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
지역에 자리한 지역교회의 존재 목적을 말할 때 일반적으로 두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바로 예배와 선교입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은 교회됨의 가장 근원적인 일임은 부연할 필요가 없는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선교에 대하여는 입장마다, 신자마다 개념과 논리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 교회의 역할을 언급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것은 지역교회는 봉사와 섬김이 있을 때 선교적 기능을 감당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선교와 봉사의 삶이란 것이 이론적으로는 단순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개 교회가 자리한 지역에서 일정한 수준의 동력을 가지고 그러한 삶을 살아낸다는 것이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사도 베드로는 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면 세상으로 부터 애매히 고난을 경험할 수 있고, 선을 행함에도 고난을 당할 수 있음을(벧전2:19-20)말씀합니다.
지역교회가 지역을 위하여 섬김과 봉사를 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은 뭐니뭐니 해도 복음전파에 기저를 둔다 하겠습니다.
복음전파의 큰 그림을 보여 주신 예수님은 세 가지 기본 원리를 제시해 주셨습니다. 바로 교육, 치료, 전파(마9:35)입니다.
이땅에 처음 선교사분들이 왔을 때 한국에 학교와 병원, 교회가 세워진 것 역시 이러한 원리와 말씀에 따라 이루어진 일입니다.
선교 140여년을 지나는 시점에 지역에 자리한 교회의 일원으로 늘 생각하게 되는 물음은 교회가 지역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목회자의 존재 이유입니다.
지금껏 그러한 물음에 대한 응답과 책임의 일환으로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는 지역에 보탬이 되는 교회가 되길 위하여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오래 전 읽었던 작가 최명희님의 혼불이라는 소설을 보면 책임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 줍니다.
19살의 어린 나이로 대종가의 종부로 시집온 청암부인, 그녀는 결혼한지 사흘만에 남편이 죽는 아픔을 겪게 됩니다.
그러한 청암부인이 양자로 입양한 아들이 며느리를 맞이하자 자신의 손부를
앉혀놓고 자신이 살아온 파란많은 과거를 회상하며 종가집의 종부가 가져야할
자세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너도 이제 이 집안의 종부가 되었으니 내 말을 잘 들어라.
대저 종가란 무엇이냐? 그것이 단지 큰집이라는 말만은 아닐것이다.
우리 조상 저 윗대 아득하신 현조 이래로 그 어른의 장자에 장자로만 이어온,
한 가문의 맏이 집안이 곧 종가이니라.
그것이 어찌 한갓 태어난 순서나 혈통만을 이르는 것이겠느냐?
거기에 깃든 정신의 골격도 참으로 중요한것이니라.
종가 한 가문의 맏이로되 그 부형의 책임을 다하고 선조의 정신을 바르게 받들어
다음대에 온전하게 물려주는 책임을 또 다해야 하느니,
한 가문의 바른피와 정신의 봉화불이 종가에서 이어지는것이다."
(혼불 제3권 164쪽, 한길사)
책임이라는 영어 단어가 responsibility 입니다.
이 말은 두 단어가 합쳐져서 이루어졌는데, 응답,대답이라는 response와
능력,....할수있는힘을 뜻하는 ability가 합쳐진 단어라 합니다.
그러니까 책임이란 응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국토정중앙교회는 지역교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행하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지난 2019년부터 년말이 되면 군청에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해 오고 있습니다.
사실 농촌교회로서 의지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이 일을 위해서는 교우들의 땀과 정성이 깃들였다 하겠습니다.
나아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지속적으로 지역을 섬길 수 있기에 목회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금년에도 지난 11월 말로 결산을 해 보니 재정이 모자라지 않았고, 얼마남지 않은 금액중에서 구제비로 일백만원을 지출하여 지난 12월 6일 군수님을 뵙고서 기탁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현대인의 삶은 원하든 원치 않든 상호보완적 관계입니다. 그런점에서 지역교회는 지역민이 있기에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점에서 지역민을 섬긴다는 것은 거창한 명분보다 작은 실천적 행위가 동반되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으로 매년 이 일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그 날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과 마음입니다.
올 한해에도 이 일을 위하여 전심으로 협력해 주신 본 교회 교우 분들과 오지랖 사역을 섬겨주시는 분들에게 머리 숙여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