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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깃든 요리들
(사진설명: 제비둥지 요리)
숫자를 헤아릴수 없이 많은 중국의 요리 중에서 오늘은 이야기가 깃든 요리 7가지를 알아본다.
1. 맑은 국물의 제비둥지 요리: 청탕연와(淸湯燕窩) 중국 8대 요리계를 망라해 모든 요리계의 칭찬을 한 몸에 받는 최고의 관가요리 담씨네 요리인 담가(譚家, Tanjia)요리는 말린 식재와 국물을 가장 잘 사용하기로 유명하다.
최고급 말린 식재의 처리와 독특한 국물을 만드는 비법으로 담가요리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이 바로 제비둥지요리와 샥스핀요리이다.
국물을 우리는데 사용되는 닭은 반드시 스스로 모이를 찾아 먹는 야외에서 키우는 닭이어야 한다. 그리고 소세지와 말린 조개, 오리 등을 통닭과 함께 약한 불에 최소 10시간 동안 고아서 국물을 만든다. 이렇게 우린 국물은 맑은 국물과 짙은 국물로 분류되는데 맑은 국물은 맑기가 물같고 연한 찻물색갈을 띤다.
제비둥지를 가공하는데도 마찬가지로 까다롭기가 그지없다. 타이와 필리핀에서만 나는 제비둥지를 적합한 수온의 물에 4,5일 담그어 최대로 부풀게 한 다음 여러번 맑은 물에 헹구면서 일일이 잡질을 제거한다.
하얀 제비둥지를 맑은 국물에 끓이면 모양도 영롱하고 냄새도 고소하다. 제비둥지요리는 봄에는 간에 좋고, 여름에는 심장을 도우며, 가을에는 폐를 부드럽게 해주고, 겨울에는 신장을 도와준다. 담가요리의 제비둥지요리는 겨울엔 동충하초를 넣는 등 계절에 따라 건강에 좋은 약재를 넣어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사진설명: 샥스핀)
2. 노오란 국물의 샥스핀 요리: 황민어시(黃焖魚翅) 맑은 국물의 제비둥지 요리 외에 노오란 국물의 샥스핀 요리도 담가요리의 대표이다. 베이징(北京, Beijing)에서 천여킬로미터 떨어진 남경(南京, Nanjing)에 주거하던 중국의 한 화백이 비행기로 베이징에 날아와 담가요리를 가지고 남경에 돌아가 먹었다는 일화가 있는데 그 요리가 바로 샥스핀 요리이다.
담가요리는 십여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조리법으로 샥스핀을 만든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샥스핀이 바로 노오란 색갈과 짙은 맛, 고소한 냄새로 유명한 샥스핀 황민어시이다.
황민어시의 국물을 입에 넣으면 그 순간 중용(中庸)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떠오른다. 여기서 말하는 중용이란 맛이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국물의 단 맛과 짠 맛의 밸런스가 맞춤하다는 것이다.
이 샥스핀 요리를 맛 보고 짠 맛이 더 많냐 아니면 단 맛이 더 많냐 하는 물음에 답할수 있다면 그 요리는 실패작이라고 담가요리의 주방장들은 말한다. 바로 짠 맛과 단 맛의 비례를 잘 맞추기 때문에 담가요리가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것이다.
담가요리의 샥스핀요리에 사용되는 상어 지느러미는 필리핀에서 나는 것만 사용하며 아무런 첨가제도 사용하지 않고 따뜻한 물에 오래동안 담그었다가 요리에 쓴다.
조리과정에도 전혀 다른 화학첨가제를 사용하지 않고 오래동안 끓이면서 상어 지느러미속의 단백질이 스스로 국물에 스며들어 맛을 내게 한다.
이 샥스핀 요리는 조리과정의 절차에 따라 마지막 맛이 전혀 다르게 나온다. 지나치게 오래동안 상어 지느러미를 물에 담그어 두면 너무 불어 맛이 없고, 비린냄새를 잘 빼지 않아도 맛이 없으며, 조리시간이 부족하면 상어 지느러미가 부드럽지 않게 된다. 샥스핀 요리 황민어시를 만드는데는 보통 6-8시간이 소요된다.
