. 얘기해보고 싶었거든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뭐가 문제고, 뭐가 납득이 안 되는지.
진석 : (어쭈) 난 세상서 제일 보기 싫은 인간을 마주하고 있는 건데... 내가 이 와중에 사람 하나 돕네. 허.
도우 : (조심스럽게) 서로 알면, 그쪽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진석 : (어쭈. 나이스하게 나갈랬더니) 당신...와이프도 알아?
도우 : ...
진석 : 내가 아는 걸 니 와이프도 아냐구!
주변에 있던 손님들 슬쩍 일어난다. 그걸 보는 진석.
진석 : 내가 공공장소서 소리 높이는 남자들 얼마나 싫어하는데. 오죽 못났으면 소리나 고래고래. 그니까
(조용히) 당신 와이픈 아냐구?
도우 : ..얼마 전에 헤어졌습니다.
진석 : 아. (어이없는지) 계획한 거구만? 니들 계획한 거야? 순서 짠 거야? 다음은 나?
도우 : (일부러 한 템포 쉰다. 박진석 건드려봤자 좋을 거 없다. 참는다)
진석 : 소름 돋네 소름 돋아. 니들 계획대로 안 돼.
도우 : 계획대로 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고. 그게 어떻게 계획대로 됩니까?
진석 : 그치. 딸에 어머니에, 그게 어떻게 계획대로 돼. 그럼 인간이 아니지.
현우 : (고개 든다. 저 새끼가)
도우 : (얻어맞은 듯. 이런 인간이 수아씨 남편이라고?)
진석 : 인간적으로다가 당신 딸, 어머니 세상 뜨고. 거기에 이혼까지. 불쌍하잖아. 그냥 봐주려고 했는데(하는데)
도우 : (뭐 이런 인간이. 차갑게 진석 본다. 분노. 주먹 불끈 쥐는 순간)
퍽~ 하고 진석에게 주먹 날아간다.
도우 : (보면, 현우다)
현우 : 이거 미친 놈 아냐! 니가 뭔데 우리 손님 내쫓아. 맥주 값 니가 다 내! 아님 경찰 부른다!
진석 : (벌떡 일어나 현우 멱살 잡으며) 너 뭐야! 아니, 이게 누굴 건드려!
하다가 진석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건너편에 수아가 서 있다.
수아, 이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다.
진석 : (멱살 잡은 손 놓더니 수아와 도우를 번갈아본다. 참담한 얼굴) 결국 내가 이 꼴을 보네...
수아 : (참담. 하지만 최대한 차분하게) 나랑 얘기해.
도우 : (소리에 놀라서 뒤돌아본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진석. 수아를 향해 걸어가는 듯.
수아, 물러서지 않고 서서 그런 진석을 본다.
도우, 수아가 위험하다. 가려는데
진석, 수아를 차갑게 보기만. 수아쪽이 아닌 문으로 걸어간다. 문을 열고 나간다.
수아 : (혹시 뭐 가지러? 또 때려부수려구? 따라 나간다)
도우 : (따라 나가다가 문 앞에서 멈춘다. 진석이 순순히 차에 탄다)
35. 1층 가게 앞. 저녁.
차문을 여는 진석. 허둥지둥 올라탄다.
수아 : (진석을 본다)
진석 : (오만하게 고개 들고. 하지만 불안한 눈빛. 떨고 있다)
수아 : !?
진석 : (차 몰고 떠난다)
수아 : (박진석이 그냥 간다? 의아하게 진석 차 떠나는 것을 보고 서 있는)
수아 옆으로 가는 도우. 수아의 손을 잡는다.
수아 : (넋 나간 듯) 이상해요... 난리 칠 줄 알았는데.
도우 : (수아 안는다. 그냥 한숨이)
36. 주차장. 수아아파트. 저녁.
차 안의 진석. 분노인지, 불안인지 모를 표정이다.
37. 엘리베이터 앞. 수아아파트. 저녁.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타는 진석.
문이 닫힌 뒤. 1초 만에 다시 열리고 내리는 진석.
38. 미진집 앞. 수아아파트. 저녁.
들어가던 미진, 깜짝 놀란다. 구석에 진석이 웅크리고 앉아 있다.
미진 : 박진석?
진석 : (고개 숙이고 있다)
미진 : 남의 집 앞에서 뭐해?
