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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하늘의 송편달
이미지- 구글검색
꿈을 꾸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세요 홍선생님”
“섬 생활은 괜찮아? 얼마나 좋으면 연락도 없어?”
“오래간만에 편하게 쉬고 있어요. 아무것도 안하고”
“여기는 바쁘고 정신없는데 부럽다 그래”
“나중에 한 번 병원으로 갈게요.”
‘그래, 안식년 잘 보내’ 이어지는 홍지홍 교수의 말을 뒤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강원도의 산골은 무척 한가했다.
따뜻한 홍차의 김은 모락모락 창가 근처에서 피어났다. 윤도는 두 눈을 꼭 감고 꿈을 되새김질하기 시작했다.
“누구냐?”
“괜찮아요? 외상이 심한데 여긴 어딥니까?”
분명 자신은 방에서 자고 있었는데, 산속에서 피를 흘리며 외상을 입은 채 쓰러져있다. 다른 누군가는 보이지 않고 어둑어둑한 밤에 옷은 또 이상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을 보며 윤도는 자신에게 혹시 응급처치할 만한 것이 있는지를 찾는다.
“누구냐 묻지를 않느냐”
“통성명은 본인 이름부터 밝히는 것 아닙니까?”
“나는 이방원이다.”
“정윤도입니다, 다친 지 시간은 어느 정도 흘렀습니까?”
다행이 자신의 주변에 있던 자신의 가방 안에 진통제와 소독약, 붕대 따위가 들어있는 구급키트가 있었다. 가위를 꺼내 조선 태종과 동명이인인 듯한 환자의 옷을 잘랐다.
“춥거나 하진 않습니까?”
“의원이냐?”
“의삽니다. 근데 왜 아까부터 반말이야?”
이방원이라는 자가 윤도의 말을 듣고 어이없는 실소를 터트렸다. 자신에게 당당히 맡서는 이가 오래간만인 듯했다. ‘다친지는 한시진정도 지났다.’ 지친듯한 방원의 말에 윤도는 서둘러 소독을 하고 붕대로 지혈을 했다. 왼쪽 복부에 피가 세어나오는 것을 보고 옷을 더 잘라보니 부러진 화살이 박혀있었다.
“도와줄 사람 없습니까? 그리고 대체 왜 산에서 이런 몰골로 쓰러져있는 건데요?”
“그러는 너는 누구기에 이상한 몰골로 여기에 있는 것이냐?”
“나 참, 별 이상한 일 다보겠네. 말 그만해요 화살 뽑을 테니까 장기는 피해갔고 깊이도 깊진 않아요. 근데 많이 아플겁니다.”
외상외과를 전공한 친척에게 화살을 뺄 때 절개하지 않으면 피부나 장기조직에 더 많은 손상이 간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던 윤도는 키트에 들어있던 메스와 방원의 환부에 소독약을 들이 붓고 메스를 들었다.
“최대한 힘주지 마요. 불가능하겠지만, 여기 손수건 입에 물어요.”
“으윽!……”
화살 주변을 작게 절개하며 화살촉 끝까지 파고들었다. 방원은 입이 틀어막힌 채로 힘겨운 신음을 토해냈다. 재빠르게 화살을 빼내고 환부를 소독하고 붕대로 긴급히 지혈했다.
“구급차 부를 테니까 일단 진통제부터 먹읍시다.”
“영규가 곧 올 것이다.”
“말 좀 줄이라니까 거 말 안 듣네.”
일반적 사람들이라면 생살을 메스로 찢는 고통에 기절이라도 할 것 같건만 방원은 신음을 삼키며 버티고 있었다. 윤도는 그런 방원에게 원래 이러면 안 되지만 진통제부터 먹자며 입을 벌리게 하여 약을 털어 넣었다.
윤도는 자신의 핸드폰을 찾아 전화를 걸어보지만 통화는 전혀 되지 않았다.
‘스르렁’
윤도의 목으로 차갑고 날카로운 금속물질이 느껴졌다.
“웬 놈이냐!”
“으악!”
윤도는 자신의 목에 겨눠진 차가운 검 때문에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영규야……”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그자는 의원이다.……윽… 나를 구한 자다.”
“여긴 대체 어딥니까 당신들은 대체 뭡니까?”
“여기는 개경이다.”
윤도는 방원의 말에 그대로 쓰러졌다.
‘good morning good good good-'
알람 소리에 눈을 뜬 윤도는 자신의 방안을 둘러보았다. 무슨 그런 험악한 꿈을 꾸는지 꿈 속에서도 의사의 투철한 소명을 다하며 쓰러진 환자를 살리다니, 그 보다 개경이라고 말한 사극 속 인물 같은 자의 말이 생각나 코웃음이 낫다. 개경이라니 그렇다면 개성인다. 자신이 이북에라도 다녀왔단 말인가? 어이없는 웃음을 흘렸다.
“어?”