(사진설명: 조기요리)
3. 뱃속에 국물이 든 조기요리: 관탕황어(灌湯黃魚) 완정한 조기를 기름에 튀겨 양파위에 얹고 그 위에 푸른 야채를 두었는데 겉으로 보기에 완정한 물고기 배가 아무런 이상도 없다. 그런데 젓가락으로 물고기 배를 터뜨리면 물고기 뱃속에서 진주같은 물방울의 국물이 흘러나와 고소하다.
이 요리가 바로 청(淸)조때 만한전석(滿漢全席)이라는 연회의 최고급 요리인 관탕황어인데 식재가 고급일뿐만 아니라 만드는 조리법이 까다로워 오늘날 궁중요리가 많은 베이징에도 이 요리를 만드는 집이 많지 않고 그 때문에 이 요리에 관한 전설만 무성하다.
이 요리의 삼대 난제는 첫째, 물고기를 통채로 뼈를 갈라내는 것이고, 두번째는 물고기 뱃속에 국물을 넣는 것이며, 세번째는 국물을 넣은 물고기를 국물이 흐르지 않게 기름에 튀기는 것이다.
물고기 뱃속에 들어가는 국물은 제비둥지, 상어 지느러미, 전복, 해삼 등 8가지 최고급 해물을 닭고기 국물로 우려서 만는다. 이렇게 우린 국물은 겉으로 보기에 물처럼 투명한데 맛은 최고로 시원하다.
잘게 썬 버섯을 국물에 띄워 물고기 뱃속에 넣고 입을 봉해서 기름에 튀겨 요리를 마감하면 하얀 조기살과 함께 물고기 뱃속에서 고소한 국물이 흘러나와 동적인 것과 정적인 것의 미묘한 조화로 요리의 우아함과 정교함을 잘 보여준다.
(사진설명: 곱창요리)
4. 곱창요리:구전대창(九轉大肠) 곱창요리 구전대창에 깃든 이야기에 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다. 곱창을 아홉번 돌렸다고 해서 구전대창이라는 설, 아홉가지 조리법을 사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구전대창이라는 설, 신 맛과 단 맛, 매운 맛, 짠 맛 등 아홉가지 맛을 낸다고 해서 구전대창이라는 설, 주방장이 아홉 구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지은 이름이라는 등 다양한데 고증에 의하면 구전대창은 도교(道敎)의 구전선단(九轉仙丹)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백여년전의 청{淸)조때 산동(山東, Shangdong) 소재지 제남(济南, Jinan)에 구화림(九華林)이라는 식당이 있었고 이 식당 주인은 부자이면서도 요리에 능했고 특히 값이 저렴한 돼지내장을 가지고 요리를 잘 만들었다고 한다.
이 주인은 오랜 노력끝에 부드러우면서도 맛이 짙은 곱창요리를 개발했고 많은 명인을 초청해 맛을 보고 평가를 하는 동시에 이름을 지어주기를 부탁했다.
초청을 받은 명인 중의 한 문인이 요리의 조리법이 까다롭고 맛이 특이하며 주인이 아홉 구자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도교의 구전금단(九轉金丹)의 뜻을 취해 구전대창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 요리를 만드는데서 고리는 돼지밸에 스며있는 냄새를 제거하는 것인데 팔각(八角)과 회향(茴香)등 약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냄새도 제거하고 맛도 돋구고 특히 건강에 좋다.
또 하나는 부드럽기가 맞춤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해 곱창이 잇발사이에 끼지 않게 잘 익으면서도 곱창의 모양을 잃지 않고 그릇속에 줄지어 정연하게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불그스레한 곱창이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데 그 위에 뿌려진 푸른 파가 더욱 이채를 돋군다.
(사진설명: 참새우요리)
5. 기름에 삶은 참새우요리: 유민대하(油焖大鰕) 기름에 삶은 새우요리인 유민대하는 보통 중국 레스토랑의 메뉴에서 쉽게 찾을수 있는 요리이다. 하지만 이 요리에도 까다로운 조리법이 따른다.
