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위에 눕다
파란 하늘, 흰 구름
담장 위 호박
담장 양 끝은 낭떠러지.
왼쪽도 떨어짐, 오른쪽도 떨어짐.
호박은 그저 떨어지지 않기 위해
담장 위에 몸을 얹었을 뿐이다.
아래는 깊고 위는 넓다.
파란 하늘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펼쳐지고
흰 구름은 위험을 모른 채 지나간다.
호박은 선택하지 않았다.
버티지도, 도망치지도 않았다.
그 자리에 남아 자랄 수 있는 만큼 자랐다.
그래서 둥글지 못했고 길어졌고 늙었다.
파란 하늘, 흰 구름
담장 위 호박
그 모습은 비극도 교훈도 아니다.
다만 떨어지지 않고 살아온 시간의 모양이다.
첫댓글 사진은 2021년 9월 18일 북한산 정릉 하산길입니다.
저 강남 반포동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 안전관리자로 취직하여 이제 3주 되었습니다.
포토에세이에 올린 간단한 글에 살을 붙여 보았습니다.
담장 위의 호박. 우리 인생살이의 비슷하군요
그렇네요 ^^
맞추어 살아야지요~
호박이 길게 자랐는데
처음 보는 모양입니다.
오늘 익은 호박 정리하여
죽 끓였는데
호박 담 위에
몸 지킴이 훌륭합니다.
불경기 취업하심을
축하합니다.
저도 처음 보았습니다. 축하 감사합니다~
아슬아슬해도
담장 위에 터를 잡았으니...
생존의 아름다운 한 장면.
공감합니다 ^^
담장 위의 저 호박은 먹을수 있는 호박인지?
그게 궁금합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네!
먹어도 괜찮을까?
모양만 다를 뿐,
• 맛
• 식감
• 영양
은 정상적인 호박과 거의 차이 없어요.
오히려 “환경에 적응한 호박”이라 더 인상적이네요
65세가 넘은 연세에도 현장을 지킬 수 있는 모습은 성실하고 유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거기다가 문학적 재능도 대단합니다 ㅡ
닥치면 하게 되더라구요. 힘듭니다.
아래는 깊고
위는 높고
하늘은 아무일 없다는 듯 펼쳐지고
구름은 그저 흘러가고 ᆢ
호박은 아스라히 담장 위에
걸려 있고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아무일도
하지 않아서
공의 하시다 했던가요!
시 한 편으로 명제를 얻어갑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아무일도
하지 않아서
공의 하시다' 공감합니다.
불교식을 다시 적는다면 부처아닌 것이 없다 로 되겠네요~
제가 전하고자 한 그대로 느끼시니 감사합니다.
그 호박,
떨어지지 않게 묘하게 자라네요.
호박도 재주꾼이고
그호박을 보고
시로도 잘 나타내는 고든님의 재주도
상당합니다.
취업도 축하합니다.^^
방장님 댓글이 정말 품격있고 재치있는 재주입니다.
덕분에 요즘 수필방이 풍성합니다~
담장에 누운 덕에
천수를 누리네
너 잘나고 나 잘나고
다투던 친구들은
된장으로 끓고
나물로 무쳐져
덧없이 사라졌네
담장 위에 누운 덕에
하늘 보고 웃고
구름 보고 웃고
난, 땅빛으로 나이 먹으며
천수를 누린다네
댓글이 헐 좋습니다 ㅎ
늘어진 호박 팔자~!~!~ ㅎㅎ
‘늘어진‘이 묘한 여운을 주네요.
글이 참으로 좋으네요
글이 위기감도 주고요
호박의 한해가 사람의 일생 같기도 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호평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