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적자] 07
씬1. 몽타주
// 성인 나이트 안.
지원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요란한 조명과 음악. 홀을 가득 메운 취객들. DJ의 흥겨운 멘트 등이 지원의 동선을 따라서 보여진다.
지분대는 취객들을 피해서 걸어간 지원이 룸의 넘버를 확인한다. 3번룸. 문을 연다.
그 안. 모자를 눌러쓴 한 남자가 있다. 홍석이다. 눈이 마주친다.
지원이 들어가려는데, 복도를 지나가던 웨이터가 지원의 손을 잡아끈다.
‘왜 이러냐’고 저항하지만 억지로 잡아끄는 웨이터, 지원을 끌고 4번방으로 들어간다.
// 4번방. 부킹이다.
취한 듯한 용식이 걸판진 술판을 벌려 놓고 있다.
웨이터가 지원의 핸드백을 어깨에서 풀어서 내려놓곤, 지원을 억지로 용식의 옆에 앉힌다.
저항하는 지원. 용식은 지원을 잡아끌며, 술잔을 건네며, 한잔만 하라고 한다.
그 사이. 웨이터가 지원의 핸드백을 들고, 방을 빠져 나간다.
// 3번방 앞.
기다리고 있던 조형사에게 핸드백을 건네는 웨이터.
조형사, 3번방으로 들어간다.
// 3번방 안.
다급하게 들어온 조형사가 홍석의 옆에 앉는다. 지원의 핸드백을 뒤진다. 핸드폰이 나온다.
다급하게 전화번호 목록을 검색한다. 머무는 곳. ‘아트홀 비서실’이다. 통화버튼을 누른다.
테이블 위. 홍석이 쓴 듯한 통화 내용이 적힌 종이가 있다.
// 인서트. 책상 위의 전화기.
벨이 울린다. 발신자명이 뜬다. ‘JW’다. 다급하게 받는 양복 차림의 손.
// 3번방 안.
남자(F) : 네. 아트홀 비서실입니다.
조형사 : (종이를 보고 읽는 듯. 목소리는 나름 가늘고 조신하게) 우리 언니. 요번 주 개인 스케줄 좀 보내줘요.
// 4번방.
짝! 용식이 지원에게 뺨을 맞고 소파에 넘어진다.
후우. 화가 나서 일어나는 지원. 주변을 둘러보지만, 핸드백이 없다. 그 위로.
조형사(소리) : 바빠서 통 만날 수가 없네. 같이 바람이라도 쐬고 싶은데.
// 3번방 안.
조형사 : 팩스 번호 적어요.
// 4번방 안.
여기저기를 돌아보며 핸드백을 찾는 지원의 모습. 그 위로.
조형사(F) : 02-4523-4324
뭔가 이상한 느낌의 지원이 주변을 다시 둘러보는데,
술병을 가득 올린 쟁반을 들고 들어오는 웨이터. 탁자에 술병을 놓으며, 지원의 눈을 피해 핸드백을 용식에게 던진다.
용식, 쓰러져있던 소파의 뒤에 핸드백이 있었던 것처럼 부스스 일어나며 맞은 뺨을 매만지며 지원에게 핸드백을 건넨다.
팩! 낚아채서 나가는 지원.
// 성인나이트 복도.
4번방에서 나온 지원이 3번방으로 간다. 3번방의 문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방금 누가 나간 듯.
문을 열어보면 그 안 아무도 없다. 돌아보는 지원.
저만치 춤을 추는 취객들 사이로 빠져 나가는 홍석과 조형사의 뒷모습.
하지만 지원은 그들을 보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둘러보고만 있다.
// 국제 결혼 상담소.
팩스 위에 출력 되어있는 종이들. ‘JS 주간 스케줄’이다.
집어드는 손. 홍석이다. 펜으로 스케줄을 체크해 나간다.
거의 대부분이 대선일정이라고 적혀 있고, 중간에 드문드문 개인 일정들이 보인다.
그 일정을 훑어나가던 볼펜이 멈추는 곳. '금요일 오후 2시. 베르사이유 에스테틱‘이다.
볼펜이... 톡톡 바닥을 몇 번 두드리다가... 그 일정에 동그라미를 한다.
뭔가를 실행 하려는 듯 결연한 그 홍석의 얼굴에서 스틸.
타이틀 오른다. ‘추적자 제7화’
암전...
씬2. 강동윤의 대선 캠프 집무실 (낮)
책상 앞 의자에 깍지를 낀 채 앉아있는 동윤, 긴장을 숨길 수 없는 굳은 얼굴이다.
혜라 : (옆에 서 있는) 오후1시, 개인택시조합 방문은?
동윤 : (굳은) 취소해.
혜라 : 오후3시, 혁신도시 추진본부 방문은 취소하기 어렵 (하는데)
동윤 : 보류해.
혜라 : ...
동윤 : ... 지금 아내가 장인어른을 만나고 있어.
숨길 수 없는 긴장으로 앉아있는 동윤을 바라보는 혜라의 모습에서.
씬3. 서회장 서재 (낮)
영욱 :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며) 지수야!!!
지수 : (맞은편 책상 앞에 앉은 서회장을 보는 채로) 나 지금 아빠랑 얘기하고 있어.
영욱 : (화가 나서 주변을 왔다갔다 하며) 너 지금 그게 할 말이야? 아버지 앞에서 뭐? 비밀회의록을 공개하겠다고?
지수 : (서회장을 보는 채로) 앞뒤가 바꼈어. 유태진 신당 창당 막아주세요. 백홍석 그 사람 문제 해결해 주세요. 이게 먼저였어.
영욱 : 안된다고 하셨잖아!
지수 : (서회장을 보는 채로) 그럼 나도 공개할 수 밖에 없다고 한거야. 이게 앞뒤야 오빠.
서회장 : (그런 딸을 담담하게 보며) 지수야. 니는 그 회의록이 먼지는 아나?
지수 : 한오그룹을 싫어하는 사람들, 한오그룹이 오빠한테 넘어가는 걸 막을려는 사람들이, 제일 보고싶어 하는 거.
(영욱을 보며) 맞지? 오빠?
영욱 : (그런 동생의 눈길에 화가 나지만 어쩔 수 없이 다시 앉는)
서회장 : 그기 시상에 알리지믄 뭔 일이 있을지는 아나?
지수 : (영욱을 보는 채로) 세상에는 별 일이 없겠죠. 오빠한텐 큰일이겠지만.
영욱 : 야! 서지수!!!
지수 : 나도 이러기 싫어. 나도 힘들어.
영욱 : (후우. 화를 참는 한 숨을 쉬는)
지수 : (서회장을 보며) 그니까 아빠. 그렇게 해줘요.
서회장 : ...
지수 : 나한테 약속했잖아. 그이 앞길 막지 않겠다구.
서회장 : ...
지수 : 그 사람. 그룹에 위협 안될거라구 내가 약속했잖아요.
서회장 : ...
지수 : 그 사람. 내가 그렇게 만들 수 있어.
그 지수의 얼굴 위로 짧게 플래시 되는
// 5부 씬45의 동윤 : 그 아이 내가 죽였어.
지수 : 그니까 아빠 (하는데)
서회장 : (손을 들어 말을 막곤) 지수야. 하나만 물어보자이. 유태진이가 신당을 창당하고
백홍석인가 금마를 내가 처리를 몬하믄, 니는 회의록을 시상에 알리겠다 이 말이가?
지수 : ...
서회장 : 어?
지수 : (차분한) 그런 일 없게 해 주세요. 제발. 아빠.
서회장 : (보는)
지수 : (보는)
서회장 : (너털웃음을 웃는) 하이고야. 우리 큰 딸래미 때문에 내가 또 바빠지것다. 할 일이 두 개나 생깃뿟네. 흐흐흐.
지수 : (그런 아빠를 고마운 눈으로 보며) 사랑해요 아빠.
서회장 : 하모. 하모. (하는데)
문이 열리며 민성이 달려 들어온다.
민성 : 엄마아. (하며 달려와 안기는)
서회장 : 하이고. 우리 민성이 학교 갔다 왔나?
지수 : 어떡하지? 엄마 지금 나가야 되는데. 튜터 올 때까지 혼자 놀아야겠다. (하며)
지수와 민성, 서회장에게 인사하곤 손을 잡고 나간다. 닫히는 문.
영욱 : (벌떡 일어나는) 강서방 그 자식! 지수한테 대체 어떻게 했길래 (후우 한숨 쉬는)
서회장 : (굳은 얼굴이다) 동윤이가 시킷겠나? 지 마음이 시킷겠지.
영욱 : 아버지. 걱정 마세요. 지수가 말은 저렇게 해도 회의록 가지고 그런 짓은 (하는데)
서회장 : (OL) 할끼다.
영욱 : (보는)
서회장 : 누가 그카더라. 시상에서 제일로 위험한 기, 사랑에 빠진 딸이라꼬.
그 누고? 자명고 찢은 공주는 나라도 망하게 하지 않았나?
영욱 : 아버지.
서회장 : 영욱아, 내한테 오늘부터 딸래미는 지원이 하나뿐이다.
