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에 익숙해 있는 편이다.
그래서 '세계 최초', '세계 최대', '세계 최고' 같은 말을 즐겨쓰고 1등, 2등 같이 서열 정하기가 생활화 되어 있다.
대학진학율 세계 최고, 성형수술 세계 최고, 이혼율 상승 세계 최고 등등 새로운 세계최고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세계 최고'가 더 나올지 은근히 겁이 날 지경이다.
뭐든 세계에서 몇등이냐로 말해야 이해가 잘 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교육부분에 대해서만은 등수 매기기를
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고 또 내가 우리 교육의 황폐화를 개탄할 때마다 저마다 잘 이해하는 듯이 하지만 실상은
우리 교육의 실태가 어떠하며 등수로 매겨셔 어느 정도의 수준에 있는지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신문이나 방송으로 세계 수학, 과학경시대회에서 한국학생들이 입상했다는 뉴스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과학
수준이 세계적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실상과는 너무 거리가 먼 誤認이다.
세계 경시대회에 나가기 위해 대상 학생을 미리 뽑아 국가에서 스파르타식으로 훈련시켜 내보내는 우리나라와 아무나
나가고 싶은 학생은 자유롭게 지원해서 경시대회에 참가하는 선진국 학생들과의 성적을 비교해서 한국학생들이
수학 과학을 잘 하고 한국학생들의 교육수준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은 마치 김연아가 피겨의 여왕이라고 해서
대부분의 한국여자들이 피겨를 잘 한다고 믿는 거나 한국야구가 우승했다고 해서 한국인들은 야구를 잘한다고
생각하는것이나 마찬가지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는 해마다 국가 경쟁력을 발표하는데 작년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조사대상 55개국중 31위로 발표했는데 여기에 교육부문을 보면 한심하고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들 정도다.
대학진학율은 84%로 세계최고이나 대학졸업자의 사회요구 부응도는 꼴찌인 53위로 나와 있다.
그런가하면 OECD 발표로는 우리 교육경쟁력이 세계 60위라고 하는데 조사대상국이 몇개국인지는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세계 꼴치수준임은 틀림없다.
우리나라의 일류대학이 동남아의 대학보다 못하다는 조사결과는 해마다 나온다.
세계최고가 아니라 세계 꼴찌라는 말인데 이런 결과를 놓고 유식한 교육전문가들이 늘어놓은 이유라고 들어보면
항상 상투적으로 교육에 투자가 모자란다. 제도가 잘못되어 있다는 소리만 귀따갑게 하고 있는데 내가 보기엔
투자를 늘리거나 제도를 바꾼다고 시정되거나 개선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근본적 원인은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하는 시험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전국의 학생들이 똑 같은 문제를
놓고 제시된 예문중에서 정답을 고르는 사지선다형 시험이 우리 교육을 망치는 가장 결정적 원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電氣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이 두꺼비집을 만져본 적도 없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보통이다.
그 결과 우리 학생들은 무엇이든 암기하는 습관에 익숙해있고 어떤 상황을 서술하거나 현상의 원인에 접근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탐구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 뿐만 아니라 문장력도 현저히 떨어져 보고서나 기안서를
작성하는 걸 매우 어려워하는 것도 현실이다.
게다가 돈은 엄청 퍼부어면서 영어실력은 일본과 같이 세계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교육투자를 늘리고 제도를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교육에 대해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을 상대로 내가 열변을 토해도 누구하나 진지하게 귀기울이는 사람을
못 봤는데 이는 제 자식들은 일찌감치 외국에 내보냈기 때문에 건성으로 듣는 척만 하지 이게 자신과 관련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꼴찌의 교육수준으로 "산업화, 민주화 달성했으니 이제 선진화로 나아가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들을 때마다
나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오바마가 한국의 교육열을 본받아라는 소리를 했다고해서 우리 교육당국자들이 꽤나 으시대는 것 같은데
오바마가 한국의 교육수준이 세계꼴찌라는 보고는 받지 못한 것 같다.
왕성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졸업장, 자격증을 따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목표라는 걸
오바마가 알 턱이 있나?
도서관은 입시공부, 취직공부하는 장소이지 지식을 섭렵하는 곳이 아닌 것이 우리나라의 실태라는 걸
오바마가 어떻게 알겠나?
해마다 1000개의 학교를 폐교시켜 교육의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오바마의 생각은 좌파적 스탠스에서
우파적 스탠스로 바꿨다는 걸 의미하는데 한국은 평준화라는 덫에 걸려 세계의 추세를 홀로 역류해서 교육기회와
교육수준의 평등을 추구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못해 절망적이기까지 하다.
싱가포르는 말할 것도 없고 말레이지아같은 나라에도 해마다 4만명의 외국유학생들이 몰려온다는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미국, 카나다, 뉴질래늗, 중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등 한국의 교육난민 수십만명이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
교육수준이 꼴찌면서 선진국타령하는 우리나라의 유식한 사람들의 현실인식이 정말 한심스럽다.
교육수준과 생활수준은 비례하기 마련이다.
30~50년 뒤 우리나라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면 끔찍하기 짝이 없다.
내 자식 손자 교윣은 내 손으로 맡아서 해야지 국가에 맡기고 있다간 우리나라 노가다판에서 일하고 있는
동남아 노동자 꼴이 된다.
나를 더 절망케하는 것은 정치인중 어느 누구도 우리 교육의 실태를 바르게 파악하고 이를 심각하게 우려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델모나코님글
첫댓글 유일하게 걱정하고 계시는 분이 우리 의원님 이십니다.
그래서 나는 새롭게 아이를 얻게되면 강원도 면온초등학교로 보내려고 합니다. 어제 교육과 관련한 프로그래을 봤는데 면온초등학교의 프로그램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의 의지도 놀랍구요...아마 초등학교계의 민사고가 될것같습니다. 방과후 교육은 민사고 학생들이 책임지고있더군요....아 부러워라...난 왜 초등학생 자녀가 없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