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5일 (일요일)
◈ 산행경로
가평역
하마장(7:10-7:22)
옥녀봉(8:36)
노적봉(10:05)
장수고개(11:26)
송악산(11:50)
장수봉(12:41)
연인산(13:23)
전패고개(14:53)
매봉(16:03)
회목고개(16:36)
칼봉산(17:11)
882.1봉
칼봉산(19:09)
회목고개(19:40)
경반사
칼봉산휴양림(21:30)
가평역
회기역(22:27-23:29)
창동역(23:46-00:06)
◈ 산행거리
31.8km (임도 5km)
◈ 산행시간
14시간 08분
◈ 산행기
춘천마라톤 참가자들로 만원인 경춘선 전철 때문에 7시 용수동행 버스를 놓치고 바로 이어지는 목동 행 버스를 타고 용추계곡 입구인 계량교를 지난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 가을에 물씬 젖은 가평군농업기술센터를 지나 시멘트 소로를 끝까지 타고가다 오른쪽의 송전선 길로 들어가 '하마장 400미터' 이정 판이 있는 능선과 만난다.
운해에 덮인 가평 시가지를 바라보며 무성한 칡넝쿨을 헤치고 된비알을 지나 헬기장이 있는 옥녀봉(x507.8m)으로 올라가 24년 전인 2002년 한창 젊었을 때 오늘과 똑같은 코스를 왔었던 기억을 떠올리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맞으며 온통 현란한 단풍으로 물든 산길을 만나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만 종일 사진만 찍다가 말 것 같아 애써 눈길을 거둔다.
조망이 트이는 헬기장을 지나고 두텁게 깔린 낙엽으로 미끄러운 암 능과 된비알을 지나 기둥삼각점이 쓰려져 있고 정상석이 놓여있는 노적봉(860.2m)을 넘어 대원사 갈림길을 지나고 물안골 삼거리에 앉아 가면 갈수록 약해지는 몸을 생각하며 간식을 먹고 몽환적으로 펼쳐지는 숲에 연신 감탄사를 터뜨리며 바른골봉이 어디인가 두리번거리다 임도가 교차하는 장수고개로 내려간다.
삼각점(일동429)이 있는 송악산(706.6m)을 지나고 온통 새빨간 원색과 황엽으로 펼쳐지는 산길 을 지나 쉼터가 있는 장수봉(x874.4m)을 넘어 이제는 허물어져 가는 장수샘에서 2002년에 만났던 왕가재를 떠올리며 옹색해진 '식음불가' 물줄기를 바라보다가 철쭉 터널이라는 숲길 따라 연인산(1076.8m) 데크에 올라 옥녀봉과 노적봉에서 지나온 능선과 명지산 너머로 듬직하게 솟아있는 화악산을 바라보며 가을에 물들어가는 산하를 두리번거린다.
보아귀골로 꺾어질 경기둘레길을 살펴보며 데크 계단으로 연인산장을 지나고 낯익은 우정능선으로 들어가 다소 흐릿해진 억새 숲 따라 완만해진 산길을 바삐 따라가면 현란한 단풍의 물결은 끝이 없이 이어지고 오랫동안 돌아다녔던 가평의 뭇 산줄기들이 시야에 들어와 여린 산객의 마음이 저며 온다.
우정봉을 지나 현리로 이어지는 산길을 찾아보며 암 능들을 지나고 정자 한 채가 외롭게 서 있는 전패고개를 건너 하늘을 향해 첨탑처럼 서 있는 잣나무 꼭대기에 아슬아슬하게 붙어 긴 장대로 잣을 따는 농부와 밑에서 열심히 부대에 담는 아낙네를 바라보며 인사를 나누고 거세지는 찬바람을 맞으며 시종 된비알로 이어지는 능선을 치고 기억에 남는 헬기장으로 올라간다.
무성한 잡목들을 헤치며 통신 시설물이 서 있는 매봉(933.5m)에 올라 야간 산행을 대비해서 이것저것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뚝 떨어지는 산길 따라 나이 드신 고목 치성터에 색동천이 걸려있는 회목고개로 내려가, 철문을 열고 잣을 따고 돌아가는 트럭을 바라보며 서둘러 800여 미터 떨어져 있는 칼봉산(909.5m)에 올라 두개의 정상 석과 낡은 삼각점(일동430)을 확인하고 일몰 전에 올라왔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원래 밤눈이 좋지 않아 마음이 내키지 않던 용추폭포 쪽으로 들어간다.
