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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젊은 우파들의 느슨한 연대
자유일보
이정민
지난 25일 조선일보는 ‘중도층서 고전하는 與, 보수층 결집도 느슨해졌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민의힘의 지나친 우경화를 비판했다. 중앙·동아도 동일한 논조로 중도가 국민의힘을 이탈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 근거로 21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언급했다.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도가 2월 초 32%에서 한 주 만에 22%로 급락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말하는 중도층이라는 의미도 참 모호하지만, 단지 한 시점에 이뤄진 단편적인 여론조사로 전체 향배를 판단하는 확대 해석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으로 이제 헌재의 판결 시간이 다가오자 조·중·동의 일명 ‘가스라이팅’이 시작된 듯하다. 내각제 개헌을 전제로 한 임기 단축을 받으라는 윤 대통령을 향한 암묵적인 협박이 1차적으로 무산되자, 조기대선 여론으로 또다시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중도층 포비아’가 있는 국민의힘에게 중도라는 존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두려운 존재다. 여당의 ‘중도 공포증’을 불러일으켜 당내 분열을 유도하고 당의 주류 노선을 바꾸겠다는 프로파간다이다.
전통적인 지지층을 제외한 집단을 중도층이라 한다면 중도의 판세는 그때그때 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 ‘이재명 상속세 개편안’ 등 민주당의 중도보수 표방의 공격적인 우클릭이 단기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민주당의 주류 노선과 핵심 가치가 흔들리게 되고 결국 다시 원점으로 유턴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감언이설에 의한 일시적 상승 효과는 절대 지속가능할 수 없는 것이다.
조·중·동 같은 올드 미디어는 중요한 사회적 변화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파 집단은 ‘느슨한 연대’에 의해 재구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느슨한 연대’란 아주 긴밀하지는 않지만 ‘따로 또 같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연결점이 존재하는 형태를 말한다. 과거 강성 집단을 의미하는 ‘단단한 연대’가 아닌 개인이 주체가 되는 다양한 개인적 집단을 의미한다. 지금 우파는 ‘느슨한 연대’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바로 2030세대의 개인주의가 있다.
이들은 특정 인물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기보다는 다양한 취향을 중심으로 연대하고 확장된다. 기존의 연대는 단단함(solid)을 의미하는 솔리대러티(Solidarity)를 지칭하지만, 우파의 새로운 연대 개념인 느슨한 연대는 플루이더리티(Fluidarity)가 핵심이다. 플루이더리티는 ‘플루이드’(fluid)라는 유체성을 기반으로 탈경계 및 탈중심화된 유기적 연대의 확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진보 진영이 사회적 다양성을 지향하며 헤쳐모였다. 노동·환경·여성·성소수자 등 가치적 측면으로 서로 연대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진보 전체가 위기에 처하자 개딸과 민주노총이라는 강성 연대 방식으로 변모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는 우파가 솔리대러티 방식으로 연대했다. 그때와 지금이 크게 다른 점이다.
느슨한 연대는 기존 우파가 추구했던 자유의 가치를 넘어 다양한 콘텐츠 중심으로 연대한다. 이 느슨한 연대가 단일 이슈의 공간에 놓이면 매우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 3·1절 그리고 윤 대통령의 헌재 판결이 다가오는 시점이 기대되는 이유다. 그때 조·중·동은 중도층 민심에 대해 뭐라고 변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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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청년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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