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이스맨입니다.
저는 지금 칠레 산티아고에 있구요. 몇시간 뒤면 비행기를 타지만 최저가 항공을 타다보니 무려40시간을 걸려 한국에 들어가게 됩니다. 도착 기준 6.1일
제가 오늘 해드릴 얘기는 제가 소매치기 당한 뒤로 열심히 이것저것 찾아봐서 이제 소매치기 전문가가 된듯 합니다. 아무래도 요새는 여행을 많이들 가시죠? 유럽이나 남미 중미는 소매치기의 천국이라 불립니다.
크게 세가지 부류입니다
동공 확장 하시고 암기하시고 상황을 머릿속에 한번씩 그려보셔야 안당합니다. 막상 이 상황에 처하면 다들 당할 수 밖에 없어요. 인간 본능을 이용한 소매치기라.
1) 오물 투척 소매치기(유럽에서 남미로 넘어온 기술, 가장 빈도 높음)
- 갑자기 머리나 옷에 후두둑 뭐가 맞습니다. 하늘을 봐도 새는 없는데 말이죠.. 그러고 나면 사람들이 접근해서 휴지를 꺼내즈며 너 똥맞았다고 알려줍니다.. 그러면 열에 아홉은 황급히 옷을 닥느라 정신이 없죠.. 이때 소매치기 해가는데, 보통 바람잡이 3-4 소매치기 1 헤드 1 정도가 한팀으로 붙습니다. 옷 이미 뭍은거 닥지 마세요. 닥아도 잘 안지워집니다. 케찹과 살사소스등 이것저것으로 만들었거든요. 그러니 그냥 무시하고 갈곳 가세요.. 그게 살 길입니다.
2) 카드스캐너 소매치기.
it의 발달로 소매치기는 이제 신용카드 여권도 다 복제합니다.. 특히 원거리 결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해져서 가능해진 소매치기 기법으로 , 카드 결제기에 일정금액을 입력후(보통 소액) 상대의 지갑이 있는 근처에 갔다 대는거죠. 길거리 공연등 뭔가에 몰입했을때 많이들 당합니다. 해결 방법은 결제시 문자 알림서비스 해놓는게 최선입니다.
3) 주위 환기형 소매치기
너무 뻔하기도 한 소매치긴데, 보통 노천 식당에서 많이 시도하는데, 흰종이등을 가져와서 주위를 산만하게 하고 테이블 위에 있는 지갑 핸드폰등을 훔치는 행위. 정말 모련하지 않으면 다 걸림 ㅎㅎ
이제부턴 실전 케이스로 제가 당한 소매치기 사건을 알려드릴게요.
무려 33시간(갈땐 33시간 올땐 40시간 ㅠㅠ)을 비행끝에 이역만리 떨어진 와인의 나라 칠레에 도착
(와인은 결국 한모금도 못마시고 돌아옵니다)
도착 첫날 새벽도착후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야해서 환전도 못하고 모든 현금과 카드 여권 카메라 장비를 들고 나오게 됩니다 ㅜㅜ 여기부터가 실수였죠. 시차 적응도 안됐는데,,
길을가는데 일행이 새똥맞았다며 벤치 있는쪽으로 갑니다. 저도 가고 있는데 어떤 아줌마가 다가오더니 저도 새똥이 뭍었다고 휴지를 건네 줍니다. 푸근한 인상의 아줌마라 너무 믿었어요. 가방을 닥고 있는데 아줌마가 위험하니 카메라를 가방에 넣으라고 친절하게 얘기도 햐주시고.. 아 남미는 정말 정이 넘치는 나라구나.. 팁이라도 드려야겠다 한 순간.. 아저씨 두명이 옵니다. 저쪽에 호텔이 있으니 가서 닥으라고 합니다. 거길 처다보고 내려다 보니 가방이 없습니다. 우아 정말 2초도 안됐어요. 제가 직업이 사진가다 보니 눈이 겁나 빠르거든요. 근데 좌우 어디를 봐도 재 가방을 들구 튀는 사람이 없습니다... ㅠㅠ 순간의 실수로 1500만원이 날라가는 순간입니다.
현금 2천불을 제외하고 천삼백만원 어치의 물품들...
경찰서가서 폴리스 리포트 씁니다...
해외여행자 보험 젤 비싼 고급형으로 들구 왔는데도. 제품당 20만원 최대 100만원까지라 제 손실의 1/15 정도 받을 수 있을까요?
정말 절망의 순간이였습니다. 하늘이 노랗게 변하는게 어떤건지 알겠더라구요. 생전 뭐 잃어버린적이 없는데...
여권 신청하러 대사관을 가는데 문자가 날리옵니다.. 제 분실된 여권으로 도둑놈들이 현금결제를 완료했다는 예약 확인메일...
전 패닉에 빠직 됩니다... 루트를 보니 국제마약밀매 집단으로 여권이 넘어간거 같다고.. 하..
제대로 당해버렸습니다...
