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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필 스크랩 여행기....1
瑞香 추천 0 조회 70 08.08.26 00:1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8월 11일

해마다 여름휴가에 가까운 거리로 여행을 다닌지 몇 해 지났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 휴가는 돌아오고 어느 곳을 갈까 이리저리 궁리를 하였는데
시댁 형님이 다녀 본 곳 중에 으뜸인 그랴서 다시 한 번 가고 싶은 곳이라며 그리이스랑 터키를 가자는 말을 하였지만
성수기라 비용도 비싸고  더구나 담배를 끊지 못하는 남편이 4시간 이상의 비행은 하기 싫다하고...
그냥 가까운 곳으로 가기로 정하였는데 하나투어 패키지로 크루즈를 타고 알펜루트랑 구루베 협곡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산 위로 오르는 일도 재미있지만 협곡을 지나며 보는 것은 더 좋을 것 같다는 말에 심혈을 기울여
그 상품을 예약하고 확정이 되었었는데 출발 며칠 앞두고 구루배협곡 일정은 취소가 되었단다.ㅠㅠ

그렇다고 그제서 여행 자체를 취소를 한다면 휴가가 코 앞이니 아무 곳도 갈 수 없는 상황이고...
동네 여행사에서는 함께 가는 일행들이 그렇게 하기를 원했다고 하지만 어쩐지 석연치 않은 일이었고
안면이 있는 여행사 여직원이 이리저리 미안함을 이야기 하는데...
어쨋든 고객에 대한 여행사의 배려가 부족한 처사에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었음을 말하고 싶었지만
그런다고 달라질 것이 없으니 그냥 참았다.


12시 17분 KTX 대전발 부산행

2시 11분 에 부산역 도착이니 3시 반까지는 1시간 정도 점심을 먹을 시간의 여유가 있다.

인터넷에서 남편이 찾아 본 맛집은 돼지국밥, 우거지탕,생태탕 모두 더운 음식이라 좀 꺼려진단다.
날이 더운데 걸어서 이동하는 일도 싫고 또 점심을 많이 먹으면 저녁이 맛이 없을 터이니 고민이란다.
그래도 아침을 거른 속이라 뭔가 간단히 먹기는 먹어야 할텐데...

지하철 보다 낫다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데 예정된 시간이 넘어도 기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친구 해정이 지난 달 일본을 다녀 온 후 부산역 앞에서 여객터미널까지 가려면 절대로
택시를 타지 말라며 가까운 거리를 무거운 여행가방까지 싣고 오르내려야 해서 그런지
택시기사의 불평이 여행길을 망쳐 놓는다며 셔틀버스를 이용하라기에 기다리는 참이었다.

운행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아 그곳에 적혀잇는 곳으로 전화를 하니
담당자라는 사람 하는 말이 아마도 기사가 밥을 먹으러 갔을 거라며
바로 연락을 할테니 조금만 기다리란다.

조금 지나니 헐레벌떡 기사가 달려오고 승객은 우리뿐이다.
정해진 노선이 있지만 무시하고 우리의 목적지로 가로 질러간다.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은 생각했던 것보다 형편없다.
인터넷에서 본 가야회관을 찾아가서 비빔밥을 시켰는데 에어컨도 꺼버린 실내는 땀이 줄줄 흐를만큼 덥고
맛이 형편없다.
왜 이런 곳을 모범음식점으로 지정을 해주는지 모르겠다.
건너편 테이블에는 일본 관광객 한팀이 김치찌개랑 뭔가를 시켜 먹고 있는데
그들이 실망할 걸 생각하면 내 낯이 뜨거워졌다.


세시 반에 부산은행 앞에서 가이드를 기다리는데 그가 나타나서 하는 말이 아직 우리 밖에 오지 않았다고 한다
여섯 일곱쌍의 부부가 한팀인데 만나기로 한 곳이 아닌 곳에들 모여 있었다.
그러니 우리 보고 그쪽으로 가란다.
우리 생각에 그 사람들이 우리가 있는 쪽으로 오게 했어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원래 만나기로 했던 장소니까. 이상한 가이드 같으니라구.

예상했던 대로 경상도 부부들이라 시끌벅쩍하다.
(나중에 알고보니 경주 사람 13명이 같이 왔단다.일곱쌍중 여자 한 명이 빠졌다나..?)

시간이 조금 연착 된다하여 조금 조용한 곳으로 옮겼다가 약속 시간인 5시 10분에 가니 아무도 없다.
부랴부랴 2층으로 올라가니 그곳은 초등학교 학생들과 중학생들로 바글바글거렸다.

세관신고를 끝내고 큰아이가 인터넷으로 미리 사놓은 몇가지 물건들을 면세점에서 건네받았다.
남편은 늘 그렇듯이 셀렘 두보루를 사고 세일하는 꼬냑을 한 병 샀다.
팬스타 허니호에 탑승하여 우리가 업그래이드 해 놓은 객실에 들어가니 바다가 바라보여서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아 보였다.

깔끔한 침대 시트와 최신 텔레비젼 그리고 냉장고와 화장대 화장실...작아도 있을 것은 다 있고
에어컨도 시원하게 잘 나오고...엔진 소리가 조금 크게 들리는 게 흠이지만 그 정도면 괜찮다.

저녁은 부폐식으로 먹었는데 반찬의 종류나 맛도 대부분 낯설지 않고 괜찮았지만
굴을 넣고 끓인 미역국이 시원하고 기중 낫다.

갑판에 잠시 올라가서  수평선을 바라보다가 8시 13분경 4층에 있는 공연장을 가서 3인조 러시아 댄서들과
함중아와 같이 연주를 했다는 나이가 지긋한 색소폰 연주자의 연주를 몇 곡 들었다.
저녁을 먹은지 얼마 안되어 배가 불렀지만 남편이 뒤로 나가더니 아사히 생맥주 2잔을 사들고 테이블로 와서 마셨다.

공식공연을 마치고 나니 젊은 사회자 말이 다들 그대로 남아서 춤을 추고 놀라는데 우리 부부가 일어서서 나오니
다른 사람들도 대충 빠져 나오는 분위기였다.

객실 윗층의 면세점 앞의 편의점에서 땅콩 안주를 하나 사다가 방으로 와서 꼬냑 몇 잔을 마셨다.
부드럽게 목을 타고 흘러 들어가는 꼬냑에 남편은 기분이 좋아지고, 텔레비젼에서는 올림픽 중계가 계속 되었다.
여행 길에 나서면 남들은 소주를 가방 속에 갖고 나가는데 우리는 늘 면세점에서 그리 비싸지 않은 양주 한 병을 사서
여행지에서 마신다.

남편은 5만원이 좀 넘는  값을 지불하고 산 꼬냑의  맛이 꽤 좋다며 평소보다 들뜬 표정으로 기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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