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의 언덕에 자리한 해바라기 들판,
구와우마을(고원자생식물원)
www.sunflowerfestival.co.kr
강원도 태백시 황연동 13-3 / 033-553-9707
몇해전 부터인가 이맘때면
온라인을 들썩거리며 더들썩하던 해바라기 축제,
태백 구와우 마을입니다.
만개 시점에 맞추어 찿은 해바라기 축제,
그러나..
해바라기
태양을 향해 선 꽃,
꽃말은 숭배, 애모등의 일방적인 사랑입니다. "당신을 바라보며, 당신만을 기다립니다." 이편이 속 편하겠네요.
동양 최대의 규모라는 5만여평의 부지에 장관으로 펼쳐질 해바라기를 그리며 찿은 고원의 도시 태백, 그곳에서도 황연동을 찿아 갑니다.
8월 한달간 열리는 해바라기 축제로 보통의 경우 중순 까 약 1만여평의 해바라기가 먼저 피고 보름정도 뒤인 하순이면 나머지 4만여평이 만개한다 합니다. 이후 9월부터는 씨를 수확하여 기름을 짜거나 국수를 만드는 등의 해바라기를 이용한 건강먹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벌써 4회째를 맞는 해바라기 축제,
아홉마리의 소가 배불리 먹고 누워있다는 구와우(九臥牛)마을에 시원한 숲길과 넘실거리는 해바라기의 바다가 있습니다. 또한 300종이 넘는 야생화가 식재 되어 자연관찰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낼것을 기대 해봅니다. 모처럼의 가족 나들이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즐길거리와 체험을 통하여 이 많은 해바라기를 심기 위한 농장주의 노력을 생각할 것이며, 그 땀을 생각하며 즐겁게 보아 주는 것이 도리인것임을 알려 줍니다.
처서(處暑)일,
오전 10시, 식물원 방문에는 조금은 이르다 싶은 시간입니다. 주차장은 벌써 어느정도 들어차 있습니다. 오르는길, 벌써 내려오는 객들과 스칩니다. 묘한 것은 어느누구 하나 웃는 얼굴이 없다는 겁니다. 만족스럽지 못한가? 라는 짐작, 그러나 결혼도 해보고 후회하라 했습니다.
눈앞에 바리케이트가 보입니다. 그옆의 작은 콘테이너, 어른 5000원 아이들 3000원입니다. 도합 1만6천원이네요.
리플렛을 하나 받았는데, 문제는 그 리플렛을 가지고는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간다는 것이지요. 식물원의 약도가 나와있지 않습니다.
참고로, 사전정보 검색에도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지만 약도는 A, B, C...이렇게 구분되어 있지요. 동서남북을 모르는 상황에서 알파벳은 여행자에게 그리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해바라기 축제장을 돌아나오는 순간까지 만난 이정표는 딱 한가지 "주관람로"뿐입니다.
매표소를 지나 조금 걸으면 구와우마을에 관련된 이야기가 있는 서낭당이 자리합니다. 매년 대보름과 단오에 서낭제를 올리고 있으며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9년후에 소원이 이루어 진다 합니다. 하필이면 9년? 그리고 보니 이곳이 구와우 마을입니다.
서낭당을 지나면 인디언들의 풍물거립니다. 텐트 4동으로 작은 규모지만 팔고자 내놓은 물건들은 고유의 색이 그대롭니다. 그네들의 문화가 그대로 녹아 있는듯 이국적인 문양이 시선을 끕니다.
다시 위로 조금더 오르면 작은 미술공간이 나옵니다. 현재 활동하고 계시는 에술가들의 조각과 미술품이 전시 되어 있습니다.
자, 이제부터 해바라기 축제장입니다.
