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들은 2001년 2월 17일 토요일 한국전통무예협의회와 (주)컬쳐메이커의 주최로 서울대 벤처센타에서 개최된 한국전통무술세미나를 관람하고 느낀 감상을 적은 개인적인 글이다.
이 세미나에서는 경당, 군무도, 선무도, 태권도, 택견, 특공무술, 한무도, 회전무술의 현대 한국무술을 대표하는 8개 문파 들의 강연과 시연이 이어졌으며, 컬쳐메이커 임원들의 "무술문화"에 대한 강연도 곁들여졌다.
이 세미나를 특히 의미가 깊게 생각하는 것은 현대 한국에 보편적으로 유포된 무술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는 처음이며 더욱이 각 문파의 지도자들이 모인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행사를 위해서 멀리 미국에서 활동중인 김희영 박사가 바다를 건너와 참석한 것을 보고 이 자리가 그만큼 무게 있는 자리라는 것을 느꼈다.
세미나의 표제로만 판단하면 한국의 전통무술들이 모인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현대한국에 지배적으로 보급된 무술들이 모인 자리라고 하는 편이 좋을 것같다.
문제가 될만한 부분은 생략하고 본 세미나의 취지에 걸맞게 각 무술들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이 인류사회 문화창달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 보려 한다.
아무튼 객석에 앉아 세미나를 보면서 우리 무술계가 지금까지의 양상과는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과 같이 자기의 무술만이 최고의 무술이라면서 서로를 배척하고 상호간의 벽만을 높이 쌓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런 모임은 있을 수 없다.
이런 자리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새롭게 펼쳐진 사이버세계에서 각 무술들이 서로를 공개하고 겸허하게 배울려고 노력했던 지난 몇 년간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싸이버 무예동호인들과 같이 호흡을 같이 하던 한국무예네트워크의 한정두 관장과 김제욱 이사, 그리고 인터넷에서 태권도를 전세계에 홍보했던 태권넷의 이승환 대표이사, 싸이버 무예인들을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었던 국제특공무술연합의 박노원 회장, 그리고 각종 행사에서 무술의 대중화에 앞장서 왔던 한국전통택견회의 정경화 선생, 선무도의 적운스님, 경단의 임동규 선생, 군무도의 강은순 선생, 회전무술의 명재옥 총재 등이 주축이 되어 있는 것을 보아도 이 모임이 미래 세계로 깨어 있는 무도인들의 자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미래세계로 열린 새로운 무술문화를 찾으려는 컬쳐메이커 임원들의 시각도 새로운 것이었다.
특히 이번은 기존의 무술계 자체가 인터넷에 구축된 넓은 세계에 참여한 첫 효시로서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본인은 무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세미나를 참관하고 각 문파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저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각 문파가 다른 문파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 탐구하였다.
객석에 앉아서 각 문파의 창시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문파를 만들었으며, 그 무술의 품격이 무었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무술계의 대선배님들을 감히 평가한다는 것은 외람된 일이라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날 세미나가 끝나고 인사를 드리는 나에게 김희영 박사님이 "젊은 사람이니 더 열심히 해야지" 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미래를 책임질 젊은 사람으로서 나의 시각으로 선배님들의 재산을 헤아려 받는 것으로 생각주신다면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겠다.
이하의 글은 세미나를 보면서 각 무술에 대해 느낀 주관적인 느낌을 정리한 것이다.
본인의 좁은 소견으로 잘못 판단한 것도 당연히 많겠지만, 하나의 시도라고 생각한다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