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근하기에 이상적인 편은 아니다. 편의시설도 거의 없다. 그러나 화성에서 살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지가 많아지고 있다. 2013년 8월 마스 원(Mars One)의 1차 참가자 4명을 모집하는 데 20만 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마스 원은 네덜란드 기업가 바스 란스도르프와 엔지니어 아르노 비엘더스가 공동 설립한 민간출자 프로젝트다. 화성에 영구적인 자급자족형 인간 식민지를 구축하려는 목적이다. 등록 수수료도 상당히 저렴하다. 미국인은 39달러인 반면, 멕시코인은 15달러였다. 그러나 최종적인 가격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을지 모른다. 화성 여행 프로젝트가 최후의 편도 티켓이기 때문이다.
마스 원 프로젝트의 비용은 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서치로부터 2018년 무인 시험비행, 그리고 최초의 유인 착륙까지의 비용이다. 최초의 유인 착륙은 잠정적으로 2025년으로 잡혔다. 용감무쌍한 최초 이민자들이 화성의 토양으로부터 물을 뽑아 올리고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직접 식량을 재배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재 공개되지 않은 위치에 화성 모의실험 세트를 건설 하는 중이다. 2018년의 시험비행은 그 기술이 실제로 다른 행성에서도 통할지 입증하려는 의도다. 2022년의 비행 때는 대피시설 및 영농 자재를 화성에 남겨 두게 된다. 3년 뒤 우주인들이 도착해 그것을 DIY 가구처럼 조립해 사용하면 된다.
마스 원은 모두가 보고 싶어 하는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을 직접 편성하는 방법으로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다. 개인기부, 스폰서십, 비행에 수반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방송권 수입에 의존한다. 그 TV 프로그램이 정확히 어떤 형식일지 란스도르프는 밝히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매일 짤막한 ‘화성에서 보내온 뉴스’ 섹션, 이어 발사와 착륙 같은 주요 사건의 더 대대적인 중계 뿐 아니라 후속 우주인 선발(즉 다음 우주비행 티켓을 차지하려는 경쟁)과 관련된 특별 프로그램이 방송될 것으로 예상된다.
TV 구상이 실현된다면 란스도르프는 방송 사상 몇 몇 최대 이벤트의 발자취를 따르게 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1969년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을 지켜본 사람은 5억 3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란스도르프는 그보다 더 큰 목표를 겨냥한다. 얼마 전 소치 동계 올림픽 개막식의 전 세계 시청자는 30억 명에 달했다(2012년 런던 하계 올림픽을 지켜본 9억 명보다 훨씬 더 많았다). 하계 및 동계 올림픽은 2년씩 번갈아 가며 열린다. 그러나 마스원은 진행과정 내내 같은 시청자 기반을 대상으로 그보다 훨씬 더 규칙적으로 TV 콘텐트를 만들어내리라고 란스도르프는 예상한다.
희망은 언제나 팔린다
화성에서 살아보려는 사람들의 집착을 상업화하는 구상은 란스도르프의 프로젝트뿐이 아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가격경쟁에도 맞닥뜨렸다. 아리조나주 가드너빌의 데니스 호프는 루나 엠버시(달 대사관)의 창업자다. 화성뿐 아니라 지구의 위성인 금성 그리고 기타 여러 우주 매물의 소유권증서를 판매한다. 모두 아무리 예산이 부족한 투자자라도 구미가 당길 만한 가격이다. 에이커(4046㎡) 당 불과 19.99~22.49달러다. 명왕성은 통째로 25만 달러에 매물로 내놓았다. 호프는 1980년 이후 11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그는 1980년 한 보험사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들 성간 물체들(interstellar bodies)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회사를 설립했다. 이 사업은 유엔이 정한 우주 관련법의 허점 덕분에 합법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화성 소유권은 1990년 대 후반 사업 목록에 추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었지만 그 뒤로 사업이 꾸준히 성장해 왔다고 한다.
지주들은 수위로부터 할리우드 스타에 이르기까지 온갖 직업과 소득을 망라한다고 호프는 말한다. 그중에는 전 대통령들인 로널드 레이건, 지미 카터, 조지 W 부시도 있다. 레이건과 카터는 측근들을 내세워 부동산을 구입했지만 부시는 신원불명의 구매자로부터 토지를 증여 받았다고 주장한다. 호프의 웹 및 전화 기반 사업에서 화성은 특히 인기 매물이다. 하루에 30~40건의 필지를 판매하며 전체적으로 화성 땅 3억2500만 에이커를 매매해 400만 달러의 이익을 남겼다고 한다. 이 회사의 고객들은 이렇다 할 불만사항이 없는 듯하다. 루나 엠버시의 소비자보호협회 페이지에 오른 유일한 불만은 배달과 관련된 문제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그 회사를 둘러싸고 법적인 문제들이 소용돌이쳤다.
2004년 캐나다의 한 파트너리사 펄커슨이 한 지역은행과 달 부동산 투자 고객들의 돈을 사취한 혐의를 받던 중 도주했다. 결국 2년 징역형을 받았다. 다음 해 중국 당국이 또 다른 파트너리지에에게 투기와 부당이득 혐의를 적용해 사업 면허를 취소했다. 리의 우주 부동산 거래 사업부는 결국 은행 융자를 상환하기 위해 사무실을 매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프는 자신의 권리증서가 단순 한 개그 소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루나 엠버시 사이트 하단에 깨알만한 글씨가 적혀 있다. “이것은 전에 없던 선물입니다.” 그는 또한 개인 돈으로 사제 로켓을 개발 중이라고 주장한다. 로켓이 완성되면 고객들을 화성과 달로 실어 나를 수 있게 된다.
