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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현재의 씨앗은 과거 속에 잉태되어 있었고, 현재는 또한 미래의 씨앗을 품에 안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현재의 변화를 과거와의 연결 속에서 면밀하게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권력의 개념, 기초, 그리고 지형 등 현재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몇몇 분야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 책은 곧 권력이동의 눈으로 한국의 사회변동을 해석하려는 첫 시도이다.
저자소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다. 강원도 강릉 출생이며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겸임교수와 세계한류학회 회장,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 재단법인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원장, Global Policy 편집위원, International Journal of Comparative Sociology 편집위원,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학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IMF 10년, 한국사회 다시 보다』, 『세계화: 자본과 문화의 구조변동』,『한국사회의 재구조화: 강요된 조정, 갈등적 조율』,『경제사회학이론』(공저),『현대 한국인의 세대경험과 세대문화』(공저),『한국사회 권력이동』(공저) 등이 있다.
저자의 다른 책
- 한국 행정관료의 혁신
과 통일 준비 - 2016.02
- 미래사회의 리더십과
선진국가의 엘리... - 2015.05
- 사회는 갈등을 만들고
갈등은 사회를 ... - 2013.06
- 페어 소사이어티 (기
회가 균등한 사회... - 2011.04
목차
제1부_권력이동 : 논리·전망·비교
1장 권력이동의 실제와 전망 - 박길성(고려대 사회학과)
1. 권력의 관전 포인트
2. 권력이동에 관한 두 가지 담론
3. 권력이동의 축
4. 참여정부 권력이동의 빛과 그림자
5. 미래의 권력 트렌드
6. 맺음말: 한국사회 권력이동, 그 미래를 위해
2장 한국에서의 권력이동 - 한준(연세대 사회학과)
1. 문제제기: 권력이동의 등장
2. 권력이동의 배경과 조건
3. 권력이동의 과정 및 양상
4. 향후 시나리오와 전망
3장 권력이동의 국제비교 - 김선혁(고려대 행정학과)
1. 문제제기: 우리의 현재를 위한 국제비교
2. 신보수주의자들로의 권력이동, 미국
3. 개혁·개방주의자들로의 권력이동, 중국
4. 비교의 관점에서 본 한국사례
5. 맺음말: 권력이동의 성패
제2부_한국사회 권력이동의 역동성
4장 지식권력의 이동 - 전상인(서울대 환경대학원)
1. 지식권력론
2. 지식과 사회
3. 한국의 지식권력 1: ‘냉전·산업화 레짐’
4. 한국의 지식권력 2: ‘광주·민주화 레짐’
5. 맺음말: 지식권력의 현주소
5장 상징권력의 이동 - 이남호(고려대 국어교육과)
1. 상징권력이란 무엇인가?
2. 동아리 / 싸이월드(Cyworld)
3. 백과사전 / 지식거래소
4. 주택(복권) / 로또
5. 부자 / 웰빙
6. 워크맨 / 애니콜(Anycall)
7. 킹카 / 얼짱
8. 사장 / CEO
9. 칼럼 / 인터넷투표
10. 우리에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6장 NGO의 권력이동 - 이선미(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1. 문제제기: 증가된 NGO의 사회적 영향력
2. NGO와 권력 문제
3. 한국 시민사회 담론의 변화
4. 한국 NGO 영향력의 원천과 변화: 자원을 중심으로
5. NGO와 국가, 언론 권력
6. 맺음말: 참여 거버넌스의 청사진을 위해
7장 미디어의 권력이동 - 함인희(이화여대 사회학과)
1. 문제제기: 왜 미디어 권력에 주목하는가?
2. 미디어 권력의 분산
3. 미디어 권력의 침투
4. 맺음말: 미디어 권력의 과제
출판사 서평
권력이동란 무엇인가?