진석 : ..
미진 : (아 놔) 뭐하자는 거야!
진석 : 시끄러!
미진 : 니네 집에 가!
진석 : 엘리베이터를..못 타겠어..
미진 : 걸어 올라가!
진석 : (두 손으로 머리 감싼다)
미진 : ?
39. 주방. 미진집. 밤.
팔로 눈 가리고 소파에 누워 있는 진석.
미진, 식탁에 앉아서 그런 진석 보고.
미진 : 당연히 기억하지. 술만 마심 나한테 하소연했는데. 아빠도 그냥 아빠야?
군인아빠한테 고등학교 때 죽어라 혼나구 무서워서 폐쇄공포증 증상 나왔댔잖아. 그리곤 죽 아무 일 없었잖아.
(아 진짜!) 뭘 본 거야?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20년 만에 증상이 나와?
진석 : 내가 이유를 잘못 알고 있었어. 혼난 게 무서웠던 게 아냐.
#진석의 시야에 동시에 들어오는 앉아 있는 도우와 그 뒤의 수아.
진석 :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존재한테 내쳐지는 게....무서웠던 거지.
미진 : ...내쳐져? 누구한테?
진석 : 최수아랑 서도우 같이 있는 거 봤어.
미진 : !
진석 : 어차피 최수아한테 쪼르르 가서 얘기할 테고. 내 증상이 어떻고 저떻고, 이딴 얘기 하지 말고.
안 보고 안 들었음 모를까, 봤음 끝이라고. 내가 이제 최수아 안 본다고. 그대로 전해.
미진 :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한숨만...) 그렇게 소중했으면... 수아한테 잘 좀 하지..
진석 : 닥쳐.
미진 : (진석 본다. 안타깝다)
40. 1층 가게. 밤.
테이블에 앉아 있는 수아와 도우.
현우는 바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하던 일 하고.
수아 : (전화 받고 있다) 응...응...
도우 : (본다)
수아 : 다시 전화하자, 미진아. (핸드폰 끊고)
도우 : ...
수아 : (미소) 미진이요. 박기장 가양동으로 갔다구 글루 오지 말라네요.
도우 : ...
수아 : 괜히 나 땜에..
도우 : 뭐가요. (미소)
수아 : (아까 진석이 한 말 들었다. *딸에 어머니에..불쌍해서...)
도우 : (수아 손 잡는다. 보기만)
수아 : ...왜 그러구 살았냐. 그러는 거 같아.
도우 : (대답 없이 미소만)
41. 거실. 영숙집/ 주방. 미진집. 밤.
-소파에 앉아 있는 수아.
-식탁에 앉아서 맥주 마시며 전화하는 미진.
미진 : 둘이 있는 거 박진석이 봤다며. 맛이 갔더라.
수아 : 아까 박기장 굉장히 이상했어. 다 뒤집을 줄 알았거든. 근데, 그냥 나가더라.
미진 : 그게. (고민하다가 결심) 박진석 고등학교 때 니 시아버지랑 안 좋은 일 있고 잠깐 폐쇄공포증 있었대.
그 뒤로 아무 일 없었구. 너두 알다시피 잘 먹구 잘 살았잖아. 근데.. 오늘.. 증상이 나왔나봐.
수아 : !
#그냥 나가버리는 진석. 싸늘하게 보기만 하고. 차에 허겁지겁 올라타는 불안한 눈빛.
미진 : (맥주 한잔 마시더니) 당장 비행은 힘들 것 같고.
수아 : !!
미진 : 야! 걱정하지 마. 어차피 오클랜드 가서 좀 쉬잖아. 금방 나아져.
박진석 이 와중에도 너한테 말하지 말라니까. 너두 모른 척 해. 너, 너 모르는 거 내가 안 다구 기분 나빠하면 나 화낸다.
수아 : 아냐. 기분이 왜 나빠.
미진 : 박진석 너랑 헤어진대. 그리고... 너 아주 소중했대. 좋게 잘 끝난 거야. 그렇게 생각해.
수아 : (힘들다) 고마워 미진아... 박진석한테 너라두 있어서 다행이다.
42. 베란다. 영숙집. 밤.
앉아 있는 수아.
미진 : (E) 당장 비행은 힘들 것 같고.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다.
43. 도우서재. 도우집/ 베란다. 영숙집. 밤.
