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2일 다해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마태오 7,15-20)
복음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15-2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5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게걸 든 이리들이다.
16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가시나무에서 어떻게 포도를 거두어들이고,
엉겅퀴에서 어떻게 무화과를 거두어들이겠느냐?
17 이와 같이 좋은 나무는 모두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18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19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잘려 불에 던져진다.
20 그러므로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과정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결과다>
사람이 뒤통수를 맞거나 배신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내가 만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선 사람을 막 대하는 사람에게 뒤통수 맞는 일은 없습니다. 어차피 안 믿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뒤통수 치는 사람은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입니다.
영화 ‘겟 아웃’(2017)은 뒤통수를 제대로 맞는 영화입니다. 한 예쁜 대학생이 흑인 운동선수를 꾀어서 자기 부모에게 인사시키러 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집안은 현대 의학 기술로 몸이 좋은 사람들을 데려와 자신들의 뇌를 넣어서 영생을 추구하는 집단이었습니다.
대부분 사람의 뒤통수를 치는 이들은 사람을 과정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지금 좋으면 그만이라고 여기게 합니다. 그래서 미래 어떤 열매를 맺을 것인지를 생각 못하게 합니다. 사탄과 그 예언자들이 그런 일을 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예전부터 과정이 더 중요한지 결과가 더 중요한지, 혹은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더 좋은지 아니면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 더 좋은지에 대한 논쟁은 끊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은 그 결론을 내려줍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굳이 사람을 판단하려거든 열매를 보고 판단하라고 합니다.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마태 7,16)
사람을 판단할 때는 과정보다는 결과입니다. 세상은 결과만 보지 말고 과정을 중시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과정을 중시하기를 원하는 이들은 내 뒤통수를 치려는 이들입니다.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좋을 수밖에 없지만, 과정이 좋다고 항상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 세상은 과정입니다. 여기서 열심히 산다고 다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천국에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미 그 결과를 예상하는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이 세상에서 열심히 과정을 살도록 하며, 시간이 없어 결국에는 성당에 한 번도 가지 못하게 만듭니다.
어떤 스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잘하는 일을 하다가 좋아하는 일로 옮겨가면 삶이 ‘노동’에서 ‘놀이’가 됩니다.”
지금 놀이하면 좋을까요? 목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행복한 게 중요할까요? 하지만 목적이 없으면 지금 행복한 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재테크 강사 김관용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좋아하는 일로 생계유지하려고 하면 좋아하는 일이 재미없어져요. 그래도 괜찮겠어요?”
JYP 대표 박진영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좋아하는 게 음악이고, 잘하는 게 회개라면 JYP 회계팀에 들어오세요.”
과정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결과입니다. 과정은 항상 고통스럽습니다. 그 과정을 이겨내게 만들어 결국 높은 수준에 올리는 것은 열매입니다. 열매가 지금을 참아낼 수 있게 만듭니다. 하지만 열매를 생각하지 않고 지금을 즐기려는 사람은 앞으로도 즐길 수 없는 형편이 되고 맙니다.
얼마 전 노숙인에게 20유로(약 2만6천 원)를 주었던 한 유튜버가 약 3천만 원의 벌금과 함께 징역 15개월을 선고받은 뉴스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돈만 준 것이 아니라 ‘치약 넣은 오레오’ 쿠키도 함께 주었기 때문입니다. 감사하다며 치약 오레오를 먹은 노숙인은 바로 이를 토해냈습니다.
유튜버는 노숙자를 모욕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는 20유로라는 돈을 기부하는 선행을 했다고 여겼고, 오랜 시간 양치하지 않은 그에게 치약은 긍정적인 효과를 주었다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15개월 징역과 2천 5백만 원의 벌금과 그가 좋아하는 유튜브를 5년 동안 하지 못하는 벌을 받았습니다. 지금 즐기려 해서는 안 됩니다. 좋은 열매를 맺도록 누군가 지도했어야 합니다.
김연아 선수나 손흥민 선수는 왜 그리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고통스러운 과정을 참아낼 수 있게 만들어준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즐길 수 있습니다. 은퇴하고도 즐길 수 있습니다. 잘하지 못하면 결국 즐기지 못합니다.
가리옷 유다만큼 좋은 과정을 거친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결과가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삶도 거기서 끝났습니다. 열매가 중요합니다. 결과가 중요합니다.
구약의 요셉은 꿈쟁이었습니다. 그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꿈 해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잘할 수 있는 것은 그에게 역경을 가져다주었습니다. 형제들로부터 미움을 받게 했고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러나 그는 꿈 해몽으로 감옥에서 풀려나고 이집트의 재상이 됩니다. 그리고 자기를 배신한 형제들을 살려주는 은인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만드셨다면 분명 목적이 있습니다. 그냥 목적이 아니라 완전히 잘 될 무언가를 계획하셨습니다. 그러니 지금 역경을 이겨내고 무언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읍시다. 그것으로 주님을 영광스럽게 합시다. 과정이 중요하고, 지금 즐기는 게 중요하다고 하며 하느님께서 나를 창조하신 의도를 묻어두지 맙시다. 그러면 나중에 한 탈렌트를 땅에 묻어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 게으른 종처럼 혼나는 날이 올 것입니다. 허무주의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과정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결과입니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즐기던 과정도 더는 즐길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 항상 무슨 열매가 맺힐 것인지를 보십시오. 그리고 최고가 될 것을 선택하십시오. 주님께서 나를 무엇이 되게 만드셨다면 분명 최고가 되도록 만드셨습니다.
출처: 원글보기; ▶ 전삼용 요셉 신부의 매일 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