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이 있습니다. 진보와 보수 성향을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두루두루 잘 살자는 입장과 내편만 잘 살자는 주장일 수 있습니다. 물론 다양한 다름이 존재하지만 말입니다. 진보세력 중 급진적인 부류를 극좌라고 표현하며 보수가운데 급진적인 세력을 극우라고 표현합니다.두 부류 모두 강압적인 힘을 동원해서라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싶어 합니다. 보통의 진보와 보수세력들은 자신들의 생각은 그곳에 두지만 급진적이거나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하기를 결코 바라지 않습니다. 가능한 형편이라면 그런 방향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세력들입니다. 하지만 극좌나 극우는 다릅니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고자하고 또 그런 인사들이 핵심이 됩니다.
지구상의 존재하는 거의 모든 나라에 보수와 진보세력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세력으로 인해 그 나라가 붕괴되거나 망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극우나 극좌의 경우는 상황이 다릅니다. 자칫 나라를 아주 이상한 곳으로 몰고가거나 멀쩡하게 잘 존재하던 사회질서도 한순간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서는 극좌보다 극우세력이 그런 경향이 더욱 짙습니다. 공산독재정치를 펼치는 북한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그런 현상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시스템은 강압적인 독재적 정치력을 펼쳐야 존재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멀쩡하게 민주주의 시스템을 채택하고 그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는 나라에서도 극우세력은 존재하고 그런 극우세력이 정권을 잡기 위해 지금 맹렬히 가동중인 곳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후보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트럼프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중 납득이 가는 것도 있습니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 한다는데 뭐랄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방법론적으로 들어가면 상황은 아주 달라집니다.오로지 자국의 이득만을 위해 타국의 이익을 무시하고 짓밟는다면 그것은 극우를 떠나 히틀러식 강압주의와 전체주의로 평가받게 됩니다. 트럼프 후보의 백인우월주의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백인 입장에서 타인종을 다소 무시하는 입장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는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비록 심정적으로는 싫더라도 표현을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타국의 기업에 대한 시각도 우려스럽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다른 나라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큰 소리치고 있습니다. 그는 중국에서 펜실베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조지아로 제조업의 대규모 엑소더스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강압적으로 타국의 산업을 미국으로 가져 가겠다는 거의 식민주의적인 시각을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아니 대명천지에 강도도 이런 강도가 따로 없습니다.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아무렇지도 않게 언급하는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을 법적으로 기소한 검찰을 향해 음모론으로 내세웠습니다. 민주주의를 나름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 놓았다는 미국에서 특정인을 권력을 위해 없는 죄명을 붙여 재판에 회부하는 일이 가능할까요. 하지만 트럼프후보는 민주당의 사주를 받은 정치 검찰이 자신의 집권을 막기위해 꾸민 음모라고 주장합니다. 그런 주장이 미국인의 절반정도에게 먹히는 그런 사회가 지금 미국입니다.
트럼프 후보의 놀라운 편견은 바로 언론사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입니다. 그는 자신의 마음에 안들면 무조건 배척하고 거부합니다. 사실상 미국 방송사가운데 트럼프가 선호한 곳은 극우성향의 폭스뉴스뿐입니다. 그는 집권당시에도 폭스뉴스에만 출연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곤 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의 양자 TV토론에서 완패했다는 평가를 받자 이 토론을 주관한 미국의 ABC방송사의 면허 박탈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토론 사회자가 해리스편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미국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연방통신위는 후보자가 싫어한다는 이유로 방송사 면허를 취소하지 않는다고 트럼프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도 않되는 방송 시각에 일침을 가한 것입니다. 몇달전 바이든 후보와의 토론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자신이 완승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자 해당 방송사에 대한 폄하의 언급은 일체 없었습니다.
미국의 언론 그가운데 방송사들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닙니다. 역사도 오래 됐고 전통도 깊습니다. 일개 정치인이 나서서 면허 박탈 운운할 그런 기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유수의 방송사들은 역사와 전통외에도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지지를 받은 언론사입니다. 언론사들이 자신을 비판할 경우 왜 그런 비판이 나왔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음해한다 그런 뉴스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해 버리면 그것은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의 패권국가를 이끌 그릇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물론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에 기분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언론은 비판할 기능을 가진 감시자이고 그런 존재가 내놓은 지적에 대해 조금이라고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 또한 권력자의 덕목이라고 판단됩니다. 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이 말한 자신은 언론이 없는 정부보다 정부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고 한 말의 의미를 트럼프 후보는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024년 9월 2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