수북하게 덮여있는 낙엽들을 밟으며 생각보다 뚜렷하지 않은 산길을 찾아 882.1봉에 올라 삼거리에서 대여섯 개의 리본들이 손짓하는 오른쪽으로 꺾어 생각 없이 험준한 절벽을 우회해서 간간이 걸려있는 흰색 리본에 감사하며 급사면을 한동안 떨어지다가 뒤늦게 지도를 확인하고는 계곡으로 잘못 진행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머리 위의 조금 열린 하늘로 복귀하려다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험한 바위지대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고 깎아지른 바위들을 위험스럽게 넘어 급사면을 네발로 박박 기어서 능선으로 붙어 '칼봉산 630미터' 이정판을 만나지만 영 기분이 안 좋아 4.8km 남은 용추계곡 길을 포기한다.
무심코 잘못 진행했었던 사면으로 다시 들어가다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는 돌아와 랜턴을 두 개씩이나 밝히며 지나왔던 길에서도 이리저리 헤매며 금방 나타나지 않던 칼봉산을 찾아 올라가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물 한 모금 마신다.
회목고개로 떨어져 수영님과 5년 전에 내려갔었던 임도를 타고 어둠에 묻힌 경반사를 지나 세간살이가 쌓여있는 경반분교를 지나서 공사 중인 계곡을 서너 번이나 건너 전에 없던 '칼봉산누림길' 조형물을 만나 불이 훤히 켜져 있는 칼봉산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 전화도 받지 않는 콜택시 대신 간신히 카카오택시를 불러 자정이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간다.
▲ 하마장 도로에서 바라본 옥녀봉과 노적봉
▲ 가평군농업기술센터
▲ 보납산
▲ 옥녀봉 오르며 바라본 가평의 산봉들
▲ 옥녀봉 정상
▲ 노적봉 정상
▲ 장수고개
▲ 송악산
▲ 장수봉
▲ 장수샘
▲ 연인산 정상
▲ 연인산에서 바라본 명지산과 화악산
▲ 옥녀봉과 노적봉에서 이어온 능선
▲ 우정능선과 운악산
▲ 전패고개
▲ 잣나무에 올라탄 인부
▲ 매봉 정상
▲ 회목고개
▲ 칼봉산 정상
▲ 칼봉산누림길
▲ 칼봉산휴양림
첫댓글 아이구!
거리도 문제지만 오르내림으로 볼 때 참 어려운 산행을 하셨고 고생많았습니다
이제 좀 늦으면 욕심을 내려놓으심이 어떨런지요
전에는 별 어려움 없이 다니기는 했는데 벌써 24년이나 되었더군요.
이제 살살 다녀야겠어요. ^^
가을이 무르익어갑니다.
몽환적인 산길이에요.
서울은 날씨 좋았네. 난 강원도 비싸게 기차 타고 가서 가서 종일 비 맞았는데
옥녀봉 올라가며 본 보납산 사진이 죽이네..
산에서 이제는 신작로 같은 대로만 다녀야 할 시기..
이제 살살 다닌다는 말은 처녀, 장사꾼, 노인과 같은 거 아녀? ㅎㅎ
강원도 갔었구나.
이제 좋은 길로 신경 인 쓰고 다녀야겠더라.
집중도도 균형 감각도 떨어지고 판단 미스를 하기 쉽고...
이제 늙었어...ㅠㅠ
산행기에서 왠지모를 쓸쓸함과 서글픔이 느껴지네요.ㅠ
이제 쓸쓸해질 나이가 됐잖아...
오늘 신문 보니까 74세 이하는 노인이 아니라고 하더라. ^^
가운 내서 더 열심히 다녀야지.
어깨는 괜찮지...?
@킬문
앞으로 17일후 보조기 떼면
재활 허벌나게 해서 눈덮힌겨울산
댕겨야지요.
어제까지는 노인.
오늘부터는 다시 아자씨네~ ㅎㅎ
무료교통카드부터 반납하러
가야겠어요
@ddc. 재활 열심히 하고 빨리 좋아져서 설원 한번 가야지...
@킬문 몸 여기저기 아픈가벼~ㅠ
@캐이 국가공식 노인네다 보니까요.ㅠ
살살 하세요~ 다른사람들 기죽이지 마시고...칼봉산 길도 이제 흐릿하네요
이제 산길이 점점 흐릿해집니다.
가을 낙엽 탓도 있고...
등산 인구 줄어드는 대신 마라톤 인구는 엄청 늘어나던 데요...
요새는 허리 통증으로 디스크 걱정하고 삽니다.
척주 MRI 찍어봐야겠어요.
생로병사이니 어쩔 수는 없지만...
자정이 넘어 귀가하시다니 조난급 산행이네요.
옥녀봉 오르는 도중의 조망은 환상적입니다.
다~~ 미련의 극치입니다.
점점 사람이 부족해지고, 완고해지고,,,
단풍은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