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과 사치품의 차이
사람들은 명품과 사치품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무조건 값이 비싸면 명품이라고 말하는데 그건 아니지 않은가.
하나에 천만 원도 더 하는 시계는 명품이기 전에 사치품이다. 한 벌에 수백만 원 하는 옷이나 몇천만 원 하는 핸드백도 사치품이다.
명품은 사치품과는 엄연히 다르다. 사치품은 불필요하고 또 없어도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으나 명품은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즉 몇 대에 걸쳐서 정성껏 담은 된장이나 그곳에서 만들어진 맛깔 나는 간장 같은 것이 바로 명품이다.
프랑스 파리는 온갖 사치품으로 가득한 곳이다. 특히 샹제리제 Avenue des Champs-Élysées 거리에는 소위 그들이 말하는 명품들을 파는 가게들이 줄을 지어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수백 수천만 원짜리 옷과 가방을 파는 가게도 그곳에 있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어느 파리의 학교 교장 선생님은 자신의 옷을 시장에 가서 천을 사다가 직접 바느질을 해서 손수 만들어 입는다. 이런 옷이 명품이 아니겠는가. 그분이 가난한 사람도 아니며 남편은 프랑스 정부의 장관이다. 그야말로 파리의 상류층 가운데서도 상류층이다.
정말 우리가 약삭빠른 상인들에게 눈 뜨고 당하고 있다. 사치품을 명품이라고 속여 사람들의 허영심을 자극하여 지갑을 털어가는 교활한 자들에게 말이다. 명품의 탈을 쓴 사치품, 가짜 명품에 속지 말기 바란다.
천만 원짜리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보다 몇천 원짜리 에코백 천 가방을 들고 다니는 자신만만한 사람을 보면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의 진심 어린 존경심이 솟아오른다.
내 아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화장은 안 해도 예쁜 사람!
남이 입던 옷을 얻어 입어도 멋있는 삶!
몇천 원짜리 천 가방 속에 삶에 대한 진정한 애정과 사랑을 담아 다니는 사람 말이다!
‘명품’은 ‘명품 사람’이 소유한 것을 말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명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