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중에 사주를 공부한 한의사 친구가 있는데, 그 아이가 말하기를 제 사주는 '불'의 기운을 갖고 있어, 오히려 영국보다 나무의 나라 캐나다가 저에게 잘 맞았을거라는 말을 한적이 있었는데, 제 사주때문인지 원래 그런곳인지 여기저기 캐나다 구석구석 한군데도 맘에 들지 않는 곳이 없네요..
마지막 여행지 밴쿠버마저.. 밴쿠버는 크진 않지만 정말 매우 꽤 대단히 꺠끗하고 쾌적한 도시입니다. 도시임에도 녹지가 많고, 또 바다까지 끼고 있어 쾌적함을 더해주었습니다.
부모님이 밴쿠버를 워낙 조그만 도시 볼게 뭐 있겠냐며 무시하셨기도 했고 ( 나중엔 많이 후회 하셨다는 ㅜㅜ ) 장거리 이동에 대한 여행의 피로도가 상당했기에, 밴쿠버는 2박3일의 일정으로 계획하였습니다. 100% 대중교통을 이용하였으며, 모든 대중교통 이용가능한 ( Sea bus도 가능 )10장자리 티켓을 사서 한장씩 뜯으며 정말 편리하게 이용하였습니다.
저는 가기전 '그분' 이 주신 갤럭시 탭에 구글 지도를 저장하여 갔는데, 지도를 따로 구하거나 살것 없이 너무 편리하게 이용하였습니다. 또한, 캐나다의 버스 타기도 너무 간단합니다.
정류장마다 ID를 갖고 있고, 거리 이름과 정류장 ID 만 알면 눈감고도 찾아 다닐 수 있을만큼 너무나 쉽습니다. 우리나라 버스 정류장도 외국인에게 찾기 쉬운 구조일까요?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묵은 호텔을 선정한 이유는 단 하나, 알라모에서 렌트를 하였는데, 이 호텔 1층에 지사가 있어 이곳에서 반납을 할 수 있는 편리성 하나 떄문이었습니다. 바로 옆에 동계 올림픽을 했던 주 경기장이 있구요. 뭐 호텔 시설은 그럭저럭 이었습니다만..
장점은 위 사진에 보이는 'coal harbor' 를 저녁에 산책처럼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밴쿠버의 부촌으로써 중국 사람들이 많이 산다고 해요. 그냥 바다 뿐 아니라 'north vancouver' 를 보고 있어 경치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정말 작은 도시에 '여의도'만한 크기의 공원이 있다면 이 곳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도시를 건설한것 일까요? 조금의 자투리 땅이 있다면 그곳이 자연 생태학적으로 어떤 가치를 지니건 말건, 어떻게든 더 크고, 높고, 새 건물을 올려서 이익을 취하려는 우리의 도시계획 방볍과는 왜 이리 다른 것일까요?
이 '스탠리 공원'을 걸으면서 또 하나 눈에 띄었던 것은 공원이 워낙 크다보니 자전거로 다니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한 친구는 자전거를 타고 한친구는 전동흴체어를 타고 둘이 너무나 신나게 얘기하면서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실제로 밴쿠버에서 전 가장 많은 휠체어 장애인들들 봤습니다.
거의 10분에 한명 꼴로 봤다면 믿어지세요? 선진국의 척도중 하나가 거리에 장애인들이 많이 다니는 것으로도 가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그들을 바라보는 일반사람들의 의식이 장애인들을 혼자 휠체어를 타고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니까요.
몇년도 인지는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휠체어 장애인들이 가장 살기좋은 도시 1위'에 밴쿠버가 뽐혀 더욱 이 도시가 궁금했었는데, 그 두친구의 산책 장면으로 모든것이 설명되었습니다.
개스타운이라는 이 동네는 밴쿠버의 발상지라고 합니다. 유럽의 올드타운들 처럼 돌까지는 아니더라도, 벽돌로 거리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서울로 치면 '삼청동, 가로수길' 정도 된다고 봐야 할까요?
여러 맛집들과 예쁜 가게들 그리고 젊은 이들로 북적거립니다. 그리고 한블럭 만 내려가면 바닷가 산책길이구요. 미국도 그렇지만, 캐나다에서도 '그리스 음식' 이 대세 입니다. '양고기'를 먹을 수 없는 저는 눈길도 주지 않았지만, 그리스 음식점이 참 많더라구요. 깨끗한 도시안에 노천펍과 카페, 음식점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너무나 로맨틱하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 그리고 로키에서 이미 많은 숲들과 계곡을 보고 온터라 sea bus 를 타고가는 north와 west vancouver 를 놓치고 온것이 계속 마음에 남았지만, 그래도.. 밴쿠버는 일년에 거의 반 이상이 비오는 날씨라 '천당'까진 못되고 '구백구십구당' 이라는 말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특히 열하루간 여행할 당시 딱 하루 보슬비를 만났던 날씨와 달리 한국에 오자마자 로키지역에 홍수가 나서 캘거리에서 밴프로 가는 도로가 차단되어 여행자들이 들어가고 나오지 못하다는 소식을 듣고는 다행스럽고 감사하게 느꼈습니다. 캐나다와 샌프란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볼 수 있어서 말이지요.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 여행은 어디로 정해야 하나 비행기에서 고민 또 고민하며 돌아왔습니다. (역마살이 너무 심하죠 ㅡㅡ;;)
공항에 도착하여 장애인택시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일반 저상버스를 타려고 시도해봤는데, 역시나 버스 아저씨 다른 사람들만 태우고 문닫고 쌩하니 출발하더군요. 그곳이 복잡하지도 않은 출발지점이었는데도요 ㅜㅜ. 택시를 타려고 해도 아저씨들 고개를 절레절레 합니다. 한참을 헤메다가 태워주겠다는 아저씨를 만나서 고마운 마음에 그곳에서 처럼 팁 두둑히 드렸습니다. ㅜㅜ
미국 캐나다에서 너무나 자유롭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이런 취급을 당하니 처음엔 당황스럽다가 나중엔 왜 이리 서슬프게 느껴지던지요.. 공항이며 시설은 가장 좋게 만들어놓고, 저상버스는 무엇하러 돈들여 만들었는지.. 안타깝습니다. 외국에서 온 장애인들은 우리나라를 어떻게 여행하고 있을까요... ㅜㅜ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들만으로 저의 몸과 마음은 이미 크게 환기가 되었지만, 한가지 더 갖게 된 것은 '배려' 를 위한 결심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큰일을 겪고 이겨냈다는 사실로 제가 마치 모든것을 해탈한 수행자쯤으로 여기며 저 또한 예전과는 180도 다른 사람이라며 잘난척을 해왔지만, 제 자신을 돌아보니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가깝고 먼 사람들에게 배려를 강요하고 그게 잘 되지 않으면 원망을 하고 살아왔었다는 사실을 꺠닫게 되었습니다.
장애인이 더라도 이 부분은 내가 충분히 배려할 수 있는 것임에도, '난 장애인이니 이해해주겠지' 라며 내 자신을 당연히 배려를 받아야 하는 특권계층으로 만들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건, 누구에게든 밝은 웃음으로 친절을 베푸는 캐나다 사람들을 보면서 (시골사람 도시사람 모두), 저도 저렇게 다른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는 '의식'이 건강한 사람이 되야 겠다는 생각, '배려하고야 말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그동안 긴 여행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여정도 열심히 공부하여 멋지게 다녀오겠습니다. !!
- 휠체어로 세계로.. 에이치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