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시평 18]나라의 역적逆賊, 동네의 역적
나는 거의 날마다 나라의 역적逆賊 1명과 동네의 역적 1명이 하루 빨리 뒈지기를(죽어버리기를) 빈다. 그것도 복상사腹上死로 죽었으면 좋겠다. 복상사가 얼마나 민망한 죽음인가 생각해 보았는가? 이 내밀한 고백을 들은 친구가 히히거리며 말했다. “복상사가 영어로 sweet death인 것은 아냐? 그게 어디 악담이냐? 덕담이지. 남자가 60이 넘어 그렇게 죽는다면 행복한 것 아니겠냐? 상대방은 물론 끔찍한 악몽이겠지만.” 딴은 그렇기도 하겠지만, 덕담이든 악담이든, 그래도 ‘휴머니스트’를 자처하는 나로선 누군가를 이렇게 미워한다는 게 어디 마음이 편하기만 하겠나. 어쩔 때는 장희빈이 왕비를 저주하듯, 다트fart 게임이라도 하고 싶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인력人力으로 안되는 일, 그런 요행수라도 바라는 수밖에.
본론을 말하자. 그들을 '귀태鬼胎'(태어나선 안될 인종人種)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라의 역적이야 누구인지 대번에 알겠지만, 동네의 역적은 우리 동네사람들 빼놓고는 아무도 모를 터. 그들이 왜 역적인가? 한 명은 나라를 폭삭 망치기 일보 직전의 정치(그것을 어찌 정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무법천지, 마구잡이, 잔인무도, 거지발싸개, 호랑말코, 우수마발이 아니고 무엇인가? 백 번 양보해도 ‘오기傲氣 정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을. 세상에 나는 정치를 오기로 하는 새끼는 처음 봤다. 그러니 생각있는 가수들이 노래를 양산하고 있다. ‘젊은이들 전쟁터에 끌려가기 전에 그런 XX 하루빨리 끌어내리세’라고 매주 토요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울려퍼지는 소리를, 그 넘이 듣는대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을 ‘강심장’이다. 그럴 때만 강심장이지, 바이든과 기시다만 만나며 고양이 앞의 쥐모양 새가슴이 되고 마는 것을. 후안무치, 콜걸의 행태를 볼작시면, 하도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 ㅇㅇㅅㅅ(어이상실의 초성모음). 피의자이기에 거대 양당의 대표를 만나지 않는단다. 그럼 그 여인은 피의자인데 왜 밤마다 끼고 잘까? 검사시절 피의자와 동거하다 징계받고 급성결혼으로 수습한 자가, 현재도 주가조작 피의자인데 전세계 동행외교까지, 어디 그뿐인가? ‘본부장’이라는 신조어를 알긴 하겠지만, 자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정말 항구적으로 그럴까? 지 말로 말한 "그까짓 임기 5년의 대통령이 머시랑고. 겁이 없다"고 흰소리를 치던 그.
나는 평소 ‘역적’과 ‘인간적’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편이다. 인간적인 것과 역적은 반대의 의미일 듯. 지금 소위 정치를 한다는 작자들 태반이 역적인 것을 아시는가? 모르시는가? 왕조시절엔 역적은 3족을 멸했거늘. 어디서 부관참시라는 말은 알았는지, 불세출의 애국자 홍범도 장군의 동상을 치웠다. 이러다, 진짜로 광화문광장의 이순신장군과 남산의 안중근의사 동상을 내릴까? 그리고 독도를 기시다에게 팔아넘길까? 그 자리에 이승만과 박정희 동상을 세우고, 전국에 산재한 ‘평화의 소녀상’도 모두 없앨까? 정치평론가들이 정말 그럴 것이라는데, 설마. 하기야, 1년 반 사이에 설마가 사람 잡은 것 여러 번 봤다. 보라. 해병대 사단장을 구하겠다고 격노하며 국방부장관 결재까지 난 사항을 뒤집어엎는다. ‘문바보’ 대통령을 현직 당시 간첩이라며 모가지를 떼버리겠다는 막말을 한 인간말종을 국방부장관에 임명한 것을 보라. 거짓말쟁이 여성을, 노회한 인간을 장관을 시킨 것을 보아라. 반대를 하면 더 시킨다. 야당 대표의 단식에 차라리 끝내 침묵할 일이지, 스무 살이 넘어서야 나온 대통령실의 반응을 들었는가? “누가 단식을 하라고 했냐?”고? 그 말의 여백에는 ‘단식하라고 했으면 사람 잡겠네’라는 비야냥이 보이지 않는가. 하기야, 같은 당의 금뱃지도 비꼬는 ‘개판 5분전’인 것을. 진정 ‘굥’은 하늘이 두렵지 않은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아는, 명명백백한 사실들을 조작하고, 애꿎은 백성들이 마구 죽어가는 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조금만 들여다 보면 진짜로 ‘전쟁광戰爭狂’인 듯하다. 이제 바이든의 전략과 명령만 남은 것인가? 육십 넘은 우리야 ‘살만큼 살았으니 그렇다’치자. 아아-, 전쟁이 나면 우리의 죄없는 총생들, 내 자식, 손주새끼들은 어찌할 것인가? 나도 호주가인데, 그넘 때문에 술을 끊어야 할 것같다.술꾼 망신은 다 시키고 있다. 평생을 자기 돈으로 폭탄주를 마셔봤을까? 술을 똥구멍으로 처먹는지, 바지 앞뒤를 분간하지 못한다는 말까지 들릴 줄이야. 왕년에 소련 옐친이 알코올중독자로 술이 취해 시위대 탱크에 저도 모르게 올라 영웅이 되었다던가. 국민의 혈세인 것을.