이 요리는 처음에 색갈을 이쁘게 하기 위해 캐챱을 사용했는데 신 맛이 나서 별로였고 그 신 맛을 줄이기 위해 설탕을 넣으면 양념의 맛이 새우의 맛을 덮었다. 그 뒤에 간장으로 색갈을 내는 것도 있었고 다양하게 만들었는데 수라상을 만들던 궁중 요리사에 의해 참새우 맛도 보존하고 색갈도 이쁜 유먼대하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 요리에 사용되는 참새우는 발해(渤海)에서 나는 것만 선택하며 참새우 외에도 일반 새우를 이용해 기름을 만들어 참새우를 조리한다. 그 때문에 색갈과 맛을 모두 갖추게 되는 것이다.
참새우를 새우기름에 삶으면서 간장을 조금 넣으면 간장의 콩맛과 새우맛이 어울려 최고인데 그 즙에 밥을 비벼 먹으면 맛도 일품이고 영양분 또한 최고이다.
(사진설명: 오징어 알 국)
6. 오징어 알 국: 오어단탕(烏魚蛋湯) 백여년전의 청(淸)조 <일조현지(日照縣志)>에는 "오징어 입속에 알이 있어 바다에서 나는 8가지 보배의 하나로 꼽힌다"는 기록되어 있다. 산동에서 나는 오징어 알이 벌써부터 공물로 높이 평가되었다는 것이다.
단백질이 굳어져 유백색의 타원형 모양을 가지는 오징어 알은 영양분과 미량원소를 많이 함유해 맛도 좋고 겨울에 한기를 빼주는 역할도 해서 공인되는 고급식재이다.
중국의 국가만찬에서 오징어 알 국은 등소평(鄧小平) 중국 제2대 주석이 가장 좋아했던 음식으로 조어대 국빈관의 심벌이기도 하다. 오징어 알의 비린냄새를 빼고 센 불에 끓인 다음 한 겹씩 벗겨서 육수에 다시 끓이면서 간장과 후추, 소금, 약주, 생강, 파 등 온갖 양념을 하고나서 감분과 설탕, 깨기름과 향기 나는 풀 고수풀로 마감한다.
산동요리에 속하는 오징어 알 국은 살짝 매운 맛과 신 맛이 어울려 상큼하다.
(사진설명: 배추요리)
7. 국물 있는 배추요리: 개수백채(開水白菜) 모두들 사천(四川, Sichuan)요리는 매운 맛만 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식탁에 많이 오르는 백유두부(白油豆腐)라는 이름의 두부요리와 돼지고기요리인 동파주자(東坡肘子) 등은 모두 매운 맛이 전혀 없다.
매운 맛이 없는 사천요리 중 최고의 요리가 바로 청조의 수라간에서 시작해 오늘날 호금도(胡錦濤) 현 중국 국가주석이 가장 좋아하는, 국빈관의 국가만찬장에까지 진출한 국물의 배추요리 개수백채이다.
이 요리는 청조의 자희(慈禧)태후가 가장 아끼는 사천요리의 주방장이 청조의 수라간에서 개발했다. 그 때 적지 않은 주방장들이 사천요리는 매운 맛밖에 없다고 조롱했고 그에 화가 난 사천요리의 주방장이 고민끝에 수백번의 시행착오를 범하면서 끝내 맵지 않은 사천요리 개수백채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던 것이다.
얼핏 보기에 수수하지만 이 요리도 까다롭기가 그지없다. 개수란 맑은 국물의 닭고기 육수이다. 이 닭고기 국물은 암탉과 오리, 소세지, 갈비, 말린 조개 등으로 만드는데 약주와 파, 마늘 등 양념을 넣고도 4시간 이상이나 더 끓여야 한다.
그리고 닭 가슴패기살을 다져서 국물에 넣고 젓은 뒤 잡질을 걷어내기를 2,3회정도 하면 혼탁하던 국물이 투명하게 맑아지고 맛이 짙으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게 된다.
배추는 노오란 속배추만 취해서 살짝 데쳐낸 후 맑은 물에 헹구어 육수에 끓인다. 잘 익은 배추를 그릇에 담고 그 위에 구수하고 시원한 닭고기 국물을 부으면 국물의 배추요리 개수백채가 완료된다.
이 요리는 얼핏 보면 기름기가 전혀 없는데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고 국물이나 배추를 입에 넣으면 그 시원함이 모든 요리를 넘어서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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