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지만 내지 않는 것,
이것이 진정한 프로이다.
“분을 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에베소서 4:26)
‘화의 근원이 도대체 어디일까?’
나의 아버지는 내게 정말 단 한 번도 화를 내지 않으셨다. 나와 함께 이 땅에 머무신 33년 동안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적도 없다.
그런데 어머니와 함께 62년간 사는 동안에 어머니가 화를 내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어머니의 성격은 여성으로서의 따뜻함과 부드러운 성품보다는 다소 성질이 급하거나 좀 날카로운 편이었다. 화를 내는 속도가 좀 빨랐다고나 할까. 자녀가 잘 못 해도 다른 어머니들은 좀 더 기다려주고 따뜻함으로 타이르기도 하는데 내 어머니는 자녀에게 화를 내기까지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극단적인 두 성격 사이에서 자랐는데 그런 까닭에서인지 내 성격은 좀 이상하다. 어떤 때는 남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만치 오래 참고 인내하고 기다려주는데 또 어떤 때는 아내나 아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화를 급히 터뜨린다. 활화산처럼, 네이팜탄 Napalm bomb이 사정없이 터지는 것처럼 말이다.
화를 내면서도 내가 왜 이러지 할 정도로 무섭고 사납다. 그래서 아들 노엘이가 이따금 말한다. 아빠가 참 좋은데 좀 많이 무섭다고.
하나님의 말씀에서 그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진리를 거스르는 현장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망령되이 일컫는 곳에서는 의로운 분노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성전 안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과 돈 바꾸는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노끈으로 채찍을 만드사 양이나 소를 다 성전에서 내쫓으시고 돈 바꾸는 사람들의 돈을 쏟으시며 상을 엎으시고”
(요한복음 2:14~15)
그러나 사람에 대해선 정숙하고 침착하며 인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도 화가 날 때가 있겠으나 쉽게 화를 내어버리면 결국은 남는 게 없을 것 같고 얻을 것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화라는 게 갑작스러운 것이지 어떻게 의도해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정말 화가 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화를 내지 않고 참아내며 인내하여 일을 망치지 않는 것이 진정한 프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