참 세상 좋아졌다. ‘중도통합론’은 들어봤어도, 대선 직후까지 신조어 ‘수박’의 뜻을 몰랐다. 나라가 이 꼴이 된 것이, 알고보니, 순전히 수박들 때문이었던 것을. 시골의 초로初老가 어찌 알았을 것인가. 그때부터 내 입에서 ‘역적’이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흔히 조중동으로 물리는 ‘레거시 언론’들을 보라. 그들은 민족과 역사 앞에 죄를 짓고 있는 ‘완벽한 역적 신문’이다. 언론의 미션이 무엇인가? 파사현정, 불편부당이 아니던가? 오죽하면 ‘기레기’라는 말이 나왔을 것인가? 이런 신조어들이 생긴 배경을 역사는 환히 알고 있다. 그 중의 한 신문에서 20년 동안 청춘을 불살랐던 적이 있어, 이런 말을 하는 내 마음이 찢어지는 듯하다. 수박의 ‘원조 수괴’는 친한 선배였고, 수박졸자들 중에 후배가 두어 명 있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어쩌다가? 어찌할꼬? 그러니 하릴 없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악담인지 덕담인지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과 이 상황이 정말로 딱하다.
동네의 역적은 내 고향 한 마을 출신이다. 33년 전에 돼지를 키운다는 명목으로 기어들어왔는데, 당시 이장님과 마을 원로들에게 약속한 오수처리시설 등 약속도 지키지 않으며, 곧바로 소로 품종을 바꿨다. 마을 뒤편 ‘마칠재 신작로’(왕년에 남원-전주 가는 국도 17번. 현재는 미포장 소방도로) 변의 좁고 지저분한 축사에 기준 이상의 소를 키우고 있다. 축산 동료들이 말하는데 '동물학대'라고 한다. 어지간하면 소 축사는 냄새 처리를 하면 나지 않는다는데, ‘나몰라라’(양주兩主가 ‘우리는 냄새가 하나도 안난다’고 한목소리이다)로 일관한지 한 세대가 넘었다. 악취는 말할 것도 없지만, 도랑의 물과 주변 토양의 오염은 얼마나 심할 것인가? 임실군청의 고질적인 단골민원이건만 죽자고 버티는 데야 해결이 난망이다. 무엇보다 화가 나는 것은, 동네의 상징인 ‘찬샘’(냉천冷泉. 졸문의 타이틀은, 호 우천愚泉처럼 동네이름 ‘찬 시암’에서 땄다)을 수질 오염으로 영구히 묻어버린 것이다. 오호嗚呼, 통재痛哉, 애재哀哉를 이럴 때 쓰는 것이리라.
우리집과 직선거리로 30여m, 아침 저녁으로 풍기는 악취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노상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세상에 지금 세상이 어디라고 이런 말도 안되는 환경공해를 일으키는 주범을 가만히 두는가? 선정善政을 베푸는 무소속 3선 군수님도 잘 알고 있는데, 언제나 해결하시려는 걸까? 오죽하면 A4 4장에 구구절절 민원사항을 적시하여 사신私信을 직접 전달했을까? 그 30년 동안 모가지 뻣뻣하게 세운 채 동네를 위하여 명절 때 돼지 한 마리 내놓은 적이 없는 철면피, 인면수심. 공동체 생활을 할 자격이 없는 그런 넘하고 이렇게 공기 좋고 자연과 벗삼아 사는 마을에 같이 살 수 있을까? 보기도 싫고 말 한마디 주고받기가 죽기보다 싫은데. 아-, 이 노릇을 어이할 것인가. 97세 노친이 “절대로 그 인간말종하고 말다툼이나 시비를 붙을 생각마라”고 말한다.
아무튼, 정치도 개판이고, 우리 동네도 망가졌지만, 최근 고향사랑에 업이 된 굿뉴스가 들려왔다. 1929년 전라선 개설공사때 오수천에서 발굴된 의견비(당시는 개비, 충견비라고 했다)의 건립연대가 거의 밝혀진 모양이다. 1939년 면민들이 합심하여 현재의 원동산에 의견비각을 세워 놓았다(이런 두 사실은 동아일보에 실려 있다). ‘천년은 됐을 것이구만’이라는 구전口傳이 거의 맞는 듯하고, 주인을 구하고 죽은 의견설화가 실화이자 사건이 발생한 간지干支까지 처음으로 알려졌으니, 이제는 우리 모두 그 전거典據를 찾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그리하여, 정치가 더 이상 개판이어서는 안될 뿐만 아니라, 우리 고향 오수獒樹가 세계적인 반려동물의 성지로 급부상하여 ‘완전한 개판’이 되는 날이 오기를 희원希願한다.
상녀르새끼, 우리 동네 홍씨, 붙어라! 축! 복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