영사관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는 하늘은 너무나 파랗더군요
그러고 몇일을 멍때리며 지내는 동안 메일이 하나 왔습니다. 범인이 버리고간 여권을 동네 시민이 주워서 제게 메일을 보낸것이죠.
저는 여권을 돌려받고 그 범인들이 버린곳으로 찾아갑니다. 산티아고에서도 완전 외곽 슬럼가 입니다.
산티아고가 요새 총기강도가 많다고 하는데. 전 뭐 더이상 잃을게 없는지라 그들의 동네로 홀홀단신으로 찾아갑니다.
아 정말 약쟁이 마을 같았어요. 여기저기서 대마초 피우고 있고...
첫날 성과 없이 돌아 옵니다... 가게들마다 들어가서 안되는 에스파냐어로 얘기해보지만 그들도 이해 못하고 저도 제가 뭔소리 하는지도 모르겠고....
둘째날 저는 해병대 정신으로... 다시 처들어갑니다. 이번엔 회유책을 써보자라는 심정으로 에이포 종이에 써서 수십부 복사합니다.
내용은 '일요일에 소매치기를 당했다. 칠레의 아름다움을 한국에 알리기 위해 온 포토그랴퍼다, 카메라와 가방등을 찾아주면 오십만페소를 사례하겠다' 라는 내용입니다.
다시 그들의 슬럼가로 가서 여기저기 붙이고 다닙니다.. 정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어떻게 벌어서 하나 하나 장만한 장비들인데... 잡히기만 해봐라 라는 심정으로.
어려서부터 검도와 유도로 단련이 된 몸이라 건장한 성인 서넛은 감당 할 수 있다고..... 생각만 합니다. 실제는 안되겠죠.. 운동 안한지가 몇년이고 배가 남산만큼 나왔는데..
소매치기 당한 그 장소에도 붙여 놓습니다.. 플라자델알마스 광장이라고. 산티아고의 핵심이죠.
바로 위에 사진의 장소가 재가 소매치기 당한곳입니다 ㅠㅠ
저 어두운색의 자켓 입은 사람이 있는것에 가방을 내려두었더랬죠.
산티아고 대성당이 근처에 있어 기도합니다..
카메라 찾아주세요~ 라고 기도드리기엔.. 성당을 안나간지 너무 오래되서 죄송한 마음도 들고.. 다른 더 큰 가치에 대해 기도드렸습니다. 올해는 장가 가게 해주세요 라고.....
저도 고백성사를 봐야하는데... 에스파냐어를 할줄 몰라서 마음만 하고 옵니다.
제 파란만장한 사고는 여기서 끝이 아니였습니다.
시련은 투비컨티뉴 였던거였죠....
높은 언덕엘 가기 위해 지하철 역을 나오는데... 사람들이 엄청 뛰어 들어옵니다... 뭐지 ... 이러면서 올라가는데..
물대포 정면으로 맞아줍니다... 와... 정말 따귀 맞는 느낌이였어요. 아프더군요. 올라가니 이건 완전 아수라장.
최루탄 날리고 경찰들 물대포 쏘고.. 시위현장의 한가운데로 나와버린거죠 ㅠㅠ 이런 xxxxxxxx
경찰들에게 두손들고 난 관광객이다 라며 경찰 뒤로 숨습니다..
그 순간에도 직업이 사진가인지라.. 잠시 고민을 해봅니다.
카메라는 없지만 아이폰으로 잘 찍으면 올해의 퓰리처상에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조금 생각해보다 이내 포기 합니다...
초등학교때 이후로 맡아본적 없는 최루탄.... 아 군대에서 맡았네요... 아무튼 오래간만에 맡은 최루탄 냄새에 한국 느낌이 물씬 납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시위대들을 향해 무차별 최루탄 공격
우여곡절 끝에 다시 같이온 동료와 합류하게 됩니다.. 이미 산티아고 온지 5일이 넘었죠..무거운 카메라 가방이 없으니 날아갈거 같습니다. 아 이렇게 좋은데 왜 그동안 무거운걸 메고 다녔지? 란 샹각도 잠시... 이내 너무 멋진 광경이 나오니... 핸드폰카메라로 아쉽기만 합니다..
제 불행은 아까 물대포로 끝난게 아니였어요.. 지방갔다 돌아오는길 시외버스가 고장으로 멈춰 섭니다... ㅠㅠ 고속 도로 한가운데서 말이죠... 와 정말 별일이 다 생기는구나 싶죠.. 이젠 한국만 가면 되겠지 했는데....출국 이틀 남았으니 몸사리자 하면서 호텔에만 박혀 있었죠...
오늘 아침... 카톡이 마구 울립니다... ㅈ 인스타 계정이 해킹 당했다며..... (인스타에 들어가보니 참보는 미녀가 제 프사에;;)... 호텔에 숨어 있는데도.. 나의 불운이 계속 쫓아옵니다..(참고로 저기 오른쪽에 스리랑카 보이시나요!? 6월호 론니플래닛 표지가 제사진 입니다 ... 이와중에 자랑을 ㅎㅎ)
아 참고로 클아 회원님들.. 저 그렇게 운이 안좋은 사람이 아닙니다혹시 오프에서 저를 만나더라도 기피하시면 아니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이쁜 여친이 있거든요... 마음씨도 곱고. 배려심도 많고.. 얼마나 이쁜지 몰라요. 전생에 우주를 구한 보람이 있어요.