영욱 : (놀란) 아버지.
서회장 : PK준 핸드폰에 동영상 카피해 논거 있제?
영욱 : ... 네.
서회장 : 백홍석이라 캤나 그 아 아버지. 퍼떡 잡아라. 금마하고 동영상하고 검찰에 넘기믄 지수하고 동유이는 그날로
(하다가 잠시 말을 멈추고 낮은 한숨을 쉬곤) 둘이 옥살이 하는 동안에 지수 앞으로 계열 분리해 논것도
니한테 붙이뿌라.
영욱 : (놀란) 아버지. 지수를 집 안에서 내보낼 (하는데)
서회장 : (OL) 올해 멫 살이고, 우리 지수가?
영욱 : 마흔입니다.
서회장 : (회한에 젖은) 40년을 키았네. 흐흐흐. 그칸데 영욱아. 한오그룹은 내가 50년을 키아온기다.
영욱 : (그 말의 의미를 아는, 어쩔 수 없는)
서회장 : 서둘러래이.
결심한 서회장의 모습에서.
씬4. 강동윤의 대선 캠프 집무실 (낮)
동윤의 핸드폰이 울린다. 발신자명 서지수다.
동윤, 급하게 받으려는데 맞은편에 앉아있던 혜라가 손을 뻗어 잠시 만류한다.
그 의미를 안 동윤, 서 너 번 울리기를 기다렸다가 받는다.
동윤 : (담담한) 나야.
지수(F) : (밝은 통통튀는) 내 허락없이 할 수 있는 건, 저녁메뉴를 고르는 것 뿐이랬지.
동윤 : ... 그래.
지수(F) : 이젠 저녁메뉴를 고를 때도 내 허락을 받아야 될거야.
동윤 : (의미를 아는, 후우 안도하는)
혜라 : (그 동윤을 보곤, 자신도 안도한다)
동윤 : (핸드폰에 송화기를 막곤, 혜라에게) 오후3시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해.
혜라 : 네.
지수(F) : (통통튀는) 인사해. 당신 보좌관이야.
동윤 : ? (하는데)
동시에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지수, 핸드폰을 끈다. 뒤따라 들어오는 여1.
지수 : 유민영. 하버드에서 학위 따고 어디, 스탠포드라고 했나?
여1 : 네.
지수 : (여1에게) 커피 부탁해. 거기서 MBA 마치고, 미국에서 상하원, 대선 몇 번 치뤄봤대.
(혜라 보고) 인수인곈 필요없어. 부속실에서 알아서 할거야.
혜라 : (지수의 뜻밖의 등장에 당황한) 지금 후보님껜 제가 필요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후보님을 위해 (하는데)
지수 : (OL) 니 아버지가 몇 년만에 사장자리에 앉았지?
혜라 : (멈칫)
지수 : (소파에 앉는) 우리 아버지 밑에서 한 30년 일했나? 한땐 사람들이 그랬지. 좌정석, 우경식. 한오그룹을 움직이는 쌍두마차.
(살짝 비웃음을 띠며) 그래. 어쩌면 니 아버지도 그렇게 생각했겠다. 한오그룹엔 자기가 꼭 필요하다구.
자기가 없으면 무너질지 모른다구. 근데 어떡하니? 니 아버지 나가고 그룹이 두 배로 성장했지 아마?
혜라 : (모멸을 참으며 보는)
지수 : (여1이 갖다주는 커피 한 모금 마시곤) 혜라야. 그 사람이 필요한지 아닌지는 우리가 결정해.
니들은 우리한테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 발버둥 치는 거구. (여1에게) 시럽 좀.
혜라 : (모멸을 참으며 보는)
지수 : (옅은 미소로, 동윤에게) 여보. 우리 혜라, 10년 동안 당신 밑에서 고생했는데, 어디 자리 하나 마련해줘.
당분간 캠프 구석에서 일해도 좋구.
혜라 : (모멸을 참으며 그 순간을 견디고 있다)
지수 : (일어나 집무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분위기 바꿔야겠다. 산뜻하게! 새로!
(하다가, 혜라를 보며) 못 들었니? 인수인곈 필요없다니까.
혜라, 동윤을 보면 동윤, 지금은 참으라는 눈빛으로 낮게 고개를 끄덕인다.
혜라,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음을 안다. 고개 숙여 인사하곤 돌아서 나가는데서.
씬5. 감자탕집 안 (낮)
황반장과 용식이 감자탕을 먹고 있다.
용식 : 지가요. 터미날 아그들한테 모다구리 맞고 숨만 붙어있을디,
요 감자탕 대짜 한 그릇을 비우고, 고 자리서 발딱 일어났다 안하요.
황반장 : (말없이 먹는)
용식 : 지는요. 감자탕을 생명의 은인으루 생각한당께요.
황반장 : 퍼뜩 묵고 홍석이하고 조형사 물꺼 포장해가 빨리 가자.
용식 : 아따. 천천히 가도 된당께요. 조형사님이 반장님 데불고 한 시간만 자리 비아달라해서 왔다안하요.
황반장 : (그 말에 멈칫 용식을 보는, 뭔가 생각하는)
용식 : (뼈를 발라 먹으며) 아따 요거. 속살 보소.
황반장 : (수저를 내리곤 일어나 다급하게 나간다)
용식 : 어데간다요? (황반장이 가버리자) 아따. 대짜를 혼자 묵게 생겨부렀네. (하는데서)
씬6. 국제 결혼 상담소 (낮)
탁자 위에 펼쳐진 서울 지도가 화면 한 가득 보인다.
청담동과 강북 적당한 곳. 그 두 곳에 빨간펜으로 동그라미가 쳐져 있다.
청담동에 쳐진 동그라미를 집는 손. 그 위로
홍석(소리) : 에스테틱은 서지수가 소유한 한오백화점 7층에 있어. VIP 주차장에 파킹 하면
// 인서트. 서지수의 차가 파킹한다.
차에서 내리는 지수와 여비서와 경호원 1인. 바로 옆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는 위로
홍석(소리) : VIP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조형사 : (형사다운) 그 전에 따야겠네.
홍석 : (끄덕이는)
// 인서트. 엘리베이터 앞.
지수 일행이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길 기다리는데, 달려온 홍석이 경호원1을 제압하고 조형사가 여비서를 제압하고
달아나는 지수를 홍석이 잡아서 제압하는 모습 위로
홍석(소리) : 이번에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어. 공식 일정에는 경호원이 8명이나 붙으니까.
서울 지도. 펜으로 두 동그라미 사이를 이어 나가며
홍석(소리) : 용식이가 섭외한 캬바레는 동호대교를 건너서 동부간선을 타고 월계동으로 빠져서
(빨간 동그라미에서 멈추는) 여기.
// 인서트. 한적한 폐 카바레 앞. 그 위로
홍석(소리) : 일대가 재개발 중이야. 주민들은 다 이주했고 문 닫은지 몇 달 됐지.
조형사 : 일단은 거기까지 끌고 가고. 그 다음엔요?
홍석 : (단호한) 내가 알아서 하께.
조형사 : (머리 긁적이며, 슬쩍 눈치 보며) 근데요. 선배님. ... 이건 납치 아닌가?
홍석 : (단호한) 납치가 아니라! 연행이야! VIP 파킹 카드는?
조형사 : (주머니에서 카드 내미는) 용식이 놈, 제일 친한 친구 마누라가 위조 전문 가랍니다. (하는데)
문이 열리고 황반장이 들어온다.
조형사, 다급하게 탁자 위의 지도와 펜 등등을 쓸어서 치운다.
그런데 미처 치우지 못한 A4 용지 한 장 “2시 베르사이유 에스테틱” 이라고 적혀 있다.
황반장, 그 종이를 힐긋 보는데 조형사, 그 종이마저 다급하게 치운다.
황반장 : 니 쪼매 나가있어 봐라.
조형사 : (눈치보며 나가는)
황반장 : (홍석의 옆에 앉는) 홍석아. 니 내말 똑바로 들으래이.
홍석 : (장난스레, 옅은 미소로) 아, 말을 똑바로 듣지 옆으로 듣습니까?
황반장 : 누고? 니가 잡을라는 금마가 누고? 눈데? 조형사 저 아만 데리고 (하는데)
홍석 : 조형사한테 진 빚은요. 내가 갚을 수가 있습니다.
황반장 : 뭐라꼬?
홍석 :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벌 받고 나오면요. 조형사 저거, 쉰살 아니 환갑이나 넘겠습니까?
근데 반장님은 나이가 (손가락 꼽아보다가) 아이구야. 형수님이나 챙기세요.
황반장 : 홍석아!
홍석 : 반장님이 남의 집 강도 잡으러 다니는 동안, 반장님 집에 들어온 강도한테 형수님 다쳤잖아요.
... 두 돈짜리 금반지... 그 결혼반지 안 뺏길라다가...
황반장 : 고마해라.
홍석 : 집에 가세요. 형수님 다리나 주물러 주세요.
황반장 : 홍석아.
홍석 : 하던대로 합시다. 나하고 조형사는 현장 뛰고, 반장님은 보고 받고, 나중에 성과는 혼자서 다 챙기시고,
(장난스레 옅은 미소로) 아 그리고 백미터를 23초에 뛰는 양반이 누굴 돕습니까?
