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의사에게 약을 처방받지 마라
열이 나도 무조건 항생물질 투여하는 의사
네덜란드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다 돌아온 사람이 그들의 의료가 일본과 너무 달라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그는 아이가 열이 나서 가정의에게 데리고 갔더니,
"집으로 돌아가 몸을 식혀주고 3일이 지나도 열이 내려가지 않으면 다시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의사는 그 말만 하고는 해열제도 항생물질도 그 어떤 다른 약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의 의료는 국민 의료보험에 가입만 되어 있으면 누구라도 전국의 어떤 병원이든 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한편 서양의 경우는 '가정의(지역 주민의 건강을 돌보는 의사로, 환자나 환자 가족과 밀접한 유대를 가지고
예방 · 치료 · 재활 등의 일을 담당한다. 상황에 따라 전문의를 소개해 주는것도 가정의의 중요한 역할이다 - 옮긴이)'라는
시스템이 있어서, 몸에 이상이 있으면 내과, 소아과, 외과는 물론 분만까지 할 수 있도록 훈련받은 가정의에게
먼저 진찰받은 후 필요하면 전문의를 찾도록 한다.
특히 네덜란드는 가정의와 전문의의 영역과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으며, 약도 가능한 상용하지 않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일본은 이 같은 서양의 의료 시스템과는 완전히 다르다.
항생물질만 해도 감기 바이러스에 도움이 안 되는데도 계속 처방한다.
수술할 때도 수술 전에 항생물질을 한 번 사용하면 충분하다는 근거가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아직도 여전히 '수술 후 감염 예방을 위해서'라며 며칠씩 항생물질을 투여하고 있다.
항생제에 대한 세균의 내성이 강해지고 있다
약을 처방받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환자가 많은 것도 문제이다.
항생물질이나 향균제를 대량 사용할수록 '세균의 내성화'가 문제되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이나 한국은 아주 심각한 병원 내 감염 국가이다.
감염증 환자로부터 검출한 황색포도상구균 중에 병원 내 감염을 일으키는 내성균인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가 차지하는 비율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이탈리아 42퍼센트, 미국 40퍼센트, 영국 37퍼센트, 스페인 36퍼센트, 독일 9퍼센트, 네덜란 0퍼센트이다.
일본은 70~80퍼센트로 이들 선진국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한국은 2010년 기준으로 72퍼센트이다 - 옮긴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중에 항생물질이나 향균약이 듣지 않는 것을 '내성균' 또는 '세균이 내성화했다'고 말한다.
세균이 내성화하면 그때까지 효과가 있던 약이 더 이상 듣지 않기 때문에,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증상도 악화되고 생명까지 위험해진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다제(多劑) 내성균(일병 슈퍼박테리아)'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 약에 대해 내성을 갖고 있는세균이다.
내성균에 쉽게 감염되는 것은 수술 후의 환자나 고령자처럼 면역력이 떨어져 있거나,
항생물질을 오랫동안 투여하고 있는 경우이다.
요즘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이나 애완동물에게도 항생물질이 과다하게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돼지의 경우 병을 치료할 때뿐만 아니라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사료에도 항생물질을 첨가한다.
이런 경향도 내성균을 만연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일본이 장수국가가 된 것은 의료가 발달했기 때문이라고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까지는 일본인의 주된 사망 원인은 위장염, 폐렴, 결핵 등의 감영증이었다.
하지만 전후 영양과 위생 상태가 좋아지면서 수명이 점점 늘어나게 된 것이다.
19세기 이후 서양의 사망 통계를 살펴봐도 영양과 위생 상태가 개선되면서
결핵, 성홍열, 홍역, 티부스 같은 병이 모두 격감해 사망율이 감소했다.
즉 항생물질과 예방주사가 도입되기 전에 사망율은 떨어져 있었다는 말이다.
약에 의존하지 않으면 낫지 않는 병 같은 것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내성균으로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약에 의존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