호사다마라고 그동안 제가 너무 좋은일들만 있어서 악재가 온듯 합니다. 물론 여기엔 말못하는 젤 큰 사고도 있었구요.. 사람 마음 아프게한...
이제 이 모든걸 뒤로하고 한국으로 가려고 합니다.
지나고 보니 좀 숨을 쉴수 있지만 당시엔 정말 너무 힘들고 마음이 피폐해지더라구요.
회원님들 해외 여행 가셔서 소매치기 조심하라고 장문의 사진과 글 남깁니다.
그럼 다음 오프때 뵈요~
ps. 전 아우디가 아직 없어요... ㅎㅎ 그래서 달리기 번개를 제외한 번개때 참석 할게요! 아님 누가 좀 태워주세요!!!
첫댓글 정말 여행중 많은일을 겪으셨네요...ㅠ
이제 좋은일만 있을겁니다~ㅎ
감사합니다 앞으로 6시간 뒤면 한국땅 밟네요 ㅜㅜ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앞으로 좋은일들만 있겠지요~ 삼재가 아니신지?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삼재가 다시 잠깐 들렀나봐요 ㅎㅎ
ㅎㅎ 대박이네요. 완전 숨참아가면서 숨가쁘게 읽었어요. 저도 여행과 유럽을 매우 좋아하지만 이런 스펙타클한 경험은 첨이네요. 저도 얼마전 노르웨이 갔다가 카드 복제돼서 150만원 가량 긁혔더랬습니다. 지금도 수습중이지만요.
오프에서 함 뵙고 싶네요. 신나게 여행 후기 이야기나 들었음 합니다~
넘 고생하셨으니 고국으로 돌아와 발 뻗고 푹~주무셨으면^^
감사합니다. 오프때 뵐게요!!!
타국에서 고생많으셨어요~유럽가게되면 꼭알아두고가겠습니다~
네 ㅎㅎ 자나깨나 소매치기 조심 ㅎㅎ
와~~~완전 열독 하면서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여행가서 저같은 안당하시라고 정말 성의있게 핸드폰으로 썼어요..
해병대 정신 멋있으시네요. 달리기 번개 때 태워드릴게요 ^^. 대신 울거나 때리면 안되요... 안그러시겠죠. 해병대신데.....( 농담입니다;;;) 잘봤습니다 ^^
감사합니다.. 이제 달리기 번개도 참여 가능하겠군요 ㅎㅎ
10주년 축하메일이 와서 읽어봤는데, 진짜 버라이어티한 여행하셨네요.^ ^ 그래도 사진은 정말 멋있습니다(쵝오~~)
네 이제 그 버라이어티한 여행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한국과 가까워지니 맘이 이리 놓이네요
올여름 유럽가려고 계획중인데~~이런일 격을까봐 고민하고 있었습니다~~~이런일도 자동차 뽑기처럼 운이라고 해야하나...~~고생하셨습니다~~~
네... 근데 유럽은 오물 소매치기 보단 요새 애들을 이용한 소매치기가 늘구 있어요... 지하철 같은데서 초등학생 나이되는 애들이 내릴때 우루루 몸 밀착하면 지갑 부터 챙기세요..
저도 간혹 외국나가는데요....이런일은 있는줄도 몰랐네요. 아직까지 소매치기를 당해본적도 없고요...읽는동안 흥미진진했습니다^^. 전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다. 이동중에는 지갑은 트렁크에 트렁크 없이 다닐때는 돈과 카드를 앞주머니에. 이렇게 하면 소매치기당하실 일은 없으실거에요^^
저도 난생처음이였어요. 항상 카메라 장비들을 가지고 다니다보니 늘 신경 쓰고 다녔는데... 정말 알고있었는데도 당했고... 너무 놀래서 우왕좌왕 하다보니 이렇게 되버렸네요 ㅠㅠ
마지막에 카메라를 찾았다...라는 반전을 기대하고 읽었는데 한쪽 눈 가린 성인광고 여성이 뙇~~~ 무사 귀국하세요...집떠나면 고생인가봐요..^%^
네 ㅎㅎ 여권과(이미 새여권 발급 받음) 신용카드(복제됐을 수 있어 재발급) 등만 찾았고 카메라등 고가품은 못찾구 한국 돌아왔어요..
안타까우면서도 흥미진진하네요 필력이좋으신듯합니다 고생하셨네요 이제좋은일생길 차례입니다 ^^
아우디타자님 감사해요. 아우디타자님도 올해엔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에구에구~,,, 넘 찐하게 액땜을~,,,, 앞으로 평생 좋은 일만 함게 하실겁니다.
감사합니다. 맛점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