황반장 : (장난스레 발끈하는) 머라하노? 무신 백미터를 23초에 (하는데)
홍석 : 다 압니다. 체력 검정할 때, 검사관한테 담배 한 보루 사주고, 17초로 고치는 거.
황반장 : 니는? 턱걸이 꼴랑 두 개 하는 놈이 누구한테 큰 소리고?
홍석 : (사람 좋게 웃다가) 아이고. 우리 반장님. 코털이 두 개나 나오셨네. (손으로 황반장의 삐져나온 코털을 뽑아들고는,
코 속 한번 머리카락 한번 보곤) 어떡하냐 우리 반장님. 코털이 머리카락보다 더 많네요.
황반장 : 이노마가. (하며 홍석을 툭 치는)
그렇게 서로를 보며 웃고 마는 두 남자의 모습에서.
씬7. 혜라의 사무실 (밤) / 한 회만 나옵니다.
책상과 의자만 있는 정비되지 않은 사무실. 아무런 비품도 없다.
혜라, 책상 위의 전화기로 통화중이다.
혜라 : 며칠 내로 특보단을 꾸리겠습니다. 특보단장으로 발령 내주세요. 그럼 다시 후보님을 모실 수 있습니다.
씬8. 강동윤의 서재 (밤)
동윤 : (책상 위의 전화기로 통화중인, 잠시... 난감한, 하지만 담담하게) 특보단장은 배일수 총장이 맡기로 했어.
집사람이 추천했어. 방금 면담도 끝냈어.
씬9. 혜라의 사무실 (밤)
혜라 : (멈칫, 뭔가 서늘한 기분이다)
동윤(F) : 조금만 기다려. 적당한 자리를 알아볼게.
씬10. 강동윤의 서재 (밤)
동윤 : 혜라야. 대선만 끝나면 (하는데)
지수 : (문을 열고 빠르게 들어오며) 왠일이람. 민성이가 아빠를 다 찾네.
동윤 : (힐긋 보곤, 담담하게, 통화) 네. 최의원님.
지수 : (들어오며, 어떤 직감으로 동윤을 힐긋 보는데서)
씬11. 혜라의 사무실 (밤)
동윤(F) : 네. 당분간은 뵙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다음에 연락드리죠. (끊는)
혜라, 씁쓸하다. 조금은 서늘하다.
그때, 남직원 하나가 비품을 들고 들어 오는데서.
씬12. 강동윤의 서재 (밤)
동윤, 지수를 스치며 나가는.
지수 : 하루에 10분이라도 애하고 눈 맞춰줘.
동윤 : ... 그래. (나가는)
지수, 동윤을 따라 나가려다가 멈칫 선다. 책상 위의 전화기를 본다. 어떤 느낌. 잠시의 갈등.
지수, 다가가서 책상 위 전화기로 가서 재발신을 누른다. 발신음이 울린다. 뚜우...
씬13. 혜라의 사무실 (밤)
전화를 받으려다가 멈칫. 발신자 번호를 본다. 어떤 예감, 잠시 멈칫하는데.
씬14. 강동윤의 서재 (밤)
발신음이 계속 울리고 있다. 그렇게 몇 번 울리다가 누군가 받는다.
남자(F) : 최재경 의원 사무실입니다.
지수, 자기도 모르게 안도한다. 전화를 끊곤 한결 가벼워진 기분으로 나가는데서.
씬15. 혜라의 사무실 (밤)
남직원 : (전화를 내리며) 그냥 끊는데요.
혜라 : (끄덕이곤) 비품은 거기 두고 나가요.
남직원 : (나가는)
혜라, 피식. 실소가 번진다. 그러다 점점 굳은 얼굴이 된다. 생각에 잠긴다.
그 혜라의 얼굴 위로 플래시 되는
// 7부 씬8의 동윤 : 특보단장은 배일수 총장이 맡기로 했어. 집사람이 추천했어. 방금 면담도 끝냈어.
// 7부 씬4의 지수 : 그 사람이 필요한지 아닌지는 우리가 결정해. 니들은 우리한테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 발버둥 치는 거구.
혜라, 굳은 얼굴로 깊은 생각에 잠기는데서.
씬16. 인서트. 서울의 아침 (낮)
씬17. 황반장의 안방 (낮)
황반장이 상을 들고 들어오면, 병약한 아내가 이부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나 앉는다.
황반장 : 된장찌개 함 낄이봤다. (숟가락 쥐어주며) 내 손맛이 좋은지, 장맛이 좋은지, 묵을만 하더라. (하는데)
밖에서 거세게 문 두드리는 소리. 형사들 소리 “황일관 문열어 황일관!”
거세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불안한 얼굴로 돌아보는 황반장의 얼굴에서.
씬18. 특수본 조사실 (낮)
초췌하게 앉아있는 황반장의 얼굴. 그 위로
민찬(소리) : (통화중인) 아이고. 경찰이란 놈이 수사비 삥쳐서 슈킹을 하지 않나.
황반장의 앞에 앉은 민찬, 탁자 위에 놓인 내사 서류를 뒤적이며 통화중이다.
민찬 : 오락실 업주들한테 (하다가 내사 서류의 내용을 다시 보곤 픽, 비웃는) 한 달에 20만원. 하이고.
(황반장을 보며) 코 묻은 돈을 만지니까 손에 코가 묻지 이 양반아.
영욱(F) : 됐고. 빨리 끝내! 박검사!
민찬 : 넵! (끊곤 황반장을 보며) 어이 반장님아. 대한민국 법이 만만해 보이지?
대충 뒷돈 챙겨도 징계나 먹고 정직이나 당하고, 서로 얼굴 아는 사이에 사바사바해서 넘어가고.
근데 어이 황씨. 요번엔 잘못 걸렸다. 법대로 해보자. (황반장을 뚫어지게 보며) 당신. 파면이야!
황반장 : (놀라는) 검.. 검사님.
민찬 : 파면이면 어디보자. 퇴직금도 절반에 연금도 절반이라. 남은 인생 갑갑하겠어.
황반장 : 원하는 게 뭡니꺼?
민찬 : (피식 웃곤 두 손을 들어 손가락을 하나씩 꼽으며) 원하는 게 뭡니꺼? 좋아. 우리 일곱 글자 놀이하자.
(손가락을 하나씩 꼽으며) 백홍석이 어딨어?
황반장 : (그 질문에 멈칫. 침을 삼키는)
민찬 : (내사 서류 들어서 흔들며) 요게. 이면지가 될지 파면사유가 될지, 당신 입에 달렸어.
황반장 : ... 모.. 모릅니더 지는.
민찬, 벌떡 일어나 옆에 의자를 걷어찬다.
민찬 : (밖을 향해) 야!
형사들 : (문을 열고 달려 들어오면)
민찬 : 이 사람, 관할 구역 내 유흥업소, 폭력배, 사채꾼들 몽땅 잡아들여. 이놈하고 연관된 정보 뱉기 전에는
한 놈도 내보내지 말고 족쳐라.
형사들 : 네!
황반장의 그 당황하는 모습에서.
씬19. 서회장네 식당 (낮)
서회장네 가족 모두가 식사중이다.
영욱 : (밥을 먹으며, 서회장을 보고) 어제 시키신 일은 잘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회장 : (밥 먹으며 끄덕이는)
지원 : 에고고. 우리 오빤 나이가 오십인데 맨날 시키는 일만 하네요.
영욱 : 야야. 시키는 일도 제대로 못하는 놈들이 세상에 태반이야.
지원 : 장하십니다 오라버니. (하며 영욱과 장난스레 툭탁대는데)
서회장 : (밥 먹으며) 지수야. 민성이 그 스위스, 국제학굔가 그 보내면 어떻켔노?
동윤, 지수 : (동시에 서회장을 보는)
서회장 : (밥 먹고 반찬 먹으며 아무렇지도 않는 듯) 그 창보에 조회장 손자들이 그 서 핵교를 다니는데 머 괘않타 카드라.
지수 : (미소로) 생각해볼게요.
서회장 : 그래. 그래. (하는 서회장의 얼굴 위로 플래시 되는)
씬20. 서회장 서재 (낮)
씬19의 연결느낌.
영욱 : (놀란) 민성이를 스위스 국제 학교 보내잔 말입니까?
서회장 : (끄덕이는) 즈그 엄마하고 아버지 수갑차는 거를 아한테 우예 보이주겠노. 이달 안에 보내고로 퍼뜩 알아봐라.
영욱 : ... 네.
서회장의 그 단호한 얼굴에서.....
씬21. 서회장네 식당 (낮)
.....서회장의 인자한 얼굴로.
서회장 : (국그릇을 들고 안성댁에게 내밀며) 아침에 국이 참 잘됐네. 한 사발 더 주라.
지수 : 저도 국 좀 더 주세요.
안성댁 : (곤란한) 어떡하죠? 한 그릇밖에 안 남았는데.
서회장 : (허허. 인자하게) 그라믄 지수 주라.
