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뎀 나무 아래의 선교사 그리고 절망
지인 선교사님께서 카톡으로 보내 오신 전직 선교사의 글<선교사들이 걸어가는 길에 대한 단상>을
읽으며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답답함과 아픔을 느끼게 됩니다.
외국이라야 태국여행을 두 번 간 것이 전부이고, 음식 때문에 무척이나 고생했던 기억으로
외국은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입니다.
향신료 냄새로 인하여 무척이나 어려움을 겪고 난 후부터 외국으로 선교를 나가는 분들에게는
그 자체로 저는 존중하고 높이 평가하는 입장입니다.
복음 전파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가슴에 안고 타국으로 파송받아 선교사로 사역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겪게 되는 심리적 과정을 묘사한 글이었습니다.
전직 선교사로만 자신을 소개한 글에 따르면 세단계의 심리 변화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고 합니다.
① 흥분기
하나님 나라 확장이라는 대의명분을 가슴에 안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선교지에 도착하면
우선은 감격하게 된답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여주신 이땅, 그리고 이땅 사람들,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일 년 이상 가는 흥분기가 지나면 두 번째 현상이 나타난답니다.
② 분노기
열악한 국가인 경우 그 나라의 비 위생적인 문화가 싫어지면서 짜증이 늘어간답니다.
골목에 방뇨를 하기에 지린내가 진동하는 그들 삶의 방식과 문화, 가짜 우유,
가짜 식용유, 심지어 가짜 계란까지, 시장과 길바닥에는 온갖 짝퉁들이 판을 칩니다.
예를 들면 samsung 휴대폰 대신 samxing, samsang, ,samsong 등, 롤렉스 시계가
단돈 만원에 구입할 수 있답니다.
대부분이 거짓말로 이루어진 나라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음에 절망하게 되겠죠!
나아가 본국 교회에 이미지 메이킹을 잘하는 동료 선교사의 수단과 술수를 지켜보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더 이상 사람을 만나기도 싫고 이야기 나누기도 싫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분노기는 짧게 경험하면 3년에서 길게는 20년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하니
답답함을 넘어 슬퍼집니다.
③ 적응기
그렇게 분노하다가 진이 다 빠지고 피폐해지면 감사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무기력하게 적응하면서 살게 된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그런것이다”라며 자기 위안을 삼는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 선교사 분들의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선교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일어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인분이 보내 주신 글을 읽으며 문득 떠올렸던 말씀이 로뎀 나무 아래 앉아서 죽기를 구했던
엘리야의 모습입니다.(열왕기상 19장 참조)
로뎀나무 <사진<네이버 카페>늘벗(28eskim) 님>
브엘세바에서 광야를 하룻길을 걸으며 도망치던 엘리야의 모습에서 갈멜산상의 850:1의
치열한 영적 전투의 승장 이미지는 간데없습니다.
그저 나약하고 초라한 필부의 모습으로 로뎀나무 아래에서 투정하는 생소한 모습의 엘리야 임에도
천사를 통해 어루만지시며 일어나서 먹으라 하십니다.
두 번에 걸쳐 위로하심을 경험한 엘리야가 식물의 힘을 의지하여 사십주야를 지나 호렙산에
도달하고 그곳에서“어찌하여 네가 여기있느냐”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과 임재를 경험합니다.
그리고 엘리야는 도피 경로였던 광야를 통해 다메섹으로 가서 야성미 넘치는
사역자로 쓰임 받게 됩니다.
선교지에서 인간관계로, 물질로, 또는 현지인이나 개인적 문제이든 로뎀 나무 아래 상황에
놓여 있는 선교사와 그 가족 분들에게 어루만지시고 위로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있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첫댓글 짧은 기간 하늘 아버지 심부름 다녔지만
그 선교사의 마음이 찐하게 느껴집니다
8년이란 세월 동안 보고 듣고 체험한 일이니까요
상황이 열악해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지역이라면 그래도 감사하지요
선교를 간첩 활동처럼 금지하며 감시하는
사회주의국가나 이슬람국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의 신분을 감추고 사역해야 하는 고충,
신변의 불안을 느끼면서 늘 전화 도청과 미행당하는 그 불안과 두려움.
무엇보다도 현지인 사역자들의 부정직.
그러면서도 선교사의 드러내지 못하는 신분을
자기의 부정직과 불의의 방패로 삼아 악용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요.
열악한 상황에서 코로나 확진을 받아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도
기도 외에 도울 방법이 없어
오늘도 하늘 아버지께 두 손 모읍니다
어느 선교사가 저에게 해준 바로 그말씀 입니다.
어린시절꿈이었던 외국 불모지에 선교사로
힘차게 당당히 출발했던 그친구가 모국으로 돌아 와서
간절히 솔직하게 저에게 토로했던 그 말씀들입니다..
슬프기도하고 그러나
아직도 잘견디며 사역하는 아프리카 선교에 전념하는
내친구, 200년후엔 아프리카가 우리한국같은 기독문화로
발전될것이라 위로하며 주님의 크신 상을 받을것을
힘차게 응원합니다..
<딸아 수고했다 하늘에서 너의 상이 큼이라>