윤도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크게 눈을 떴다. 꿈속에 영규라는 자가 목에 칼을 겨눈 곳에서 칼로 베인 듯한 상처가 나있었던 것이다.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한 것도 언 2달이 다되어갔다.
그 후 매일 매일 처음 시작한 꿈의 내용이 이어지며 이야기가 나아갔다.
처음 그렇게 개경이란 소리를 듣고 꿈에서 깬 후 혹시나 하고 약품과 수술 용품을 머리맡에 두고 잤다. 그러자 꿈속에서도 그 물품들만은 사용할 수 있었다.
처음 윤도가 보았던 방원은 윤도가 익히 알고 있는 조선의 태종 이방원이 맞았다.
격변의 시대였고, 벌써 그곳은 조선을 건국하게 되는 시점으로 넘어왔다.
방원은 화타의 환생이라 해도 믿겠다며 윤도의 솜씨를 크게 칭찬하며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생명의 은인인 윤도를 곁에 두었다.
“윤도야, 땅새가 많이 다쳤다는 구나 네가 상처를 좀 봐주거라.”
“나리는요?”
“대감마님과 대화중이시다, 나에게 전달을 명하시곤 가셨다.”
윤도는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처음 방원을 발견한 그땐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하여 가족들과 산에 숨어들었다. 추격대를 따돌리기 위해 혼자 떨어졌다. 봉변을 당했을 때였다. 자신이 발견하지 않아 치료를 하지 않았다면, 꿈에서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꿈속의 시간은 무척이나 빨라서 위화도 회군을 한지도 4년이 다되어 조선은 건국을 앞두고 있었다.
“어디서 이렇게 다쳐 온거야?”
“몰라도 된다.”
아마 조선을 건국하기 위해서 싸우다 다친 것이겠지. 역사를 알고 있는 윤도는 밀려오는 생각에 씁쓸해졌다.
방원은 어딘가 외롭고 위태로워 보였다. 강한 가면 아래 어쩌다 보이는 모습은 윤도가 아는 철의 군주와 서글픈 사람의 모습이었다.
“뭐하십니까?”
“치료는 잘 끝났느냐?”
“별이 많네요.”
“늘 있는 별이지 않느냐.”
윤도는 방원의 옆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맑고 은하수는 흐르며 별은 반짝이고 있었다.
“제가 살던 곳은 별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곳이 있느냐.”
“지금과는 다른 곳이죠.”
방원은 물끄러미 윤도를 바라보았다.
“비밀 하나 알려드릴까요?”
“무엇이냐”
“저는 미래에서 왔습니다.”
방원은 다시 물끄러미 윤도를 바라보았다.
“그러냐”
“역시 믿지 않습니까?”
“아니다. 너를 보면 그럴 수도 있을 것만 같다.”
“궁금하지는 않습니까? 당신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글세…, 평가를 받을 수 있느냐 내가?”
씁쓸한 웃음과 씁쓸한 물음에 윤도는 함께 미소지어주었다.
“아주 오래된 미래일거예요.”
방원과 윤도는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은 평소와는 다른 하루였다. 마른장마에 가뭄까지 들어 타들어갈 것 날은 흐리고 어둑어둑했고, 폭풍우 치는 밤이었다.
눈을 감으면 여전히 꿈을 꿀 것 같지만 또 그 꿈이 깨어져버릴 것 같은 그런 폭풍우치는 밤이었다.
“무기는 인일에 일제히 옮기는 것으로 하고 그것은 영규가 맡는 것으로 하지.”
“예, 정안군 대감”
“부인께선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처가와 연통하며 상황을 지켜보시구려.”
“알겠사옵니다. 서방님”
“허면 저는 무기고를 살펴보고 오겠습니다.”
영규는 반촌 무기고를 향해 갔고, 윤도도 깨끗한 붕대와 주문한 메스를 찾기 위해 영규를 뒤 따랐다.
무기고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지만 방해가 될 것 같아 멀찍이 영규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아니 이 사람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거야?”
윤도는 들어 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나오지 않는 영규를 기다리다 윤도는 무기고로 슬쩍 들어가 보았다.
그곳에선 수술실에서 익히 보던 피가 낭자한 장면이 있었다.
“이봐요 영규형님!!”
목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미약한 숨을 이어가는 영규가 쓰러져있었다. 급한 대로 가지고 있던 붕대로 지혈을 하고 고정을 시킨 다음, 영규를 엎고 방원의 집을 향해 내달렸다.
“이게 어찌된 일이냐!”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 들어가 봤는데 이렇습니다.”
“살릴 수 있겠느냐”
지혈하던 붕대 사이로 피는 계속 새어나왔고, 출혈을 너무 많이 한 것인지 손톱도 얼굴도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윤도는 도저히 지금 상황에선 수술을 할 수 없는 것을 알기에 눈물을 흘리며 붕대를 덧대는 것 밖엔 할 수 없었다.
