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우리 큰아들이 군 제대 후 처음으로 하는
사연이 많은 동원훈련을 떠났다.
며칠 전부터 우리 남편 동원훈련 준비는 다 잘했느냐는 질문에
" 예!" 걱정하지 마세요! "
간단명료한 대답만 들었다
어제저녁 아들 친구가 아파트 앞 포장 곱창집에서 소주 한잔하자고 했다며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나간다는 말에 남편은
" 아들! " 동원훈련 준비는 다 했겠지! "
" 예! " 걱정하지 마세요."
" 알았어!"
그러면 늦지 말고 일찍 서둘러 들어오라는 말과 함께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깊은 잠을 자는데 어디선가 부스럭거리는 소리 들려 눈을 뜨니 새벽 2시가 다 되었다
그런데 큰아들이 무엇인가를 찾는다
그때야 집에 들어와 예비군 훈련복을 찾는 중이며 아무리 찾아도 옷이 없단다
세상에나 며칠 전부터 남편이 이야기했건만 이른 새벽에 난리 났다
" 엄마! "인터넷 들어가 보니까 동원훈련 장소가 나와 있질 않아"
" 그냥 인천에 도착해서 택시 잡아타고 가면 되겠지!"
아들의 억 장 무너지는 소리에
" 뭐 얏! "잠자던 우리 남편 벼락같은 호령에 방안의 불이 여기저기 다 켜지고
훈련준비 하지 않은 우리 큰아들 들키고 말았다
"야! "인천이 노원구냐! 인천이 어디라고 택시를 타! 미리미리 알아놓으라고
그렇게도 말했는데 지금 너 하는 짓이 뭣 하는 짓이야!"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아버지 말씀에 겨우 하는 말이.
" 아빠! 처음 동원훈련 가는 거니까 잘 몰라서 그러잖아요"
에구구 !!! 그때야 훈련복 찾고 지하철 타고 부천에서 내려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남편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자식이 뭐라고 참고 참으며 가는 길 가르쳐 준다
그리고.
" 아들! 사흘 동안 있으려면 속옷이랑 티 몇 장과 반바지 준비해야 하는데 준비했니!"
" 아니요! 훈련장에서 다 주는 것 아니에요! "
" 아! 너무나도 엉뚱한 우리 아들의 대답에
" 너 진짜 아빠한테 오늘 한번 혼날래!"
" 어이!" 나 쓰러지기 전에 얼른 물 한 컵 가져와!"
시원한 물 한컵 벌컥벌컥 먹으며 마음을 다스린다
어쩔 수 없이 뒤따라서 나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왜 항상 준비가 부족한 것인지.
왜 항상 어디 갈 때마다 집안을 시끄럽게 하는 것인지.
미리 준비해 놓지 늦게 들어와 일해야 하는 엄마. 아빠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둥!!!
" 엄마. 아빠! 정말 죄송해요!"
말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말 한마디 하고 들어가 버린다
우리 부부 괜히 얼굴만 붉힌 셈이 됐다
결국 아들의 기본적인 훈육이 잘못되었다는 나에 대한 간접적인 남편의 질타에
그나마 좀 남은 잠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아픔 몸이 더 아픈듯했다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아들 방에서 모닝콜 음악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기 시작했다
못 들은 척 가만히 있으려 하니 일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아들의 방문을 열고
나의 불 같은 성격으로 큰 목소리로 한 방 날렸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부스스 일어나는 아들의 모습에.
" 아이고! 하나님 우리 아들 언제나 철이 들까요? "
마음속으로 혼자 질문을 했다
내년이 되면 철이 들려나.
결혼하면 철이 들려나.
2010년 6월 24일
첫댓글 전 그냥무관심합니다,,고생도 다지가 경험해야지,,,부모가 끝까지 같이있어주지는 않챦아요,
자식이라서 일까요? 그렇게 하려 노력은 하고 있지만 하도나 답답해서리....
감사합니다
지금도 동원훈련 있답니까? 저는 그런 훈련 받고 싶습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군제대하면 1년에 한번은 어느정도 시점까지 한다고 하네요
주을향님 추억이 그리운가 봅니다
건강하세요~~
ㅎㅎㅎ
의미심상한 웃음 이해 합니다
혹시 본인도 그런?
설마 아니겠지요~~
아이구 그러게 말이예요... 우리아들 막내인데 이제 중1학년 이랍니다.ㅎㅎㅎ 아직웃음만 나오네...
영화보러 나갔는데 들어오면 이 글 읽어보라고 할 것 입니다.
산적님! 안녕하세요~~
중1학년 참 예뿐 아들이지요~~
갈수록 태산을 지혜롭고 슬기롭게 사춘기를 보내셔야 할것 같아요~~
아들이 순하면 금상첨화이구요~~~ㅎㅎㅎㅎ
산적님 화이팅!
아무래도 부모님 곁을 떠나야 다른모습으로 살듯 싶습니다. 그림자라도 있는듯하면 의지하게 마련입니다. 철저하게 혼자임을 알아갈때 철이 들겁니다. 그때는 예비군 훈련도 끝나고 나이를 먹어야겠지요 ^^
병총총님!
한해 한해를 보내며 우리 아들도 철이 들고
장가들 나이가 되면 부모의 마음을 십분지 일정도 알라나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자립을 길러주기 위해 남편과 저는 고심하고 있지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부모님들이 너무 챙겨주다보니, 자활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뭐 있어야지요.
우리 아들 회사가 멀다보니 분가 했습니다
요즘 부모의 잔소리가 없어서 행복한지 전화도 없네요
왜일까요?
저의 마음이 쓸슬함은 ......
자신이 알아서 하라고 우리남편 관심보이지 말라고 합니다
참아야 겠지요~~
감사합니다~~
그런일을 몇번 겪다보면 달라질겁니다...직장 생활하면 저절로 달라지겠지요....밤사이 한바탕 소동...ㅎㅎㅎ
들국화님 ! 안녕하세요~~
7월1일 직장때문에 분가하여 두번째 집에와서 김치등 반찬좀 해달라고 합니다
다행이 쉬는 일요일 열심히 준비해서 보냈습니다
조금 철이 든것 같기는 한데 .....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어려웁겠지만
저는 혼날 기회를 미리 빼앗지 않기로 했었습니다.
준비물 안 가져 가는 날엔 학교앞 문방구에서 해결하거나
친구에게 빌리거나 그것도 안 되면 혼나라고 했습니다.
스스로 느낄 때가 가장 배움이 크겠기에......
예~~~ 그렇게 해야 하는데 우리부부 그렇게 못했습니다
우리남편 아직도 치마폭에 넣고 살고 싶냐고 하네요~~ㅎㅎㅎㅎ
저도 마음을 비우고 있는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