권력의 관전 포인트는 누가 권력을 잡고 누가 권력을 놓느냐로 모아진다. 권력에 관해 가장 흥미로운 대목으로 ‘권력이동’이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권력이란 일단 장악하면 쉽게 놓고 싶지 않은 중독성이 강한 것으로 묘사되며, 사회과학 이론에서도 권력이란 구조화의 일반적 속성을 강하게 지닌 것으로 설정되고 있다. 이러하기에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권력이동을 둘러싼 긴장과 갈등은 사회변동의 중심축으로 간주되곤 하였다. 한국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현실 정치에서 권력을 장악한 측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시대적 흐름으로 여기는 반면, 권력을 놓은 측에서는 권력교체의 일시적 성격을 강조한다. 권력을 잡은 자와 놓은 자의 갈등은 숙명적이다.
새로운 권력의 급부상, ‘참여정부’
권력이동에 대한 논의는 2002년 대선과 참여정부의 등장에서부터이다. 정치권력의 교체뿐만 아니라 사회세력간의 헤게모니 쟁투를 폭발시킨 직접적인 계기였기 때문이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사회는 탈권위주의로의 이행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불합리한 기득권과의 타협을 거부한 노무현 정부와 그 중심을 이끌어가는 축인 386세력이 맞물리면서 구래의 권위주의 질서는 빠르게 해체되기에 이른다.
‘주류교체’ ‘인터넷세력’ ‘진보세력’ ‘386세대’ ‘개혁코드’ ‘기억의 정치’ ‘균형발전’ 등의 개념들이 노무현 정부의 새로운 권력이동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다. 노 정부에 대한 호오는 차치하고라도 그 상징성만큼은 한국 현대사에 한 획을 긋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급격한 권력이동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그 진행과정은 대단히 불균등하고 모순적 양상들을 보이고 있다. 참여정부의 비전과 정책이 실행된 지 3년. <교수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몰라 방황한 ‘우왕좌왕의 집권 1년’, 같은 무리와는 똘똘 뭉치고 다른 무리의 사람은 무조건 배격한다는 ‘당동벌이의 집권 2년’, 그리고 ‘위에는 불 아래는 못’이라는 뜻의 ‘상화하택의 집권 3년’을 보내면서 개혁과 통합의 비전은 힘을 잃고 갈등과 반목은 봇물을 이뤘다. 소용돌이 정치의 한가운데 노무현 정부가 서 있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권력이동
오늘날 미국을 움직이는 ‘신보수주의(neoconservatives)’ 세력이나 중국의 개방을 이끌고 있는 ‘개혁·개방주의’ 세력은 상당히 오랜 기간의 잠복기, 준비기를 거쳐 현재의 권력이동을 이루어냈다.
우리나라의 권력이동은 이들 미국이나 중국과 유사하게 일정한 세대와 이념을 공유하는 집단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386세대는 세대인 동시에 1980년대 학생운동을 통해 한국의 민주적 이행에 직접적으로 그리고 결정적으로 기여한 이념집단이다. 한국의 민주화를 이끌었던 386세대의 리더십, 조직력, 동원력, 단결력 등은 사실 미국의 신보수주의 세력이나 중국의 개혁·개방세력보다도 더 뛰어나다. 그러나 386세대가 권력집단으로 부상하기까지의 기간은 나라를 꾸려갈 도면을 준비하고 기획하기엔 긴 시간이 아니었다. 한국사회의 본질이나 그 미래상에 관한 논쟁이 386세대 구성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경우는 많지 않았고, 굵직굵직한 국내외 현안들에 대해 별로 효과적으로 대응하거나 인상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던 것 같지 않다.
현재 386세대, 즉 민주화세대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민주주의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각 영역에서 실체화, 제도화 공고화할 것인가로 집약된다. 이러한 고민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386세대가 주도하는 한국정치는 기본적으로 “정서적 급진과 보수적 실천의 기묘한 결합”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들 것이다.
‘광주’란 섬에 갇힌, 지식권력
오랫동안 한국의 지식권력 세계는 ‘냉전·산업화’ 레짐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해방과 한국전쟁, 유신체제를 겪으면서 이 지식세력은 국가발전과 산업화를 지향하고 서구이론에 의존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이에 도전하고 대항하는 지식권력이 한국사회에서 뚜렷하게 등장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에서 비롯된 새로운 ‘광주·민주화’ 지식 레짐은 2000년대를 전후하여 급속한 세력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지식사회 내부의 헤게모니를 빠른 속도로 잠식해 들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정치권력의 핵심영역을 구성하고 있다. 1960년대의 비판적 지식인이 1970년대의 민중적 지식인을 거쳐 1980년대에 진보적 지식인으로 거듭난 것이다.