“어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냐! 반드시 살리거라 반드시”
-우르르 쾅-
갑작스러운 천둥소리에 놀라 밖을 바라보니 한 곳에 소나기가 집중되며 천둥 번개가 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제가 한 말 기억합니까?”
“무엇을 말이냐”
“미래에서 왔다는 말, 한 번 믿어볼래요?”
“…… 살릴 수 있는 것이냐?”
“이번 꿈에서 깨면 못 돌아올 것 같아요. 하지만 영규형님은 반드시 살릴게요.”
윤도는 영규의 목을 단단히 붕대로 지혈한 채 등에 업어 끈으로 묶었다.
“저 곳에 길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는 못 올 것 같습니다.”
윤도의 말에 방원은 쓸쓸한 사람의 표정을 지었다.
“성군이 되요. 사랑도 받아요. 그러니까 겁먹지 마…….”
주먹을 꽉 쥔 방원은 윤도를 얼른 소나기가 내리는 곳으로 보냈다.
“믿겠다. 그러니 잘 부탁한다.”
“그럼 잘 있어요.”
“이번엔 네가 나에게 와주었으니, 다음엔 내가 너에게 가겠다. 그러니 기다리거라!”
다행스럽게도 윤도의 예상은 맞았다. 처음으로 잠이 빠지지 않고 꿈에서 깰 수 있었다. 윤도의 등엔 여전히 영규가 피를 흘린 채 업혀있었다.
“국일병원 정윤도입니다. 강원도 지원에 수술장 마련해주세요. 목에 깊은 손상으로 의식을 잃은 환자가 있습니다.”
/
세월은 빠르게 어느덧 일 년이 지나 서울의 국일병원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영규 형님의 수술은 무사히도 끝나 1달이 지나자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600여 년의 세월을 건너온 형님은 어렵사리 현대에 적응해 가고 있는 중이다.
‘이게 한글이라는 것이냐, 한자는 안 쓰는 거냐?’
‘네, 정안군 마마 아들이 만든거예요.’
‘이것을?’
‘그 분이 우리나라 역사 최고의 성군이라 불리우세요.’
‘정말인거냐?, 우리 마마 성공하시는 거야?’
‘예’
왕자의 난을 성공시키고 방원이 왕위에 오른 것을 안 영규는 아이처럼 좋아했다. 물론 그 것을 함께 할 수 없어 씁쓸해했지만, 그래도 기뻐했다.
한글도 떼고, 집의 이용법과 대중교통 이용법, 등을 배우고 요즘은 혼자 돈을 벌어보겠다며 작은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영규형 갑자기 학원회식이라고? 음악 공연 보자고 한건 형이다.”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영규의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뒤로하고, 전화를 끊었다. 어쩔 수 없이 혼자 피아노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후배가 대충 쥐어준 공연 티켓이라 누가 나오는지도 잘 몰랐다. 듣기로 신인이라고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다며 윤도는 어깨를 으쓱이곤 자리에 앉았다.
그것은 찰나의 순간이었다. 윤도의 얼굴로 눈물이 떨어진 것은.
방원의 얼굴과 놀랍도록 같은 얼굴을 한 사람이 피아노 앞에 앉았다.
“첫 곡은 어떤 것을 할까 고민하다 가볍게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모차르트의 반짝반짝 작은 별 원곡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윤도는 방원의 얼굴과 똑같은 얼굴을 한 피아니스트의 말에 숨죽여 오열했다. 너무도 반가워서 너무도 가슴 아파서 그리고 꿈속의 예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다음에 피를 묻히는 자가 아니라 예인이고 싶다.’
‘와, 안 어울릴 것 같은데요.’
‘역시, 그러하지’
반짝반짝 작은 별을 치고 있는 티켓 속 피아니스트의 이름은 유아인이었다.
윤도는 행복한 미소의 아인을 보며 안도했다.
피아노의 고운 선율은 공연장을 감싸 안았고, 윤도의 눈물로 촉촉한 시선과 아인의 행복한 시선이 맞물렸다.
어느 날의 갑작스러운 꿈은 다시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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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공 신하수는 언제나 진리잖아요.
닥터스 보는데 우리 윤도 매력터지잖아요.
이방원 무휼말고 이방원 정윤도 엮어보고싶어지잖아요.
그러면 시나리오를 쓴거잖아요.
많이 스압인듯하지만 그래도 잼났음 좋겠잖아요.
흡 부디부디 문제없기를
문제시- 오열
안문제시- 여시들 소원성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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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시나리오 글들 종종 봤어서 올려봤는데 연재라고 하기엔 내용이 너무 껑충껑충 부실해서
2편!!!! 2편을 줘!!!!
잠은 죽어서 자죠 여시야♥
망상으로 가서 계속 연재하자!!♥
내가 이름표 만들어주께♥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8.15 01:47
여시ㅠㅜㅜㅠㅠㅠ망상길만 걸어랏
망상방으로 모시겠나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방원X윤도 넘나 좋고요 ㅠㅠㅠ
대박이다...망상방에서 2부들고와주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