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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노벨 문학상
매년 시월이면 언론에서는 그 해 노벨 수장자의 후보들에 대해 기사를 내놓곤 한단다.
노벨상과 우리나라는 인연이 없는 것이라 관심 밖일 수도 있는데,
몇 년 전부터 고은 시은이 유력 후보 중에 한 명으로 거론되면서,
매년 노벨 문학상의 후보군에 대해서 알려주는 듯 하구나.
하지만, 예상하던 후보군 밖에서 수상자가 나오기 일쑤이고,
특히 작년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된 이후
출판사들은 멘붕이 되었다는 소문도 있었어.
왜냐하면 노벨 문학상 수상자 특수를 누릴 수 없는 사람이 수상자가 되었거든..
수상자가 다름 아닌 음유시인으로 부르는 가수 밥 딜런이었어..
한참 동안 그가 노벨 문학상을 받을 가치가 있느냐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고 하는데,
미국 음악의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 낸 공로를 인정하였다고 하는구나.
아빠도 의외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유가 있으니 수상을 했겠지, 이정도 생각만 했단다.
작년에 노벨상 수상 소식이 전해졌을 때
밥 딜런의 책을 조회해봤을 때 그가 쓴 자서전 한 권만 조회되었던 기억이 나는구나.
밥 딜런이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그의 책들이 더 출간된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작년에는 노벨 문학상 특수는 없었어.
아빠도 밥 딜런에 대해서 잘 몰라.
그가 음유시인으로 부른다는 것은 알지만,
아빠가 좋아하는 음악가도 아니기 때문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어.
학창시절에 팝송을 즐겨 듣던 시기도 있었지만,
밥 딜런의 노래를 좋아하지는 않았으니까.
그의 노래 중에 아는 것도 "Knocking on a heaven's door" 하나 뿐이었어.
그래도 그가 노벨 문학상을 탔다고 하니 궁금하긴 하더구나.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 말이야.
2004년에 쓴 그의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
그의 히트곡을 제목으로 딴 우리나라 번역서.
원서의 제목은 <Chronicles>이라고 하는구나.
번역서의 제목을 더 멋있게 잘 지은 듯 하구나.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은 휙휙 지나서 일년이 흘렀구나.
이 책에 대해 잊고 있다가 너희들과 함께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아 이, 책.. 읽기로 했었지.. 하면서 구매한 것이란다.
....
1. 음악가가 되기까지
미국 사람, 다른 시대, 다른 삶,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글을 읽는 건 쉽지 않았어.
자서전이라기 보다, 그의 일기장을 쭉 보는 듯했어.
오랜 전 일들도 자세히 적혀 있는 것 봐서는
분명 어렸을 때부터 일기를 썼음에 틀림없다고 생각했어.
정말 솔직하고 자세하게 적혀 있었어.
이야기도 시간적인 순서도 아니고, 마음 가는 대로 쓴 듯했어.
1941년생의 로버트 짐머만… 이 이름이 밥 딜런의 본명이란다.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하면서, 예명을 지은 것인 밥 딜런이었고,
그 이름을 어떻게 지었는지도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단다.
..
그는 덜루스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고, 히빙이라는 곳에서 자랐대.
1959년, 음악을 하고 싶어서 무작정 고향을 떠나 미니애폴리스에 도착을 하였고,
그곳에 살고 있던 사촌이랑 같이 지내면서, 포크 음악을 하려고 했지.
그곳에서 다른 포크 음악을 하는 이들을 만나 같이 연주도 하고,
많은 음악도 들었다고 하는구나.
그는 많지는 않지만 연주를 해서 돈도 벌었대.
거기서 만난 사람으로부터 우연히 우스 거스리의 음악을 듣게 되었는데,
밥 딜런은 우스 거스리의 음악을 듣고 신이 출현하는 것 같다고 했어.
이후 우스 거스리를 우상으로 생각하게 되고,
우스 거스리의 책과 음악에 흠뻑 빠져들었어.
그리고 우스 거스리의 노래만 불렀어.
팬 케이크라는 사람을 알게 되는데, 그가 충고하기를
우스 거스리의 노래만 부른다고 우스 거스리가 될 수 없다고 했어.