지수 : (OL) 아니에요 아버지 드세 (하는데)
서회장 : 아이다. 내는 집에 있는데, 점때 (점심 때) 또 낄이 무거믄 되지. 지수 니가 무라. 나갈 사람이 마이 무야 안되겄나.
(딸을 인자하고 따뜻하게 보는)
지수, 그런 아빠를 따뜻하게 보는 얼굴에서.
씬22. 몽타주 (낮)
// 국제 결혼 상담소.
홍석과 조형사가 옷을 걸치고 홍석은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상담소에서 나간다.
벽시계 12시30을 가리키고 있다.
// 강동윤의 침실.
지수, 화려하게 외출준비를 한다. 화장을 하고 옷을 걸치고 귀걸이 팔찌 목걸이 그렇게 화려하게 치장하는 지수의 모습.
벽에 걸린 시계 오후1시를 가리키고 있다.
// 조형사가 운전하는 차가 백화점, VIP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VIP 전용 엘리베이터에서 멀지 않은 벽기둥으로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주차한다.
모자를 눌러쓴 홍석은 조수석에 앉아 있다. 차 안의 시계가 1시20분을 가리키고 있다.
// 지수가 서회장 저택의 그 화려한 복도를 걷고 그 화려한 계단을 내려와 화려한 거실을 걸어서 나가는 모습과
차 안에서 결연하게 기다리고 있는 홍석의 얼굴이 교차되다가
// 차 안.
홍석이 보는 시계. 1시 55분이다.
순간, 저만치 자동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는데서.
씬23. VIP 지하 주차장 + 조형사의 차 안 (낮)
저만치서 다가온 지수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조형사의 차 바로 옆을 지나간다.
모자를 눌러쓴 홍석이 눈을 살짝 치켜뜨고 본다.
뒷자석에 앉은 지수의 얼굴. 천천히 스쳐지나간다. 그 위로
// 1부 씬20의 지수(소리) : 사람이지? 죽었을까? 어떡하지?
홍석의 눈에 비치는 숨길 수 없는 분노.
지수의 차가 엘리베이터 옆에 주차된다.
홍석과 조형사가 차에서 내리려다가 멈칫 한다.
바로 앞을 지나가는 검은색 차량 두 대. 바로 지수를 뒤따라 온 것.
그 차에서 내리는 8명의 경호형사들. (경호팀장도 보인다).
놀라는 홍석과 조형사.
8명의 경호형사들이 지수의 차를 둘러싼 뒤에야 지수가 내린다.
따라 내리는 여비서. 차 안에는 기사만 있다.
홍석, 뜻밖의 상황이다.
4명의 경호형사는 지수의 차량 주변을 지키고 4명의 경호형사는 지수를 호위해서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지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는 홍석.
조형사 : ... 개인 스케줄인데 경호팀이 붙네요. 아씨. 경선에서 이겼다고 경호원이 충원된 모양이네. (홍석을 보며) 어떡하죠?
홍석 : (그 뜻밖의 상황에 답답해하는 얼굴에서)
씬24. 커피숍 앞 + 커피숍 안 (낮)
저만치에서 달려오는 지원이 급하게 커피숍 안으로 들어간다.
지원 : (정우의 맞은편에 앉으며) 미안. 미안해요. 맨날 늦네. (하고 앉으려는데)
정우 : (OL, 담담한) 연락은?
지원 : (앉아선 멀뚱하게 보다가) 사람들하고 대화 안하죠? 지시만 하죠?
사람이 미안하다고 하면 괜찮다고 하든지, 아님 화를 내든지, 그러고 나서 (하는데)
정우 : (OL) 연락 없었어?
지원 : 후... 검사들하고 말하면 왜 취조당하는 기분이 들까?
정우 : 기자하고 말하면 취재당하는 기분 들어.
지원 : (쩝) 그날 뒤로는 없네요. 아 그때 부킹만 안 당했어도... 근데요. 백홍석 그 사람, 분명히 뭔가를 아는 것 같았어요.
정우 : ... 왜 너였을까?
지원 : 네?
정우 : 그 많은 기자들 중에 왜 하필 너한테 연락을 했지.
지원 : 그야 뭐, 내가 명함도 주고 차도 그때 (하는데)
정우 :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있다가, OL) 백홍석 그 사람. 뭔가 아는 거... 맞아. 뭔가를 알고 있어.
지원 : (보다가) 정말 대화가 안되네.
정우 : (생각에 잠겨) 난 에스프레소.
지원 : ?
정우 : (생각에 잠겨 보지도 않고) 늦었잖아.
지원 : (허, 어이없어 하면서도 카운터로 간다. 가서 메뉴판을 보고 고르며 종업원에게)
저기요. 에스프레소에 샷을 몇 개 추가하면 사람이 먹다 쓰러질까요? (하곤, 메뉴판 보고 고르는데)
저만치 앉은 정우, 수첩을 펼쳐본다. 그 수첩에 적힌 글자. PK준, 여자, 강동윤.
여자와 강동윤 중간에 서지원이라는 글자를 쓰곤 물음표를 지운다.
잠시 수첩을 보다가 여자를 쭉쭉 지우곤 서지수라는 이름을 쓰는데서.
씬25. 에스테틱 VIP 룸 (낮)
몽환적인 음악이 흐르는 실내.
에스테틱 베드 주변엔 캔들대 위에 놓인 아로마 초가 은은한 향과 빛으로 지수의 주변을 밝히고 있다.
지수가 가운을 입은 채 엎드려 있고 서너 명의 여자가 둘러서 손톱관리 발톱관리 오일 마사지 등을 하고 있다.
나른하고 기분 좋게 졸린 듯한 지수의 모습에서.
씬26. VIP 지하 주차장 + 조형사의 차 안 (낮)
차 안의 시계, 2시 40분이다.
조형사, 홍석의 눈치만 본다.
홍석은 저 앞에 보이는 지수의 차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 눈앞에 보이는데도 잡지 못하는 무력감.
그 차 주변에 있는 4명의 경호원들. 그들의 안주머니에 얼핏 보이는 총기들.
홍석 : (낮은 신음을 터뜨리듯) 돌아가자.
조형사 : (그런 홍석을 마음 아프게 잠시 보다가 시동을 걸려는데)
홍석 : 잠깐! (하며 키를 돌리는 조형사의 손을 잡는)
보면, 지수의 차에서 정장 차림의 기사가 내린다. 화장실에 가려는 듯.
조형사의 차 앞을 지나 저만치 간다.
홍석과 조형사의 눈빛이 마주치는데서.
씬27. 화장실 변기 칸 안 (낮)
입과 몸이 묶여 웅웅거리는 기사의 모습이 잠시 보인다.
기사의 양복을 입은 홍석이 주차된 차들 사이로 몸을 숨기며 지수의 차로 다가가고 있다.
저만치 차 안에 있던 조형사와 눈이 마주친다. 끄덕이는 홍석.
동시에 차를 출발시키는 조형사. 달려가서 저만치 주차돼있는 지수의 차 앞에서 멈춘다.
조형사가 내린다. “어이! 팀장님!” “야야, 조형사 왠일이야.”
"놀라지 마십시오. 저요 이 백화점 VIP고객입니다” “하이고, 편의점 VIP고객이겠지. 어떻게 지내?”
조형사가 4명의 경호 형사들과 키득거리며 수다를 하는 사이, 뒤쪽에서 숨어든 홍석이 지수의 차 운전석에 탄다.
쾅! 문이 닫히는 소리에 돌아보는 경호형사들.
그들의 시선으로 보이는 운전석. 운전기사가 몸을 돌려 운전석에서 뭔가를 찾는듯하다.
이내 다시 고개 돌려 다시 조형사와 수다를 한다.
“어떻게 지내?” “팀장님 뱃살은 누가 가져갔습니까? 야 장형사, 키높이 구두 신을만 하냐?” 등등의 수다를 떨다가
홍석과 눈이 마주치자 “자, 된장녀는 이제 쇼핑하러 갑니다” 하며 손 흔들며 차에 타곤 출발한다.
유쾌한 분위기로 다시 지수의 차를 둘러싸는 경호원들.
팀장이 힐긋 차 안을 보면, 기사양복의 남자가 피곤한 듯, 고개를 숙이고 핸들에 머리를 박고 있다.
자기도 피곤한 듯, 으아아 하품을 하는 경호팀장의 모습에서.
씬28. 특수본 조사실 (낮)
민찬, 탁! 하고 탁자를 내리친다.
민찬 : (자술서 뭉치를 보며) 여깄네 여기. 그 동네 양아치들이 싹다 불었네. 아이고. 미아동 돼지엄마.
사채 회수도 도와주셨어? 범인 잡으라고 준 수갑하고 권총으로 사채업자 해결사를 했구만.
황반장 : (당황, 다급한) 아닙니더.
민찬 : 요거봐라 요거. 수유동 나이트에 테이블을 두 개나 갖고 계셔?
황반장 : (다급한) 지는 그런 거 엄슴니더. 검사님. 지는예. 푼돈은 쪼매 받았지만 지금 그거는 전부 거짓말입니더.
민찬 : 거짓말? (탁 앉아서 황반장을 똑바로 보며) 백홍석이 어딨어?
