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9일 연중 16주간 월요일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와 함께 되살아날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38-42
38 그때에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이 일으키시는 표징을 보고 싶습니다.”
39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악하고 절개 없는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구나!
그러나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40 요나가 사흘 밤낮을 큰 물고기 배 속에 있었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사흘 밤낮을 땅속에 있을 것이다.
41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42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와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일상생활 안의 기적
우리는 누구나 눈에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표징을 요구하고 기적을 찾습니다. 지금 예수님께서 서울 한 복판 명동 성당에 나타나시어 근사한 기적을 베풀어 주신다면 천주교 천만 명 신자 만들기가 아주 쉬울 텐 데, 자꾸 어렵고 잘 안 되는 선교만 하라고 합니다. 또한 주님께서 월드컵 경기장에서 쉬는 시간에 10분만 나타나 모습을 보여주시면 세계 30억쯤은 신자가 될 텐데 하는 재미있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손에 꼭 쥐어 주어야 믿고, 손으로 만져보아야 확신을 하지요.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내 것이 되어야 비로소 믿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원숭이처럼 바나나를 한 줌 쥐고도 펼 줄을 몰라 먹지도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예수님께서 그렇게 많은 기적을 행하셨지만 현장에서 보고 믿은 사람들도 금방 돌아섭니다. 명동성당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면 언론에서 떠들다가 TV합성조작이라고 밀어붙일지 모릅니다. 또한 자신들이 직접 보지 못하였으니 믿지 못하겠다고 억지를 부릴 것입니다. 그 것보다 더 기막힌 것은 직접 본 사람들도 금방 잊어버리고 의심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서서히 비방하기 시작하고 과학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논리적으로 따지고 깎아 내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예수님의 기적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매순간 일어납니다. 우리가 숨을 쉬는 것도 기적이고, 손가락을 움직여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는 것도 기적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가르치고 생각하고 사는 모든 것이 기적입니다. 광활한 우주 공간에 사람만 유독 지구상에 살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으로 이루어진 것도 기적처럼 다가옵니다. 사람이나 동물의 생명의 신비를 보면 기적이 도처에서 보이지만 사람들은 모든 것들이 자신들의 입장이나 뜻에 맞지 않으면 기적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표징은 파묻혀 버리고 알아보지 못하게 되고 엉뚱하게도 다시 기적을 보여 달라고 조릅니다.
요나서를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요나가 싫어하는 일을 하느님은 묘하게 섭리하시지요. 요나는 니네베 사람들이 회개 하지 않고 하느님의 단죄를 받아 멸망하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사절로 니네베를 가기 싫어 도망가는 요나를 기어코 물고기 배 속에 사흘이나 묵게 하시어 결국은 니네베 사람들을 회개토록 하시지요. 그리고 주님께서는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는 사람 모두를 즉시 용서해 주십니다. 그리고 요나도 하느님의 뜻을 결국은 깨닫게 됩니다.
우리에게도 회개하라고 그렇게 간절히 인도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교만하게 제 잘난 멋에 사는 우리도 분명 단죄를 받을 것입니다. '과이불개'(過而不改)라는 말을 잘 아시지요. ‘잘못을 고치지 않으면 그것은 더 큰 잘못이 된다.’라는 공자의 말입니다. 과실을 범했다거나 범하지 않았다는 것 보다는 오히려 범한 과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반성하느냐에 따라서 소인과 대인으로 구분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아들, 딸로서 왕자와 공주답게 대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회개하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받았으니 회개하여 새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일으키시는 모든 표징은 사람들이 뉘우치고 회개하여 새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전혀 뉘우칠 것 같지 않은 사람들도 진심으로 뉘우치게 됩니다. 요나는 니네베 사람들을 회개하는데 그쳤지만 주님은 우주를 회개코자 하려고 오신 분입니다. 요나는 그 당시의 니네베 사람들의 회개를 인도하였지만 주님은 이 세상 마칠 때까지 계속 인도하실 것입니다. 요나는 고래의 배 속에서 사흘을 지냈지만 주님은 지상과 천상과 하늘나라를 오고 가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요나는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였지만 주님은 당신의 자녀들을 사랑하셔서 스스로 사람이 되시었고, 그리고 스스로 죽으셨고, 부활하셨으며 죽기까지 순종하신 분이십니다.