서서 창밖을 보는 도우. 통화중이다.
도우 : (듣더니) 수아씨가 할 수 있는 건 다 한 거 같은데요.
수아 : 막상 가보니까.. 도우씨 말대루... 너무 달라요. 마냥 좋지만도 않고. 잘했다. 애썼다.. 나한테 말도 못하겠고..
도우 : (생각난다. 혜원과 헤어진 뒤)
#14회 27씬.
도우 : (끄덕끄덕) 요즘엔 당연한 감정들이 다 흔들려. 이럼 행복하겠지. 이럼 나아지겠지... 이럼 슬프겠지.
근데 막상 가보면, 다 달라. 지금두... 예상치 못한 기분이야.
도우 : 지금 젤 당혹스런 게 뭐예요?
수아 : ...
도우 : 딱 드는 생각이 있을 텐데..
수아 : (울컥. 참는다) 딸 보내고. 남편 하던 일마저 힘들어지게 하고.
그렇게까지 해서라도...나 하나 행복하자고...도우씨한테 갈 수 있을까...
도우 : (걱정하던 순간이 왔다. 그저 짧게 탄식만)
수아 : ...나만 생각한다는 게...그저 나 하난데...더 어려워요.
도우 : (아찔)
44. 방. 고택. 밤.
앉아 있는 도우.
#1회. 효은이 간 다음날. 주저앉아 있던 수아.
#15회. 효은이 진석이 데려가고, 제주공항 벤치에 망연자실 앉아 있던 수아.
#(E) 그렇게까지 해서라도...나 하나 행복하자고...도우씨한테 갈 수 있을까..
도우 : (구석에 몸 기대며 눈감는다)
45. 거실. 영숙집. 오전.
꽉 채워진 이민자가방 두 개 보이고. 소파에 앉아 전화하는 수아.
효은 : (E) 근데 왜 서울에 남아? 제주도는?
수아 : 거긴 효은이랑 가야지.
효은 : (E) 그 말은 듣기 좋은데, 엄마 혼자는 반칙이지. 꼭 같이 가기다. 약속, 꾹.
수아 : 꾹. 엄마는 여기서 일도 계속 하고. 열심히 살게. 효은이 넌 가고 싶은 학교 다니다가,
생각 바뀌면 그땐 엄마 아빠랑 상의하면 되고.
효은 : (E) 알았어. 내 꿈은 나중에 엄마랑 제주도서 사는 거야.
수아 : (미소) 그 꿈은 안 변했음 좋겠다. (듣더니) 어. 음... (생각) 그건 아빠랑 얘기하면 되는데. 그래. 그건 엄마가 할 수 있어.
(듣더니) 음... 그건 니가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
계속 통화하는 수아.
46. 거실. 수아집. 오전.
평상복의 진석. 고개 숙이고 소파에 앉아 있다. 결심한 듯, 캐리어 끌고 나간다.
47. 카페. 인천공항. 오전.
카페로 다가가는 진석. 이미 수아가 기다리고 있다.
수아, 다가오는 진석을 본다. 평상복의 진석. 공항에서 보는 평상복의 진석은 처음이다.
수아 : (앉는 진석을 빤히 본다)
진석 : (수아 시선이 뭔지 안다. 하지만 아무 말 안 한다. 수아 옆을 본다. 이민자가방 2개)
수아 : 이거 효은이 짐. 급한 거 먼저 쌌어요. 가져가줘요.
진석 : ...
수아 : 효은이한텐 다 설명했어요. 충분히 시간 두고 저랑 연락하면서 계속 얘기하기로 했어요.
당장은 지금 다니는 학교도 좋고, 아가씨 다리 호전되는 거 보니까 책임감도 느껴지나봐요.
기숙학교 가고 싶다고는 하는데. 당신하고 상의할 거예요. 효은이 의견, 꼭 존중해줘요.
진석 : ..
수아 : ..
진석 : 내 걱정은 당연히 안 하겠지만. 그럴 필요도 없고. 효은이도 걱정하지 마. 연락, 하자구. (일어난다)
수아 : ...좋은 소식 있음 꼭 전해줘요.
진석 : (내려다본다)
수아 : (따뜻하게) 잘 가요.
