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떡방앗간에서 떡 찾아 인사드릴 곳이 많다.
파란들가구에 결제할 신발장 값 이체하고 생활비 찾으러 은행도 들러야 한다.
한시가 급하지만 이민철 씨께 조심스레 면도를 권한다.
수염이 덥수룩한 것도 이민철 씨 매력이겠지만,
생일 맞아 떡 나누며 인사하러 가는 길이니 혹시나 나올 면도 이야기보다 오롯이 축하받으시기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민철 씨, 내일 주말이기도 하니까 면도 한번 도와드릴까요? 개운하게 머리도 감으시고요.”
“음, 그럴까? 그러지요.”
이민철 씨가 곧바로 채비해 화장실로 간다. 들를 곳이 많아 조급할 텐데 응하시는 데에는 여러 마음이 있을 것 같다.
방앗간에 도착하니 이민철 씨 떡으로 보이는 두 상자가 보인다.
결제하기도 전에 상자를 품에 안다가 아차차, 얼른 카드를 꺼내는 이민철 씨다.
“자, 떡 돌리러 간다, 간다.”
“어디부터 가면 될까요?”
“아쿠아 사장님한테 먼저 가지.”
며칠 전 의논해서 인사할 사람과 들를 곳은 대략 알고 있다.
오늘 동선은 이민철 씨가 정한다. 직원은 차량만 돕는다는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효율을 따지면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겠지만, 이민철 씨가 떠오르는 사람을 그때그때 만나게 돕고 싶었다.
“어, 저기 장로님 계시네. 자전거방에를 먼저 갈까…”
힐링아쿠아 가는 길, 알톤자전거 앞에 계신 장로님을 보고 이민철 씨가 잠시 차를 세워달라고 했다.
이민철 씨 첫 생일떡은 김태준 장로님에게로 돌아갔다.
“여기 주차하면 될 건데.”
“주차하기가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저기 주차장에 세워도 될까요?”
“그러면 나 여기 먼저 내릴랍니다. 주차하고 오이소. 와서 음료 한 잔 하고 인사도 하고.”
주차한다는 이유로 이민철 씨만 내린다. 평행 주차는 자신이 없기도 하지만 이민철 씨가 먼저 사장님을 만나기 바랐다. 조금 멀찍이 세우고 힐링아쿠아 쪽으로 가니 이민철 씨가 벌써 나와서 오고 있다. 식혜 한 캔 하셨나 보다.
“이제는 어디를 가봐야 하나.”
“그럼 시장 쪽으로 가볼까요? 시장에 단골 가게 많으니까요.”
갈 곳이 너무 많아 갈피를 잡기 어려워 하시는 것 같아 제안했다.
시장에 다음 장소로 가면 또 들를 곳이 떠오르실 것 같았다.
“저는 여기 있을까요?”
“아니, 같이 가지요.”
시장 주차장에 주차하고 천천히 다녀오시라고 기다리려고 했는데, 이민철 씨가 같이 가자고 했다.
화산신발, 천일신발, 제일분식, 옥이식당, 거창식당을 차례로 들른다.
“돈이 어디 있다고 이런 거를 해.”, “아유 고마워, 잘 먹을게.”, “가져가서 마셔.”
인사하는 곳마다 덕담이 넘친다. 떡은 가끔 우유, 박카스와 같은 음료로 돌아오기도 한다.
이민철 씨가 우유를 뜯어 들이킨다.
“박카스는 선생님 한잔 하이소.”
직원에게도 생일 턱을 내신다.
“아차, 방 대표님도 드려야 하는데.”
“아, 지난번에 탁상달력 받은 곳이요? 이민철 씨 휴대폰 산 곳.”
시장에서 멀지 않은 휴대폰 대리점이다. ‘방 대표님’이라고 했을 때는 잘 몰랐는데, 휴대폰 가게라고 하니 알 것 같았다.
“이제 험멜코리아 사장님 드리러 갈까요? 작년에 못 드렸다고 아쉬워하셨잖아요.”
“저기 앞에 제일레코드 먼저 갑시다.”
“아, 그러면 저기 로터리 돌아서 제일레코드 먼저 갔다가 험멜로 가요.”
군청 로터리 인근 상가들 앞은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누군가 돕기라도 하는 듯 오늘은 주차 자리 찾는 것이 순조로웠다.
제일레코드 앞에도 잠시 정차할 만한 자리가 ‘딱’ 있다.
“배달 가셨나? 안 계신 것 같은데.”
“불은 켜져 있는데요? 한번 가 보실래요?”
험멜코리아 앞에 도착하니 사장님이 안 계신 듯했다. 이민철 씨가 문을 당겨보니, 예감이 맞았다.
“연락을 드려볼까요?”
“음, 문에 끼워둬야겠다. 내가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이민철 씨가 가게 문 손잡이에 떡을 이리저리 조심스럽게 고정한다.
직원은 생각하지 못한 방법인데, 어떻게든 전하고 싶은 의지에서 비롯한 아이디어일까.
나중에 연락하시겠다고 하니 떡이 주인을 찾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이어서 파란들가구 사장님을 뵈러 간다.
험멜코리아 맞은편이다.
잠시 후 이민철 씨가 요구르트를 마시며 나온다. 오늘도 사장님이 대접해 주셨나 보다.
사장님의 냉장고에는 늘 요구르트가 있다.
“신세계이용원 장로님도 드려야 하는데.”
“신세계이용원이요? 아, 힐링아쿠아 근처 맞죠?”
“아니야. 내나 이 근처예요.”
