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편한한의원과 서정호 원장 장로님
제 배앓이가 처음 시작된 것은 독일 뮌헨 Munchen에서 였습니다.
꼭 체한 듯이 심한 통증이 아랫배에 갑자기 일어나 놀란 아내가 우리식으로 제 열 손가락 끝을 바늘로 따고 주무르고 등을 두드리고 하니까 극심하던 통증이 그만 멈춥니다. 그런 식으로 아프고 또 따고 주무르고 해서 낫고를 10년간 반복하였습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는 동안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저 단순하게 체한 줄로만 알았습니다. 때론 더 아프면 좀 더 심하게 체했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달리 검진을 받거나 치료를 받을 생각도 하지 않고 으레 체했으니 평소 하던 대로만 하면 나아질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살았고 또 그렇게 낫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그랬고 필리핀선교지에서도 그랬고 유럽에서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바쁘게 유럽과 터키와 한국을, 필리핀을 오가느라 국가에서 해 주는 정기적인 무료검진을 제대로 받지도 못했습니다. 이따금 씩 체한 것 빼고는 아주 건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살아가던 중,
2018년 7월, 한국, 대구였습니다.
갑자기 다시 배가 아프기 시작했고 아내가 제 등을 두드리고 손가락을 따고 해서 이내 몸이 편안해지기는 했는데 잠시 뒤 다시 극심한 통증이 재차 시작되었습니다. 그날은 그렇게 심하게 아픈 배를 붙잡고 밤을 지샜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아파본 적이 없었습니다. 밤새 통증으로 뒹굴다 다음날 내과 병원을 찾아가 진찰을 받으니 배속에 염증 수치가 높다며 사흘분의 약을 처방해 주셨는데 병원문을 나서고 잠시 후 다시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또다시 그렇게 더욱 극심한 통증으로 하룻밤을 더 지내고 난 다음 날 한의사이신 서정호 장로님을 찾아갔습니다.
웬만하면 그 정도 통증 같으면 구급차를 불러서 응급실을 찾아도 벌써 찾았을 것이나 정말 그저 더 심하게 체했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진료실에서 잠시 제 손목을 잡고 진맥을 하신 후 장로님께서 아주 심하게 체했다고 말씀하실 줄 알았는데 갑자기 얼토당토않게 담낭에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10년 세월 동안 체해서 고생하던, 손가락을 따고 주무르면 낫고 하며 스스로 치료해온 나에게 갑자기 소화기관인 위장하고는 전혀 다른 담낭에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셔서 속으로 잠시 웃었습니다. 마치 경수가 이미 끊어진 몸으로 아이를 낳을 것이라는 주의 사자의 말에 몰래 웃던 사라와 같이 말입니다.
장로님께서 얼른 동산으료원 응급실로 가라고 말씀하시는데 제 생각은 장로님께서 왜 이러실까 하면서도 이상하게 제 몸은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응급실에 가서 수속 절차를 밟고 침대에 누워서도 별거 아닌 체한 걸로 응급실까지 왜 와서 이렇게 누워 있는가 싶어 의아하기도 하면서도 제 생각과는 달리 제 몸은 장로님의 말씀을 아주 잘 따르고 있었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생각과 몸이 따로 움직인 게 말입니다. 그리고 제 평생에 응급실을 찾은 게 처음이었습니다.
혈액검사를 하고 CT 촬영을 마쳤는데 갑자기 의사들이 아무 말도 없이 저를 응급실 내 중환자실로 데리고 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급히 한마디를 남긴 채 전화기를 잡습니다.
“선생님, 지금 담낭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담낭이라고요? 난 급하고 심하게 체해서 왔는데요?”
순간 장로님의 말씀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한 선교사 담낭에 문제가 있으니 지금 응급실로 가라”고 하신.
동산의료원 일반외과에 우리나라에서 간·담낭·췌장 분야의 권위자인 강구정 박사께서 계셨는데 제 모교회인 대구서현교회에서 함께 자란 한 해 선배셨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을 켜고 구정 형님께 전화를 드리니 반갑게 받으십니다.
“구정형, 저 지금 병원 응급실에 와 있습니다!”
“자네가 거기 왜 와 있는데?”
“형 파트라고 하는데요...”
“그래?, 지금 퇴근해서 나가는 중인데 잠깐 가 볼게.”
몇 분 뒤 응급실에 온 구정형이 응급실 의사분들의 설명을 듣고 내 CT 사진을 보더니 외과의료진들에게 급히 지시합니다.
지금 당장 수술실 하나 비우고 수술 준비를 하라고 말입니다.
무지한 후배를 아끼는 선배께서 네 시간도 더 넘게 수술을 잘 해 주셨습니다. 그것도 몇 번이나 세심하게 속을 잘 씻어 주셨다고 합니다.
담낭이 10년 세월을 무지하고 무심한 주인 때문에 참고 참고, 견디고 견디다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만 터져서 괴사상태에 이르렀고 그 속에서 새끼손톱 크기 이상의 돌이 70여 개나 나왔다고 합니다.
수술을 잘 마치고 회복실에 있는데 옆에서 수술을 돕던 의사께서 와서 한 말씀 하십니다.
“선생님, 24시간만 더 늦게 오셨으면 99.99% 돌아가셨습니다.” 패혈증이 오기 직전이었다고 합니다.
회복실에 누워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내내 장로님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손목을 잠깐 잡으셨는데 내 속에서 일어난 위험한 징조를 감지하셨을까?
장로님께서 첨단의료장비인 MRI도 아니신데 말입니다.
사실 장로님은 찾아보기 힘든 명의 名醫이십니다.
지금도 장로님의 진료실을 찾는 많은 환자들이 기적같이 나음을 입고 있습니다. 제 속의 위태로운 질병을 알아내시고 생명을 연장 시켜 주신 분이 당연히 명의가 아니시겠습니까.
요즈음 장로님께선 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당뇨와 치매를 정복하시기 위해 연구하시고 또 최선을 다하고 계십니다. 진료실에서도 틈틈이 시간이 나시는 대로, 댁에 돌아가셔서도 쉬지 않으시고 연구를 하고 계십니다. 아마 많은 의사들도 장로님처럼 사람의 생명을 건지고 돕기 위해 연구하고 수고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서정호 원장 장로님은 창조주 하나님께 매달리며 그 힘든 연구를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응답하시지 아니하시겠습니까!
장로님께서 환자들을 만나시며 진료하시는 대구 수성구 명덕로 382번지의 수성편한한의원은 참 따뜻한 곳입니다. 늘 은은한 찬양이 병원의 모든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장로님의 기도가 끊임이 없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서정호 장로님과 늘 함께 계시며 친히 환자들을 치유하시고 복되게 하시기를 멀리 독일에서 간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