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마지막 주말에 전해지는 국제뉴스가운데 동북아관련 뉴스가 쏟아집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북한의 핵관련 소식입니다. IAEA 즉 국제원자력 기구는 세계 원자력관련 감시기구입니다. 특히 더 이상 핵을 보유하는 나라를 없게 하기위해 온 힘을 다 쏟는 기구입니다. 현재 핵을 가지고 있는 강대국들이 주축이 되어 운영되는 그런 기구이기도 합니다. 한국이 자체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발끈하며 상상도 못할 국제적 제재를 받을 것이라 경고한 바로 그 단체입니다. 그런데 최근 그 기구의 사무총장이 폭탄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바로 북한핵과 관련된 것입니다. 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과의 대화의 복원이 중요하다면서 그 전제는 바로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세계가 인정하고 핵보유국으로서의 자격을 줘야한다는 말입니다.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는 기구의 최고 책임자의 발언이기에 그 무게감은 상당합니다. 그가 그냥 생각하는데로 발언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뭔가 미국을 비롯한 핵보유 강대국들과 모종의 합의를 이룬 후 세계를 향해 애드벌룬을 띄운 것으로 판단됩니다. 별다른 거부 반응이 없을 경우 사무총장의 발언대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뒤 대화의 복원에 나서겠다는 뜻입니다. 이제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것은 물론 제재까지 풀어준다는 의미입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현재 북한이 핵탄두를 30개에서 많게는 50개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이제 북한에게 핵 활동작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가진 듯 합니다. 국제법 위반에 대한 제재 방안만 논의하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북한과 절친 사이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는 북한의 비핵화문제가 이미 효력을 상실하고 종결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북한에 적용되는 비핵화라는 용어는 의미를 잃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후보가 당선될 경우 매우 전향적인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짙습니다. 러우 전쟁의 조기 휴전과 함께 북한의 핵문제를 긍정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바로 IAEA 사무총장의 발언에서도 그런 가능성을 읽을 수 있습니다. 2006년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 된 이후 국제사회에서 사라졌던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으로 당당히 떠오르며 국제사회에 전격 등장하는 그림이 구체화되는 형국입니다.
2024년 9월 마지막 주말에 일본에서도 큰 뉴스가 터졌습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승리하면서 새로운 일본 총리가 됐습니다. 이시바 새 총리는 1차 투표에서 2위로 결선투표에 올랐지만 1차 투표에서 1위를 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을 누르고 5번 도전끝에 총리의 꿈을 이뤘습니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당내 파벌 정치의 문제점을 앞장 서서 비판하는가 하면, 일본이 전쟁 책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전향적인 역사 인식을 보여주는 이른바 자민당내의 비둘기파의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을 합사 중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한일 관계가 악화를 보였을 때도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인물로도 평가됩니다. 그렇다고 이시바 신임 총리가 앞선 아베나 기시다와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미리 짐작하는 것은 무리일 듯 싶습니다. 이시바 총리가 의원시절의 행보와 총리때 행보가 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일본 자민당의 지지세력은 극우성향이 강합니다. 특정 의원에서 총리로 승격됐으니 자신의 생각보다 자민당의 입장에서 판단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이시바 신임 총리는 일본의 군사력 강화론자입니다. 이번 선거과정에서도 아시아판 나토 창설과 미국의 핵을 일본과 공동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펴기도 했습니다.
이시바 신임 총리가 풀어야 할 과제도 산더미처럼 많습니다. 국내적으로는 대지진과 화산 등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가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급격한 초고령화사회의 해법도 제시해 내야 합니다. 경제적인 문제점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운데 하나입니다.국제적으로 오는 11월 새로 출범할 미국 정권과의 조율도 매우 중요합니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갈등구도도 새 총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중 하나입니다. 한국과의 현안 문제 해결도 신임 총리가 떠 맡아야 할 힘든 임무중 하나임은 두말 할 것도 없습니다.
북한의 핵보유국가 지위 획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새로운 총리 체제가 출범했습니다. 한달여 있으면 미국에도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합니다.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든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하든 한국의 입장에서는 쉬운 구석이 없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선출은 동북아 국가들에게 또 다른 선택을 강요할 지도 모릅니다. 과연 지금 한국의 외교가에서는 이런 모든 문제를 극복할 복안을 가지고 있는지 여간 우려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지금 한국 정치권을 휘감고 있는 전반적인 흐름속에 과연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의 머리속에 얽히고 섥힌 국제 관계를 풀만한 지혜와 해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지금 동북아 지역의 국제 정세는 벌써 급변하는 조짐과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2024년 9월 2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