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살이 교회 생활
프라이부르크에는 두 곳의 한인교회가 있는데 이곳에는 일반인들은 거의 없고 유학 온 학생이나 음악 관계의 일을 하는 분들이 대다수이다.
자유성한인교회(담임 김신영 목사)에는 주로 학생들이 모이고 있고 하나되는교회(담임 안성헌 목사)에는 학생들과 이곳 프라이부르크 Theater에서 솔리스트나 합창단원, 관현악 단원으로 일하는 전문 연주자들이 모이고 있다.
우리 가족은 작년과 올해 초여름에 독일에 왔을 때 자유성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지금은 노엘이가 늘 학교에서 피아노 연습을 하기에 학교 바로 옆에 있는 하나되는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하나되는교회의 담임이신 안 목사님은 독일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에 살고 계시며 매주 예배를 위해 1시간여 운전하여 프라이부르크로 오시는데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13세 오빠와 10세 여동생 남매가 함께 오고 있다.
하나되는교회는 많이 모이면 20여 명의 교인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며 예배 후에는 모두 모여서 차와 다과를 들면서 예배시간보다 더 길게 대화를 나누며 아름다운 교제를 이어간다.
외국 생활이 그렇다. 온종일 낯선 환경에서 뭔가 서로의 생각들이 잘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지내다 교회에 와서 같은 한국 사람들을 만나면 속이 시원해지는 것이다. 말이 통하고 생각이 통하고 정이 통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1989년부터 지금까지 벨기에에서 선교사로 일하며 또 영국에서 공부도 하고 필리핀의 선교현장에서 사역하고 또 터키나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을 가까이 만나다가도 한국에 가서 정든 사람들을 보게 되면 막혔던 것이 시원하게 뚫리고 체한 것이 내려가는 것처럼 편안해지고 행복해진다.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말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타향이 아무리 좋아도 고향일 수는 없는 것이다. 노랫말처럼 말이다. 타향도 정들면 고향이라고 그 누가 바보처럼 말해도 절대 타향이 고향이 될 수는 없다는 노래 말이다.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의 고향은 천국인데 우리는 혹 이곳에 더 익숙해 있는 것은 아닌지.
이곳을 더 사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괴로운 이 세상은 내 집이 아니네”라는 찬송이 그저 지어진 찬송은 아닌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