황반장 : ... 모릅니더.
민찬 : 봐. 당신도 거짓말 하잖아. 우리도 거짓말 좀 하자. 요정도면 실형 5년은 기본이겠네.
황반장 : (답답하고, 당황되고, 미치겠는데)
민찬 : (물 한잔 따르며, 지금과는 다르게 아주 다정한) 내일 모레 환갑인데, 5년 간 빵살다 나와서 연금이고 퇴직금 반토막나면
어떻게 살라고 그래. (물을 황반장에게 주며 다정하게 옆에 앉아서) 당신이 내 삼촌같아서 하는 얘기야.
아, 사람이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 마누라하고 자식새끼도 생각해야지.
당황되고 감당할 수 없는 이 상황에 조금씩 떨리는 황반장의 얼굴. 그 위로 짧게 플래시 되는
// 7부 씬6의 테이블 위, A4 종이에 적힌 그 글자. “2시 베르사이유 에스테틱” 그 위로
민찬(소리) : (다정한) 백홍석이 어딨어? 말만 하면 계장도 달아줄게.
황반장, 점점 입이 떨려온다.
민찬 : ....그래 ...말해.
황반장 : 지는예... 지는예... (울 것 같은 마음을 참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모릅니더. 검사님. 지는 몰라예.
화가 나서 탁자를 내리치며 일어나는 민찬,
고개를 숙이고 있는 황반장의 모습에서.
씬29. VIP 지하 주차장 + 지수의 차 안 (낮)
딩동! 엘리베이터가 열린다.
다가가는 경호형사들. 호위를 받으며 차로 다가오는 지수.
차 안의 홍석, 고개를 숙인 채 초긴장의 마음으로 침을 삼킨다.
버튼 시동을 건다. 기어박스를 1에 놓는다. (없을 경우, 수동 전환)
홍석이 곁눈질로 보면, 다가오는 지수. 그 여자가 지금...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덜컥. 여비서가 뒷자석의 문을 열어주면, 지수가 탄다. 닫히는 문.
경호원과 여비서가 타려는 순간. 풀악셀링을 하는 홍석.
끼이익!!! 굉음을 내며 달려가는 차.
홍석, 2단으로 1단으로 수동변속을 하며 퀵다운과 풀악셀링을 번갈아하며 지하주차장을 빠르게 달린다.
뒤따라오던 경호원들, 다급하게 차에 올라 뒤쫓는다.
지수의 차 안.
지수 : (뜻밖의 상황에 당황한) 최기사! 왜 이래 (하다가 보면, 옷만 최기사의 옷. 머리며 옆모습이 아니다. 놀란)
당.. 당신 누구야!
홍석 : (운전하며 당당하게 힘차게) 서지수! 교통사고처리특례법, 형법상 살인 및 살인방조혐의로 긴급체포한다.
놀란 지수가 보면, 운전하는 그 남자의 옆모습. 알듯하다.
// 3부 씬46의 동윤의 앞에 무릎 꿇던 홍석의 모습 잠시.
지수 : 으으으으.... (숨도 쉬지 못할 공포다. 부들부들 떨려온다)
씬30. VIP 지하주차장 입구 (낮)
끼이익! 달려와 지하주차장 출구쪽으로 가는 지수의 차.
위로 올라가는 출입구에 지수의 차를 횡으로 급하게 파킹한다. 상하행 차로를 다 막은 것.
홍석, 내려선 지수를 끌고 바로 위에 기다리고 있는 조형사의 차로 달려간다.
뒷자석의 지수와 함께 타는 홍석. 조형사의 차는 급하게 출발한다.
뒤 따라오는 경호차들. 출입구에 막혀 있는 지수의 차에 막혀 멈춘다.
몇몇은 위로 올라가고 몇몇은 지수의 차 안을 살펴보지만, 키는 없다.
다급한 상황에 핸드폰을 거는 경호팀장과 뒤를 쫓아 달려가는 경호형사의 모습에서.
씬31. 강동윤의 대선 캠프 집무실 (낮)
동윤이 일본 신문기자와 인터뷰 중이다.
맞은편에 앉은 신문 기자. 그 옆의 카메라 기자. 가운데 동시 통역사가 있다.
여1이 동윤의 뒤에 배석하고 있다.
동윤의 하는 모든 대사를 낮은 소리로 동시통역사가 통역한다.
동윤 : (질문에 대한 답변 마무리 중인) 한일 양국이 상호 협조해 나간다면 브릭스의 블록 경제에 맞먹는
동아시아 경제권을 구축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 (질문. 일어) 독도 영유권 분쟁이 양국간의 관심사인데, 독도의 소유권이 한국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동윤 : (동시통역사의 통역을 들으며, 담담하지만, 눈썹이 살짝 꿈틀거리는, 도발적인 질문이다)
여1 : (앞으로 나서며 만류하려 하지만)
동윤 : (손으로 제지하며 미소로 담담한) 독도가 한국땅이다. 일본땅이다... 그게 뭐가 중요하지요?
여1 : (놀라는)
기자 : (놀라는)
동윤 : 일본이 정말 독도가 자신의 땅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위대를 동원해서 점령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기자 : (더 놀라는)
동윤 : (담담한) 왜 놀라죠? 백 년 전에 일본은 군대를 동원해서, 독도보다 수백만배나 큰 한반도를
무력으로 점령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왜... 그 작은 독도를 점령하지 못합니까?
기자 : ...
동윤 : (담담한) 그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국제 관계의 기본은 힘입니다.
만약 우리가 약해진다면, 아무리 독도가 한국땅이라고 수만번을 외쳐도 결국 빼앗기게 되겠죠.
기자 : ...
동윤 : 하지만 우리가 지금보다 강해진다면, (앞에 놓인 물 한 모금 마시곤) 한국 땅이다 일본땅이다. 그런 논쟁은 없어지겠지요.
지금의 국력으로도 대한민국이 독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니까요.
기자 : ... (약간 눈썰미가 올라가는)
동윤 : (담담한) 제 꿈은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겁니다. 대답이 됐습니까?
기자 : (불만스럽지만... 끄덕이는)
동윤 : (일어나며) 그럼 이만. (창가로 가서 밖을 내다보는)
기자 일행들, 불퉁하게 인사하고 나간다.
여1 : (동윤에게 다가와) 일본인의 반한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입니다.
동윤 : (OL 아무렇지도 않게) 투표는 우리 국민들이 하는 거야. (하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동윤이 받는다.
동윤 : 강동윤입니다. (충격! 놀란!) 언제? (다급한) 당장 막아. 언론, 경찰 다 막아. 밖으로 새나가면 안돼.
여1 : (무슨 일인가 다급하게 다가오면)
동윤, 여1에게는 신경도 안쓰고 급하게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다. 다급하다. 상대가 받는다.
혜라(F) : 네 후보님.
동윤 : 혜라야. 문제가 생겼어.
동윤, 통화를 하며 옷을 챙겨 급하게 나가는 모습에서.
씬32. 혜라의 사무실 (낮)
혜라, 다급하게 핸드폰 통화중이다.
혜라 : 에스테틱 방문은 개인 스케줄입니다. 사모님 개인 스케줄은 아트홀 비서실과 백화점 부속실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유출 경로를 확인해보겠습니다. 네. (끊는데서)
씬33. 폐 카바레 앞 (낮)
조형사의 차가 폐 카바레 앞에 바싹 붙어서 멈춘다.
먼저 내린 조형사, 주변을 살핀다. 인적이 없다.
홍석, 지수를 끌고 내린다. 뭔가 소리를 외치려는 지수의 입을 조형사가 막는다.
다급하게 안으로 들어가는데서.
씬34. 폐 카바레 안 (낮)
어느 룸 안에서 종이를 들고 나오는 조형사. (그 안에 지수가 있다)
근처에 있는 소파를 밀어 앞을 막고는, 홍석에게 다가와서는 종이와 핸드폰을 건넨다.
종이에는 강동윤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조형사 : (핸드폰을 건네며) 용식이 제일 친한 친구 엄마가 대포폰 장사를 한답니다.
그 뭐라더라? 비행모드, 탈옥, 칩을 어쩌고 해서 위치추적이 안되는 거라네요.
조형사, 저만치 가서 소파에 널브러져 눕는다.
홍석, 종이에 적힌 그 전화번호를 보다가 버튼을 하나씩 누른다.
씬35. 서회장 거실 (낮)
동윤이 급하게 들어오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보면 낯선 번호다.
뭔가 느끼는 예감.
동윤, 물끄러미 핸드폰을 보다가 각오하곤 받는다.
동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 쪽도 아무 말도 없다.
동윤은 알았다. 홍석이라는 것을. 서로가 서로의 숨소리를 느끼는 잠시.
씬36. 분할 화면 (낮)
백홍석과 강동윤. 두 남자의 얼굴이 화면 가득 나눠서 잡힌다.
동윤 : (홍석의 숨소리를 느끼고 있다)
홍석 : (동윤의 숨소리를 느끼고 있다)
동윤 : (나직한) 원하는 게 뭐야?
