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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로 자리를 잡았고 이제 이 물결에 동참하고자 압구정, 청담 등지에서도 신생 클럽들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현재 강남의 일부 나이트 클럽들은 더 이상 웨이터와 삐끼로 영업을 하는 기존 방식
이 이 시대의 조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업종을 변경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으며 매번 홍대
클럽 또는 대형 파티가 있을 때마다 와서 시장 조사를 하는 경우가 목격되곤 한다. 심지어 홍대에
조폭을 동반한 대형 클럽이 들어와 이 문화를 독점하고 다른 클럽 죽이기를 시도하려 한다는 루머
까지 돌고 있으니 클럽이라는 곳이 수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매달 클럽데이 날이 되면 6천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몰려오고 이들의 상당수가 주말에 다시
클럽을 찾아와 음악에 흠뻑 취해 춤을 추지만 과연 이들 중 클럽이 합법적인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클럽이 불법 공간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일반적으로 상업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는 나이트 클럽은
업종 분류상 유흥 주점으로 등록이 되어 있고 특소세를 비롯해 상당히 높은 세금을 내고 있다. 그러
므로 이 세금을 부담하면서 이윤을 내기 위해 테이블 당 기본 요금이 붙고 주류의 가격도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되어 있는 홍대 지역의 클럽들은 학교 주변에 자리를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택가와 밀접한 준 주거지역에 위치해 있다. 준 주거지역은 상업지역이 아니
기 때문에 유흥 주점 허가를 받을 수도 없고 설사 클럽들이 상업지구에서 유흥 주점으로 등록한다 해
도 음료수를 포함해 단돈 만원의 입장료를 받고 운영을 하고 있는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장사를 했다
가는 하루 만에 문을 닫거나 일반 나이트 클럽과 같이 비싼 메뉴판을 내밀고 생존을 위해 조폭을 끌
어들여야 할 것이다. 일반 음식점에서는 주류 판매가 가능하나 문제는 춤을 출 수 있는 공간 즉, 무도
장이 설치될 수 없다는 사실. 법대로 하자면 클럽에 들어와서 음악을 듣고 술은 마실 수 있지만 춤을
추면 안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한도 끝도 없다. 노래방에서 춤을 추는 것 역시 불법이며
단란 주점에서 노래를 부르고 술은 마실 수 있지만 이 곳 역시 춤은 불법으로 간주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단란 주점은 법률적 기준과 다르다.
클럽은 엄연히 일반 유흥주점이나 디스코텍과는 달리 음악을 목적으로 공연하는 디제이들과 이를 함
께 즐기는 손님들이 춤과 함께 교감을 나누는 곳이다. 삐끼도 부킹도 없는 클럽을 일반 나이트 클럽
과 똑 같은 장소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이 곳에서는 음악을 통한 매니아들의 교류가 이루어지고 젊
은이들의 새로운 문화가 창출되고 있다. 클럽데이 행사를 비롯해 홍대가 클럽의 중심지로 자리매김
을 하면서 이곳에 찾아 드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주변지역의 음식점, 바들 역시 더불어 이득을 보
고 있고 대부분 이 사실을 인정한다. 홍대 클럽 밀집지역 주변에 러브호텔이 단 한 군데도 없다는 것
을 보면 이 곳이 향락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않는가. 하지만 20년 전에 만들어진
현행법에는 클럽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문화 시설을 적용시킬 수 있는 마땅한 기준이 없어 아직까지
도 이 클럽들이 단속의 위협을 받으며 범죄자 소굴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2년 봄 클럽데이를 월드컵과 연계된 지역 문화행사로서 상당한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던
서울시 및 마포구청이 클럽데이를 비방하는 익명의 사이버 메일 한 통을 받자 몇 달 동안 계획해왔던
예산지원을 백지화 시키고 일제 단속을 실시, 4개 클럽의 영업 정지 및 나머지 클럽의 무도 공간
폐쇄를 선포했다. 이에 대항하고자 시민단체인 공간문화센터와 홍대신촌 문화포럼에서는 변호사를
기용해 행정소송단을 구성했고 홍대 클럽을 중심으로 합법화 서명 운동을 대대적으로 실시함과 동시
에 클럽문화 육성 시범지구 및 시범업소 설치 방안을 제출했으나 여태까지 이렇다 할만한 시원한 답
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클럽 단속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단속에
걸린 클럽은 영업 정지 또는 높은 벌금을 물어야 한다. 일부 공무원 및 경찰들 역시 클럽이 건전한 공
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현행법상 불법이라 자신들 역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 심지어
잘 알고 지내는 클럽 업주에게 떼돈 버는 것도 아니면서 왜 굳이 클럽을 해서 힘들게 장사를 하느냐,
차라리 상업지역으로 옮기거나 업종 변경을 하는 게 낫지 않냐는 조언까지 한다고 하니 과연 이 말을
