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이 자본을 낳고 가난이 가난을 낳고 있네요.
그냥 단순하게 지금 현재 제 주변에서 보여지는 일들과 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그리고 2024녀 10월 29일, 현재 이곳은 독일의 서남쪽 끝자락인 프라이부르크 Freiburg에서 약 10km 정도 떨어진, 아름다운 포도원이 넓게 펼쳐진 샬슈타트 Schallstadt라는 자그마한 마을입니다.
며칠 전 저희 가족이 당분간 살기 위하여 거주자 등록을 마친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곳을 처음 찾은 것은 지금(2024년 10월)으로부터 약 20년 전인 2002년 경인데 한국의 선교팀을 데리고 유럽을 일주하며 선교훈련여행을 하던 중 이곳에 잠시 머물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때 묵었던 호텔에 지금까지 매년 몇 차례씩 선교팀과, 또는 저희 가족과 함께 머물러 오고 있고 지금을 아들 노엘의 공부를 위하여 집을 구할 때까지 잠시 몇 달간 머무는 중입니다. 그래서 우선 이곳 호텔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오랜 친구가 된 호텔의 사장인 피터와 헨리케 Peter and Henrike Winkler 부부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30대였던 피터 부부도 어느 사이에 50대 중년이 되었습니다. 꼬맹이 두 아들은 장성해서 큰아이는 호주로 가서 목수 일을 하고 있고 작은아이도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이 사용하던 학용품이나 장난감들을 제 아들 노엘이가 물려받아 쓰고 있습니다.
이 호텔 Hotel zum Ochsen은 아주 깔끔하고 소문난 좋은 곳입니다. 그래서 거의 매일 독일 전역에서와 가까운 프랑스는 물론이고 멀리 벨기에나 네덜란드에서까지 관광객을 가득 실은 대형버스가 두어 대씩 옵니다. 그러니 매일 저녁에는 호텔 레스토랑에서는 시끌벅적하고 흥쾌한 저녁 식사 겸 파티가 열리고 아침 식사시간에도 식당이 가득 차고 넘칠 만큼 많은 손님이 즐겁게 식사를 합니다. 이곳의 아침 식사 및 저녁의 레스토랑 음식은 맛있기로 소문이 나 있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에 어림잡아도 하루에 약 100명 이상의 손님들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산해보니 사장 피터는 아무리 못 벌어도 하루에 10,000유로는 버는 것 같은데 직원 급여와 운영 경비를 제하고서도 최소 7,000유로는 버는 것 같습니다. 한국 돈으로 하루에 약 1,000만 원은 더 버는 셈입니다. 그러니 피터는 부자입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저하고 오랫동안 만난 이곳의 직원들을 봅니다.
식사를 준비해주는 주방의 직원들과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여러 사람들, 그리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직원들, 호텔의 설비를 관리하는 분들...
아침 식사가 마쳐질 때면(오전 6시 30분~10시) 무거운 접시들이나 잔들을 한가득 들고 옮기는 직원들에게 한꺼번에 많이 들지 말고 조금씩 들고 가라고, 그러다 허리를 다친다고 제가 늘 잔소리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부끄러운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고 합니다. 그래도 자신들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라는 뜻일 겝니다.
식당에서 저희 가족이 사용한 접시며 잔들을 제가 직접 가져다주면 처음엔 미안해 하다가도 제가 워낙 그 일을 좋아하니 이젠 함께 고마워합니다.
바로 조금 전에 저희 방 바깥의 잔디밭에서 풀을 뽑고있는 젊은 일용직 직원에게 따뜻한 커피를 한 잔 건냈더니 그렇게 고마워할 수 없습니다. 이젠 바깥에서 일하기엔 날씨가 아주 쌀쌀해졌습니다.
피터는 부자이지만 저들은 아주 가난 합니다. 저들은 독일 현지인들이 아닙니다. 거의 모두 외국에서, 우크라이나,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레바논, 그리고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돈을 벌기 위해 온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려고 해도 피터의 반의 반도 못 따라 갑니다. 반의 반이 뭡니까. 백 분의 일이나 될까요? 그도 안될 것입니다. 그들이 열심히 일할수록 피터는 더 많은 돈을 벌 것입니다. 피터는 돈 많은, 옆 동네에 새로운 집을 짓고 있기도 한 호텔의 사장이니까요. 그리고 그들은 그대로 가난할 것입니다. 그들은 단지 날품을 파는 가난한 노동자일 뿐이어서요.
그래서 자본이 자본을 낳고 가난이 가난을 낳습니다.
이런 상황이 상당히 슬픕니다.
그들은 늘 무거운 것을 들어다 옮겨야 하고 바깥 쌀쌀한 곳에서 열심히 일을 해야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해도 그들이 버는 돈은 아주 적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만 하는 가난이 저들의 잘못이 아니라 지금 부를 누리고 있는, ㅈ들을 일꾼으로 사용하여 더 큰 돈을 벌어들이는 강대한 나라와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탈취당해버린 결과라는 것이 저를 무척이나 슬프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자들은 결국 이전의 도적질한 것들로 잘 먹고 잘살고 있고 그들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저들은 불쌍하게도 슬픈 날들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제 마음을 몹시도 아프게하고 화나게 합니다.
이 몹시도 가슴 아픈 상황을, 오늘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하며 어찌 치유할 수 있을까요.
대구에 저희 집 곁에 하나님에 대한 신앙심이 아주 깊으신 김 권사님께서 살고 계시는데 물론 기업체를 운영하시기 때문에 부자이시기는 하나 매일 산책을 나가실 때는 만 원짜리 지폐를 여럿 챙겨서 나가십니다. 그리고 다니시다가 가난하고 힘겨워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면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전해주십니다.
저도 그 아름다운 사랑을 본받고 싶습니다. 많이 가지진 못해도 내게 있는 자그마한 것으로라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