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전이 사라진 'Truman Show'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정봉주 전 의원 공천 취소로 치러진 서울 강북을 경선 결과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조수진 변호사에게 패한 비명계 재선 박용진 의원을 둘러싼 비명횡사’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경선 결과 발표 이후 경기도 성남 중원구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취재진에게 “혹시 강북을 선거 결과가 궁금하지 않으냐”며 이례적으로 두 후보의 경선 득표율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강북을 경선 결과를 제가 차 타고 오면서 보고받았는데, 가 감산 없이 해당 지역 권리당원 53% 정도가 투표를 했는데 조수진 후보가 훨씬 많이 이겼다고 한다”고 전했다. 일부 지지자들이 ‘와’ 하고 환호하자 그는 “왜 ‘와’(라고) 하세요? 진 사람도 있는데”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이게 워낙 관심도 크고 해서 말씀드린다”며 “강북을 권리당원 투표(득표율)는 조 후보가 53.76%, 박 후보가 46.25%였고 전국 권리당원(투표 득표율)은 박 후보가 23.15%, 조 후보가 76.86%였다”고 밝혔다.
“가 감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박 후보가 30.08%, 조 후보가 69.93%였고 가 감산을 하면 19.4% 대 80.6%였다고 한다”며 “가 감산 없이 압도적인 차이로 후보가 결정됐으니 이제 이 얘기는 여기서 끝내자”고 했다.
앞서 경선 결과를 발표한 박범계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은 득표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현역 의원평가 하위 10%에 포함된 박용진 의원은 이번에도 ‘경선 득표의 30% 감산’ 페널티를 안고 임한 반면 조수진 변호사는 여성 신인에게 주어지는 ‘가점 25%’를 받았다. 여기에 정봉주 전 의원이 경선 첫날 조수진 변호사 지지 선언까지 했다.
박용진 의원은 전국 단위 당원 투표 합산 방침과 30% 감산 규정 재적용에 반발하면서도 전략경선에 임했다가 패했다. 박용진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로, 2022년 8.28 전당대회 당시 이 대표와 당권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박용진 의원은 경선 탈락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지난 한 달 동안 가끔 나 몰래 ‘트루먼쇼’를 찍고 있는 중이 아닐까 생각해봤다”며 “영화의 시나리오처럼 모두가 나를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찍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 영화 같은 반전이 없는 결과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세 번째 경선엔 왜 전국 당원들이 강북을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지, 왜 여전히 30% 감산도 모자라 55% 차이를 안고 뛰어야 하는지, 전국적인 투표 지연 사태에도 왜 당은 문제 제기를 묵살하는지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 영화 'Truman Show'
20년 만에 재개봉하여 또다시 사랑을 받은 짐 캐리 주연의 1998년 영화 '트루먼 쇼'는 주인공의 삶이 모두가 지켜보는 TV 프로그램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주인공의 혼란을 다룬 작품으로, 당시 관객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줬다.
○ 영화 트루먼쇼의 주인공
트루먼쇼는 극 중 짐캐리의 이름이자, 프로그램의 이름이기도 하다.
True(진실) + Man(사람) 즉, '진짜 사람' 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가까운 친구나 가족, 심지어는 행인까지 모두 연기자로 '가짜' 삶을 산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작품이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보험회사 직원인 '트루먼 버뱅크'의 일상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방송되는 이야기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30살까지 세트장 안에서의 평범한 삶을 살아가다가 일련의 사건들을
겪게 되고 각성을 하는 과정을 그렸다.
○ 감정을 조작하는 장치와 무리한 PPL
광고로 인해 트루먼은 점차 자신의 삶에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결론은 바다를 건너 비상구를 통해 실제 세계로 나아가면서, 그는 '진짜'
주체적인 삶과 사랑을 찾는게 줄거리다.
○ 트루먼 쇼 증후군의 유행
'트루먼 쇼'의 인기와 함께, 자신의 삶도 리얼리티 쇼의 일부라고 호소하는 '트루먼 쇼 증후군'이라는 개념이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보도 됐다.
이는 피해망상이나 과대망상의 한 형태로, 이 현상은 '트루먼 쇼'에 몰입한 관객들이 캐릭터에 자신을 투영했기 때문인데 특히, 미디어에 삶이 노출된 사람들, 특히나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은 자신의 실제 삶과의 괴리감을 느끼며 '트루먼 쇼 증후군'을 느낄 수 있다고 전문가는 경고한다.
○ 조지오웰의 '1984' 빅브라더
트루먼쇼 뜻을 알기 위해서는 조지오웰 소설 '1984'를 보는 게 도움이 된다.
'1984'는 엄격한 권위주의적인 통제로, '트루먼 쇼'는 매체와 기술에 의한 조종을 통해 개인의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상황을 공통으로 묘사한다.
소설 줄거리는 전체주의 국가에서 당원을 '텔레스크린'으로 사생활 감시를 하여 사상을 통제한다는 내용으로, 주인공 윈스턴은 체제의 통제에 저항하나, 결국은 세뇌를 받으며 감시 주체인 '빅브라더'를 찬양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빅브라더'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정보의 독점으로 사회를 쥐락펴락하는 감시 체제에 대해 묵직하게 경고한다.
마치 절대군주인 양 행동하는 트루먼쇼의 PD 크리스토프는 빅브라더와 흡사하다.
○ 나는 과연 트루먼일까?
트루먼쇼 뜻은 우리의 세상이 조작된 가짜인지에 대한 철학적 의문을 제기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는 모든 지식을 의심함으로써 확실한 존재를 발견한다 말했고, 플라톤은 우리가 보고 느끼는 세상이 단지 '이데아'의 그림자임을 주장했다.
사생활을 소비하는 '관찰 예능'에 관한 관심, CCTV나 안면 인식 기술 등의 발전 등 윤리적으로 성찰해 볼 기회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