이미 많은 뮤지션들이 우스 거스리의 노래를 부르지만, 그를 넘어설 수 없다고 했어.
하지만 밥 딜런은 여전히 우스 거스리를 존경하였고, 그를 만나고 싶어했어.
1961년, 무작정 뉴욕으로 왔어.
클럽 <개스라이트>에서 연주를 하고, 그의 명성도 점점 커져갔어.
라디오 포크 음악 쇼에도 출현하고, 사랑도 하게 되었어..
그가 뉴욕에 있는 민속학 센터에 머무르기도 했는데,
그곳에는 포크 음악을 연주하는 음악가들이 많아서 그들과 교류하였고,
무엇보다 그곳에서 많은 책들을 읽을 수 있었어.
밥 딜런은 이때 읽은 많은 책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서전에 싣고 있는데, 내용들이 자세한 것으로 보아 독후감을 썼던 것 같더구나.
이 때 뿐만 아니라 그는 늘 책을 많이 읽었는데,
이런 것들이 그를 음악가를 뛰어 넘어 시인이 될 수 있었던 밑바탕이 아니었나 싶구나.
이 자서전에는 그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가 읽은 많은 책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단다.
2. 저항시인?
그는 본격적으로 음악을 직접 만들게 되었는데,
세상 세태를 노래의 소재로 했어.
그가 음악적으로 성장하는데 많은 만남이 있었겠지만,
아빠가 생각하기에 아치볼드 맥클리쉬라는 연극 연출가의 만남이 중요한 만남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구나.
아치볼드와 음악적 견해가 커서 논쟁도 많이 했지만,
그들은 만나면 음악 이야기뿐만 아니라 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했어.
아치볼드는 이미 밥 딜런을 시인으로 여겼대.
…
세상은 그를 음악만 하게 두지 않았어.
1968년을 전후로 미국은 혼란의 시기였고, 전국이 불타는 듯했어.
여기저기 소요도 많았고 말이야.
케네디 대통령, 킹 목사, 말콤 X가 암살당한 것도 모두 1960년대였어.
그래서 그는 그런 세상 세태에 대해 노래를 했지.
그로 인해 세상을 그를 저항시인으로 평가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사건 사고가 있을 때마다 기자들이 그의 집을 찾아왔어.
그런데 정작 밥 딜런은 그것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라고 했어.
그런 평가에 대해 늘 부담을 갖고 있었어.
어떤 때는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언론이 자신의 작품을 평가하는 것도 부담이었지.
언론은 그를 예언자, 메시아, 구세주라는 명칭까지 주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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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내게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었다. 나는 그들을 지키고 먹여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 잘난 체하는 인간들이 나를 대변자라느니 심지어 시대의 양심이라느니 하면서 사람들을 속이고 있었다. 웃기는 일이었다. 내가 한 일이라곤 새로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강하게 표현하는 노래를 부른 것뿐이었다. 나는 내가 대변하게 되어 있다는 세대와 공통적인 것이 별로 없고 잘 알지도 못했다. 불과 10년 전에 고향을 떠났고 누구에게도 큰 소리로 내 의견을 외친 일이 없었다. 앞날의 내 운명은 삶이 인도하는 대로 가게 되어 있었고, 무슨 문명을 대표하는 일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솔직히 이런 상황이었다. 나는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보다는 목동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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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을 과대 평가는 언론들에 대해 맹렬히 비난했단다.
어딜 가나 언론이 문제구나.
그래도 그가 많은 젊은이들을 비롯한 사람들에게 음악을 통해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 아닐까 싶구나.
3. 깨달음
1987년 밥 딜런은 이제 자신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생각을 했대.
새로운 것은 없다 후배 음악가들이 자신을 뛰어 넘었다고 생각하던 그 시기..
