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팀은 22일 거둔 박정환-이슬아조의 우승과 금메달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분위기였다. 한국은 이 분위기를 이어가 김윤영이 3패빅 무승부후 재대국을 승리로 가져가 한국여자단체전 첫 행보를 승리로 장식했고, 남자단체팀은 중국팀을 4-1로 대파해 앞으로 추가 금메달이 있을 것이라 전망을 밝게 했다.
23일의 분위기를 이모저모로 소개한다.
○●..광저우는 여신의 땅 이민진이 광저우에 왔으니 힘을 낼 것이라는 기자들과 관계자들의 말, '국가대표 이민진 5단은 큰 시합일수록 좋은 성적으로 주목을 받는 취향이며 앞으로 치러질 단체전에서 전승의 가능성이 있다'는데 다들 동의. 이민진 5단은 과거 광저우에서 열린 정관장배에서 5연승을 거둬 한국의 우승을 견인한 바 있어, 정관장의 '여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표팀 주치의인 인동한의원 정병훈 원장은 '바둑을 두다가 죽을 것 같다'는 이민진의 말을 듣다보면 이민진 사범의 기세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23일 아침, 뭔가 울적해 보였으나 막상 대국이 시작되자 일본의 에이스인 스즈키 아유미를 불계로 이겼다
○●.. 이창호가 이렇게 빨리 회복될 줄 한국도 몰랐고, 중국도 몰랐다 오더의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창호 9단이 23일 거둔 승리에 대한 평가. 최규병 9단은 '이창호의 빠른 회복은 다들 모르고 있었다. 23일 창하오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내용이 좋았다." 며 '한국은 예비주자를 누구로 해야할지 고민이 많아졌다'고 첨언, 이에반해 중국은 예선을 끝내고 한국과 다시 결승대국에 맞붙게 될 경우 더 많은 고민을 해야할 처지에 빠졌다.
○●..박정환 '양축'을 착각하고도 이겼다! 박정환 선수가 저우루이양과의 23일 대국에서 양축을 착각하고도 승리를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관전자들은 '설마 축을 착각하랴, 다른 원대한 계획이 있을 것이다'고 생각했으나 국후 박정환 선수는 '착각이었다'고 말했다. 백을 잡은 박정환의 바둑은 초반 흉내바둑과 비슷했으나 양축에 걸려 흉내를 멈췄다.
▲ 대만에 헤이쟈쟈라면 북한에는 조새별이다. 프로제도가 없는 북한이지만 조새별의 실력은 여자프로 상위권에 해당하는 지도 모른다. 북한이 뒤늦게라도 바둑종목 참여를 결정한 것은 조새별의 존재덕분인지도 모른다. ○●..조새별, 양츠하이의 '훼이크'에 속다? 페어전에서 아깝게 4강을 놓친 북한팀 페어 조새별과 박호길도 계속 화제가 됐다. 북한팀이 페어예선에 마지막에 붙은 팀은 북한보다 전력이 쳐지는 홍콩팀이었다. 21일 이 홍콩팀의 양스하이-칸링은 대국전에 몸을 축 늘어뜨린 채로 의욕이 없는 모습을 보였으나, 대국이 시작되자 돌연 엄청난 집중력으로 조새별-박호길 조를 '반집'으로 떨어뜨렸다.
홍콩팀은 자신들이 4강에 들지 못했음에도 뛸뜻이 기뻐했다. 자신들의 승리로 북한팀이 떨어지고 씨에허-송용혜의 중국팀이 4강에 들었기 때문이다. 홍콩팀은 중국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다. 이를 본 한국 관계자들은 '북한이 홍콩의 훼이크에 속았다'며 동정. 조새별은 거의 울음이 터져 나올듯한 얼굴로 반집패배를 받아들였다.
▲ 한국의 김윤영, 한국에 여류기성에 올랐고, 22일 혼성페어 동메달을 최철한 선수와 함께 손에 쥐었다. 3패빅 무승부후 재대국에서 승리를 거둬 한국팀의 핵심전력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0초 초읽기 1회
23일 여자단체전 1회전이 열린날, 한국의 김윤영 선수와 일본의 요시다미카 선수의 판에서 3패빅이 발생했다. 김윤영 선수가 형세가 불리했는데, 요시다미카의 실수가 겹치며 3패빅이 났다고 한다. 3패빅은 끝없이 순환하므로 무승부다.
아시안게임 단체전 등 에서 3패빅 등이 발생해 무승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심판의 무승부 확정이 있은 후, 10분뒤에 재대국을 두도록 되어 있다. 광저우 현지시간으로 11시 40분경에 무승부 판정을 받은 김윤영-요시다미카는 12시부터 재대국을 시작했다.
재대국의 규정은 제한시간없이 곧바로 10초 초읽기 1회를 들어간다. 이경우 자신 돌을 모두 따낸 후 착수한 손으로 계시를 누른다는 규정을 지키기 어렵다. 따내는 동안 10초가 흐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3개 이상의 돌을 따내는 경우는 옆에 서있던 심판이 선수대신 계시계를 눌러주는데 합의하고 대국을 시작했다.
이 재대국 룰은 타임아웃에 맞춰 페어바둑 연습을 했을 김윤영에게 좀 더 유리했을 것이다. 빨리두는 속기 연습을 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역시 김윤영의 승리였다.
인터넷 대국실에서 10초바둑을 즐기는 한국이나 중국, 일본의 프로기사들이 제법있기는 하다. 그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바는 '10초 바둑은 감각과 배짱'이라는 것이다.
○●..이슬아 오늘 안 나온다고? 그럼 할 일 없겠네?
서울본부에서 이슬아가 23일 출전하냐는 물음을 받은 광저우 현장의 한 기자가 '대국이 없다'고 대답 하자, 서울에서의 한마디. "그럼 오늘은 평소보다 좀 한가하겠네' , - 평소에 바둑을 크게 싣지 않는 매체들은 이슬아의 경기 출전시 바둑 취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러나 23일엔 세계대회 결승에 가까운 한-중간의 빅매치가 많아 바둑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겐 몹시 바쁜 하루였다.
▲ 조혜연 선수, 컨디션 조절을 위해 광저우기원과 멀지 않은 호텔로 숙소를 옮겼다.
▲ 씨에이민, 대만의 전력 1호다. 일본기원 여자타이틀을 3개나 보유하고 있다.
▲ 그 누구도 헤이쟈쟈를 맘 놓고 이길 수는 없다. 대만 여자바둑은 헤이쟈쟈의 참여와 급성장으로 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바둑종목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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