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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나의 수필 스크랩 알펜루트 여행기-- 2
瑞香 추천 0 조회 38 08.08.26 00:13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새벽잠에 빠져있는데 남편의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떴다.

배의 엔진소리가 생각보다 시끄러웠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는데
어느새 잠이 깊이 들었었나보다.

남편은 새벽 3시 20분에 깨어 텔레비젼을 보다가 아무래도 일출을 보아야 할 것 같아
나를 깨우는 것이라며 6층에 있는 선수 전망대로 가자고 재촉이다.

그곳엔 아직 우리 뿐이다.
동쪽 수평선 너머로 붉게 물들은 곳이 신기하여 카메라 셔터를 연속 누르다가
5시 25분쯤 이미 해가 떠오른 것은 아니겠냐며 내려오려는 찰나
손톱만한 선홍빛 해가 수평선에 걸쳐 떠오르기 시작했다.

둥그런 모습이 다 떠오를 때까지는 한 2분쯤 걸리는 것 같다.
바다 위에서 맞는 일출을 처음이라 약간 흥분이 되었다.
자연의 신비로움 ...아름다움에 한동안 말을 잃고 말았다.

여섯시 반에 아침을 먹고 대중 목욕탕에서 목욕도 하고 천원 짜리 지패 한 장을 넣고
안마의자에 앉아 보기도 하다가 9시에서 11시까지 모자란 잠을 보충하고
다시 점심을 먹고 어찌하다보니 21시간 동안의 항해가 종료 되어가는 모양이다.

21시간 배를 타면 지겨워 죽을 줄 알았는데 우선 방에서 바다가 통째로 보이니 그런대로
잘 지낸편이다.

하선을 하는 중에 남편이 끌고가던 여행가방의 바퀴가 에스컬레이터에 끼어 반쯤 깨졌다.
닥스에서 작년에 산 가방이라 튼튼한 것인데...

입국심사에서 양손 검지를 찍고 얼굴사진까지 찍느라 시간이 좀 지체되었지만 그런대로 참을만 했다.


가네자와항.. 지나가는 말로 들으니 일본에서 열한번 째 도시이고 인구가 45만이라고 하는데 소박한 느낌이다.


일본 3대 정원의 하나라는 겐로꾸엔 (兼六園--여섯 가지를 다 갖춘 공원)을 그야말로 대충대충 보고
기생들이 살았었다는 히가시차야 거리도 땀을 흘리며 둘러보는데 그시대의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기념품 가게들로 변한 그 가게로 들어가면 올망졸망 조그만 수공예품들이 비싼 값에 팔고 있었는데
대충 둘러보고 도야마로 향했다.

저녁은 1인당 1,990,엔을 하는 야끼니꾸와 바이킹 부페로 하고,
큰아이가 35 살이라는 광주에서 온 부부랑 한테이블에 앉게 되었는데
어디 가나 술인심이 좋은 남편이 얼른 니혼슈 2 병을 사다가 한 병을 건넸다. (아주 작은 한독꾸리 한 병에 280엔)
(유럽여행에서도 식당을 가는 곳마다 와인을 사서 돌리니 테이블에 앉은 여자들이 남편을 어찌 좋아하던지...내가 좀 신경질을 낸 적도 있다.)

광주에서 오신 나이가 우리보다 몇 살은 더 드셨을 분들이 흐믓해 하시며 부부가 사이좋게 술을 나눠 드신다.

저녁을 먹은 후 ANA CROWNE HOTEL이란 곳으로 갔다.
아주 넓고 전망도 양쪽이 트인 방이 우리에게 배정 되었다. 감사하게도.....

방에 짐을 들여다 놓고 밖으로 나왔다.
배가 부르니 무엇을 먹을 생각은 없고 일본어가  능슥한 남편이랑 바깥 구경이라도 할 요량이었다.

8시 50분 조금 걸어서 패밀리마트 편의점에 가서 간식꺼리로 이것저것 샀다.
근처의 아이와 백화점이 꽤 큰데 이미 영업을 마친 시간이라 둘러볼 수 없었다.

방으로 돌아와 꼬냑 몇 잔을 마시고 얼음 한 통을 다 먹고 목욕을 하고나도 11시 52분.
나는 잠을 자려는데 남편은 뭔가 끄적이며 일기를 쓰는 듯 했다.

내일은 6시 반에 아침을 먹고 7시에 출발이란다.

조금 바쁜 편이지만 가방도 대충 정리를 해 두었고
알람도 5시에 맞춰 놓았다.

어찌 보면 내일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 팬스타 승선까지의 11시간을 위해
왕복 각각 21시간씩의 시간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바로 그 날이 내일이다.

창밖으로 하얀 달이 언뜻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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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8.29 14:41

    첫댓글 남편께서는 마음이 넉넉하신 분이시군요. 저도 작년에 겐로꾸엔에 가보았습니다. 저의 추억을 같이 더듬으며 다음 편을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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