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아는 불교 우화속 인생이라는 굴레에 갇힌 인간의 모습은 이렇다.
한 사람이 호랑이에게 쫒겨 달리다 벼랑에 닿는다.
그 짐승이 자신을 덮칠 위험에 처하자 그는 몸을 날려 절벽에 있는 덩굴에 매달린다.
호랑이는 위에서 앞발을 휘두르며 그를 위협한다.
그는 일단 안심이다, 생각했을 테지만, 자신이 붙들고 있는덩굴을 검은쥐와 흰쥐가
갉아먹기 시작한다. 그대로 있는 다면 그는 줄기가 끊어져 아래로 떨어져 죽을 위험에 처한 것이다.
그는 아래쪽을 내려다본다. 그런데 거기선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위험한 순간에 남자는 벼랑에 있는 산딸기를 보고 그것을 따 입에 넣는다.
얼마나 짜릿하게 행복한 순간인가.
이 이야기는 인간의 현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이야기다. 인생은 늘 사면초가인 것이고 그 와중에
찰나의 행복만이 있을 뿐이다, 라는
그러다 수천년 세월이 흐르고 인간 세상은 더할나위 없이 복잡해졌다.
조커를 보니, 그의 인생은, 문명이 예전과 비교도 안될 만큼 발달한 이 세상에서의 인간 삶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조커가 기대하고, 주변인들이 그를 구명하기 위해 그에게 덧씌운 그의 환상은, 알렉스 프레딕이라는 인물의 비극을
최고조로 극대화 시킨다.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질병이 있는 인간으로서 그가 저지른 죄에 열광하고, 불쌍한 조커는 영화의 마지막에 현실을 자각하고 조커가 아닌 알렉스라는 인간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자 그에게 열광했던 사람들이 그를 버리고 그는 최후를 맞는다. 옛날 우화보다 더 심각한 현대 우화를 조커에서 본다.
영화는 조금 지루하였으나, 한없이 슬프고 마음 아프다. 적절한 곳에 뮤지컬처럼 대사 대신 삽입한 노래는 영화의 지루함을
덜려고 한것같다.
모든 인간의 보편적 비극을 묘사하진 않았으나, 조커의 비극적인 인생. 비극 중의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