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담양 병풍산에 다녀왔습니다.
가는 일행이 56세(선정님), 58세, 60세의 형님2명. 저까지 총5명.
할머니들이어서 ‘같이 가면 설마 어려운 코스로 갈까?’ 하고 생각을 하고,
선뜻 “같이갑시다. 형님!! ” 했지요.
아침 일찍 고구마와 감자를 삶고, 미숫가루와 물과 옷 한벌을 여유로 담고,
룰루~랄라~ 소풍을 가는 것처럼, ‘나도 휴식이 필요해~!!’ 하며 가벼운 콧노래를 부르며,
승달예술회관으로 갔습니다.
8시 30분이 되니 정확하게 여기저기서 형님들이 오고 새로 만난 60세형님이 네비도 없이 오늘의 오너드라이버입니다.
목적지는 담양 병풍산 정상을 향해서 출발.
원래 산에 4명이 다니시는데 저는 오늘의 초대손님입니다.
출발이 좋~고 광주까지.
담양 요금소에서부터 헤매기를 시작하는데,
병풍산에 오르는 길은 한곳이 아닌 여러곳이라 물어보는 사람마다 제각각이고,
시골길, 이정표가 없어 가는길을 또 가고 하여 결국에는 11시가 되어서야 원하는 야영장 입구에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산이 오르막이 있으면 조금 평지도 있고 내리막도 있어야 숨도 쉬고 갈텐데,
80도 경사진 곳을 3시간을 올라가니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궁뎅이야”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오르는 내내 사람하나를 만나지 못하고,
점심을 먹고 내려오는 길에 60먹은 언니가 오줌을 누다가,
다른 일행의 ‘오줌누는 방뎅이가 꼭 누구 같은데~’ 하고 지켜보다가
“야!! 어떻게 만나도 이런 곳에서 이렇게 만나냐~~” 하며 서로 웃습니다. (이분들은 외간남정네랑 왔더라구요.)
내려오는 길에 개울을 만났습니다.
형님이 하시는 말씀. “양말 벗고 발만 씻어도 피로가 풀리니까~ 미경아! 너도 양말 벗고 발 담구어라~”하십니다.
개구쟁이인 제가 발만 담구겠습니까?
땀으로 젖으나 물로 젖으나 척척하기는 마찬가지인걸요.ㅎㅎ
첨벙첨벙 들어가 드러누워버리지요.ㅎㅎ
발이 시려워 누워서 발만 올리기도 하고...(이럴땐 제대로 누려야 하거든요.)
더위도 가시고 잘~ 내려왔다 싶었는데 웬걸요?
정반대 쪽으로 내려와 버렸네요....ㅠㅠ
그분들께 우리 쪽 차주인만 싣고 차있는 곳에 데려다 주어 차를 가져오게 하였지요.
한참을 걸어서 내려가다 차를 만나 타니 56세 언니가 불로소득이 생겼다고 저녁을 먹어야 한다네요.
60세 언니. “그럼 우리영감이랑 상무대 있는데 맛있는 맛집이 있어 가봤는디 거리가세~”하고 갔는데,
찾았겠습니까? 당연 못 찾고 “무안으로 가세”하고,
무안 길을 찾다가 서울 고속도로를 타버렸네요~.ㅠㅠ
장성까지 가 요금소에서 “무안 갈란디 이리 와 부렀소야 어디로 가야 무안가요~?”
“쭉~ 가다가 좌회전하여 하세요.” 가다가 세 갈레 길이 나왔는데,
두 갈레만 먼저보고 두 가레 중에서 “좌측이라고 했제” 하며 “기어코 고속도로 타고 무안 가야제” 하며,
좌측으로 가니 다시 서울 가는 고속도로를 타버렸네요.
서로 죽겠다고 웃고.
장성 요금소에 가니 “어찌께 갈켜줘야 쓰까요~잉!!” 깝깝스럽다는...ㅎㅎ
그렇게 헤메고는 구도로 지방도로만 타고 오다가 함평이 보이니 얼마나 반갑던지요~
“칼국수나 따뜻하게 먹고 갑시다” 했더니,
“안돼야 오늘은 잘먹어야 쓴께 운남 풍미식당으로가자.”하여 낙지에다 잘~ 먹고 왔습니다.
5시간 산을 타고 5시간 길찾아 헤메였는데,
누구하나 불평이 없고 함평 시골동네 투어라도 하는냥 풍경에 취해서 “아담하고 좋다야~ 공기가 다르다”하며 하하하 호호호.
하나같이 말을 더듬고 혀짧은 소리를 하여,
할머니들이어서 손자녀와 놀다보니 혀 짧은 소리를 하는가 보다 했더니,
정신병동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환자에게 배운 말 이라고 하네요.
“미경아 너는 다음에 안 따라 온다고 하겠제~?”하는데 “글쎄요...?”
젊은 사람은 산에 오르는 것이 힘들고, 나이가 들수록 무릎에 힘이 가니 내려오는 길이 힘들다고 하는데,
이 형님들이 산에서 달려 내려오는 산토끼들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오늘 종일 걸음이 어그정 어그정 몇일이 가야 근육통이 사라질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