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덕 기자 입력 2021.06.16 09:15
대구환경공단이 설치한 범용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트위지의 모습. 트위지는 국내에 보급된 대부분의 전기이륜차와 마찬가지로 220V 플러그를 이용해 충전한다.
최근 친환경 차량인 전기이륜차의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공용 충전소가 없다시피 해 이용자들의 불편이 크다.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기이륜차 보급대수는 2018년 3975대, 2019년 1만1894대, 2020년 1만4194대 등 총 3만64대에 달한다. 환경부의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과 전기이륜차의 성능이 눈에 띄게 향상되면서 매년 보급 속도에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전기이륜차 이용을 위해 필수적인 충전 인프라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이륜차는 대부분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220V 플러그를 사용해 충전한다. 주변에서 흔히 사용하는 220V 플러그를 사용하기 때문에 충전이 쉬울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직접 사용해보면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전기이륜차를 충전할 수 있는 공용 충전소가 없어 사용자들은 배터리를 충전할 때마다 10~20kg에 달하는 배터리를 분리해 실내로 가져오거나 수십 미터 길이의 릴선 등을 이용해 차량까지 220V 콘센트를 끌어와야 충전할 수 있다. 만약 이동 중 배터리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충전할 방법이 없어 발이 묶이게 된다.
한 전기이륜차 사용자는 “(아파트)관리사무소에 공용전기 사용요금을 낼 테니 사용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 매일 배터리를 분리해서 집으로 들고 가는 게 너무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전기이륜차를 충전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1회 충전 주행거리의 반도 이용하기 어렵다. 더 먼 곳으로 이동했다가는 다시 돌아와 충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 전기이륜차 사용자들은 220V 플러그를 전기자동차 충전용 플러그로 변환하는 젠더를 이용해 충전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이륜차 제조・수입사에서 권장한 충전방법이 아니어서 차량 고장 발생 시 원인을 놓고 책임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6월 11일 기준 전기차 충전소는 6만5262개소에 달한다. 전기자동차 충전소의 경우 정부가 제공하는 전기차충전소표준데이터를 통해 충전소 위치와 이용시간, 충전기 유형, 사용유무, 운영기관 등 다양한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이륜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은 극히 드물뿐더러 전기이륜차를 충전할 수 있더라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대구환경공단은 2018년 전기차뿐만 아니라 초소형전기차와 전기이륜차도 충전할 수 있는 범용충전장치를 개발해 대구시 내 17개소에 설치한 바 있으며, 일부 지자체에서 220V 콘센트를 활용한 충전소를 시범 설치했으나 일반 전기이륜차 이용자들은 정보를 알지 못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이륜차를 위한 공용 충전인프라 조성과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으로 강원도 지역에서 과금형 (220V) 콘센트를 지원하는 가로등형 충전시설을 설치할 계획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충전시설 설치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배터리 교환형 충전 인프라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