홍석 : (담담한) 니 입으로 말하는 거.
동윤 : 뭘 말해야 되지.
홍석 : 니가 한 짓. 모두 다.
동윤 : 당신이 얻는 건 뭐지.
홍석 : 니가 어떤 놈인지, 세상 사람이 다 알게 되는 거.
동윤 : 자수해라. 내가 무죄로 풀려나게 해주지. 돈을 원하나? 새로운 인생을 원해? 뭐든지 해주지.
홍석 : 오늘 저녁 뉴스에, 니가 한 짓이 방송으로 안 나오면 .....니 아내가 먼저 입을 열게 될거야.
동윤 : 백홍석!
홍석 : 오늘 저녁 뉴스다! (끊는)
씬37. 폐 카바레 안 (낮)
홍석, 핸드폰을 근처에 툭 던진다. 피곤한 얼굴이지만 눈빛만은 형형하다.
씬38. 서회장네 거실 (낮)
동윤, 후우 긴 한숨을 쉬곤 잠시 소파에 앉는다. 마음을 진정시킨다. 생각을 정리한다.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할 힘을 가진 존재는 오직 한 사람 뿐이다. 일어난다.
서재 앞에 선다. 숨을 고르곤 옷매무새를 바로 한다. 문을 두드린다. 똑똑똑똑.
씬39. 서회장 서재 (낮)
동윤이 들어가면, 영욱이 일각에 앉아 답답한 듯 한숨을 쉬고 있다가 들어오는 동윤을 노려본다.
서회장은 수박화채를 먹고 있다.
동윤 : (다가가서 서는, 담담한) 지수한테 문제가 생겼습니다.
서회장 : (영욱을 보고, 화채를 먹으며) 백홍석이 금마가 데려갔다캤나.
동윤 : (놀라는, 서회장이 이미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서회장의 반응이 뜻밖이다)
영욱 : (후우 한숨 쉬곤 외면하는)
서회장 : (동윤을 보고) 그거 말고 또 문제가 있나.
동윤 : (당황을 감추고 서 있다)
서회장 : 하이고. 시상에. 자슥 잃은 짐승이 얼매나 무서분 법인데. 우짜믄 좋노?
영욱아. 안성댁한테 정때 (저녁때) 방아 넣고 된장찌개 좀 낄이라캐라. 동윤이 니도 방아 좋아하제?
동윤,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언뜻 파악이 안된다.
화채를 맛나게 먹고 있는 서회장을 물끄러미 보다가
동윤 : 장인어른. 지수가 위험합니다.
서회장 : (수박화채를 먹으며 담담한) 지수는 내 딸이 아이다.
동윤 : (둥! 충격이다)
서회장 : 니 마누라다.
동윤 : ...
서회장 : 니 마누라를 살리고 싶으믄, 백홍석이 금마가 해달라는 거 해주믄 될끼아이가. 그자?
동윤 : ...
서회장 : 와? 금마가 해달라는 건 해주기가 싫고, 니 마누라는 살리고 싶고. 그렇나?
흐흐흐. 이 세상에 그렇게 주판 놓는 법은 없데이.
동윤 : ... 지수한테 이야기 들었습니다. 장인어른과의 대화, 잘 끝났다고.
서회장 : 하이고. 아부지하고 딸래미하고 작별 인사하는데, 잘 안 끝날 일이 머있겠노.
동윤 : (둥!!! 알겠다. 확실한 절연의 의도)
영욱, 답답한 듯 일어나 다가온다. 서회장의 옆에 서서
영욱 : 아버지! 그래도 지수는 (하는데)
서회장 : (손으로 말을 막는)
화채를 먹고 있는 서회장. 충격으로 서 있는 동윤. 답답한 마음으로 서 있는 영욱.
그 잠시의 침묵이 보인다.
동윤이 서회장을 바라보고 있다. 담담한 척 하지만 긴장을 숨길 수가 없다.
동윤 : (낮은, 결연한) 제가 뭘 어떻게 하면, 구해주시겠습니까?
서회장 : (화채 먹으며) 경찰에 가갔고 자수해라. 지수캉 같이.
동윤 : (둥!)
서회장 : 그카믄 내가 변호사는 비싼 놈으로 써주꾸마.
동윤 : (마지막 절규같은 느낌. 하지만 담담한) 그냥 무너지진 않을 겁니다 저.
서회장 : 하이고 동윤아. 니가 눈을 그래 부라리도 겔국에는 마누라 치마폭에 숨은 놈 아이가?
치마 안 상하고 니를 들낼라고 내가 을매나 고생을 했노.
동윤 : ...
서회장 : 그칸데 인자 치마를 찢기로 했어이, 니가 할 수 있는 거는 아무 것도 없을 끼다.
(다 먹은 수박화채 그릇 건네며) 나가믄서 안성댁한테 주고 가래이.
동윤, 무력감으로 그런 서회장을 보고 있다. 벼랑이 보이는 기분이다. 바로 눈 앞에.
씬40. 서회장네 거실 (낮)
동윤, 나와서 계단 쪽으로 가면 그 옆을 지나가는 안성댁. 들고 있던 그릇을 받아선 주방으로 간다.
동윤, 계단으로 올라간다. 쓰러질 것 같은 기분을 가까스로 견디며 동윤이 2층으로 올라간 뒤,
영욱이 서재에서 나온다. 다급하게 핸드폰을 건다.
영욱 : (상대가 받은) 백홍석 은신처 아직 못 찾았어? 박검사 가만 보면, 말은 빠른데 행동은 늦어.
(상대의 말을 듣다가) 변명할 시간에 빨리 찾아! (끊는)
영욱, 거실 중앙에 선다. 2층을 노려보다가 서회장 서재를 한숨 쉬고 바라보다가 소파에 털썩 앉는다.
영욱, 답답하다. 후우 한숨 쉬는데서.
씬41. 강동윤의 서재 (낮)
동윤, 의자에 깊숙이 앉아 있다. 핸드폰을 본다. 발신자 번호.
동윤, 통화버튼을 누른다.
동윤 : (상대가 받은) 아내하고 통화를 해야겠어. 안전을 확인하고 싶은데.
씬42. 폐 카바레 룸 안 (낮)
조형사가 핸드폰을 들고 들어온다.
허름하고 찢어진 소파에 앉아 있던 화려한 차림의, 눈물범벅의, 겁에 질린 지수가, 놀라서 주춤 뒤로 물러난다.
두 손으로 워워! 안심하라는 손시늉을 하고 다가간 조형사가 핸드폰을 건넨다.
벌벌 떨면서 받는 지수.
지수가 너무 두려워 벌벌 떨며 조형사를 바라보자 조형사가 안심시키려는 듯 저만치 멀리 문 앞에 가서 선다.
그리고 안심하라는 손짓을 한다.
지수가 그제서야 핸드폰을 귀에 갖다 댄다.
지수 : 여.. 여보세요.
동윤 : (따뜻한) 지수야.
지수 : (동윤의 목소리에 울컥하는) 여보.. 동윤씨. 나 좀 살려줘 동윤씨. 아빠한테 말해서 나 구해줘.
동윤 : (따뜻한) 지수야... 괜찮아?
지수 : (그 따뜻함이 고마운) .. 어.
동윤 : (따뜻한) 어디 다친데는 없고?
지수 : (고마워서 마음이 무너지는 느낌. 울컥) 어... 동윤씨.. 아빠한테 말해서 (하는데)
동윤 : (따뜻한) 지수야. 장인어른. 당신 구해줄 생각 없으셔.
지수 : 뭐?
차마 믿을 수 없는 지수의 그 얼굴에서.
씬43. 서회장 서재 (낮)
영욱이 답답해하는 얼굴로 서회장의 앞에 서 있다.
영욱 : 아버지. 정말 지수 저렇게 두실 겁니까? 제 힘으로 한계가 (하는데)
서회장 : 영욱아. 우리 회사가 와 한오그룹 인지는 알제? 다섯 형제가 한 몸처럼 지내자캐가 한오그룹이라꼬 이름을 짔다이가.
근데 동생 네 놈 중에 두 놈은 징역갔고. 한 놈은 물 건너 도망가 살고. 한 놈은 지 회사 뺏깃다고 화병으로 죽었다이가.
그라고 내가 지금 요 앉아 있는기다.
영욱 : 아버지. 그래도 지수는 일단 구하고 나서 (하는데)
서회장 : 아무리 방이 넓다캐도 주인이 앉는 의자는 하나뿌이다.
영욱 : ...
서회장 : 소파에 앉고 싶어하는 놈은 얼매나 불러도 좋데이.
씬44. 강동윤의 서재 (낮)
동윤, 지수와 묵음으로 핸드폰 통화중이다. 그 절망의 표정. 그 위로
서회장(소리) : 그치만도 요자리에 앉고 싶어 하는 놈은 절대로 나노면 안된데이.
씬45. 폐 카바레 룸 안 (낮)
지수가 동윤과 묵음의 핸드폰 통화중이다. 그 충격의 얼굴. 그 위로
서회장(소리) : 그놈하고 같은 편이 된 아는 형제 아이라 딸래미라캐도 그놈캉 똑같은기다.
