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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괜찮으세요?"
카폐에 힘 없이 들어와서는 사장실 소파에 푹 앉아있는데
아까 승훈이가 왔다고 알려준 어려보이는 종업원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난 얘써 괜찮다고 힘 없이 답하며 앞에 놓여져 있는 장부를
들여다 보았다. 그러고 보니까 종업원 프로필을 안 만들었네.
각각의 개인신상 정보도 알아놔야 유용한데.
여기..3월 달 장부는 너무 허실하고. 관리해야 할게
너무 많아 머리가 아파왔다. 그리고 순간 우빈 놈이 얼마나
무책임한 가를 다시 알게 돼었다.
아까 승훈이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녀석이
날 좋아할리가 없었다.
말도 제대로 안 하고 숯기도 없는 척 하며 관심조차 안 보이는
데 어떻게 좋아한다고 말 할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냥 대충 넘어가기로 했다.
한참을 장부만 뒤적이다 보니 어느새 저녁 8시가 다 돼어 있었다.
오늘은 일찌 끝내야 겠다는 생각에 사장실을 조용히 나와
일층으로 내려갔다. 이층에는 손님들이 조금밖에 없어서 그런지
종업원이 단 한명밖에 없었다. 사람을 좀 더 많이
채용해야 겠다. 이렇게 손님들이 많이 오는데 종업원이 8명 뿐이라니.
좀 모자란다고 본다.
아래로 내려가니 종업원들끼리 몇몇이 보여서 손님들을 맞기는 커녕
뭐라고 궁시렁 대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종업원들 중 여자는 세명이 있었는데 하나같이 화장을 어쩜 그렇게
진하게 헀는지 아주 못 봐줄 지경이었다.
난 무슨 얘기를 하는 걸까 얼굴을 찌푸리며 몰래 다가갔다.
종업원들은 내가 가까이 와 있는 지도 모르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야, 너 이층에 있는 새로온 사장이라는 여자얘 봤어?"
"어. 여기 들어올떄 잠깐봤지. 걔 뭐야? 무슨 자기가 여왕이라도
됀듯 마음데로 행동하고..아까 신우가 올라갔었는데 말도 씹고
그럤데. 싸가지 없는것 같아."
"그러게. 나도 아까 여자가 불러가서 올라갔더든? 근데 나보다 어린
것 같아서 말 노니까 왜 갑자기 반말하냐고 뭐가 그러더라구. 사업
많이 해본 투였어. 겨우 고등학생이 할줄알면 뭘 한다고. 진짜 버릇없었다니까?
얼굴만 예쁘면 뭐하냐? 여자가 좀 온화한 면이 있어야지."
"버릇이 없어서 미안하네요. 제가 좀 다른 여자들처럼 남자한테
꼬리나 치고 온화한 편인 여자가 아니라서요. 나이가 어려서 실력이
뛰어난 것도 죄는 죄인가 봐요?"
"사, 사장님!"
종업원 들의 얍삽한 수다에 기가 질린내가 우롱하는 투로
끼어들자 모두들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물러났다.
난 태연하게 여유있는 웃음까지 흘리며 종업원 들을 바라보았다.
하늘색 유니폼이 모여있는게 꽤나 보기 좋았다.
유니폼 하나는 잘 맞췄군. 카페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고.
이만하면 괜찮겠다 싶어 살짝 미소를 짓자 종업원 들이
다들 하나같이 고개를 숙였다. 날 욕한걸 들킨것에 대한
부끄러움 떄문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끄럽지 않으면 인간도 아닐테니까.
"저, 저기 저희는 그런 뜻이 아니라.."
"됐어요. 뭐 어떄요? 사람이 사람 욕 할수도 있는거지.
원래 그런거잖아요. 회사보면 보통 아랫사람이 윗사람 욕하고 그렇잖아요.
이것도 당연한거죠, 뭐. 하지만 사람 면전에 대놓고 그러는건 좀
거부감 드네요. 이왕이면 좀더 얍삽하게. 뒤에 몰래 호박씨
까주시면 좋겠네요. 후후."
"으.."
종업원 들은 뭐가 그리 부끄러운지 연신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헛기침을 해댔다.