진석 : (자리 뜬다)
수아 : (힘이 죽 빠진다. 한참 있는다)
48. 무빙워크. 인천공항. 오전.
서 있는 진석.
49. 대합실. 인천공항. 오전.
벤치에 앉아 있는 수아. 에스컬레이터를 올려다본다. 결심한 듯 문자 보낸다.
수아 : (문자소리) 2시에 시간 돼요?
50. 카페. 낮.
전망 좋은 카페. 구석자리에 앉아 있는 도우. 핸드폰(혹은 카페벽) 시계를 본다. 1시 30분쯤.
-1시 50분. 수아가 들어온다. 문을 열고, 두리번거리다 창가 풍경 좋은 곳으로 걸어가는 수아.
도우는 멀리서 수아를 그저 바라본다.
수아, 자리 잡고 앉아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고는 정면을 보며 멍하니 있는다.
긴장한 듯 두 손을 부비기도 하고, 맞잡기도 하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본다.
수아의 모습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듯 멀리서 지켜보는 도우.
-핸드폰을 보는 수아. 1시 57분.
수아 앞으로 도우가 나타난다. 고개 드는 수아, 미소 짓는다.
-마주앉은 둘. 앞에 커피 놓고.
수아 : 공항 다녀왔어요.
도우 : ..
수아 : 공항에서 평상복 입은 남편 모습 처음이에요. 낯설더라구요.
도우 : ..
수아 : 지금 내 기분이 어떨지...도우씬 알죠?
도우 : (미소. 끄덕)
수아 : ...
도우 : ...
수아 : 내가..생각을 좀 해봤는데... (긴장. 차 한잔 마신다)
도우 : ..
수아 : (말한다) 예전에 도우씨가 제안했던 거. 문자로 반가운 사람요. 해준다고 해놓고, 내가 헤어지자고 해서 못한 거.
그렇게...당분간만 떨어져 있음 어떨까..해서.. (말을 잘 못한다)
도우 : (따뜻하게) 당분간 얼마나요?
수아 : 나도 모르겠어요.
도우 : ...그렇게 해요.
수아 : (놀라서 본다)
도우 : 수아씨 혼자 행복해지자고..나한테...못 와요.
수아 : ...
도우 :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거구.
수아 : (본다)
도우 : ...문자만 하다가, 여전히 수아씨 혼자 행복해지는 게 세상에 미안하다..싶음, 만나지 말고.
..‘나 하나라도 행복해지고 싶다.’ 그럼 만나요.
수아 : 그래줄 수 있어요?
도우 : (천천히 끄덕) 예전에 나한테 물었죠.
#13회.
수아 : 도우씨한테 난...뭐예요?
도우 : (생각하더니) 그 대답, 지금 듣고 싶어요?
수아 : 대답할 건 있어요?
도우 : 물론. 언제든 대답할 순 있는데. 정말 기분 안 좋을 때, 미치게 우울할 때 물어봐요. 기분 완전 업시킬 수 있으니까. (미소)
수아 : (잠깐 생각하더니. 미소) 이미 대답 됐어요.
카페의 둘.
도우 : 지금 대답할게요.
수아 : (본다)
도우 : 세상과 뚝 떨어진 그곳에서
#제주도. 길을 따라가면 보여지는 풍경. 햇살. 도우집.
도우 : 평생, 같이 있고 싶은 사람요.
수아 : (감정 참으며. 미소. 도우 본다)
도우 : (미소. 수아 빤히 보며)
마주보는 수아와 도우 주변으로 햇살이 따뜻하게 들어온다.
51. 그리고.
-비어 있는 에스컬레이터.
-비어 있는 한강둔치.
-비어 있는 2층 작업실.
-단풍의 소월로.
-제주도. 도우와 수아가 다니던 눈부신 해안가길. F.O
52. 1층 가게. 저녁.
(자막:12월) 실내에 캐럴 흐르고.
지은 : (들어오며) 애들 다 왔지?
현우 : 어. 도우는 제주도 갔어.
지은 : 혜원씨 공부 관뒀나봐? 뭐 물어볼려구 전화했더니, 다른 데래.?
현우 : 어디?
지은 : 몰라. 정착하고 싶은 곳이 생겼다나... 그러면서 말을 안 해. 애가 평생이 신비주의야... (하면서 2층 계단으로 향한다)
53. 효은애니방. 메리집. <말레이시아>
(자막:1월) (어디지? 하게끔 조금 다른 느낌)
혜원, 침대 위 이불을 정리한다. 차림이며 표정이며 편안해 보이는 혜원.