우주 관련법의 허점
화성 개발 사업에 집착하는 재벌 사업가는 호프 말고도 많다. 버진 그룹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이 세운 우주비행 회사 버진 갤럭틱은 곧 첫 관광객들을 궤도에 올려 보내겠다고 약속한다. 그가 2012년 말했다. “내 생애 중 화성에 식민지를 만드는 과업에 착수할 작정입니다. 전적으로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엘론 머스크는 남캘리포니아 기반의 우주항공 업체 스페이스X의 CEO이자 수석 설계자다(스페이스X는 NASA가 부분 출자했다). 화성주민운반체(Mars Colonial Transporter)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 반복 사용 가능한 시스템은 한 번 비행에 100명의 식민지 주민을 화성으로 실어 나를 수 있게 된다. 1인당 비용은 50만 달러로 추산된다. 최대 8만 명이 거주하는 화성 식민지를 유지하려는 최종적인 목표에 더 가까이 근접했다. 머스크는 10년 이내에 시스템을 가동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화성 식민지 사업에는 큰돈이 들어간다. 마스 원으로부터 루나 엠버시, 오랜 전통을 가진 비영리 탐사개발단체 화성 협회(Mars Society)에 이르는 여러 단체가 모두 매년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다. 한편 NASA와 유럽우주국은 수십 억 달러의 정부 예산을 운용한다. 그러나 화성 탐사의 금전적인 측면을 규제하는 법은 거의 없다. 그나마 효력이 있는 법은 공상과학 소설가 커트 보네거트의 소설 속에 등장할 법한 이름을 갖고 있다.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이 1967년 채택됐으며 그 직후 유엔우주업무사무소(UNOOSA)가 집행을 맡았다. 어떤 국가나 정부든 달과 모든 행성을 포함해 어떤 성간 물체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이익이나 무기배치 목적으로 소유권을 주장하지 못하도록 했다.
호프가 당장 내세우는 근거도 이 법이다. 화성, 달, 그리고 기타 문제의 천체들에 대한 소유권 주장을 뒷받침할 때 이를 거론한다. 조약에 허점이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국가와 정부에만 적용되며 사기업이나 개인이 이들 자산을 소유하지 못한다고 명시적으로 금지한 규정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호프는 어떤 정부기관에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말한다. 호프와 루나 엠버시는 미국에 적용되는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UNOOSA의 시모네타 디 포포 사무국장은 말한다. “사적인 활동과 관련해선 그 개인이 적을 둔 국가에 그가 수행한 우주 활동의 책임이 있다”고 그녀가 뉴스위크에 말했다. 호프에게 명백한 불법성이 있을 경우 미국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문제에선 그의 사이트에 ‘전에 없는 선물’ 조항이 그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주는 듯하다.
화성 스타일의 이혼
화성 우주비행 편도 티켓의 구입 문제는 어떨까? 화성 탐사에 열정은 충분히 가질 만하지만 아직 시기상조다. NASA의 인간탐사 및 운영 담당 윌리엄 거스텐메이어 부국장의 말이다. 단순한 탐사뿐 아니라 이른바 개척을 생각하는 데는 인류 차원에서 몇 가지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구를 떠나겠다는 의도를 갖고 실제로 살러 가는 방식 말이다. 그런 일은 단시일 내에 실현되지 않는다.
NASA는 2030년대 중반까지 화성 표면에 우주인을 착륙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5개의 탐사비행을 진행 중이다(큐리오시티, 오퍼튜니티, 오디세이, MRO, 익스프레스 모두 현재 화성 표면에 있거나 궤도를 순환하는 중이다). 그리고 2013년 11월 말 메이븐을 발사했으며 인 사이트와 비욘드 등 2개의 탐사선을 더 쏘아 올릴 계획이다. 현재의 연구는 화성 표면을 지구화(terraform)해 인간이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잠재적인 해법으로는 토양으로부터 산소를 추출하고 전반적인 기후를 따뜻하게 하는 방법 등이 있다. 화성의 얄팍한 대기층도 문제를 안겨준다. 따라서 NASA는 탐사 장비를 통해 방사선을 모니터하고 있으며 우주선이 안전하게 제동을 걸고 착륙하도록 개량하고 있다.
마스 원과 달리 NASA는 탑승자들을 지구로 귀환시킬 계획이다. 탑승자들을 화성으로 올려 보내면 최대 45일 정도 화성에 체재해야 한다. 그 뒤 그들을 안전하게 귀환시킬 예정이다. 마이클 샤라는 미국자연사박물관 천체물리학부 학예연구관이다. 어떤 민간 벤처들보다 훨씬 먼저 정부의 탐사비행이 화성 착륙에 성공하리라고 예상한다. 화성에서 일정 기간 동안 생존한다는 발상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물리학, 화학, 또는 천문학이나 수학에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해주는 요소는 없다. 그러나 현재로선 화성이 아주 척박한 장소이며 거기까지 가려면 어마어마한 예산이 있어야 한다다. 그만큼 예산이 넉넉한 곳은 그래도 NASA와 유럽우주국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