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5일 부활제3주간 (월) 복음 묵상 (요한 6,22-29) (이근상 신부)
그들은 호수 건너편에서 예수님을 찾아내고,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그들이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요한6,25-29)
여기 인용한 오늘 복음의 앞부분은 이곳 저곳으로 예수를 찾아다니던 사람들의 실패, 그 분주함과 간절함을 잘 전해주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그들이 예수를 찾았다. 오병이어의 큰 기적이 준 감동이 마음에 가득찬 이들이 예수께 묻는다.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예수를 찾아나선 이들의 물음답다. 그들은 길을 묻고 있다. 가야 할 길에 대한 갈증, 그리고 넘치도록 부풀어오른 빵의 기적처럼 생의 배고픔을 채워줄 단단한 길을 알고 싶었다. 그러나 예수가 보여주는 길은 단단함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길. 바로 예수 자신이었다. 예수는 예수, 곧 그의 생과 함께 하자고 초대한다. 그들은 인간의 삶보다는 보다 확실한 돌에 새겨진 길을 원했을텐데, 예수께서는 내일을 알 수 없는, 오리무중의 인간의 삶, 매일 새롭게 마주해야 하는 위태위태한 인간의 삶을 같이 가야할 길이라 말하고 있다.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사람들을 만나고 같이 웃고 울고, ... 좌절하고 일어서며 결국 같이 죽고 ... 같이 일어나자는 초대.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CJP8Xj2HRyDi6cbyfUBNuzkCSENwkcdZ7kpW5ijbEDsrioxbyP1utudYEnaS1Mz2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