난 싱긋 웃어주고는 내 욕을 가장 많이 했던 아까 보았던
대학생 종업원에게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이제 거의 8시 다돼가니까 15분 안으로 다 정리하세요.
오늘은 좀 일찍 끝내도록 하시구요. 하실수 있겠죠?"
"네? 하지만 손님들도 다 내보내야 하고, 15분 안으로는 좀.."
"말 끝낸지 6초 지났어요."
"윽.."
내가 차갑게 말하자 종업원 들은 찍 소리도 못하고 재빠르게 손님
들을 내보내게 시작했다.
좀 불쾌한 투를 보이긴 했지만 손님들은 의외로 순순히 나가주었고
내 말이 꽤 위력이 있었는지 종업원 들은 정말 15분 안에
모든 걸 다 끝내고 내 앞에 서 있었다.
난 사장실로 가서 장부를 가지고 와 손님들이 앉는 의자 중 하나에
앉았다. 그리고 서 있는 종업원 들에게 거만한 말투로 말했다.
"이 중에서..1년 안으로 일을 그만 두실 분 계십니까?"
"예? 그게 무슨?"
"1년 안에 종업원 그만 두실 분 계시냐고 물었어요. 저 두번 말하게
하지 마세요. 짜증나니까."
"아, 죄송합니다!"
여자 종업원 중 하나가 고개를 푹 숙였다.
난 띠꺼운 듯 한번 노려봐 주고는 종업원 들을 다 둘러보았다.
아무도 나서질 않는거 보니 그만 둘 의향은 없는 것 같았다.
난 종업원 들이 손님들을 내보내는 동안 쓴 계약서를
꺼내 그들 사이로 보이도록 들고 말했다.
"아무도 그만 두지 않으실거라면 여기다 사인하세요. 도장도
상관없어요."
계약서에는 이런 내용이 써 있었다.
[위 카페에 일하는 종업원들은 앞으로 일년 내에 직을
관두지 않을 것을 증명하는 바, 만약 계약을 어길시
일년치 받을 아르바이트 비를 모두 수납한다.]
짧은 내용이었지만 그들로서는 충격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일년치 아르바이트 비를 모두 뺴앗아 간다니.
하지만 계약만 지키면 걱정은 없었다.
다른 종업원들은 곧 어이가 없어했지만 낸 강렬한 눈빛에
주눅이 들어 싸인을 했다. 그런데 한 여자 종업원이
불만이라는 듯 짜증을 내며 내게 반항했다.
"전 싸인 못해요! "
"왜죠? 계약만 지키면 걱정 없을텐데."
"누가 그런걸 걱정 한댔어요? 솔직히 앞으로 일년동안 여기서
일 할거라는 걸 어떻게 보장해요? 사정이 생겨서 못 나가거나
일을 그만둘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럴떄에도 이 계약서에
따라 돈을 내야 한다는 건가요?"
"당연하죠."
"하. 뭐 그런 법이 다있어요? 갑자기 사장자리를 하더니 너무 거만한거
아닌가요? 당신이 우빈이와 무슨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까지 관섭하는건 정말 참을수 없군요! 불쾌해요!"
"그럼 관두세요."
"뭐, 뭐라구요?"
여자종업원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진하게 그린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난 내가 예전에 사업을 벌일 떄 처럼 차분하면서도 엄격헌 어조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내 진지한 말투 떄문인지 주위는 너무 조용했다.
아마..내 카리스마 떄문에 눌리게 아닐까 싶다. 하하.
"당신 없이도 이 카페 잘 굴러가요. 그러니까 그렇게 사사건건
자기만 생각하고 불만만 해댈꺼면 나가라구요. 다른 사람들은 생각없어서
싸인한줄 알아요? 그리고 솔직히, 당신. 여기서 일 할 생각
애초부터 없었지?"
"뭐, 뭐요?"
여자가 정곡을 찔렸는지 짙게 바른 붉은 입술을 꺠물었다.
