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유럽 성지 순례를 다녀와서(3)
+. 둘째 날 ===> 11월 2일(수)
한밤중 2시 40분에 잠이 깼다.
잠이 더 이상 올 것 같지 않아 요가, 묵주기도, 묵상...
어제 일을 노트에 정리하고 샤워하고 준비하니 아침식사 시간이 가까웠다.
호텔 식당에 가서 낯설지만 반가운 동행자들과 인사 나누고
푸짐한 호텔 조식을 맛있게 먹고 7시쯤 밖으로 나가서 호텔 사진을 찍었고...
주변에 식당, 카페, 가게 등이 있고 그 안쪽으로 쭉 곧은길이 보여
산책 겸 걸어갔는데 소나무가 심어진 공원에 벤치가 있고,
더 안쪽으로 걸어가니 푸른 잔디가 펼쳐져 있는데 맞은편
인가 쪽으로는 자작나무 가로수가 있고
그 길을 자전거를 타고 출근 혹은 등교하는 모습이 보였다.
약 40분간 산책하고 들어와서 여장꾸리고 8시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다.
첫 순례지는 성 오틸리엔 대도원.
1909년, 한국 왜관 수도원에 첫 선교사를 파견하여 설립한 모원이었다.
한국전쟁 시 공산치하에서 목숨을 잃은 38위 순교자들에 대한
시복 청원을 한국과 이곳 수도원이 함께 공조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수도원이었다.
이곳 오틸리엔 수도원 경당에서 10시 15분, 순례 첫 번째 미사를 봉헌했다.
위령의 날...돌아가신 조상들과 형제들을 위해 연미사 봉헌.
미사 후 박물관 투어, 대수도원 마당에서 사진도 찍고
수도원 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틸리엔 수도원 경당에서 대성전으로 걸어오는데
만추의 소슬한 가을바람에 마른 잎들이 우수수수 떨어져
길 위에 구르고 나부끼는 모습이
회색구름이 펼쳐진 하늘과 아우러져 가슴 쏴~아 하게 했다.
단풍든 잎들과 다르게 대성전에서 식당으로 가는 길에는
푸른 잎의 가로수가 빨간 열매를 예쁘게 달고 있어
아까 갔던 길과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기념품 가게에서 앙증맞은 성가정 상과 입체카드를 몇 장 구입했다.
위령의 날, 마태오 복음 5장 행복선언에 대한 강론...
우리가 바라는 단 하나, 인생의 목적으로 모두가 행복을 든다.
그러나 인생의 목적은 성숙이라고 본다.
우리는 부족하지만 하느님 은총으로 성숙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는데
이것이 성덕이고 성덕을 향해 나아가려는 데서 나오는 것이 행복이라고 본다.
그렇게 해서 인격을 완성하고 하느님께 나아간 이들이 성인들이다.
우리도 그렇게 힘쓰며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며 기도드리자.
다음 목적지 알퇴팅을 향했다.
기적의 검은 성모님을 모시고 있는 은총 경당에 도착해서
내부와 외부를 돌아보는데...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경당 외부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나무 십자가를 지고
한 바퀴 순례하는 전통이 있다고 하여
나도 십자가를 하나 짊어지고 은총 경당을 순례했다.
내부와 외부에는 기적의 은총을 받은 이들이 남기고 간
목발들, 눈, 귀, 다리, 신체 여러 부분의 모습들 표시,
묵주 등이 수없이 많이 걸려 있었다.
그곳에서 잠시 기도 드리는 시간 갖고
경당 옆에 신자들을 위한 대성전, 콘라드 성당, 성 안나 성당을
순례하는 것을 끝으로 독일 일정을 굿바이 했다.
현지 시간 오후 4시 50분쯤...
아,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리고 향한 곳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그런데 언제, 어떤 방법으로 국경을 지났지?
아무도 모르는 어느 순간 잘츠부르크에 당도한 것이다.
놀랍네...서프라이즈...혼자서 감탄과 의아심...
잘츠부르크 현지가이드를 만났고 그의 안내에 따라
구시가지 내 어느 식당에서 저녁식사한 후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호텔 Wyndham Grand Salzburg Conference Center Hotel에 도착하여
오늘 일정을 마무리한 시간은 저녁 9시 20분...
주님, 성모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