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시인, 나종영










첫눈은
언제나 눈부시게 온다
첫눈은 언제나 생각보다 조금은 늦게 온다
첫눈은 기다리면 오지 않고
그리움에 목마른 세상의 어깨 위에 온다
첫눈은 진눈깨비로 싸래기로 푸석푸석 애를 태우다가
아침 창문을 열면
온 마당가에 환하게 온다
첫눈은 언제나 먼 산 푸른 이마에 먼저 내린다
첫눈은 새벽 첫차를 기다리는
누이들의 머리 위에 내린다
첫눈은
해마다 슬픈 술꾼들이 잠든 밤
첫눈의 새로운 모습으로 온다
참 눈부시게, 지그시 눈을 감고 온다.
나종영 시인에 관하여
1954년 광주에서 출생
1973년 전남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
산업은행 광주본부장 역임
1981년 창작과비평사 13인 신작시집 「우리들의 그리움은」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이며,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이다. 1985년 시집 「끝끝내 너는」「시와 경제」「5월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첫댓글 세진아. 맘에 들게 잘 정리하여 올렸구나. 수고했다.
시 잘 감상했습니다. 15조 카페로 스크랩해가도 될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