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수필>
- 나는 아인 거는 아이더라꼬.-
권다품(영철)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모임이 좀 많은 편이다.
친목 도모를 위해서 만나는 초.중.고.대학의 동문 모임도 있겠고, 고향 친구나 고향 선후배들의 모임도 있겠다.
그외 원활한 사회 생활을 위한 직장 사람들끼리의 모임도 있겠고, 각종 취미 생활을 위한 모임도 있겠다.
이렇게 이런 저런 모임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을 만나서 즐겁게 사는 것은 생활에 활력도 생기고 참 좋은 방법이겠다 싶다.
편하게 농담을 주고 받으며 웃기도 하고, 술잔을 나누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 같다.
그런데, 가끔, 정말 가끔, 모임에 가면 이상한 사람도 있다.
술 때문인지, 아니면 쌓인 게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말을 함부로 한다든지, 심지어 어떤 사람을 선택해서 노골적으로 비꼬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사람들은 마음 속으로 '아무리 술을 마셔도 왜 저런 말을 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자 자, 여기는 작은 모임이지만 단체석상입니다. 다른 사람 기분 상할 수 있는 말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단체석상에서 그런 개인적인 일을 따지면 안 됩니다."란 말을 하며 그 말을 듣고 기분나빠하는 사람에게 참으라는 눈짓을 해주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내가 못할 말 했나? 없는 말 한 것도 아니고, 자기 생각도 말 못하게 하면 모임 뭐할라고 나오노?" 하며 계속 트집을 잡는가 하면 결국 모임의 분위기를 깨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이 자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정말 가끔 이런 무식한 사람이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는 언성이 높아지는가 하면, 욕이나 막말을 하는 싸움이 될 때도 있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그런 일을 당한 당사자는 그 모임에는 나가기가 싫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런 분위기라면 그런 모임에는 썩 나가고 싶지 않을 것 같고, 대처 방법도 성격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마 이해하자.'라고 생각하는 속이 넓은 사람도 있겠다.
또, 어떤 사람은 기분이 엄청 나쁘면서도 '이 모임에서 나가면 나는 외톨이가 될 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며 참고 계속 그 모임에 나오는 사람도 있겠다.
그런데, 나같은 경우는 그게 안 된다.
'내가 왜 저 따위 소리를 들어야 하는가? 저런 인간정도라면 마주치기도 싫다'고 생각하고는 그 때부터 그 모임에 안 나가고 싶다.
얼마나 살려고 저 따위 인간까지 참고 같은 자리에 앉아야 한단 말인가?
그런데 가끔 보면, "전체 모임을 위해서 자네가 이해하고 넘어가자."며 등을 쓸어주는 사람도 있다.
참 고마운 말이고 미안하기는 하지만 나는 그게 안 된다.
물론 내가 잘못했다면 얼마든지 사과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분명 자기가 잘못해놓고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다른 말로 자기가 잘한 것처럼 합리화해서 상대를 잘못한 것으로 만드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런 인간을 정말 싫어한다.
기분 안 나쁜 척 가식적으로 웃지도 못하고, 그런 인간과는 같은 자리에 앉기도 싫어하는 성격이다.
나는 그런 인간을 안 만난다고 결코 손해 볼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오히려 그런 인간은 안 만나는 것이 훨씬 편하고 좋다고 생각한다.
설사, 내가 손해를 보고, 외톨이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런 인간은 안 만나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이다.
얼마나 대우받고 싶어서 속넓은 척 헛웃음을 웃으며 그런 인간과 같은 자리에 앉는단 말인가?
친구가 없을까 봐 꼭 그런 인간을 만나지 않아도, 바르고 멋진 친구들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겉으로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친구들이 있고.....
그리고 내가 아는 친구들은 자신이 나같은 경우를 겪어도 충분히 기분나쁘겠다는 것도 생각할 줄 아는 친구들일 것이다.
"사회 생활을 원활히 하려면 사회에서 여러 친구들을 사귀라."고 한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피해야 할 인간은 반드시 피한다.
그런데, 친구를 골고루 만나야 한다고 질적으로 나쁜 사람까지 만날 필요는 없겠다.
또, 가정에 평지풍파를 일으키면서까지 친구를 만나는 것도 문제겠다.
심지어 "친구가 재산"이라면서 날새는 줄도 모르고 부어라 마셔라 놀다가, 가정이 깨져서 처자식 가슴에 못을 박는 사람도 가끔 있다는 말도 들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아무리 성공을 했다 한들 가정이 깨진다면 그 돈과 성공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는 그런 경우는 이해 가지 않는다.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외롭다며 이 여자 저 여자를 전전하다가 텅 빈 집에서 혼자 외롭게 자야 하는 남자라면, 그 돈이 오히려 삶을 망치는 매개물이 아닐까?
옛날 시골 마을 앞 정자나무 그늘 아래서 어른들끼리 하시는 말씀 중에 "남자가 바람을 못 피우는 그 놈도 병신이고, 바람 피워서 가정 깨는 그 놈은 더 병신이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이 꼭 바람을 피우라는 말이 아닐 것이다.
남자들의 합리화가 개입된 말이기도 하겠지만, 나는 어떡하든지 가정은 깨지말라는 말로 이해하고 싶다.
요즘 세상은 경기가 너무 어렵다보니, 사업을 살려보겠다고 가정에 좀 소홀한 경우도 있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가정에 좀 소홀하다보니 아내의 불만이 쌓이고, 결국 가정이 깨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가족들을 위해서 어떻게든지 사업체를 살려보겠다고 노력하는 남편을 이해해 주지는 못할 망정, 그런 남편에게 친구 신랑과 비교하며 짜증을 내는 여자와 사는 남편도 참 답답하겠다.
일만 한다고 행복이 오느냐며 따지는 여자.
힘든 남편을 이해해 주지를 못하는 여자.
외제차 굴리는 친구들과 비교하며 남편을 무시하는 여자.
그런 남편이 "쪽팔린다."며 이혼을 요구하는 여자.
또, 바람을 피워서 가정을 깨는 여자 등등....
정말 재앙일 것 같다.
물론, 사업보다 가정이 우선이겠다.
그런데, 나는 차라리 혼자 살지 요런 여자하고는 도저히 같이 몬 살지 싶더라꼬.
나보고 성질 몬땠다 칼랑강은 모르겠지만, 나는 아인 거는 아이더라꼬.
2024년 6월 19일 오후 5시 0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