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첫 날에 EBS에서 추억의 고전영화라 할 수 있는
"패튼 대전차 군단"을 방영했습니다.
과거 70~80년대만 하더라도 주말의 명화 같은 프로의 단
골 메뉴이기도 했었던 2차대전 영화를 요즘은 TV를 통해
보기는 어렵던 차에 반가운 마음마저 느껴졌습니다.
영화 "패튼 대전차 군단"은 2차대전 당시의 최고사령부를
다룬 영화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소문난 영화입
니다.
그런만큼 원작과 실제 인물을 아주 충실하게 그려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으며, 43회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최우
수 작품상을 포함한 7개부문을 휩쓸 정도로 대작임을 공
인받고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조지 패튼" 당시 미3군
사령관은 일찌기 북 아프리카 튀니지 전선에서 승승장구
하던 독일 기갑부대를 몰아내어 명성을 떨친 바 있으며,
이후 이탈리아의 시실리 상륙작전을 성공리에 이끌며
연합군 내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지휘관으로 떠올랐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패튼 장군은 독선적인 성격에다 정치적인 이해득
실에 무관심했었던 특유의 무골기질 때문에 늘상 연합군
내의 트러블 메이커로 지목되어 물의를 빚곤 했으며, 그
때문에 합리적인 성품을 지닌데다 타협과 조화를 중시하
는 연합군 총사령관인 아이젠하워 원수의 골머리를 썩이
기도 했었습니다.
비록 패튼 장군의 그 저돌적인 성격이 문제점으로 지적
되긴 했어도, 무인기질의 정통 군인들보다는 이해득실이
나 따지는 정치꾼들이 득실대는 연합군 사령부 내에서
패튼 장군은 오로지 군과 전쟁만을 생각했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진짜 군인이었다고 할만 합니다.
이 영화는 패튼 장군의 사후에, 2차대전 시절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리에 이끈 오마르 브래들리 장군의 패튼
회고록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조지 패튼으로 분한 조지 C 스콧의 연기는
생전의 패튼 장군과 혼동할 정도로 탁월하기 그지 없습
니다. 귀족적인 기품에 거친 입담과 독선적인 성격, 그
럼에도 로마사를 즐겨 읽는 지적인 면모까지 갖춘 복잡
한 인물상을 조지 C 스콧은 정말 완벽에 가깝게 연기해
냈습니다.
그리고 생전에 패튼 장군의 절친한 동료이자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영웅인 브래들리 장군 역의 칼 말덴 역시
워터프론트 이후 또 한번의 명연기로 이 영화를 빛내주
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프랭클린 샤프너는 "빠삐용"으
로 유명한 감독이며, 대부와 지옥의 묵시록으로 유명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이 영화의 각본을 맡았습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