그런데 그 즈음, 그는 새로운 영감을 받게 되었대.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음악을 해야 한다는 영감…
그것은 어느날 갑자기 느꼈다고 했어.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건 그런 것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텐데,
그는 그것을 느꼈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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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고 다차원으로 돌아왔다. 나도 놀랄 지경이었다. 몸이 약간 흔들렸지만 즉시 높이 날고 있었다. 이 새로운 일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일어났다. 에너지의 차이가 감지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것뿐이었다. 변화가 일어난 것을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제 에너지는 수많은 각도로부터 왔고, 그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나는 새로운 능력을 가졌고 그것은 모든 다른 인간의 필요조건을 능가하는 것으로 보였다. 다른 목적이 있었다면 그것도 얻었을 것이다. 새로운 연주자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30년 이상 공연을 해왔지만 그 단계에 가 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었다. 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누군가가 나를 새로 만들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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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음악은 자신의 음악을 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다른 사람들이 했던 음악을 따라 했을 뿐일지도 몰라.
그것이 음악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말이야.
그것은 음악 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마찬가지일 거야.
틀에 잡힌 생각들..
우리는 대부분 그런 틀 안에 갇혀서 살고 있잖아.
그런데 그 틀이 있다는 존재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살고 있잖아.
밥 딜런이 새로운 영감을 얻고 새로운 음악을 하려는 새로운 열정이 생긴 것은
그런 틀을 깨고 더욱 성장한 것이 아닐까 싶구나.
너희들도 나중에 너희들이 좋아서 하는 것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슬럼프가 오고,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있을 거야.
그럴 때는 혹시 일정한 틀 안에서만 즐긴 것은 아니었나 한번 고개를 들어보렴..
그럼 저 멀리 틀이 보이고, 그 틀 밖에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볼 수 있을 테니 말이야..
밥 딜런은 다시 한번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음악을 할 수 있었어.
…
그렇게 새로 깨닫게 된 밥 딜런에게 노래는 무엇이었을까?
그에게 노래는 꿈이었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야.
그리고 그는 이 책을 쓴 2004년까지도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아마 그 이후에도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음악을 하지 않았을까 싶구나.
4. 바람만이 아는 대답
책 뒤쪽에 밥 딜런의 노래 몇 곡을 해석과 함께 실어놓았단다.
우리나라 번역서의 제목으로 뽑은 <바람만이 아는 대답>도 있었어.
원제는 <blowing in the wind>였어.
아빠는 이 노래를 알지 못했어.
그래서 유튜브에서 찾아서 들어보았단다.
책에 있는 가사와 해석을 보면서 들었는데,
시(詩)와 같은 노랫말인 것 같구나.
그는 역시 시인이었어.
How many roads must a man walk down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봐야
Before you call him a man?
진정한 인생을 깨닫게 될까?
How many seas must a white dove sail
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이 바다 위를 날아봐야
Before she sleeps in the sand?
백사장에 편안히 쉴 수 있을까?
Yes, and how many times must the cannon balls fly
전쟁의 포화가 얼마나 많이 휩쓸고 나서야
Before they're forever banned?
영원한 평화가 찾아오게 될까?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다네.
The answer is blowing in the wind.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
How many years can a mountain exist
산은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나야
Before it is washed to the sea?
씻겨서 바다로 가게 될까?
How many years can some people exist
사람은 얼마나 긴 세월이 흘러야
Before they're allowed to be free?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되는 걸까?
How many times can a man turn his head
And pretend that he just doesn't see?
언제까지 고개를 돌리고 모르는 척 할 수 있을까?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다네
The answer is blowing in the wind.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
How many times must a man look up
얼마나 많이 올려다 보아야
Before he can see the sky?
진짜 하늘을 볼 수 있을까?
How many ears must one man have
얼마나 많은 귀를 가져야
Before he can hear people cry?
타인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How many deaths will it take 'til he knows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야
That too many people have died?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음을 알게 될까?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다네
The answer is blowing in the wind.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다네
The answer is blowing in the wind.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
책제목 : 밥 딜런 자서전 – 바람만이 아는 대답
지은이 : 밥 딜런
옮긴이 : 양은모
펴낸곳 : 문학세계사
페이지 : 320 page
펴낸날 : 2010월 03월 29일
책정가 : 13,000 원
읽은날 : 2017.11.09 ~ 2017.11.12
글쓴날 : 2017.11.1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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