54. 거실. 메리집. <말레이시아>
방에서 나오는 혜원.
식탁에 앉아 있던 남자(20대 후반 정도), 혜원을 보자 벌떡 일어난다.
메리 : (남자 슬쩍 보더니) 수학선생님이 한 시간이나 일찍 오셨네.
혜원 : (남자에게 시선 안 주고) 애들 오기 전까지 좀 걷다 올게요. 오는 길에 마트 들를 건데, 필요한 거 있음 문자 주세요.
메리 : 그래요.
혜원 : (나간다)
메리 : (남자 보며 괜히) 다시 나갔다가 시간 맞춰 오시든가.
남자 : (머쓱)
55. 대합실. 말레이시아공항.
애니가 사고 당했던 곳을 천천히 걷는 혜원.
56. 카페. 낮.
(자막:2월) 모여 있는 창훈, 상협, 주현, 혜진, 선영, 은주.
선영이 청첩장을 내민다.
선영 : 제일 어린 친구가 먼저 결혼해서 죄송합니다.
혜진 : (받으며 한숨) 좋겠다.
주현 : (받으며) 2월의 신부야?
선영 : 3월의 신붑니다. 다음 달에 해요.
상협 : (받으며) 결혼은 하기 싫은데 왜 남이 하면 부럽지?
은주 : (받으며) 전 생각 없는데요.
창훈 : (받으며) 축하해.
현주 : (주방에서 나오면서) 선영씨 어리지 않아? 혜진씨랑 동갑이지?
혜진 : 그니까요. 평소에 말도 안 하다가 덜컥 하는 게 어딨어. (섭섭)
현주 : 수아는 더 어릴 때 했는데 뭐.. (하다가) 그니까... 수아가 일찍 했다구. 어린 나이에.
(급하게 말 돌린다) 우리 부부처럼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아요~
57. 주방. 미진집. 저녁.
(자막:3월) 미진과 케빈의 음식대결.
제아 : 지금 몇 신데! 아홉시야 아홉시! 뭔 저녁을 두 시간째 준비만 하냐구.
미진 : (스테이크 구우며) 너 잘 먹이라구 니 누나가 신신당부했다.
케빈 : (스파게티 하고. 능숙한 솜씨) 수아선밴 안 와요?
제아 : 열시 전화를 재깍 받기 위해서 벌~써 대기.
케빈 : (어리둥절) 여기서 전화 받음 되는 거 아닌가?
미진 : 냅둬. 열시 전화, 여덟시부터 기다린다는데.. (불 끄고) 완성.
케빈 : (냉정하게 보더니) 좀 탄 거 같은데.
제아 : 배고파!
58. 동현관 앞. 수아아파트. 저녁.
나오는 제아.
제아 : (핸드폰으로 전화중) 위층이 누나집일 때가 좋았지. 미진이 누나네 오는 것두 이젠 일이야. 누난 거기 언제까지 있어?
수아 : (E) 남의 집인데. 집 잘 지켰다가 나가랄 때 나가야지.
제아 : (짠하게) 행복해야 돼. 그럴려구 헤어진 건데.
수아 : (E) 그거 아닌데?
제아 : (걷다가 멈춘다. 노래한다. ‘양화대교’) 행복하자~행복하자
수아 : (E. 화답) 아프지 말고~아프지 말고
59. 거실. 영숙집. 밤.
소파에 앉아 있는 수아. 9시 55분. 보던 텔레비전도 끈다. 핸드폰만 뚫어지게 본다.
사이. 시계가 10시 5분을 가리킨다.
수아, 다리 모으고 앉아서 핸드폰만 보다가. 핸드폰이 울리자, 얼른 받는다.
수아 : (영상통화) 박효은!
효은 : (모니터 속. 환하게 웃으며) 엄마!
60. 도우서재. 도우집. 밤.
모니터 3개 정도가 좍 늘어져 있는 서재. (1회. 첫 장면처럼)
마우스로 설계도(한옥단독) 꼼꼼하게 체크하는 도우. 피곤한지 목을 돌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61. 주방. 도우집. 밤.
냉장고에서 맥주 꺼내서 서재로 가는 도우.