지수 : (차마 믿을 수 없는) 아빠가... 나한테...
동윤(F) : 지수야.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백홍석 그 사람이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다.
지수 : (점점 얼굴이 분노로 변해가고 있다)
동윤 : 지수야. 이제 우리 둘이 끝났 (하는데)
지수 : (분노로, 낮게, 저만치 문 앞에 있는 조형사가 듣지 못하도록) 드레스룸 왼쪽 끝에 골드박스가 있어.
씬46. 강동윤의 서재 (낮)
지수(F) : 그 밑에 시크릿 키가 있어.
동윤 : (둥!)
지수(F) : 적어. 1208KDY
동윤 : (적다가 멈칫 보는 그 코드넘버의 의미를 아는. 나중에 대사로 사용할 것임. 1208은 동윤의 생일. KDY는 동윤의 이니셜)
지수(F) : 당신이 원하는 게 그 안에 있어.
씬47. 폐 카바레 룸 안 (낮)
지수 : 동윤씨. 그걸로 싸워. 그걸로 나 구해줘... 기다릴게 동윤씨.
문 앞에 있는 조형사가 다가온다. 핸드폰을 건네준다.
불안과 분노와, 동윤에게서 느낀 따뜻함이 교차하는, 그 복잡한 지수의 얼굴에서.
씬48. 동윤의 서재 (낮)
동윤이 바라보고 있다. 자신의 책상에 놓인 종이. 거기에 적인 코드 넘버. 뭔가 깊은 생각에 빠져 보고 있는데,
급하게 들어오는 혜라.
혜라 : 개인 스케줄 유출 경로 파악 됐습니다. 아트홀 비서실입니다. 팩스 수신지에 사람들을 보냈습니다.
동윤 : (자신의 생각에 잠긴)
혜라 : 사모님. 구할 수 있을 겁니다. 후보님께도 아무 일 없을 거구요. (하다가 동윤의 앞에 놓은 코드 넘버를 본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세이프 디파짓?
동윤 : (끄덕이는..)
혜라 : (설마하는, 당연하지만 믿기지 않아서 확인하는) 사모님이.. 말해 주셨습니까?
동윤 : (끄덕이는)
동윤. 깊은 생각에 빠진 그 얼굴 위로... 짧은 플래시.
// 3부 씬9 서회장 : 내한테 그런 재주는 없다. 한 번 버린 놈을 우예 또 버리겠노?
// 7부 씬39 서회장 : 경찰에 가갔고 자수해라. 지수캉 같이.
// 7부 씬39 서회장 : 니가 할 수 있는 거는 아무 것도 없을끼다.
동윤, 깍지를 낀다. 뭔가를 결정하기 직전의 마음이다.
혜라 : 이 회의록이 후보님께 있다는 걸 알면 회장님도 더 이상 압박하지 못할 겁니다. 지금 바로 서회장님을 찾아가서 (하는데)
동윤 : (결정을 내렸다) 아니. 찾아오게 만들어야지.
혜라 : (? 해서 보는)
동윤 : (결정을 내린 뒤의 평온한 미소) 언젠가 처제가 그러더군. 사랑은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라고...
정치도 그래.
혜라 : ....
동윤 : 먼저 찾아가면 지는 거지. 그걸 잊고 있었어.
혜라 : ...
동윤 : 혜라야. 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이 누군지 아니?
//인서트. 의자에 앉은 서회장. 그 얼굴 위로.
동윤(소리) : 그 누구도 먼저 찾아갈 필요가 없는 사람이야.
동윤, 코드 넘버가 적힌 종이를 혜라에게 내민다.
혜라 : 어떻게.. 할까요?
동윤 : 장인어른이 나를 찾아오게 만들어.
혜라 : (..설마..하는 기분으로) 후보님.....
동윤 :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줘. 그게 정치하는 사람이 할 일 아닌가.
혜라, 둥! 놀라는데서.
씬49. 은행 시크릿 디파짓 박스 앞 (낮)
화면 가득 보이는 작은 금고(세이프 디파짓 박스)가 열린다.
그 위. 선명하게 보이는 서류의 제목 ‘유상증자 회의록’ 그 회의록을 집어 드는 혜라.
그런데 그 금고 안쪽. 핸드폰이 보인다.
혜라, 핸드폰 동영상을 클릭하면, 동윤이 PK준에게 제안을 하던 모습이 짧게 1초 정도 보인다.
바로 동영상을 끄는 혜라. 금고 안에 핸드폰을 두고 닫으려다가 멈칫. 선다.
그 혜라의 얼굴 위로..
혜라(소리) : 이번 대선에서는 트위터, SNS,
씬50. 강동윤의 서재 (낮)
씬48의 연결 느낌.
코드 넘버가 적힌 종이를 혜라가 들고 서 있다.
혜라 : 소셜 미디어가 위력을 발휘할 겁니다. 온라인 조직을 만들겠습니다. 그쪽 책임자로 절 (하는데)
동윤 : 온라인 대선 캠프 결성했어. 조혜영 교수가 책임자야.
혜라 : ... 사모님 동창분.. 말씀입니까?
동윤 : (끄덕이곤, 안심시키는) 기다려. 날 믿고.
혜라 : (보는데서)
씬51. 은행 시크릿 디파짓 박스 앞 (낮)
혜라,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든다. 주머니에 넣는다. 문을 닫는다.
유상증자 비밀 회의록을 들고 또각또각 걸어가는 혜라의 뒷모습에서..
씬51-1. 국제 결혼 상담소 (밤)
용식, 낄낄거리며 라면을 먹으며, 수를 보고 있는데,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배상무와 수하들. 일반 건달들과 다르게 절도 있는 무술 같은 공격으로 용식을 간단하게 제압한다.
그 사이, 주변을 뒤지는 사내들이 쓰레기통에 찢어져서 버려져있던 서울지도에서,
붉은펜으로 동그라미에 쳐진 부분을 찾아 배상무에게 내민다.
벌벌 겁에 질려서 떠는 용식.
배상무, 수하들에게 제압당하는 용식의 눈앞에, 찢어지고 구겨진 지도,
강북의 붉은펜으로 동그라미가 쳐진 그 부분을 들이밀자마자,
용식이 다다다다다 주소를 불러대는 그 입모양에서.
씬52. 폐 카바레 안 (밤)
일각. 묵음의 TV가 켜져 있고 홍석이 미연과 수정의 납골당을 찍은 사진을 보고 있다.
저만치서 캔커피 두 개 들고 설렁설렁 걸어오는 조형사.
조형사 : 하이고. 캔커피 하나 사는데 10분을 걸었습니다. 요놈의 동네가 싹 다 철거를 했네요. 드십쇼.
(하며, 들고 온 캔커피 두 개 중 하나를 내미는)
홍석 : (받아서 근처 탁자에 놓는)
조형사 : (자기 캔커피 따며) 선배님. 오늘요. 그 놈이 다 밝히면, 그담엔 어떡하실 겁니까?
홍석 : (보면)
조형사 : 아, 선배님이 저 백 번도 넘게 인생 상담 해 주셨으니까, 요번엔 제가 해 드리겠슴다.
홍석 : 어떡하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지.
조형사 : 아이고. 주옥같은 말씀. 볼펜이 있으면 어디 적어놔야 되는데.. 제가요. 밀항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홍석 : (빤히 보는)
조형사 : 히히.. 저도 자세히 보면 참 이쁜 얼굴입니다. 그쵸?
홍석 : 7년을 자세히 봐도 난 모르겠는데.
조형사 : 이씨.. 제가요. 옥편 뒤져가면서 형법 책 좀 봤는데요. 선배님 같은 경우는 법정살.. 암튼 그거라서
고의성이 없어도, 못 살아도 수십 년이랍니다.
홍석 : ....그렇겠지...
조형사 : 용식이 사촌 형제들이 동남아에서 밀입국자 태우고 오는 밀항선을 한다네요.
갈 때는 빈 배로 가니까 반값에 퉁쳐서 제가 한 번 (하는데)
홍석 : 됐다. 조형사.
조형사 : 아, 선배님. (하다가 캔커피를 흘리는)
조형사, 호들갑스럽게 걸레를 찾으러 가서는 옷을 닦다가 앞에 놓인 TV 화면을 보는데, 둥!
조형사 : ...선.. 선배님.
홍석 : (뭔가 싶어서 조형사가 가리키는 손가락을 따라 TV를 보면)
그 TV에 보이는 자막! “잠시 후, 강동윤 후보 대선 캠프 중대발표 예정”.
홍석, 벌떡 일어난다. 뚫어지게 본다. 그 자막을.
그 얼굴에 피어나는 기대. 드디어 모든 것이 끝날 순간이 왔다는 마음이다.
씬53. 특수본 조사실 (밤)
민찬, 후 넥타이를 풀어서 탁자 위에 내려놓는다.
민찬 : 야, 이 아저씨 송치해.
형사1 : 공소유지가 힘들 거 같은데요.
민찬 : 아이고. 요새는 검사실에서 일하면 다 검사야. 재판 니가 하냐? 내가 하지?