그런데, 여기부터 우왕좌왕입니다. 꽃을 따라서 길을 가니 길이 아닙니다. 다시 돌아 내려와 등돌리고 선 해바라기의 뒷통수를 바라보며 걷습니다. 인디언 부락에서 모자를 구입하지 않았더라면 머리통 다 탈뻔 했습니다. 걸음도 잠시, 이번에는 양갈래 길입니다. 한쪽의 약간의 능선을 오르고 한쪽은 해바라기의 옆을 따라 난길입니다. 사람들은 위아래로 흩어지기 시작하네요. 길손은 그대로 해바라기를 따라 걷습니다. 걷다 뒤를 돌아보니 펼쳐진 해바라기의 꽃밭뒤로 매봉의 풍력발전기가 살짝 눈에 듭니다. 짙은 녹음과 어우러진 해바라기밭도 잘 어울립니다. 유일한 그늘이었던 원두막에 도착 하였으나 진사님들께서 진을 치고 계십니다. 금방 내려 오시겠지..했는데, 영~ 그러실 분들이 아니시더군요. 결국 길을 따라 다시 걷습니다. 작은 능선을 하나 넘고 이국적인 산길을 걷다보니 이제야 제대로 된 키큰 해바라기 밭입니다.
그 끝이 어디인지 조차도 분간이 안될정도로 넓습니다. 한참을 솟아지는 뙤약볕에서 그렇게 그렇게 걸으며 찍으며 하다보니 어느덪 짧은 숲길입니다. 참 시원합니다. 사막의 오아시스입니다. 잠시 앉아 쉼을 하고 다시 내려선길, 다시 해바라기의 향연은 이어지고 약간 급한 언덕을 내려서니 처음의 그자리입니다. 우왕좌왕하던 그 자리이지요.
그렇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고 나니 은근히 본전 생각이 납니다. 꼭 금전적인 부분만이 아닙니다.
해바라기 축제장을 찿아 태백에서 1박까지 해가며 그 먼길을 왔는데, 너무도 허무하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주최측의 너무도 안일한 축제진행에 부화가 납니다. 자그만 쉼터,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공간 마저도 없는 상태에, 축제장내에서는 그렇다 하더라도 매표소 인근에서도 물한병 사먹을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물론 도우미도 없습니다.
해바라기 밭에는 무성한 잡초로 인하여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었으며, 300여종의 야생화는 도대체 어디에 숨은것인지 길손의 까막눈으로는 확인 할 길이 없습니다.
가진것이라곤 약도도 없는 홍보용'알아서 찿아가시요!'리플렛 한장이 전부이고 보니,
해바라기축제라고 할것이 아니고 해바라기군락이라 표현해야 할것으로 압니다. 올라면 오고 말라면 말고.. 라면 할 말 없습니다만,
작은 야생화 하우스동 정도와 더위에 목 축일수 있는 간이매점, 쉼터를 만들기 어렵다면 매점 주위에 파라솔이라도 펼쳐 놓았으면 하는 게지요. 무슨 근사한 럭셔리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손님 입장으로 갔을때는 손님 대접을 받기 원하는 것일진대, 주최측에서 스스로 '이만 하면 됐다' 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자만입니다.
먼길 찿은 객들에게도 실례가 되는 것이구요.
올해 해바라기 축제는 8월31일부로 끝이 났습니다.
내년에는 5회째를 맞이 합니다. 길손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면 이 상태로는 왔던 이들은 절대 다시 찿지 않습니다.
혹, 작년에 오셨던분들 중에 올해도 오신분들이 계실까 모르겠습니다만, '해바라기축제'라는 이름이 올해는 덜 유명세를 타는것이..
지금의 사정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듯 합니다.
구와우마을과 고원자생식물원, 거기에 태백시의 이름까지 걸린 행사라면,
조금은 더 깊게 생각하여 내년에는 더 낳은, 더 멋진 해바라기 축제가 되길 기원해 봅니다.
길손이,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남의 집 잔치에 배놔라 감놔라 해봅니다. 글보시고 불편한 분들이 계신다면 양해의 말씀 올립니다.
by 박수동
첫댓글 머리통이 다 탈뻔 했습니까덕분에 멋진 그림 감 합니다
그렇군요~ 아무래도 안산에 해바라기 축제는 입장료도 없는데 그곳이 좋겠군요~
누구 머리통에 불날뻔했던 덕분에 편하게 아주 잘둘러봤어여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