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zum Ochsen
이 자그마하고 아름다운 호텔에 묵은 지 벌써 20여 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만큼 이 호텔이 좋은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20여 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청년 같던 피터(Peter Winkler)는 50대의 중후한 중년이 되었습니다. ‘zum Ochsen’이라는 호텔 이름은 ‘황소로부터’라는 뜻인데 왜 그런 이름인지는 사장인 피터에게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다만 호텔 앞에 사시사철 변함없이 서 있는 커다란 황소를 보노라면 언젠가는 그 답을 들을 수 있을 듯해서입니다. 그러고 보면 호텔 주인인 피터는 정말 우직한 황소를 닮았습니다.
호텔은 프라이부르크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떨어진 샬슈타트 Schallstadt라는 평온하고도 자그마한 마을에 위치해 있는데 이 마을은 독일에서 가장 크고 넓은 포도밭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엔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가 여러 곳 있기도 합니다. 포도밭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햇살이 일년 내내 눈부시고 따스한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Hotel zum Ochsen’은 특별히 유럽의 수많은 호텔에 머물러본 제 아내가 가장 머물고 싶어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깨끗한 침구와 친절한 직원들에다 독일에서 가장 맛있을 듯한 아침 식사까지 즐길 수 있고 맑고 밝은 햇살 아래 넓디넓은 포도밭 산책까지 누릴 수 있는 이 호텔을 알게 되고 오랫동안 묵어온 것이야말로 제 인생을 행복하게 빛내주는 멋진 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저희 가족은 Hotel zum Ochsen에 머무르고 있습니다(2024년 10월 10일).
그리고 어제(2024년 10월 25일),
저희는 “Basler Straße 50. 79227 Schallstadt-Wolfenweiler”라는 주소를 가진 이곳의 주민이 되었습니다.
올해 13살인 사랑스러운 아들 노엘이가 프라이부르크 음대 피아노과 영재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했고 그래서 이곳에 잠시 머물러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