듣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클럽 외에도 프로덕션에서 해외 디제이를 초청해 열고 있는 파티도 한 동안 붐을 이뤘으나 제대로 된
공연 시설의 부재로 인해 호텔 나이트 및 그랜드 볼룸과 같은 장소를 빌려 행사를 이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호텔 나이트를 제외한 공간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것이 불법이라 프로덕션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유명 해외 뮤지션들이 공연할만한 장소가 없으니 우리는 그들을
볼 권리도 없다는 뜻인가? 클럽과 파티 프로모션을 잘 나가는 장사로 생각해 영업 방식을 변경을 했
던 한 나이트 클럽에서 예상했던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하자 다른 장소에서 파티를 주최하는 프로모
터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이들 중 상당 수의 공연을 울며 겨자먹기로 그 나이트 클럽에서
파티를 열 수 밖에 없었던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진 적도 있다. 또 다른 예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
는 전문 공연장이었으나 재정상의 문제로 중년층을 상대로 하는 캬바레로 업종변경을 한 이 곳을 빌
려 얼마 전 유명 디제이의 공연이 열렸는데 밖에 새까맣게 줄을 서 있는 젊은이들을 보고 경찰들이
끊임없이 찾아와 업주에게 오늘은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으니 뒷돈을 달라는 요구를 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미 클럽과 파티 문화는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젊은이들의 건전한 문화로 인식되어 있다. 클럽은 음
악 이외의 목적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용납하지 않는다. 홍대 클럽에 가보면 눈에 띄는 포스터가
있을 것이다. 술에 취해 혐오스러운 행위를 하는 자, 싸움을 하는 자, 마약 소지 및 사용하는 자들은
클럽에서 내쫓김은 물론 경찰에 신고를 한다는 문구가 적힌 그것을. 클럽은 현재까지도 불법 공간으
로 간주되는 것도 모자라 매년 여름 방학이 되면 일부 못난 유학생이 함께 가지고 들어오는 일부
마약의 유출 사태로 언론에 의해 마약 소굴로 매도되기까지 한다. 최근 모 신문에서 파티 문화를
경험해 보지 못한 기자가 건전한 목적으로 자랑스럽게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홍보를 했던 파티를
유학생과 외국인의 은밀한 마약 잔치로 오보해 수 많은 젊은이들의 반감을 샀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
는 곳에는 얼마든지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화를 이해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부 극소수 사람들의 무지한 행동을 보고 문화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옳지 못하
다.
이미 클럽데이가 시작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이를 찾아오는 이들은 계속 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젊은이들의 새로운 놀이 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취재진 역시 늘어가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지불하고
당당히 자유롭게 자신이 선호하는 음악을 즐기고 춤을 통해 그 자유를 표현할 수 있는 클럽 문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맞는 새로운 법률이 제정되어야 한다. 클럽과 음악
을 사랑하는 이들이 외치는 P.L.U.R(Peace, Love, Unity, Respect)의 정신을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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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일부 극소수가 그렇케 알고 있는게 아니고 어른들 거의가 춤은 부도덕하다고 알고 있어 본인도 내 친구, 동창들에게 춤은 최고의 문화행위라고 교육하고 있슴니다. 일부가 아니고 거의전부
이 글..저희 엄마한테 보여드려야 겠군요.. 대학가면 제일먼저 모하고 싶냐는 말씀에 "클럽가서 카페 회원님들과 음악들으러 갈거예요" 라고 했더니, 클럽이 무슨 유흥주점이니.. 뭐니..하시면서 절대 그런곳 가지도 말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트랜스 파티는 거의 저녁 늦게 시작되서 새벽에 끝나니, 대학가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외박은 절대 안된다고 하시네요.. 대학가면 누가 저희 엄마좀 설득해 주세요~
부모님 말씀 꼭 들으세여... *_* 틀린 말씀 하나도 안하십니다... 꼭 클럽가서 밤 새야하는건 아니잖아여... *_*
부모님도 틀린 말씀 가끔 하십니다.클럽이 유흥주점인 것만은 아니겠죠.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일단 저지르고 보세요.클럽 가는게 부모님께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닐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