세상이 바뀌면, 혹은 사회를 바꾸려면 생각의 틀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지식권력의 질과 내용이다. ‘광주·민주화’ 지식 레짐이 주도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지식권력 이동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사실상 ‘1980년 광주’ 바로 그 안에 있다.
한국현대사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지성사에 있어서도 하나의 ‘개벽’이었던 1980년 광주가 언제부턴가 하나의 성역이자 특권으로 자리잡고 있는 현실을 이제는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학문은 광주로부터 해방되고 5·18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는 한 더이상 자라기 어렵다. 한편으로 ‘냉전·산업화’ 지식 레짐을 뛰어넘고 다른 한편으로는 ‘광주·민주화’ 지식 레짐을 극복하는 노력, 이것이 한국사회 지식권력이 나아갈 길이다.
뉴파워 그들이 온다!, 상징권력
세상은 변한다. 권력이 변하고 가치가 변하고 권력과 가치를 대신 표현해 주던 상징들이 변한다. ‘상징권력’은 우리의 지식, 취향, 생활양식 등을 규정하면서 우리들 대부분이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고 동화되어 살아가는 일종의 사회문화적 질서이다. 이러한 ‘상징권력’의 변화는 단순한 생활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가치관과 사고방식의 변화를 포함한다. 감각과 우연성의 증대를 대표하는 ‘애니콜’, 한탕주의의 대명사 ‘로또’, 지식인의 소멸을 드러내는 ‘지식거래소’ 등의 상징기호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확인하게 한다.
이러한 변화는 절제와 기다림, 성숙과 현명함, 그리고 논리와 인문학적 사유 등을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규범과 질서는 파괴된 모습이다. 단지 상업주의에 병든 문화적 페허만이 오늘날 상징권력의 그늘로 남아 있을 뿐이다.
변질된 민초의 대변인, NGO권력
1990년대 이후 급속하게 증가한 NGO는 한국사회에서 국가 및 자본권력을 견제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했다. 약 10여 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2000년 이후 제기된 ‘시민단체의 권력화’ 비판을 비롯하여 NGO는 벌써 시민사회 내외부에서 다양한 권력 견제의 목소리들을 듣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는 NGO의 시대임과 동시에 진보적 사회운동의 영향력이 급감한 시기이기도 하다. 즉 NGO의 수는 증가하였지만, 진보적인 정치적 내용은 오히려 많이 약화되었다.
‘시민단체 권력화’라는 비판의 표적이 되었던 참여연대, 경실련 등 거대화된 종합 시민단체뿐 아니라 한국여성단체연합, 환경단체연합 등 전문화된 단체에 이르기까지 조직화된 시민단체일수록 그 힘을 주로 정치적 영향력 행사를 위해 사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 노동, 사회서비스 부문의 조직화와 영향력 행사에 비해 그리 크다고 할 수 없다. 시민사회가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회가 그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제도적 틀 안에서 합리적 권위에 의존하여 활동하는 단체들의 영향력이 증대되었고, 전문가 중심의 시민사회 담론 생산에서 다양한 주제들이 담론의 생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화되고 있다.
참여정부에 들어서면서 전문가 중심으로 활동해 왔던 시민단체들은 참여와 비판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시민운동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비판과 감시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과 참여와 협력을 수행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 속에서 고민하고 있다. 그 해답은 전문가 중심이 아닌 시민참여의 열린 활동 확대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합리화, 제도화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 시민사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열린 활동을 위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공익’의 경계를 끊임없이 재규정할 수 있는 열린 소통과 ‘합리성’에 대한 재검토와 합의가 가장 시급하다.