주님은 이방인의 회개도 간절히 원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들을 요나처럼 회개를 위해서 매일 파견하십니다.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이란 말이 있듯이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의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물론 좋은 붓은 글씨를 쓸 때 훨씬 좋지만 나쁜 붓도 길을 잘 들이면 좋은 붓이 되고 또 훌륭한 서예가가 쥐면 아주 좋은 붓으로 돌변합니다. 주님께서도 우리를 쓰고자 하십니다. 당신의 계획대로 복음전파에도 쓰고, 설교에도 쓰고 이방인들도 자유자재로 부리시어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서 적절하게 활용하십니다. 요나가 싫어해도 큰 물고기배 속으로 가두어 데려다가 쓰시고,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하던 바오로도 불러다가 쓰시고, 남방여왕도 불러다가 쓰시고, 부족한 저도 쓰십니다. 당신의 기적은 바로 그와 같이 섭리하시는 것으로 주님의 손에 우리를 온전히 맡겨야 하겠습니다.
<내가 파라오를 쳐서 나의 영광을 드러내면,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14,5-18
그 무렵 5 이스라엘 백성이 도망쳤다는 소식이 이집트 임금에게 전해졌다. 그러자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은 이 백성에 대한 마음이 달라져, “우리를 섬기던 이스라엘을 내보내다니, 우리가 무슨 짓을 하였는가?” 하고 말하였다.
6 파라오는 자기 병거를 갖추어 군사들을 거느리고 나섰다.
7 그는 병거 육백 대에 이르는 정예 부대와, 군관이 이끄는 이집트의 모든 병거를 거느리고 나섰다.
8 주님께서 이집트 임금 파라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셨으므로, 그는 이스라엘 자손들의 뒤를 쫓았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당당하게 나아가고 있었다.
9 마침내 파라오의 모든 말이며 병거, 그의 기병이며 보병 등 이집트인들이 그들의 뒤를 쫓아가,
바알 츠폰 앞 피 하히롯 근처 바닷가에 진을 친 그들을 따라잡았다.
10 파라오가 다가왔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눈을 들어 보니, 이집트인들이 그들 뒤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몹시 두려워하며 주님께 부르짖었다.
11 그들은 모세에게 말하였다. “이집트에는 묏자리가 없어 광야에서 죽으라고 우리를 데려왔소?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 이렇게 만드는 것이오?
12 ‘우리한테는 이집트인들을 섬기는 것이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나으니, 이집트인들을 섬기게 우리를 그냥 놔두시오.’ 하면서
우리가 이미 이집트에서 당신에게 말하지 않았소?”
13 그러자 모세가 백성에게 대답하였다. “두려워하지들 마라. 똑바로 서서 오늘 주님께서 너희를 위하여 이루실 구원을 보아라.
오늘 너희가 보는 이집트인들을 다시는 영원히 보지 않게 될 것이다.
14 주님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워 주실 터이니, 너희는 잠자코 있기만 하여라.”
15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하여 나에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일러라.
16 너는 네 지팡이를 들고 바다 위로 손을 뻗어 바다를 가르고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땅을 걸어 들어가게 하여라.
17 나는 이집트인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여, 너희를 뒤따라 들어가게 하겠다.
그런 다음 나는 파라오와 그의 모든 군대, 그의 병거와 기병들을 쳐서 나의 영광을 드러내겠다.
18 내가 파라오와 그의 병거와 기병들을 쳐서 나의 영광을 드러내면, 이집트인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축일7월 19일 성녀 루피나 (Rufina), 유스타(Justa)
신분 :동정 순교자
활동 연도 :+287년경?
에스파냐의 세비야(Sevilla)에서 태어난 성녀 유스타(Justa)와 루피나는 자매지간으로 가난하지만 신심 깊은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자매의 집은 도자기와 그릇 등을 만들어 팔았는데, 우상숭배가 이뤄지는 이교도들의 축제에 사용할 그릇을 만들어달라는 요청과 판매를 과감히 거절하였다. 결국 이교도들에 의해 지방 관리에게 끌려간 자매는 배교를 강요당했으나 용감하게 그리스도교의 신앙을 고백했다. 그러자 고문관이 불에 달군 쇠로 살을 지지고 물과 음식을 주지 않는 등 잔인한 고문을 자행했다. 이로 인해 언니인 성녀 유스타는 감옥에서 먼저 숨을 거두었고, 성녀 루피나는 끝내 화형을 당해 순교하였다. 이들 자매는 세비야의 수호성인으로서 공경을 받고 있다.
오늘 축일을 맞은 루피나, 유스타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