작년 말에 면도했던 그 이용원이다.
멀지 않은 곳에 있다니, 언젠가 면도 부탁드리러 갈 날 기약하며 인사드리러 향한다.
다른 장로님이 운영하는 가게가 또 있다.
전에 김현중 집사님, 김진우 장로님과 식사하며 들은 적이 있는 식당 팥들었슈로 향한다.
집사님, 장로님과 인사드리러 갈 날이 머잖아 오면 좋겠다.
장로님들 뵈니 생각이 나시는 걸까, 이번에는 희망이용원 유도준 장로님을 뵈러 간다.
직원이 위치를 헷갈리니 ‘스카이마트 가는 길 칠자편의점 근처’라고 설명하신다. 그러니 바로 어딘지 이해했다.
마지막으로 김현중 집사님을 뵈러 복지관으로 간다.
집사님과 미리 연락했는데 복지관에 있으니 오면 되겠다고 하셨단다.
유도준 장로님을 만나고 복지관으로 향하는 길, 이민철 씨가 집사님과 다시 연락해서 만날 장소를 정한다.
약속한 곳에 왔는데 집사님이 보이지 않아 몇 번 헤맸다.
알고 보니 집사님이 식사 중에 나오시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나 보다. 식사도 마다하고 나오신 것이다.
“민철아, 생일 축하해. 잘 먹을게. 들어가서 같이 먹자고 하고 싶은데 식권을 바로 사기가 어려워서.
조만간에 식사 한번 하자.”
“예, 집사님. 맛있게 드이소.”
집에 가기 전, 이민철 씨가 조심스레 김진우 장로님 가게에 가 보자고 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와 직원이 이만 들어가야 할 시간이라 망설이시는 것 같았다.
김현중 집사님도 만났는데, 김진우 장로님을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이민철 씨가 안내하는 대로 김진우 장로님 사무실 앞을 찾았다.
외근이 잦으셔서 역시 계시지 않아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이민철 씨는 문고리에 잘 둔다.
“이제 집에 가야지. 이웃집에도 좀 드리고. 상재 아저씨랑도 나눠 먹고.”
“이민철 씨는 안 드시나요?”
“나도 먹어야지.”
마지막으로 이민철 씨 집과 맞닿은 앞집, 옆집에 들른다.
두 집 모두 집에 계시지 않은 듯해 떡을 옆집은 우편함에, 앞집에는 대문 아래쪽 틈에 잘 둔다.
“여기 전화번호가 있어서 이 번호로 전화하면 돼. 떡 드시라고.”
옆집 우편함에는 살고 있는 분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언제 한번 연락을 드린 적이 있는 건지, 옆집이라 눈에 띈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민철 씨는 자연스럽게 번호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남은 떡은 가져가서 나눠 드이소.”
마지막으로 이사 오기 전 이웃에게 나누는 것도 잊지 않는 이민철 씨.
생일에 이렇게 나누며 풍성한 마음으로 바쁘게 보낼 수 있다는 걸 배운 하루였다.
2026년 8월 14일 금요일, 서무결
예상한 것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은데, 서무결 선생님 마음에 어떤 것들이 쌓였을까 궁금하네요. 떡 다 돌리고, 집으로 돌아가 떡을 먹는 이민철 씨 기분은 어떨까요? 웃음이 절로 날 것 같은데. 또 오늘 이민철 씨께 떡 선물 받은 지인들은 무슨 생각과 대화 나누며 떡을 먹을까요? 매년 반복되는 이 순간이, 매년 고맙고 감사합니다. 박효진
떡 나눌 곳이 점점 많아지네요. 생일 맞아 이렇게 감사 인사 전합니다. 신아름
이렇게 많은 분들과 더불어 사는군요. 이민철 씨 곁에 좋은 사람들 붙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민철 씨, 생일 축하해요. 월평
이민철, 주거 지원 26-1, 이민철 씨께 여쭙는 주거 계획
이민철, 주거 지원 26-2, 어렵다는 말
이민철, 주거 지원 26-3, 곳간에 가득가득
이민철, 주거 지원 26-4, 시장 단골 해프닝
이민철, 주거 지원 26-5, 이민철 씨의 위로
이민철, 주거 지원 26-6, 앉아 보이소
이민철, 주거 지원 26-7, 잘 먹었습니다 갑니다
이민철, 주거 지원 26-8, 외상할 수 있는 이유
이민철, 주거 지원 26-9, 냉장고 대청소
이민철, 주거 지원 26-10, 지켜야 할 집
이민철, 주거 지원 26-11, 옷장 패딩 정리
이민철, 주거 지원 26-12, 카드 지갑
이민철, 주거 지원 26-13, 와서 집도 보시고
이민철, 주거 지원 26-14, 반찬 통을 다시 꺼내기까지
이민철, 주거 지원 26-15, 거북 튀어나온 날
이민철, 주거 지원 26-16, 토요일에 나 찾지 마세요
이민철, 주거 지원 26-17, 플렉스는 계속된다
이민철, 주거 지원 26-18, 취미의 실마리
이민철, 주거 지원 26-19, 가구점에 전화했습니다
이민철, 주거 지원 26-20, 그린컴퓨터세탁 집사님
이민철, 주거 지원 26-21, 파란들가구 사장님의 계약서
이민철, 주거 지원 26-22, 파란들가구 사장님께 감사 인사
이민철, 주거 지원 26-23, 생일 계획 의논
이민철, 주거 지원 26-24, 이교떡방앗간 생일떡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