세대와의 동고동락, 미디어권력
우리는 왜 미디어에 주목하는가? 오늘날 미디어는 뉴스와 논평, 그리고 허구를 통해 사회적 세계의 지도를 그려준다. 미디어가 그린 지도는 주목을 받을 것과 뒤편으로 물러나게 될 것을 결정짓는다.
한국언론은 1987년 6·29선언을 기점으로 과거의 강압적 국가 통제하의 ‘제도언론’ 상태를 벗어나 ‘자율언론’ 단계에 진입하였으며, 점차 하나의 ‘권력언론’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미지가 현실을 압도하는 시대에 매스미디어가 국가와 사회를 향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함은 불가피한 추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언론의 권력화가 가지는 의미는 ‘국가-자본-언론’으로 구성되는 지배연합 내부에서 언론 자신의 지분을 증대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때문에 언론과 국가 간의 권력투쟁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고 언론분파 내부의 갈등 또한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
2002년 대통령선거 동안 인터넷 매체와 기존 신문들 간의 대결은 치열했다. 신문의 영향력은 감퇴되었고, TV와 신문사 간 갈등도 모습을 드러내었다. 인터넷의 힘이 기존의 전통적인 신문과 방송이 가지고 있던 영향력의 지도를 바꾼 것이다. 대표적 예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활발한 선거캠페인을 벌인 ‘노사모’, 인터넷 매체로서 여론형성을 주도해 온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을 들 수 있다. 이후 인터넷 언론매체는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책속으로
'사장'에서 'CEO'로
과거 사람들은 어느 조직이나 공동체의 부와 번영 이면에는 덕망과 학식을 갖춘 '지도자'의 역량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곤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은 그러한 조직이나 공동체의 부와 번영의 배면에는 무엇보다도 'CEO'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흔히 '장'으로 대변되는 지도자란 용기와 숭고함, 덕망과 학식, 특별한 업적 등으로 사람들에게서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사람이다. 우리는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듯 지도자라고 하면 흔히 덕망과 학식을 갖춘 위대한 사람, 아니면 최소한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러한 생각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다. 사장도, 의장도, 회장도, 총장도, 대통령도, 모두 'CEO'와 '경영마인드'라는 잣대에 비추어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본문 177~178쪽에서
시민단체의 권력화 논쟁
원칙적으로 NGO 활동은 동의와 함께 강제를 전제하고 있는 정치권력과는 달리, 합리적 자원주의에 기반한 영향력 행사를 지향한다. 그러나 동의기반의 유동적 성격 때문에, NGO는 조직의 생존과 영향력 증대를 위해 국가 및 자본권력에 부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사회적 상호작용에 있어 대중매체의 역할이 결정적인 오늘날에는 국가 및 경제권력 외에 언론권력도 크게 의존한다. 시민단체의 권력화 가능성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제도적으로 보증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 자본, 언론에의 의존은 시민단체 활동의 자율성을 약화시키며 동시에 권력화의 의심을 살 수 있다. - 본문 219쪽에서
추천평
세상은 변한다. 권력이 변하고 가치가 변하고 권력과 가치를 대신 표현해 주던 상징들이 변한다. 이는 단순한 생활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가치관과 사고방식의 변화를 포함한다. 감각과 우연성의 증대를 대표하는 '애니콜', 한탕주의의 대명사 '로또', 지식인의 소멸을 드러내는 '지식거래소' 등의 상징기호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확인하게 한다.
그간의 권력이동 논의는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당파적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권력이동은 비단 정치적인 것만이 아닌 세대, 이념, 문화, 가치 등 사회적이고 무화적인 차원을 동시에 담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권력이동은 '기성세대'와 '386세대'라는 세대의 축과 더불어 중앙과 주변이라는 반드시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 엘리트 내부의 분화와 축, 그리고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축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권력이동 담론을 촉발시킨 직접적 계기는 2002년 대선과 참여정부의 등장이다. 정치권력의 교체뿐만 아니라 사회세력간의 헤게모니 쟁투를 폭발시킨 계기였기 때문이다. 이른바 '2002년체제'로 호명되며 '87년체제'와의 연속과 단절이 논쟁거리로 대두될 정도로 이는 일시적인 국면적 에피소드의 차원을 넘어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박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