도우 : (딩동. 문자소리) 난 매일 집. 사무실. 단순해요. 수아씨는요?
62. 그리고 둘의 모습.
-교육실. 인천공항. 낮>
5~6명 정도의 승무원들 죽 서 있고. 허리 굽혀 인사한다.
승무원복의 수아, 지나가면서 허리각도와 시선 잡아준다.
수아 : (딩동. 문자소리) 하던 일과 비슷한 일 하고
-홍갤러리. 낮>
모니터화면 보고 서 있는 도우와 지은. 그 옆으로 메모하는 경숙도 보인다.
-거실. 미진집. 밤>
앞에 맥주, 간단한 안주 놓고. 깔깔거리고 웃는 수아와 미진. 그리고 현주.
수아 : (딩동. 문자소리) 늘 만나는 사람 만나고
-거실. 영숙집. 밤>
핸드폰만 바라보는 수아. 10시 20분이다. 전화오자마자 바로 받는 수아.
수아 : 박효은!
효은 : (E) 엄마 미안. 오늘은 힘들겠다! 다음에 통화하자! 사랑해!
수아 : (밝게) 어!
수아 : (딩동. 문자소리) 예전이랑 비슷해요.
-주방. 도우집. 밤>
냉장고에서 맥주 꺼내서 마시는 도우. 시계 보더니.
도우 : 열한시밖에 안 됐네..
-베란다. 영숙집. 밤>
수아, 한강 바라보며 맥주 마신다.
수아 : (딩동. 문자소리) 달라진 게 있다면...하루가 길어졌다는 거.
63. 부엌방. 영숙집. 밤.
(예전에 미진이가 들어와서 인형 쓰레기통에 쑤셔넣은 방)
들어와서 통화하면서 이것저것 찾는 수아.
수아 : 너 애기 때 입었던 한복이 여기 왜 있어. 여긴 죄다 아빠 물건들이야.
효은 : (E) 없나부다. 그냥 빌리든가.
수아 : (하다가 죽 본다) 아빤 어떻게 지내?
효은 : (E) 아빠? 비행 갔어. 일주일이나 집 비워. 안 그래두 그거 핑계루 기숙사 밀어붙이려구..
수아 : 다시 비행 해?
효은 : (E) 당연한 걸. 아빠 맨날 하는 일이잖아!
수아 : (안도) ...다행이다.
64. 복도. 인천공항. 낮.
교육실에서 나오는 승무원복의 수아. 딩동. 문자 본다.
도우 : (문자소리) 은사랑방은 몇 달 문 닫으려구요. 효은이는 제주도 언제 온대요? 맞춰서 문 열게.
65. 도우집 앞. 제주도. 낮.
집에서 나오는 도우. 입간판을 세우고. 길을 죽 걷는다.
66. 복도. 인천공항. 낮.
수아, 도우가 보내온 문자를 보다가 피식. 떠오르는.
#제주도의 골목. 햇살. 풍경이.
수아 : (문자소리) 당장은 힘들 걸요. 거기서 하루만에 적응 끝내더니 올 생각을 안 하네요. 말레이시아 갔을 때랑 똑같아요.
67. 베란다. 영숙집/ 도우서재. 도우집. 저녁.
-맥주 마시는 수아. 딩동. 문자 오는 소리. 본다. ‘공항’이다.
사진이 두 장이 첨부되어 있다. 뭐지?
도우 : (문자소리) 어디일까요?
수아, 사진을 본다. 한 장은 92년도 영종도(인천공항 시공 전) 사진. 한 장은 배 밭이었던 70년대 한강둔치 사진.
두 장의 흑백사진, 비슷해 보인다.
-서재의 도우. 의자에 앉아서 핸드폰 보고.
수아 : 뭐지..? 둘이 같은 덴가? (문자소리) 어디예요?
도우 : (문자소리) 위는 공항. 아래는 한강둔치요.
수아 : (놀라서) 이게 공항이구 한강이라구?
도우 : (문자소리) 공항 이전에 공항. 한강둔치 이전에 한강.
수아 : (사진 본다. 미소가. 문자소리) 황량한 게... 둘이 닮았네요.
68. 카페. 인천공항. 낮.
앉아 있는 수아.
지나가던 창훈, 수아 발견하고는.
