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은 야한 이야기나 무서운 이야기가 제격입니다.
까까머리 아이 때 기억이 떠올라 긁적거려 봅니다.
그녀를 무지 사랑했답니다. 홑모시 적삼을 즐겨 입었고, 쪽진 머리에 비녀를 한 그녀는 나의 모든 사랑이기도 했답니다.
여름 비가 참 많이도 내려
콩을 심은 밭이 풀로 밀림이 되어 버렸더군요.
비가 그치고 조금 시원해진 이른 아침 콩팥에 가서
풀섶을 헤치며 열심히 풀을 뽑다가 아침 이슬에 옷이 젖고
이마엔 땀이 흐르고 웃도리를 땀으로 몸에 짝 달라 붙더라고요.
몇 이랑 매지도 않았는데 해는 뜨거워 오고
몸이 고단해 집으로 돌아가려는 데...
하얀 깨꽃 속 머리에 흰수건을 두르고
하얀 목시적삼이 살포기 올라 고운 살결이 드러났다 가려지고
새벽 이슬인지 땀인지 쪽진 고운 이마를 연신 훔치며 지나간 그녀의 밭은
참 고습니다.
그 모습이 아스라이 떠오르고
애써 그 모습을 지우며 밭 일을 하려니 다시 몽롱하게 찾아드는 그녀의 향기
신새벽 몰래몰래 나갔다 돌아오는 그녈 기다리다가
삽짝에 인기척이 나 건너다 보면
살포시 비치는 모시적삼 속 그녀의 가슴살은 환장하도록 그립습니다.
"어디갔다 와 "소리치며 달려들면" 우리 새끼 벌써 일어났어"
늦은 나이에 농사로 먹고 살아보겠다며
밭 일, 논 일 해 보지만
어린추억 속에 각인된 어머니들의 밭과 같이 되지 않고
고래심줄 같은 아비의 손이 그립기만 할 뿐
첫댓글 저런, 너무 뻔한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속이시는 이사님!
어머니라는 말에 더이상 항의하지 않고 넘어갑니다. 쭌이 훗날 이리 엄마를 기억하겠지요. ㅋㅋㅋ
그러겠죠. 어머니 가신지도 십 수년이 훌쩍... 준이도 제 어미를 가슴에 담는 날이 오겠죠
돌아가신지 십수년이라는 말에 숙연... 울아들들은 소젖 먹었는데 증말 미안... 그래서 더 많이 안아주고는 하죠. 지금도 말만한 놈들이 자려고 하면 서로 끌어안고 자겠다고 난리. 늘 큰놈이 양보. 막내가 좋기는 하지만 형들에 비해 부모님과 지내는 세월이 짧으니 당연하기는 해요. 갑자기 울 쭌 생각하니까 맴이... 시렵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