황반장 : (초췌하고 힘없는 얼굴로 앉아 있는)
민찬 : 아자씨. 하루 동안 같이 고생했는데, 내가 개평 1분 줄게.
황반장 : ...
민찬 : 백홍석이 어딨어? 아자씨. 윈윈 알지? 나도 이기고. 아저씨도 이기고. 말해.
그럼 오늘 따뜻한 집에 가서 따뜻한 마누라 품고 따뜻한 이불에서 잘 수 있다고. 어?
황반장 : (힘없이 고개 드는) ... 지는예. ... 참말로... 암것도... 모릅니더.
민찬 : (탁자 탁 내리치곤, 두 손 번쩍 들고) 졌다. 만세! 황반장! 만세! (형사에게) 내사자료 첨부하고,
(근처 서류 두 어개 들어 형사에게 건네주며) 요거 요거 중에 적당한 거 두 개 붙여서 송치해. (하곤, 후우 한숨을 쉰다)
황반장, 형사들에게 끌려서 일어나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휙 돌아보는 민찬. 받으라는 눈짓.
황반장, 어쩔 수 없이 받는.
홍석(F) : 접니다.
황반장 : (놀라는. 하지만 기색을 감추며) 어.... 내가 오늘 일이 있어서 집에 못 드갈 거 같다.
민찬 : (실망과 띠꺼운 표정으로 돌아서는)
홍석(F) : 반장님.. 조금만 있으면요... 다 끝납니다. 그니까요... 반장님이 와서요.. 저 체포하세요.
황반장 : ... (그 마음을 알겠다. 마음이 젖는 기분이다)
홍석(F) : 포상금도 받구요 진급도 하구요. 복직도 하구 그러세요.
황반장 : ... (조금 떨리는) 진짜 다 끝났나?
홍석(F) : ... 네.
황반장 : ... 홍....석아.
민찬, 그 말에 휙 돌아본다. 형사들도 집중한다.
황반장 : 진짜 잡으러 가도 되겠나?
홍석(F) : ... 네.
황반장 : ... 그라믄... (민찬을 보며) 내 말고 딴 사람들 보내도 되겠나?
홍석(F) : 아이고.. 우리 반장님. 또 남 존 일 시킬라고 그러시네. 암튼 반장님 챙길거나 잘 챙기세요.
황반장 : ... 거가 어데고? 그래.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어.. 어.. (하는데서)
씬54. 폐 카바레 안 (밤)
홍석이 핸드폰을 끊는다. TV를 본다. 중대발표 자막은 계속 보이고 있다.
그 홍석의 기대에서.
씬55. 특수본 조사실 (밤)
민찬 : (손뼉 두 번 짝짝치며) 자. 아자씨. 지금까지 수고! 우리는 지금부터 수고!! 그짝은 출동 준비하고!
형사들 : (달려 나가는)
형사1 : (나가려다가 잠시, 황반장 가리키며) 저, 이 사람은?
민찬 : 택시비 줘서 보내! (하곤 달려 나가는)
힘없이 그 자리에 앉은 황반장, 오늘 하루 당한 일이 너무 황당하고,
홍석의 전화가 너무 고맙다. 눈가가.. 조금은 젖은 듯하다.
씬56. 서회장네 거실 (밤)
2층 계단을 내려오는 동윤. 뭔가를 결행하려는 듯한 얼굴이다.
동윤, 서회장의 서재 문을 노크 하지도 않고 당당하게 열고 들어간다.
씬57. 서회장 서재 (밤)
동윤이 들어가면 서회장과 영욱이 있다.
노크도 없이 들어온 동윤을 힐긋 바라보는 서회장과 영욱.
동윤, 말없이 근처에 있는 리모컨으로 TV를 켠다. 뉴스가 시작되고 있다.
앵커 : 오늘은 정규 뉴스를 시작하기 전에, 대한국민당 당사를 먼저 연결하겠습니다. 문상호 기자.
씬58. 폐 카바레 안 (밤)
홍석과 조형사가 앉아서 긴장과 기대로 TV를 보고 있다.
기자 : 여기는 대한국민당 당사 브리핑룸입니다.
씬59. 어느 도로 (밤)
달려가는 배상무 일행의 차. 그 위로.
기자(소리) : 잠시 후. 2012년 대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 발표가 있을거라는
씬60. 어느 도로 (밤)
달려가는 특수본의 차 두어 대. 그 위로
기자(소리) : (대사 이어지는) 얘기가 캠프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씬61. 폐 카바레 안 (밤)
TV 화면으로 보이는 혜라가, 연단 위에 오르고 있다. 선다. 고개 숙여 인사한다.
혜라 : 이 발표문은 강동윤 후보가 직접 작성한 것입니다. 저는 대독하는 거구요.
(하곤 준비된 발표문을 읽기 시작한다) 대한국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저 강동윤은, 오늘 이 자리에서,
그동안 숨기고 싶었지만 차마 숨길 수 없었던 진실을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이 진실을 국민여러분께 한 치의 거짓도 없이 말씀 드리는 이유는
홍석, 이제 모든 것이 다 끝났다는 기분이다. 입가에 번지는 희미한 미소. 쥐고 있던 캔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씬62. 폐 카바레 앞 (밤)
배상무 일행의 차가 도착한다. 내리는 사내들. 안으로 달려 들어간다. 그 위로.
혜라(소리) :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우리는 진실을 직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씬63. 서회장 서재 (밤)
혜라 : 저 강동윤은 얼마 전, 어느 제보자로부터 (결연하게) 한오그룹 유상증자 비밀 회의록을 입수했습니다.
서회장 : (둥! 놀라는)
영욱 : (충격으로 벌떡 일어나는)
동윤 : (담담하게 TV를 보고 있다)
씬64. 폐 카바레 안 (밤)
홍석,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얼굴이다.
놀란 조형사가 홍석에게 “어떻게 된거지 이게?” 하며 보는데,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배상무 일행들.
놀라서 일어나는 홍석과 조형사. 짧은 격투전이 벌어진다.
두 명의 배상무 일파는 룸으로 달려가, 지수를 호위해서 먼저 카바레를 빠져 나간다. 그 위로
혜라(소리) : (대사 이어지는) 이 회의록을 보며, 저는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시다시피 한오그룹은 저의 처가입니다.
씬65. 서회장 서재 (밤)
서회장, 충격을 받아 처음으로 냉정을 잃은 얼굴이 된다. 그 위로.
혜라(소리) : 존경하는 장인어른께서 평생을 산업보국의 정신으로 일궈낸 기업이며
충격을 받은 영욱의 얼굴. 그 위로
혜라(소리) : 저의 소중한 처남이 사회친화적 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이뤄냈습니다.
씬66. 폐 카바레 (밤)
격전을 벌이던 홍석과 조형사는 이내 배상무 일행에게 제압당하고 만다.
끌려 나가는 그 둘의 모습. 그 위로
혜라(소리) : 또한 한오그룹의 이 부끄러운 치부는, 대선을 앞둔 저에게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씬67. 폐 카바레 앞 (밤)
지수를 태운 차 한 대가 먼저 출발한다.
그 뒤를 이어, 홍석과 조형사를 제압한 배상무 일행들이 나온다.
막 차에 태우려는데 저만치서 달려오는 특수본 차량 두어 대.
다급하게 내리는 특수본 형사들. 배상무 일행과 형사들의 격전이 벌어지는 사이.
홍석과 조형사가 그 틈에 자신들의 제압하고 있던 배상무 일파에서 빠져나와 달아난다.
특수본과 배상무 일파는 뒤엉켜 격전을 벌이고 있다. 그 위로
혜라(소리) : 하지만 저는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습니다. 가족의 일이라고 덮어두지도 않겠습니다.
오직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만 판단하겠습니다.
씬68. 서회장 서재 (밤)
충격을 받은 서회장의 얼굴 위로.
혜라(소리) : 저는 이 회의록을 검찰, 국세청, 금감원, 그리고 모든 언론에 지금 즉시 제출할 것입니다.
TV 화면 속 혜라의 모습.
혜라 : 이번 한오그룹 불법 승계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경제성장의 과실이,
일부에 편중되는 불합리한 현상을 바로 잡고, 이 땅의 경제 정의를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화면 속의 혜라가 연단에서 인사하고 나간다.
동윤, TV를 끈다.
조용해진 실내. ... 그리고 그 침묵.
영욱 : 지수가... 어떻게... 그걸.. 너한테.. (하는데)
동윤 : (담담한) 지수는 이제 장인어른의 딸이 아닙니다. 제 아냅니다!
서회장 : (보는)
동윤 : (서회장을 보며) 제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앞으로는 2층으로 올라오십시오.
동윤, 정중하게 인사하고 나간다.
서회장은 아직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씬69. 서회장네 거실 (밤)
서재에서 나와 거실을 지나 2층 계단으로 올라가는 동윤, 그 표정, 모든 것을 건 전쟁을 시작한 장수처럼 결연하다.
씬70. 어느 골목 (밤)
거친 숨을 쉬며 달아나는 홍석과 조형사.
순간, 그 앞을 막아서는 어느 남자.
홍석이 그 남자의 얼굴을 보고 놀라는 모습에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