난 속일수는 없다, 이거야. 난 날타로운 눈으로 종업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솔직히 우빈..아니, 이거 공적인 자리니까 사사로운 아명은 자제하도록
하죠. 현우빈씨가 얼굴 하나는 정말 잘 생겼잖아요? 당신 보아하니까
꽤 사는 집에 있는 것 같던데. 여기서 일 할 필요는 없잖아요? 현우빈씨
꼬셔서 한번 잘 돼볼려고 그러는거 아니예요?"
"사람 뭘로 보는 거예요! 난 가난하다구요! 그래서 할수없이.."
"가난하다는 사람이 비싼 진짜 귀걸이에 다이아몬드 목걸이. 게다가
화장도 너무 진하게 했고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를 매직하고
다닙니까? 요즘 세상 좋아졌네요? 가난한 사람들도 이렇게
하고 다니고.."
"아아..그건.."
"그리고 보통 사람들은 자기가 가난하면 가난하다고 떠벌리지 않는게
정상이죠. 창피한걸 모르는 사람이라면! 더이상 할 말 없으시죠.
그럼 유니폼 벗고 나가세요. 그리고 다신 오지 마세요. 이 카페는
일하려는 사람 구하는 데지 남자한테 꼬리치는 여자 들어오는데
아니거든요?"
"너!"
여자가 얼굴이 얼마나 빨개졌는지 입술에 바른 번쩍거리는
립스틱 보다 더 진하게 빨개져 버렸다.
그리고 자신의 화를 주체할수 없는 나머지 주먹을 부들부들
떨다가 곧 신경질 적이게 머리를 헝크러트리며 유니폼을
벗어 나에게 집어던졌다.
"안해! 안한다구! 누가 이 따위 초라한 카페에서 일 한대?
여기서 일 안해도 먹고 살 수 있다구! 내가 가지고 있는 돈만
합해도 여기 사고도 남아!"
"그럼 그 잘난 돈으로 잘 먹고 잘 사세요. 더이상 히스테리 부리는
목소리 듣고 싶지 않으니까. 아, 아까보니까 당신 가방 소파위에
있던데 누가 훔쳐가지 않도록 잘 보관하세요. 아주 비싼 명품가방이던데
잃어버리면 아깝잖아요? 후후. 그리구요. 현우빈 씨는 당신같이 꼬리치는
여자들 싫어해요. 일찍이 다른 남자 알아보시면 어떄요?"
"너..너! 아흐! 이 지랄맞은 기집얘 같으니라구!"
나에게 손가락질을 해대더니 곧 상스러운 욕설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여지없이 삿대질을 해대며 온갖
잡스러운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
어쩜 여자가 저렇게 상스러울수 있는거지?
정말 경의롭기 까지 하다.
"너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너 같은건 비교도 안될만큼
높으신 분이라구! 사경당 정태원 의원! 몰라?"
사경당 정태원?
아..그 비리 많기로 소문난 조무래기.
하하. 이젠 별것도 아닌게 기어오르네.
정태원도 불쌍하군. 딸 떄문에 이젠 영.원.히. 국회의원
자리에 복귀하실수 없게 됐으니.
"사경당에 정태원 의원 말이죠?"
"그래! 이제야 좀 상황파악이 되냐?!"
"잘 됐네요. 가서 아버지께 전해드리세요. 딸 관수 잘하시라구.
그리고 조심하시라는 말 도 함께요."
"뭐? 너 뭘 믿고 간댕이가 그렇게 커!"
"글쎼요? 그건 아버지 한테 가서 물어보세요. 훗.
그럼 빨리 가시죠."
"너! 으씨..아아앙..아빠!!"
그 나이에 아빠찾냐?
아주 추접하게 울며 가방을 찾더니 곧 카페를 나가버린다.
난 여유로운 모습으로 싱긋 웃어준 후 종업원 들을 향해
말했다.
"그럼..회의 계속하죠."
------작가 말-------
짧아서 늘 죄송하네요.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 베일 공주 ] 65)
벨라
추천 0
조회 112
04.05.0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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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매일 올려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후후
오옷+_+!! 히힛+ㅁ+!! 역시역시>0<!! 잼쏘효~!! 잼써옹~!! 그 싸가지 종업원 여자는 어뜨케 될까-,.-?=_=~ㅎ 벨라님 잼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