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1일 런던 북부 웨스트 햄프스테드 한 벽돌집
앞에 텔레비전 중계차 두 대가 멈춰 섰습니다. 초인종이
울렸고 현관문이 열릴 때쯤 카메라 앞에 선 사람은 방금
장을 보고 돌아온 여든여덟 살 여인의 양손에는 식료품
봉투가 들려 있었고 흰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기자가 외쳤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노여인은 "오, 맙소사." 그 목소리에는
기쁨도 놀라움도 감격도 없었습니다. 마치 수십 년 동안
기다려 온 소포가 늦게 도착한 것처럼 지친 얼굴 위로
희미한 미소만 남겨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땅에 내려놓은
식료품 봉투에서 넘어진 우유병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 노여인이 바로 88세의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입니다. 노벨상 수상자
중에서는 역대 최고령 수상자입니다.
본명은 도리스 메이 테일러(Doris May Tayler).
1919년 이란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는 영국인이었고
어린 시절은 남로디지아(짐바브웨)에서 성장했습니다.
13세에 정규 교육을 중퇴하고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15세에 집을 나와 1949년에 영국 런던으로 왔습니다.
가톨릭 신자는 아니었지만 주로 교육을 받은 기관은
가톨릭 계통이었습니다. 런던으로 와서 1950년에 첫
장편 (풀잎은 노래한다)를 냈습니다. 2007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2013년에 뇌졸중으로 94세로
사망했습니다.
수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도리스 레싱의 작품 세계는
기성의 가치 체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써 이념
갈등, 성 차별, 인종 차별 등의 폭넓은 사회문제를
전반적으로 내포하고 있습니다.
여성 작가에 의해 기술되는 여성 해방적 인식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페미니즘 문학"으로 규정되기도
하지만, 페미니즘적 요소는 그녀의 작품을 형성하는
일부분의 구성 요소이자 하나의 발화양식에 해당된다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할 것입니다.
도리스 레싱은 현대사회의 부조리한 문제들에
천착하여, 정치 또는 사회적 비판의식을 평생에 걸쳐
견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로써 전통과 권위에서
기인한 폭력 및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인간 존재의
고유함, 개인의 자유로운 삶, 사상과 표현의 자유
등을 작품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였습니다.
노벨문학상의 수상 소감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유럽의 문학상은 다 받았는데 이 상을
받았다고 해서 춤이라도 춰야 하나요?"
기자들이 왜 기뻐하지 않느냐고 묻는 질문에
이 한마디의 답변으로 대신했습니다.
도도하고 당찬 성격을 가진 여인 작가였습니다.
두 번의 이혼과 두 번의 결혼을 했지만 매번 4년을 넘기지
못한 것을 보면 그 성격이 어릴 때 성장한 영국 식민지였던
짐바브웨의 환경과 연관성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지금 <사랑하는 습관>과 <19호실로 가다> 두 권이
한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어 구매하여 잘 읽고 있습니다.
▶내일은 5월 8일 어버이날입니다.
이채 시인이 쓴 (어버이날에 띄우는 카네이션 편지)
시 한 수를 올리겠습니다.
내 안에서 늘 기도로 사시는
큰 사랑의 당신 앞에서는
나이를 먹어도 철부지아이처럼
나는 언제나 키 작은 풀꽃입니다.
당신의 손길이 실바람처럼 불어와
꽃송이 쓰다듬으며 머무시는 동안
당신께 다하지 못한 아쉬움의 눈물
여린 꽃잎 사이로 뜨겁게 흘러내립니다.
나의 삶에 꽃씨를 뿌리고
당신은 흙이 되셨지요.
나의 가슴에 별을 심고
당신은 어둠이 되셨지요
내가 파도로 뒤척일 때
고요한 바다가 되어주시는 아버지
내가 바람으로 불 때
아늑한 숲이 되어 주시는 어머니
오늘은 어버이날
한 송이 꽃 빛의 의미를
정녕 가늠할 수 있을까요
다하지 못한 이 불효를 용서하세요
세월에 주름진 당신의 가슴으로
은혜의 꽃 한 송이
빨간 카네이션 편지를 띄웁니다.
"끝"
첫댓글 어머니날...언제부터 어버이날이라고 바꼈는지 모르겠네요.
국민학교 시절엔 어머니라는 말만 나와도 눈물짓고 하던 날이였는데...
살아 있는 우리 친구들에게 붉은 카네이션을 바칩니다.
기억도 좋습니다.
나는 기억이 안 나는데^^ㅎ
행복한 어버이날 보내시길~ 용돈도 두둑하게 받으면 더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