창훈 : 최수아! 너 잘 만났다. (트렁크 가방 뒤진다) 이거. (가방에서 효은이 편지 꺼내 건넨다)
효은이 뉴질랜드 갈 때 나랑 같이 갔잖아. 너한테 주라는 걸 내가 깜박. 미안미안!
수아 : (본다. 편지 열어본다)
#효은이 마지막 장면. 기내에서 앞에 메모지 놓고 펜으로 편지 쓴다. <엄마. 나 비행중.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어서...>
효은 : (소리) 엄마가 귤농장에서 일할 때, 그때는 되게 힘들어 보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엄마 굉장히 행복해했었던 거 같아.
#효은, 일하는 수아를 본다. 햇살에. 웃으며 열심히 일하는.
효은 : (소리) 난 승무원일 때 엄마도 좋고
#새벽. 승무원복의 수아. 출근하고 효은이가 손 흔들고.
효은 : (소리) 밥 해주고, 놀아주는 엄마도 다 좋아. 엄마는 언제나 열심히 살고. 웃고. 좋아 보였어.
나두 엄마처럼 열심히 웃으면서 살 거야. 엄마 최고. 사랑해~
수아 : (미소 지으며 밖을 본다)
수아 : (딩동. 문자소리) 도우씨. 오늘 날씨 참 좋지 않아요?
69. 마당. 도우집. 낮.
걷다가 올려다보는 도우. 하늘 본다. 글쎄..
도우 : (딩동. 문자소리) 수아씨 기분이 좋은가 본데요.
답신 보내다가, 직전의 문자 본다.
수아 : (문자소리) 황량한 게... 둘이 닮았네요.
도우, 생각난다.
#“여기 한강 같지 않아?” 했던 애니. (1회. 말레이시아)
70. 복도. 인천공항. 낮.
교육실에서 나오는 승무원복의 수아. 딩동. 문자 오는 소리.
수아, 문자 본다.
도우 : (문자 소리) 여기는 어딜까요?
수아 : (문자에 첨부된 사진을 본다. 해안가를 따라가는 작은 마을. 문자소리) 제주도 도우씨 집 앞.
71. 도우서재. 도우집. 낮.
도우의 책상. 모니터 화면에 문자로 보낸 사진과 똑같은 사진이 있다. (제주도 도우집 앞과 비슷한 다른 나라 해안가마을)
도우 : (문자소리) 아뇨. 거기랑 비슷한 곳. 비행기로 다섯 시간이면 갈 수 있어요.
72. 탈의실. 인천공항. 저녁.
평상복의 수아. 의자에 앉은 채, 도우가 보내온 사진을 뚫어지게 보더니
#도우 : 수아씨 혼자 행복해지는 게 세상에 미안하다..싶음, 만나지 말고. ..‘나 하나라도 행복해지고 싶다.’ 그럼 만나요.
결심한 듯 자리에서 일어난다.
수아 : (딩동. 문자소리) 바라지 말기. 삼무사이 중 하나 남은 것도 깨야겠어요.
73. 도우서재. 도우집. 저녁.
문자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도우. 뭐부터 해야 하지? 차분하게 생각하다가 핸드폰으로 검색.
수아 : (딩동. 문자소리) 거기 가고 싶어요. 도우씨랑 같이.
도우 : (딩동. 문자소리) 오늘 밤 열시 비행기. 괜찮아요?
74. 마당. 도우집. 저녁.
백팩 메고 급하게 현관문을 나오는 도우.
수아 : (딩동. 문자소리) 네.
75. 차 안. 길. 저녁.
운전중인 도우. 영종대교를 건넌다.
도우 : (딩동. 문자소리) 난 공항 가는 길이에요.
76. 에스컬레이터. 대합실. 인천공항. 저녁.
-아래층> 들어오는 도우.
도우 : (딩동. 문자소리) 어디예요?
-위층> 수아, 에스컬레이터에 발을 딛는다.
수아가 에스컬레이터 내려오는 속도에 맞춰 에스컬레이터로 향해서 걸어가는 도우.
수아 : (딩동. 문자소리) 이미, 공항이에요.
에스컬레이터 아래에 멈춰 서는 도우.
천천히 내려오는 수아, 미소 짓는다. 도우, 미소 짓는다.
둘의 바라보는 모습에서 화면 정지.
-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